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자폐 범주성 장애라는 진단 결과를 접하게 되면 부모나 가족은 진단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며 상당히 당황하고 혼돈스러운 시간을 가지게 된다. 때로 부모는 진단 결과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여러 진단 기관들을 돌아다니면서 확인하는 작업을 반복하게 된다. 진단 초기에 가지게 되는 가족이나 부모가 가지는 정서적 혼란과 충격은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긴 하지만, 이로 인해 조기 진단 후 아동이 잘 발달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시기가 지연된다면 빨리 중재를 시작하기 위한 조기 진단의 의미는 없어진다는 것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내 아이가 그럴 리가 없다”, “왜 이런 일이 우리 가족에게 발생했을까”에 몰두하기 보다는 지금 현재 자녀에게 필요한 도움을 하루라도 빨리 주기위해, “그렇다면 이 아이에게 지금 필요한 적절한 교육과 서비스는 무엇인가“에 관해 전문가와 논의하여 결정하기 위해 가족이 힘을 모아야 한다. |
조기 진단 후 부모가 제일 빈번하게 질문하는 것은 “그럼 우리 아이는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학교는 갈 수 있을까요?” 등이다. 사실 진단을 한 전문가는 아동의 미래에 대해 결정적으로 단언할 수 있는 근거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특정 아동의 미래는 이 아동에게 앞으로 얼마나 적절한 교육과 서비스를 어떻게 잘 제공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실제로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들이 성장하여 학교에서 적응하고 성인이 되어 직업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모습들은 여러 자료들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독립적 삶은 진단 후 아동의 발달을 도와주는 노력 없이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흔히 성인기에 들어서는 자폐 범주성 장애인의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우리 아이가 과연 혼자서 잘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과제는 생애 초기부터 아동의 발달과 학습 전반에 걸쳐서 지원하는 조기 개입(early intervention)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
“조기 개입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격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진단받은 후 부모들 중에는 간혹 단시간에 완치를 보장하는 검증받지 않은 치료 서비스를 받고 있는 예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수용하기 힘들더라도 자폐 범주성 장애의 완전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부모들은 인정해야 한다. 완전한 치료는 힘들지만, 적절한 교육과 서비스를 통하여 발달적으로 향상되어 사회에 통합되어 살아가는 어려움을 줄이도록 도와줄 수는 있다는 사실도 함께 이해한다면 아동을 위한 적절한 지원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
“적절한 교육과 서비스”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떤 치료나 교육 방법이 연구를 기반으로 그 효과가 검증되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또한 그러한 방법들이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내 아이만의 고유한 발달 및 행동 특성들을 위해서도 효과적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사실 부모가 어떤 정보들이 유용한지 알고 판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부모가 “내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자폐 범주성 장애의 특성과 발달적 특성에 맞는 교육 및 서비스”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중재에 관한 연구 자료 및 정보들에 대히여 이미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의 지원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릇된 판단으로 필요한 시기의 주요 교육 및 서비스들을 간과한 채 검증되지 않은 치료방법들을 믿고 실행하지 않기 위해서도 이와 같은 검증된 방법들에 대한 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