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상버스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휠체어리프트 장착 버스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왜 편의연대는 휠체어리프트 장착 버스 대신에 저상버스를 주장하는가? 실제로 캐나다의 경우 휠체어리프트 버스와 저상버스가 함께 병행하여 운행되고 있지 않은가?
휠체어리프트 장착 버스는 분명히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경제성이다. 즉, 저상버스에 비해 도입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다. 저상버스의 경우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더라도 최하 1억6천5백만원(1대당)의 구입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휠체어리프트 장착 버스는 5백~1천만원의 휠체어리프트 설치비를 포함하여, 3천만원 이내의 추가비용만으로 도 운행이 가능하다. 또 하나는 기존 버스의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저상버스의 경우 모두 새로 구입을 해야 하지만, 휠체어리프트장착 버스의 경우 기존 버스를 약간만 개조함으로써 충분히 운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기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로 여건, 정류장의 시설 개선 등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것도 장점 가운데 하나다. 즉 기존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도로 시설을 개선하거나 정류장을 개선하지 않더라도 운행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휠체어리프트장착 버스의 단점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지적할 부분은 휠체어리프트 장착 버스는 휠체어사용자 등 일부 이용자들에게만 편리하다는 점이다. 즉, 노인, 어린이, 유모차등 이동약자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저상버스의 경우 휠체어사용자 뿐 아니라, 목발을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더라도 보행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 노인, 어린이, 임산부, 유모차 등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버스이다. 둘째, 휠체어 사용자의 탑승 시간이 저상버스 보다 길다는 점이다.
휠체어리프트를 작동하고, 휠체어리프트에 오르고 버스에 탑승하고,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휠체어리프트를 접는 시간까지 감안한다면, 현재 우리나라와 같은 버스 운영 체계 안에서 운행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반면에 저상버스의 경우 슬라이딩 식 램프(경사로)가 나온 후 버스에 탑승하고 안전벨트를 착용한 후 램프를 원래의 위치로 복귀시키면 된다. 휠체어리프트에 비해 슬라이딩식 램프의 작동시간이 짧은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버스의 운행이라는 점에서 보더라도 저상버스가 훨씬 이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캐나다의 장애인단체 가운데 하나인 TAN(Transportation Action Now)은 토론토시가 수도인 온타리온주의 휠체어리프트장착 버스 운행 정책에 맞서 저상버스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온타리온주의 경우 “온타리온주 물품 우선 구입”정책에 따라 위니팩과 퀴벡에서 생산하는 저상버스 대신에 온타리온주에서 생산하는 휠체어리프트 버스를 구입해 왔던 것이다. TAN은 이 점에 대해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인해 수많은 장애인과 노인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하루속히 저상버스를 도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캐나다 뱅쿠버의 경우 굴절형 저상버스를 도입한 후 승객이 20%이상 증가했으며, 전체 승객의 20%는 이전에 승용차를 이용하던 사람들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캐나다의 사례들은 우리에게 좋은 귀감이 될 수 있다. 또한 장애인을 위한 버스가 아니라 모든 시민을 위한 버스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저상버스와 휠체어리프트 장착 버스 사이에서 우리의 선택은 확실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