길고 가는 실모양의 흰 꽃잎이 가지 전체에 달려 있는 모습의 지화. 이것은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사례로서, 지역에 따라 그 명칭이 다르다. 황해도에서는 서리화[雪裏花], 서울·경기 지역에서는 눈설화꽃[雪花], 그리고 전라도에서는 국수발이라고 부른다.
형태
눈설화눈설화
내용
서울•경기굿에서 눈설화는 천궁맞이굿, 진오귀굿, 경사굿 등에 사용되며 대문 앞이나 조상상 한 쪽에 진설된다. 서울굿에서는 시루편을 켜켜이 쌓아 올린 고임이나, 시루편 조각에 지화를 꽂는 게 일반적이다. 일부 대감상에 올려진 시루에는 눈설화를 꽂기도 하나, 통시루에 이 꽃을 꽂는 게 일반적인 황해도와는 비교가 된다.
황해도 무속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굿에 사용되며, 시루나 쌀불기에 꽂아둔다. 황해도굿에서는 모든 시루떡에 서리화를 꽂아둔다. 시루에는 적게는 한 개에서 많게는 여러 개를 꽂는 게 일반적이다. 시루에 지화를 꽂는 형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서리화만 꽂거나 혹은 그 해당 신격을 상징하는 지화나 고깔을 추가한다. 즉, 육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소당을 위한 제물에는 서리화에 고깔이 추가된다. 쌀불기는 제기에 공양미라 불리는 쌀이 담긴 것으로, 여기에 꽂는 지화로는 수팔련과 서리화가 있다. 이 쌀이 담긴 제기에 수십 개의 서리화를 한가득 꽂아두기도 하는데, 이는 서울굿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전라도 무속에서 국수발은 넋당석의 구성 요소 중의 하나로서, 넋당석의 기본 틀인 소쿠리나 종이 상자 양쪽 옆에 세워, 기둥역할을 한다. 일종의 신간의 기능을 한다. 황해도에서 모든 시루에 이것을 꽂는 이유는 그 기능을 신간으로 보고 있다는 점과 일맥상통한 것으로 보인다. 즉, 신이 자신에게 부여된 제물에 내려올 때 이것을 타고 내려오는 것으로 믿어지기 때문이다.
서리화는 뿌리 없이 눈 위에 피어난다고 믿어지는 상징적인 꽃이다. 지화는 신에게 정성을 보이기 위해 장식되는 것으로서, 특히 황해도에서는 신에게 가장 중요한 제물인 떡에 꽂아진다는 점에서 신을 즐겁게 해 주는 오신의 기능을 한다. 황해도굿에서는 무당이 서리화를 들고 의례의 일부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맑고 깨끗한 의미를 지니는 서리화를 통해 제장이 정화(淨化)되기를 바라는 의미를 지닌다. 즉, 꽃에 내재된 정화의 기능이 의례 속에서 발현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 또한 서리화는 신이 타고 내려오는 신간의 기능을 한다. 전라도의 국수발은 황해도와 서울•경기지방과는 그 쓰임새가 전혀 다르지만, 신간으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그 기능면에 있어서는 일정한 공통점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