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니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더니 출근길의 끝 무렵에는
맑고 화창하다.
오늘 낮에는 비온 뒤의 깨끗함과, 봄볕의 따사로움을 한 몸에 안고 나들이하기 좋은 날이다.
이렇게 날씨는 좋은데 직장에 붙들린 몸이라 그냥 마음으로만 즐길 수밖에.
세월이 참 빠르다.
엊그제 1월이었는데 벌써 4월 중순이다.
엊그제 청년이었는데 내 나이가 벌써.....
뭐 한다고 그랬는지 젊은 날의 순간들도 즐기지 못하고 살았는데.....
더 늙기 전에 즐기면서 살자.
내 팔자가 재벌 될 팔자를 타고난 것도 아니다.
억척스럽게 돈만 모으면서 살다보면 언제 청춘이 다 간지도 모르고 늙은 내 모습만 덩그러니 거울 속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소화 기능이 좋을 때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몸매 좋을 때 좋은 옷 많이 입고, 때깔날 때 좋은 차타고,
하루라도 젊고 건강할 때 하고 싶은 여행 마음껏 하면서 살고 싶다.
지난번 아프고 나서 그런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누구보다도 앞서 즐기면서 살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또 욕심이 생긴다.
지난 토요일에는 10년 넘게 나의 발이 되어준 차(2002연식 산타페)가 너무 오래 되어서 바꾸기로 했다.
몇 날 며칠을 무슨 종류의 차로 바꿀까 고민한 끝에 BENZ 매장에 들러 시운전을 해보고 마음에 들어
즉석에서 BENZ GLC 220d 4Matic Premium Intellgent Package 2016년형으로 계약을 했다.
조금은 무리가 따르지만 WIFE가 옆에서 용기를 준다.
하루라도 젊을 때 해 보라고.
남들이 타보는 차를 당신도 타 보라고.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몇 달 후면 새 차로 갈아타고 씽씽 달리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어린아이 같이 마냥 즐겁다.
“인생 뭐 별거 있냐고?” 되 뇌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