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2021년 12월 18일 대구 공연을 마치고 서둘러 기차에 몸을 싣고 서울에 도착했을때 하늘에서는 공연 마지막 장면의 꽃가루처럼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어요.
대중교통은 이미 끊겼고 모두가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으나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그때 나는 그래 이대로 얼어 죽어도 좋다, 마지막 기억이 즐거웠던 콘서트였잖아... 하고 생각했지만 곧 정신을 차렸습니다.
무슨소리야,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내일 출근해서 돈을 벌어야 내년 단콘을 또 간다. 그렇게 저는 생존했습니다.
#티켓팅날
개같이 망해서 첫공 2층 맨 뒷자리 겨우 하나 잡음.
잠자는 시간 빼고 일할때도 몰래몰래 계속 새로고침 했으나 하나도 못잡은 똥손...
#취켓팅날
갑작스런 인터파크 서버 점검으로 새벽 두시에 모두가 멘붕에 빠진 그날, 터진 서버에 갇혀 막공 표를 구하고, 둘째날 표를 구하고 첫공 표까지 예매하고 카페에 들어왔더니 모두가 멘붕과 분노중이라 자랑은 못하고,,, 아무튼 그렇게 운좋게 3일 다 1층 10열 이내 a,b,c 구역 한번씩 구했습니다. 인생에 이런 행운 다신 없을듯 ㅜㅜ
#첫공날
드디어 첫공!! 이날 다섯시 칼퇴를 하기위해 일주일 내내 몸을 갈아넣어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하려는 순간 팀장님이 부르셔서 눈치 주려고 외투를 입고 자리로 찾아 갔는데 그녀는 다소 눈치가 없으신 분이라 외투를 입은 저를 삼십분을 붙잡아 두셨어요. 그렇게 땀흘리며 이야기를 듣고 있는걸 지나가는 임원분이 보시고 쟤 코트입고 있는거 안보이냐 금요일인테 퇴근좀 시켜라 하셔서 다행히 탈출..
그치만 그 삼십분 차이 때문에 코드북 구매는 광탈 했습니다...만 다른분의 은혜로 기적처럼 손에 넣을수 있었습니다.
안테나 선생님들 나중에 펀딩으로라도 코드북 구매 열어주시오 (말투가 건방져서 죄송합니다만 간절함을 표현하고 싶었음)
#첫콘의 기억
공연의 셋리대로 주절주절 감상을 남기고 싶지만 기억이 안나서 그러는거 아니고 너무 길어질까봐 강렬한것만 남기면, 서로의 서로 나올때 작년 공연 생각 나면서 눈물 찔끔 나왔어요. 이렇게 일년을 잘 보내 또 모두가 공연장에서 만났구나, 그 사이 앨범도 나오고 공연장도 커지고 좋은일이 많았구나 싶었던.
그리고 여운을 느낄 사이도 없이 say와 runaway로 달려주시는데 그 짧은 순간에 와 진짜 미쳤네 연주고 노래 실력이고 외모고 연출이고 뭐고 그냥 다 넘사벽이 되었구나 싶었어요. 적재님도 왤케 흥분되지 하셨는데 저도 바로 흥분상태. 아 이 공연 정말 재밌겠구나 싶었던 도입부.
그리고 첫날은 다른 순간들도 모두 처음 보는 장면이라 하나하나 소중했지만, 별보러가자 부를때 순간이 정말 소중하고 행복했던거 같아요.
사실 별보러가자는 너무 자주 들어서, 페스티벌에서 들을땐 그냥 또 하는군, 오늘은 연주가 이런식이구나~~하며 편하게 듣는 곡인데 진심을 담아 부르려고 준비했던 편곡에 진심이 가득 담겨서 모두가 울컥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단 한사람 적재님만 눈이 매워서 그런거지 절대 울지 않았던🙄
아무튼 이날은 그 뒤에 다른 곡들도 연주를 디테일하게 들을 정신도 없고 그냥 울컥 모드였던거 같아요.
#중콘의 기억
거 좀 여유가 생겼다고 일단 피자를 입에 넣습니다.
라방에서 말했던 잭슨핏자가 공연장에서 도보 이십분 정도에 있었는데,, 피자에 심취해 공연 늦을뻔... 5분전에 겨우 도착했다는 🤦♀️
중콘=쇄골 작년에도 서울 중콘에 목을 드러내시더니 이번에도!! 등장부터 비주얼이 강렬해서 너무 멋졌습니다.
전날 한번 봤다고 이제 뭐가 나올 차례군 하고 좀 편안히 보긴 했는데요, 둘째날엔 제 최애곡인 사랑한대 연주가 유난히 좋았던거 같아요. 사랑한대 기타 솔로들을때 혼자서 아 오늘은 안사랑한대 모드군(연주가 날카로운날), 아 오늘은 좀 사랑하는군(연주가 따듯하군) 이러면서 혼자 그날 연주하시는 기분을 상상해보곤 하는데, 이날의 연주는 나는 너의 사랑을 늘 의심했지만 이제는 의심하지 않을래 고맙고 격하게 사랑해 라는 느낌이었달까. 그냥 그날 공연의 바이브에 따라 제가 느끼는 거라 아무말이긴 하지만,, 아무튼 좋았습니다.
그리고 버클리를 앵콜로 옮겨온것도 좋았어요.
본공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연주를 자유롭게 할수도 있고, 멋진 연주를 핸드폰에나마 담을수 있어서 영광이기도 했는데요, 특히나 이 모습은 영원히 기억에 남을거 같아요. 정적재 인생네컷.
#막콘날
에너지를 이틀동안 너무 많이 써서 이날은 공연장에 시간 임박해서 도착했어요.
이틀동안 공연을 봤으니 좀더 여유로워 졌다 생각했는데,,,별안간 스탠딩 공연이 벌어진!!! 아 진짜 너무너무 신났습니다!!! 적재님 문화충격 이라고 하셨는데 저희 페스티벌에서 공연 기다리며 소* 선생님들 하고 춤도 추고 락밴드들 공연에 헤드뱅잉도 하면서 단련된 몸들이니 이제 자주자주 스탠딩 해주세요. 원래 늦바람이 무섭고 안놀던 사람들이 놀면 일내고 춤 안추던 사람이 추면 잘추고 그러는 거에요. 3️⃣4️⃣ 🕺🏻
이날은 관객과의 호흡도 유난히 좋았던거 같고 떼창도 더 아름다웠던거 같고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조금 더 흥겨웠던거 같아요. 아마도 서울막콘이긴 하지만, 지방 투어를 따라가지는 못하는 저같은 관객들이 마지막이다!! 하고 놀아서 더 그러진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암튼 행복했던 막공이었습니다.
이날은 막공이라 연주자분들의 연주도 다른날보다 좀 더 디테일하게 들어보았는데,
주찬님 드럼 비트 미쳤구요,, 강렬한 곡 할때도 넘 좋지만 타투 할때 드럼소리가 정말 넘 좋았어요 ㅠㅠ 버클리때 솔로도 미쳤습니다.
평소 영호님은 따듯한 곡을 연주할때 더 빛나는 분이라 생각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별보러가자 할때 일렉베이스(명칭이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세워서 치는 그거..)연주가 너무 좋았어요. 진심을 더 따듯하게 다가오게 하는 느낌.
용준님은 사라질까봐 할때 연주가 넘 좋았고, 마지막에 버클리 솔로때는 아 담에 용준님 공연 가봐야겠다 하고 맘먹게 될 정도로 반했는데요,, 집에가다가 용준님 계셔서 싸인도 받았다는✌🏻담에 어느 재즈 클럽에서 뵈요..
그리고 적재님이 마음으로 낳은 아들 적재 학부모회의 비공식 손자 원석님은 공연 볼때마다 놀랍게 연주가 멋져져서 팬클럽을 만들고 싶을 정도입니다.
광광쓰는 공연 내내 각종 효과들과 기타 연주와 적재님 케어까지 하느라 정말 바쁘신데, 이번엔 버클리 솔로타임에서 너무 멋지고 센스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모두를 즐겁게 해주셨던거 같아요.
아참! 삼일간 통털어 가장 좋았던 곡은 바람이 불어오네-그대 이 두곡의 연결된 구성이었어요. 특히 그대는 단숨에 제 최애곡 3안에 들어온 ㅠㅠ 앞으로 공연장에서 자주 부탁 드립니다 흑흑
#마무리
짧게 쓴다고 했는데도 삼일치의 기억을 축약하다보니 많이 길어졌네요. 사실 쓰기전에 하고 싶은 말은 자꾸 생각나 근데 다 뻔한 얘기라 쓰지 말까봐🎤 하는 모드이긴 했는데, 그냥 뻔한 이야기라도, 좋았다 라는 짧은 이야기라도 표현을 해야 마음이 전해지는거라 생각하고 주절주절 써보았습니다.
올해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서울3콘으로 공연을 마무리 하고 떠나보내지만, 정말 넘치게 즐거웠고 행복했고 이 기억으로 내년 연말콘까지 힘을 내서 일상을 보낼수 있을거 같아요. (아 물론 그 사이사이 각종 공연들은 힘닿는대로 다 갈거니까 공연 자주자주 해주기😍)
앨범 준비 하느라 바쁜 일정에도 너무 멋진 공연 준비해줘서 고맙고, 고생하셨고, 앞으로 남은 일정도 무탈하게, 매일매일 발전되는 미모와 음악성으로 전국의 학부모님들을 사로잡으시길 응원할게요.
그럼 이만 총총.
첫댓글 “나는 너의 사랑을 늘 의심했지만 이제는 의심하지 않을래 고맙고 격하게 사랑해” 감동쓰...👀💕
+아무튼 세워서 치는 그거는 “전자 콘트라베이스” 인듯하옵니다
전자 콘트라베이스 알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뚝딱이는 자라서 하트를 마구 난발하고, 기타로 총도 쏘게 됩니다...💕ㅎㅎ
그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적재...💕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운 안 사랑한대 모드군 오늘은 좀 사랑하는군 왜케 웃기죠💕
(와중에 댓글 다 하트 모양이 같네요🙊)
@적이요재가보이시나요? 학부모님들의 한결같은 사랑💕
후기 너무 감사합니다~
전 2019년도의 뚝딱 적재님을 못봐서 너무 안타까운 1인입니다🙈 그 이후에 입덕한터라 유튜브 영상으로나마 찾아보는데요, 예전 모습은 또 다른 매력으로 풋풋하더라구요😆
예전 모습 보면 가끔 그리울때가 있긴 해요. 저도 저보다 먼저 입덕하신 분들 넘 부럽다는😆
후기가 진짜 술술 읽히고 너무 재미있어서 에세이처럼 즐겁게 읽었어요 ! ㅎㅎㅎㅎ 마지막사진이 화룡점정..킬포네요💕 가끔 그리운 뚝딱맨,,
즐겁게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뚝딱맨 가끔 나타나달라💕
제가 다 감동쓰🥹....
감동해주셔서 저도 감동🥹💕
후기 감동 그 잡채💕
감동받아 주셔서 제가 다 감동이에요. 학부모님들은 다 따듯해💕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정뚝딱 시절도 넘 기엽죠 😆
지코바 님 덕분에 눈때문에 진짜 후덜덜했던 작년 대구콘 기억부터 저도 함께 소환했어요. 오랜 시간 함께한 애정이 묻어나는 넘넘 재밌고 뭉클한 글ㅠ 감사합니다💕
저도 어제 눈온다는 소식들 올려주신 덕분에 기억 소환 했어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오래오래 매일 적재해요💕
당장 죽어도 좋을 만큼 행복해하시다가 돈벌어서 내년 콘서트 가야지 하는 도입부분 말씀이 인상적이에요 ㅋㅋ
저도 다음번엔 한번 아니고 여러번 보러 가고 싶어지네요- 감사히 읽었습니다
여러번 가면 그때마다 느낌이 달라서 좋더라구요 (전국 올콘 하시는 분들이 제일 부럽지만,,,)담엔 꼭 기회가 닿아 여러번 보실수 있기를💕
ㅋㅋㅋㅋㅋ2019년 사진 넘 귀요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