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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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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수(朴南秀.1918.5.3∼1994.9.17)
시인. 평안북도 평양 출생. 평양 숭인상업을 거쳐 1941년 일본 주오대학(中央大學)을 졸업하고,
조선식산은행(朝鮮殖産銀行)에 근무했다.
1951년 1ㆍ4 후퇴 때 월남(越南)하여 [문학예술]지 편집위원, 한양대 강사 등을 역임했다,
1932년 시 <삶의 오료(悟了)>를 발표하고, 이어 희곡 <기생촌(妓生村)>이 [조선문단]에 당선되었으나,
희곡을 포기하고 계속 시 작품을 발표했다.
1939년 이후 [문장]지를 통해 정지용(鄭芝溶)으로부터 <심야(深夜)>
<마을> 등의 시 작품이 추천되면서부터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첫 시집은 1940년 <초롱불>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주오대학 재학 시절에 발간되었으며,
이후 월남할 때까지 작품 활동을 중단했다.
월남 이후인 1950년대부터 오랜 침묵을 깨뜨리고 다시 시를 쓰기 시작하여
1958년 제2시집 <갈매기 소묘(素描)>를 내어 과거의 모든 작품과 그의 면모를 함축시켜 정리했다.
1964년 제3시집 <신의 쓰레기>, 1970년 제4시집 <새의 암장(暗葬)>을 계속해서 간행했다.
- 김윤식 : <한국 현대문학 명작사전>(일지사.1982) -
시인. 평양 출생. 숭실상고(崇實商高)를 거쳐 1941년 일본 주오(中央)대학 법학과를 졸업하였다.
1932년 시 <삶의 오료(悟了)>를 발표하고 희곡 <기생촌(妓生村)>이 [조선문단]에 당선되었으나,
희곡을 포기하고 김종한(金鍾漢)의 권유로 시를 투고, [문장(文章)]지에 정지용(鄭芝溶)으로부터
<심야(深夜)> <마을> <주막> <초롱불> <밤길> 등의 시를 추천받고(39.10-40.1)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해방 전까지는 고향인 평양에서 조선식산은행원으로 일하다 1ㆍ4 후퇴 때 월남(51), 부산에서 [문학예술]지 편집위원(54), 한국시인협회 창립회원, [사상계]지 편집위원(59) 등을 거쳐 한양대 강사,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 등을 역임하였고, 고려대, 한양대 강사를 역임하다 1975년 미국으로 이민, 뉴저지주(州)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하였다.
첫 시집 <초롱불>(40)을 일본에서 발간한 이후 57년 아세아자유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2번째 시집 <갈매기 소묘>(58)를 발간하여 이어령(李御寧)으로부터 '시원스레 울리는 지성의 악기'라는 호평을 받았다. <신의 쓰레기>(64) <새의 암장(暗葬)>(70) 등의 시집을 내고 75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후 5번째 시집 <사슴의 관(冠)>을 한국에서 발간하였다. 93년 <그리고 그 이후>를 발간, 공초(空超)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시인. 평남 평양 태생. 평양숭인상업학교를 거쳐 일본주오대학(中央大學) 법학부를 졸업하였다. 1933년 희곡 <기생촌>이 [조선문단]에 당선되었으며, 1939년 김종한의 권유로 [문장]지에 투고하여 <심야> <마을> <주막> <초롱불> <밤길> <거리> 등이 정지용에 의해 추천됨으로써 문단에 등단하였다.
같은 해에 나온 [문장]지 출신의 다른 시인들이 주로 자연을 노래하고 있을 때, 그는 사회현실에도 눈을 돌려 리리컬한 서경에다 절박감을 깔았다. 얼핏보기에는 단순한 서경 같지만 고요 속에 날카로운 감각과 지기가 번득이고 있다. 추천시기의 작품 18편을 묶어 첫 시집 <초롱불>(1940)을 일본에서 출판한다. 한국척산은행 평양지점장으로 근무하다가 1951년 월남하였으며, 1973년 미국으로 이주하였다.
[문학예술] 편집위원, [사상계] 상임편집위원을 지냈으며, 박목월⋅조지훈⋅장만영⋅유치환 등과 함께 한국시인협회를 창립하였다. 1957년에 아세아자유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세계】
박남수는 언어 표현의 암시성을 중시하는 시인이다. 그는 언어와 형태미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아울러 언어에 형이상학적 깊이도 부여하였다. 그의 시적 경향은 첫 시집부터 일관된 흐름을 보여주는데, 암시적인 이미지로 사물의 존재에 대한 관념을 함축시키는 힘이 바로 그것이다.
1957년 아시아 자유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월남 전후의 작품을 묶어 두번째 시집 <갈매기 소묘>를 발간한다. 이 시집에는 초기시 9편을 <구시첩>으로 재수록하고, 월남 직전에 쓴 작품과 민족상잔의 비극을 생활 속에서 추구한 작품을 망라한다. 장시 <갈매기 소묘>는 피난민의 생활상을 갈매기의 생태에 비유하여 형태상의 실험도 곁들이고 있다. 이 무렵에는 조형적인 이미지에 관심을 가지면서 초기의 서경적인 경향은 즉물적인 것으로 옮겨지고 있다.
세 번째 시집 <신의 쓰레기>는 앞에서 시도한 모색과 실험을 거친 후 그의 시작이 가장 왕성했던 시기의 산물로 볼 수 있다. 종전까지의 자연성이 약간씩 파괴되면서 존재성을 구명하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 네 번째 시집인 <새의 암장>으로 시의 앵글이 복합적으로 드러나면서 이미지가 다양성을 갖고 전개되며, 현대문명에 대한 좌절감을 원시적인 건강성으로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이것은 다섯번째 시집《사슴의 관》에 이르러, 감정에 대한 지적인 억제보다 심정적인 표출이 앞서는 것으로 바뀌어진다.
대체로 그의 시작에는 사상이나 모랄 같은 것이 드러나지 않는다. 인생론적 모랄이나 사상적 관념형태는 언어표현 속에 숨겨지고 용해되어 이미지로 제시될 뿐이다.
그의 시는 이미지가 거느리는 배경이나 언어표현의 암시성을 중시한다. 그의 시작은 시집에 의해 5기로 나누어질 수 있으며, 변모된 과정 모두가 언어로 예술을 하는 입장에 서 있으므로, 관념의 표출이 억제되고 언어표현으로 인식의 공감을 얻으려 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그가 일관되게 의도한 것은 결국 ‘존재’의 문제로, 그 양면성-밝음과 어둠, 상승과 하락 등-의 본질 탐색이었다. 구성의 강렬성 및 사물의 섬세한 표현에 뛰어난 그는 ‘새의 시인’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시에서 새는 자아의 생명 탐구를 상징하는 존재론적 반영으로, 그의 철학이자 미학이 되고 있다. 감각과 인식의 적절한 조화로 언어의 자각에 관심을 기울이며, 사물이 지닌 미적 질감을 넘어 그 존재의 이원성을 탐색하는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1939년 김종한(金鍾漢)의 권유로 [문장]지에 투고, 정지용(鄭芝溶)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한 박남수의 시세계는 처음부터 특색이 있었다. [문장]지의 추천시인인 박목월ㆍ조지훈ㆍ박두진ㆍ김종한 등과는 달리 자연에만 몰입하지 않고, 사회에 관심을 두면서 이미지가 거느리는 배경이나 언어 표현의 암시성(暗示性)을 리얼한 서경(敍景)에 절박한 감정을 은유시켜 고요 속에 날카로운 감각과 기지(機智)가 넘치고 있다.
박남수의 초기시는 시대적인 암흑상을 소박하게 노래한 일종의 서경시(敍景詩)로서 날카로운 기지와 감각성이 두드러진다. 두 번째 시집 <갈매기의 소묘(素描)>에서는 민족상잔의 비극을 강렬하게 노래하였으며, 세 번째 시집 <신의 쓰레기>에서 존재성의 탐구로, 네 번째 시집 <새의 암장(暗葬)>에서는 원시성의 추구로 발전했다.
그는 언어의 노예로 머물 것이 아니라 최대한으로 언어를 구사해서 시를 형상화시켜야 한다는 시작(詩作) 태도를 역설하였다. 즉, 가슴으로 쓰는 시보다는 지적인 시를 쓰기 위해 언어로써 신선하고 다양한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데 주력하였다.
박남수는 언어 표현의 암시성을 중시하는 시인이다. 그는 언어와 형태미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아울러 언어에 형이상학적 깊이도 부여하였다. 그의 시적 경향은 첫 시집부터 다섯 번째 시집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흐름을 보여주는데, 암시적인 이미지로 사물의 존재에 대한 관념을 함축시키는 힘이 바로 그것이다. 그가 일관되게 의도한 것은 결국 ‘존재’의 문제로, 그 양면성-밝음과 어둠, 상승과 하락 등-의 본질 탐색이었다.
구성의 강렬성 및 사물의 섬세한 표현에 뛰어난 그는 ‘새의 시인’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시에서 새는 자아의 생명 탐구를 상징하는 존재론적 반영으로, 그의 철학이자 미학이 되고 있다. 감각과 인식의 적절한 조화로 언어의 자각에 관심을 기울이며, 사물이 지닌 미적 질감을 넘어 그 존재의 이원성을 탐색하는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남수의 시는 매우 조심스럽고 섬세한 방법으로, 선명하고도 안정된 이미지와 미적 표현을 하고 있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그의 시는 차츰 지적인 측면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미지의 제시에 특색을 드러냈다. 또 이미지의 조형(造型)과 지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초기작에서 보인 서경적 표현이 즉물적인 데로 기울어졌다. 그러다가 <신의 쓰레기> 이후 점차 이미지적 형상화에서 존재론적으로 다가서는 인상이 짙어지기 시작했다.
그
의 초기시는 시대적인 암흑상을 소박하게 노래한 일종의 서경시(敍景詩)로서 날카로운 기지와 감각성이 두드러진다. 두 번째 시집 <갈매기의 소묘(素描)>에서는 민족상잔의 비극을 강렬하게 노래하고 있다. 세 번째 시집 <신의 쓰레기>에서 존재성의 탐구로, 네 번째 시집 <새의 암장(暗葬)>에서는 원시성의 추구로 발전했다.
청동빛 날개를 가진 시인 박남수. 박남수는 일제 말기에 등단하여 꾸준히 창작 활동을 전개했으며 약8권의 시집을 내놓았다. 이 시집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첫 시집인 <초롱불>은 어두운 시간적 배경과 그의 대조적인 빛의 이미지를 병치시킴으로써 현실의 중압과 불안감을 명암의 선명한 대비로 드러낸다. <초롱불> 이후 약 18년이 경과한 후에야 나온 두 번째 시집<갈매기 소묘>에서는 전쟁의 충격으로 강화되는 자의식과 실존적 사유를 드러낸다. <바람>, <갈매기 소묘>, <비가>, <시원유전>, <원죄의 거리> 등이 두 번째 시집에 실려 있는 작품들이다.
세 번째 시집 <신의 쓰레기>에서는 <갈매기 소묘>에서 한층 심화된 빛과 어둠에 대한 관심과 '새' 이미지를 통한 존재 탐구가 지속된다. 이 시기에는 또한 감각적 이미지와 사실적인 비유를 통해 관념을 구상화하는 시작상의 배려를 고찰할 수 있다.
네 번째 시집인 <새의 암장>에 오면 극단적인 대립으로 인식되던 삶과 죽음, 상승과 하강 등의 대립 항들이 순환적인 관계로 부각된다. 새의 이미지 역시 이전처럼 상승 의지의 표상이 아니라 하강을 통해 존재를 완성하는 삶의 궤적을 보여준다.
다섯 번째 시집 <사슴의 관>에 이르면 절제된 감성을 보이며 전개되던 그간의 작품 성향과는 다르게 직설적인 심경의 고백이 보인다. <소등>, <절규>, <독방> 등과 같은 작품들에서는 삶의 무상감이 주된 정조를 이루고 있다.
미국 이민 후에 최근에 두 권의 시집을 내놓았다. <서쪽, 그 실은 동쪽>에서는 이민 후의 생활상과 조국에 대한 그리움, 노년의 쓸쓸한 심경 등을 평이하고 소박한 시어로 담아내고 있으며, <그리고 그 이후>에서는 아내의 감작스런 죽음으로 인한 충격과 그로 인해 '죽음과 그 이후'를 생각하게 되면서 쓴 시들을 모아놓고 있다.
박남수는 삶과 죽음, 순수와 비순수 등 존재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특히 본질의 영역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새'로써 순수를 이미지화하면서 그의 시 세계는 뚜렷한 개성을 획득하였다고 할 수 있다.
박남수의 초기 시는 정지용의 ‘박군의 포시법(捕詩法_은 아마도 나비를 잡는 법일까 합니다. 나비를 잡는 법으로 다음에 표범을 한 마리 잡아오면, 천금상(千金賞)을 주리다.’라는 추천의 말처럼 매우 조심스럽고 섬세한 방법으로, 선명하고도 안정된 이미지와 미적 표현을 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작품을 염두에 둔 채 문장 추천 완료 소감으로 쓴 <조선시(朝鮮詩)의 출발점>에서,
“예술가란 티 없는 구슬을 깎아 다른 하나의 세계를 제공하는 것은 아닐까. 훌륭한 표현만이 예술가의 특권이다. 전달에 그치는 예술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의 그의 시는 차츰 지적인 측면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미지의 제시에 특색을 나타냈다. 제2시집 <갈매기 소묘>에 수록된 장시(長詩) <갈매기 소묘>는 피난민의 생활상을 갈매기의 동작에 비유하여 형태상의 실험을 곁들이고 있다. 또한 이미지의 조형과 지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초기작에서 보인 서경적(敍景的) 표현이 즉물적(卽物的)인 대로 기울어졌다.
세 번째 시집인 <신의 쓰레기>가 나오면서 점차 이미지적 형상화에서 존재론적으로 다가서는 인상이 짙어졌다. 그러한 관념 형태는 언어 속에 용해되어 이미지로 제시되고 있다. 또한 이미지가 거느리는 배경이나 언어 표현의 암시성(暗示性)이 중시되고 있다.
- 김윤식 : <한국 현대문학 명작사전>(일지사.1982) -
【작품 경향】
▶초기(첫 시집 <초롱불>) : 일제 식민지하의 농촌생활을 소재로 시대적 암흑상을 추구하였으며, 현실적 상황의 암시 내지는 현실에서 취재한 소재들을 순수한 이미지로 형상화하는 데 주력하였다.
▶중기
- 둘째 시집 <갈매기 소묘> : 민족상잔(民族相殘)을 중심으로 한 현실을 제재로 하여 주지주의(主知主義)의 흐름을 이어받아 이미지의 조형과 지성(知性)을 중시하는 서정의 한 경지를 파고들었고, 표현이 즉물적(卽物的)인 데로 기울어졌다.
- 셋째 시집 <신의 쓰레기> : 점차 이미지의 형상화에서 존재론적(存在論的)으로 다가서는 인상이 짙어지고 자연성(自然性)에 의탁하여 사회적인 관심을 은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성 그 자체를 파괴하여 존재성(存在性)을 구명(究明)하는 데 도달하였다.
▶후기(넷째 시집 <새의 암장>) : 이미지의 다양성을 보이고 사상이나 모럴은 언어 속에 용해되어 이미지로 제시되면서 문명에 대한 좌절감을 원시적 건강성으로 극복하려고 하였으며 이미자가 거느리는 배경이나 언어 표현의 암시성을 중시하였다.
【특징】 가슴보다 두뇌로 쓰는 주지적 이미지즘, 상징적, 형상화, 회화적
【경력】
▶1918년 평안남도 평양시(平壤市) 진향리(眞香里) 출생
▶1933년 [조선문단]에 희곡 <기생촌>이 당선
▶1939년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에 <마을> <초롱불> <밤길> 등을 발표하여 등단
▶1941년 평양 숭인상업학교를 거쳐 일본 츄우오(中央) 대학 법학부 졸업
▶1954년 [문학예술] 편집위원
▶1957년 조지훈, 유치환 등과 함께 한국시인협회 창립
▶1957년 제5회 아시아자유문학상 수상
▶1959년 [사상계] 상임 편집위원
▶1973년 한양대 문리대 강사 역임 및 도미(渡美)
▶1994년 9월 17일 사망
【시】<삶의 오료(悟了)>(조선중앙일보.1932) <5월의 소묘(素描)>(새해공론.1935.7)
<여수(旅愁)>(시건설.1935.10) <가을의 낙관>(조선중앙일보.1935.11.5.) <삶의 오료(悟了)>(조선중앙일보.1936.1.24.) <공원 오전 3시>(조선중앙일보.1936.3.20.)
<마음>(조선중앙일보.1936.4.18.) <수난부(受難賦)>(조선중앙일보.1936.8.22.)
<제비>(조선문학.1936.9) <행복>(맥.1938.6) <삼림(森林)>(맥.1938.10) <심야(深夜)>
(문장.1939.10) <마을>(문장 9.1939.10) <주막(酒幕)>(문장.1939.11)
<초롱불>(문장.1939.11) <밤길>(문장 12.1940.1) <거리>(문장.1940.1)
<적경(寂境)>(문장.1940.4) <진남포(鎭南浦)>(시건설.1940.6)
<돌아가는 길>(문장.1940.12) <원죄(原罪)의 거리>(문예 14.1952.5) <산야(産夜)>(문예 初夏號.
1953.6) <신(神)>(문화세계.1953.8) <꽃씨를 받으신다>(문예 17.1953.9) <어둠 속에서>(신천지.
1954.5) 골목에서 바람이>(현대공론.1954.8) <입상(立像)>(현대문학.1955.1) <무엇이 생겨나려는>(현대문학.1955.7) <손>(새벽.1955.11) <SONNET>(현대문학.1956.5) <거울과 칼>(사상계.1956.9) <Sonnet>(동아일보.1956.10.4.) <생성(生成)의 꽃>(현대문학.1957.3)
<갈매기 소묘>(사상계.1957.3) <음악>(신태양 58.1957.7) <다섯 편의 Sonnet>(사상계.1957.10) <생성(生成)의 꽃>(현대문학.1957.10) <생명>(사상계.1958.6) <바람처럼>(지성 1.1958.6) <한모금의 물>(사조.1958.7) <새>(신태양.1959.3) <나는 귀를 기울인다>(동아일보.1960.2.26.) <신(神)의 쓰레기>(현대문학.1960.5) <종소리>(사상계.1960.5) <공석(空席)>(사상계.1960.5) <기다려보는 마음>(새벽.1960.7) <어디서 들은 듯한 소리로밖에 들리지 앟는가>(동아일보.1960.12.4.) <동물시초(動物詩抄)(1)(2)>(사상계.1961.1) <종달새>(사상계 90.1961.1)
<소품3제(小品三題): 겨울이 가면 봄도 멀지 않으리>(현대문학.1961.2) <가장(家長): 또는 팽이의 독백>(사상계.1961.10) <밝은 정오(正午)>(사상계 101.1961.11 특별증간호) <겨울밤 이야기>(여원.1961.12) <소품3제(小品三題)>(현대문학.1962.2) <땡볕의 그늘>(사상계.1962.7) <잔등의 시(詩)>(신사조.1962.11) <잉태(孕胎)>(사상계.1962.12)
<거북>(신세계.1963.4) <창(窓)>(신세게.1963.10) <교외(郊外)>(사상계.1963.12) <선인장(仙人掌)>(사상계.1964.8) <일요일>(여상.1964.8) <언어(1)>(신동아.1965.2) <흔적(痕迹)>(경향신문.1965.4.11.) <여름밤의 추억>(주부생활.1965.8) <다시 8월 15일의 기도(祈禱)>(경향신문.1965.8.15.) <무제(無題)>(사상계.1966.1) <병동(病棟)의 긴 복도>(문학.1966.5) <만춘(晩春)>(자유공론.1966.6) <쾌청(快晴)>(서울신문.1966.7.30.) <합승지점>(신동아 26.1966.10)
<투창(投槍)>(한국문학 추동호.1966) <뜰(1)>(한국문학 추동호.1966) <뜰(2)>(한국문학 추동호.1966) <4월의 편지>(한국일보.1967.4.2.) <무제(無題)>(서울신문.1967.6.3.) <어느 6월의 아침에>(서울신문.1967.6.9.) <무제(無題)>(한국일보.1967.6.9.) <꿈마다 꽃피우는 실향(失鄕)의 이북 5도>(한국일보.1967.6.9.) <초롱불>(현대문학.1967.12) <일몰(日沒)>(京大文學 2.1967.12) <무제(無題)>(동서춘추.1968.1)
<2월의 뜰>(신동아 43.1968.3) <아침 이미지>(사상계.1968.3) <소등(消燈)>(월간문학.1968.12) <바다>(월간중앙.1969.4) <새의 암장(暗葬)>(아세아.1969.7) <비비추가 된 새>(신동아.1969.12) <비비추가 된 새:지훈(芝薰) 묘소에서>(현대시학.1970.3) <거울>(월간중앙.1970.3) <겨울>(월간중앙.1970.7) <불의 아이러니>(월간문학.1970.1) <고독>(월간중앙.1970.10) <기도가(祈禱歌)>(창조.1971.12) <말>(현대시학.1972.4) <불사조에 부치는 노래>(다리.1973.4) <첫눈>(중앙일보.1973.11.21.) <무제)(無題)>(현대시학 58.1974.1) <무제)(無題)>(한국문학 3.1974.1)
<눈밭>(월간문학 60.1974.2) <동물시초(動物詩抄)>(현대문학 231.1974.3) <무제(無題)>(한국문학.1974.7) <원죄(原罪)의 거리>(현대시학 65.1974.8) <무제(無題)>(현대시학.1974.12) <예벗을 그리며>(심상.1975.1) <바다>(문학사상 30.1975.3) <음악>(현대시학 74.1975.5) <연소>(현대시.1990.1) <소곡>(현대시.1990.4) <갈매기>(현대시.1990.4) <서쪽, 그 실은 동쪽>(현대시.1990.4) <일몰>(현대시.1990.4) <별똥>(현대시.1990.4) <사람의 냄새(1)>(동양문학.1990.12) <사람의 냄새(2)>(동양문학.1990.12)<서글픈 암유>(현대시.1991.2) <태풍>(현대시.1991.2) <춤(1)>(현대문학.1991.3) <춤(2)>(현대문학.191.3) <몸짓>(현대시.1991.6) <존재>(현대시.1991.6) <담일(曇日)>(현대시.1991.6)
<거꾸로>(현대시.1991.6) <감기>(현대시.1991.6) <해빙>(현대시.1991.6) <무제>(현대시.1991.6) <서글픈 암유: 마음 비우기>(현대시.1992.1) <서글픈 암유: 분통>(현대시.1992.1) <거꾸로>(현대시.1992.1) <지어(紙魚)>(현대시.1992.1) <명경지수(明鏡止水)>(현대시.1992.1) <이별>(현대시학.1992) <위대한 실종>(현대시학.1992.4) <진혼가>(현대시학.1992.4)
<수심>(현대시학.1992.4) <돌, 그 가설>(현대시.1992.5) <꿈의 빛깔>
(현대시.1992.5) <사막>(현대문학.1992.6)
<무한의 품>(문학사상.1992.12) <매장꾼>(문학사상.1992.12) <영원한 잠>(현대시.1993.1) <빈 가슴 가득히>(현대시.1993.1) <서러운 운신(運身)>(현대시.1993.1) <확인>(현대시.1993.1) <한국의 죽음>(현대시.1993.1) <영생>(현대시.1993.1) <별똥>(현대시.1993.1) <가을 물>(현대시.1993.1) <수밀도(水蜜桃)>(현대문학.1993.2) <온전한 시력>(현대시학.1993.4) <
확인>(현대시학.1993.4) <눈>(현대시학.1993.4) <훈련>(현대시학.1993.4) <나의 무덤>(현대시학.1993.4) <감기>(현대시학.1993.4) <서글픈 암유>(현대시학.1993.4) <연소(燃燒)>(현대시학.1993.4) <춤>(현대시학.1993.4) <서쪽, 그 실은 동쪽>(현대시학.1993.4) <씨 프드 레스토랑>(현대시학.1993.4) <상실>(현대시학.1993.4) <소로(小路)>(현대문학.1993.10) <눈>(현대문학.1993.10) <변신(變身)>(현대문학.1993.10) <비둘기>(현대문학.1993.10) <사는 법>(현대문학.1993.10) <섬>(현대문학.1994.10) <연꽃>(현대문학.1994.10)
【평론】<연극의 대중화: 대중성과 그 보급에 대한 제의>(조선중앙일보.1935.11.9.∼13) <조선시(朝鮮詩)의 출발점(出發點)>(문장 13.1940.2) <현대시(現代詩)의 성격(性格)>(문장.1941.1) <문학인(文學人)의 반성(反省)과 각오>(신사조.1952.1) <이념보다 이익(利益) 공동에서: 시인협회의 처지에서>(현대문학.1960.9) <
(시평)제3의 길을 모색>(동아일보.1962.4.26.) <목소리의 정치인과 손발의 정치인>(동아춘추.1963.3) <나의 문단교우록(文壇交友錄)>(신사조.1963.11) <방송극이냐 최루탄이냐: 한 어버이의 입장에서>(세대.1964.1) <자기를 망각한 숫자의 우화>(세대.1964.2) <분식족(粉食族)의 제언(提言)>(세대 11.1964.4) <망령된 말 철저히 거둬라>(세대 31.1966.2) <시인의 수필이라는 것>(현대문학.1966.5) <직감(直感)의 향수(享受)>(문학.1966.6) <공감(共感)은 가지만>(문학.1966.9) <신춘문예의 뒤안길>(세대 91.1971.2) <참여시 소고(小考): 김종해(金鍾海)씨에의 회신>(월간문학 33.1971.8) <감성(感性)ㆍ지성(知性)ㆍ기타>(문학사상.1972.10) <적확(的確)한 언어의 선택: 작시지도(作詩指導)>(심상 12.1974.9)
【수필】<도시의 새벽>(조선중아일보.1935.9.17.) <수필, 자극, 연구, 사랑, 봄이 주는 나의 심정기>(조선중앙일보.1936.3.10.) <5월의 염원>(조선중앙일보.1936.5.24.) <(신춘구상)여행이라도 했으면>(동아일보.1961.1.11.) <여행은 즐거운 것>(동아일보.1961.3.18.) <나의 문단교우록>(신사조 22.1963.11) <내 처녀작은 ‘삶의 오료(悟了)’>(세대 26.1965.9)
【시집】<초롱불>(자가본.동경.1940.2) <갈매기 소묘(素描)>(춘조사.1958.12) <신(神)의 쓰레기>(모음사.1964.12) <새의 암장(暗葬)>(문원사.1970.9) <사슴의 관(冠)(문학세계사.1981) <어딘지 모르는 숲의 기억>(미래사.1991) <서쪽, 그 실은 동쪽>(인문당.1992) <새소리>(재미작가 3인시집.삼성출판사.1992) <그리고 그 이후>(문학수첩.1993) <소로(小路)>(시와시학사.1994)
【번역서】<악(惡)의 꽃들>(봐드레일.신생문화사.1956) <내 비록 슬퍼도>(라게를뢰프.삼중당.1965) <운명의 별이 빛날 때>(파스칼.문음사.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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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수 사망 기사> - [동아일보](1994. 9. 19)
유신 시절인 지난 75년 홀연히 미국 이민을 떠났던 재미 원로시인 박남수(朴南秀)씨가 1994년 9월 17일 하오 2시(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자택에서 숙환(宿患)으로 별세했다.
1918년 평양에서 태어난 박시인은 평양 숭인(崇仁)상업학교를 졸업한 다음 해인 39년 정지용(鄭芝溶) 시인의 추천으로 [문장(文章)]지를 통해 등단했다. 박시인은 40년 첫 시집인 <초롱불>을 낸 이후 <갈매기 소묘>, <새의 암장(暗葬)> 등 정갈하면서도 의식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시를 써 왔다. 92년 부인과 사별한 박시인은 93년 4월에는 이국생활의 외로움을 그린 <그리고 그 이후>라는 시집을 펴내는 등 최근까지도 왕성한 창작욕을 불태웠다.
1957년에는 유치환, 박목월, 조지훈, 장만영 등과 함께 한국시인협회를 창립했으며, 아세아 자유문학상을 수상하기
도 했다. 또한 94년 6월에는 조국 통일에의 절실한 심경을 노래한 시
<꿈의 물감>으로 서울 신문사가 제정한 ‘공초(空超)문학상’(제2회)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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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박남수
1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이 부리를
서로의 죽지에 파묻고
따스한 체온을 나누어 가진다.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로
사랑을 가식(假飾)하지 않는다.
3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그 순수(純粹)를 겨냥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신태양>(1959년3월)
아침 이미지
박남수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아침이면,
어둠은 온갖 물상(物象)을 돌려 주지만
스스로는 땅 위에 굴복(屈服)한다.
무거운 어깨를 털고
물상들은 몸을 움직이어
노동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즐거운 지상(地上)의 잔치에
금(金)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
아침이면,
세상은 개벽(開闢)을 한다.
-시집 <새의 암장(暗葬)>(1970년)
종소리
박남수
나는 떠난다. 청동(靑銅)의 표면에서
일제히 날아가는 진폭(振幅)의 새가 되어
광막한 하나의 울음이 되어
하나의 소리가 되어.
인종(忍從)은 끝이 났는가.
청동의 벽에
'역사'를 가두어 놓은
칠흑의 감방에서.
나는 바람을 타고
들에서는 푸름이 된다.
꽃에서는 웃음이 되고
천상에서는 악기가 된다.
먹구름이 깔리면
하늘의 꼭지에서 터지는
뇌성(雷聲)이 되어
가루 가루 가루의 음향이 된다.
-시집 <신(神)의 쓰레기>(1964년)
박남수 시인(1918.5.3~1994.9.17)
1918년 5월 3일 평남 평양 태생. 평양숭인상업학교를 거쳐 일본주오대학(中央大學) 법학부를 졸업하였다. 시인. 정지용으로부터 추천 받고 본격적인 문학활동을 하였다. 첫 시집《초롱불》을 일본에서 발간한 이후 아세아자유문학상 수상하였다.
한국척산은행 평양지점장으로 근무하다가 1951년 월남하였으며, 1973년 미국으로 이주하였다. 1933년 희곡 「기생촌」이 『조선문단』에 당선되었으며, 1939년 김종한의 권유로 『문장』지에 투고하여 「심야」, 「마을」, 「주막」, 「초롱불」, 「밤길」, 「거리」 등이 정지용에 의해 추천됨으로써 문단에 등단하였다 『문학예술』 편집위원, 『사상계』 상임편집위원을 지냈으며, 박목월‧조지훈‧장만영‧유치환 등과 함께 한국시인협회를 창립하였다. 1957년에 아세아자유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초롱불』(1940), 『갈매기 소묘』(1958), 『신의 쓰레기』(1964), 『새의 암장』(1970), 『사슴의 관』(1981) 등이 있고, 시선집으로 『어딘지 모르는 숲의 기억』(1991) 등이 있다. 박남수는 언어 표현의 암시성을 중시하는 시인이다. 그는 언어와 형태미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아울러 언어에 형이상학적 깊이도 부여하였다. 그의 시적 경향은 첫 시집부터 다섯번째 시집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흐름을 보여주는데, 암시적인 이미지로 사물의 존재에 대한 관념을 함축시키는 힘이 바로 그것이다. 그가 일관되게 의도한 것은 결국 ‘존재’의 문제로, 그 양면성-밝음과 어둠, 상승과 하락 등-의 본질 탐색이었다.
구성의 강렬성 및 사물의 섬세한 표현에 뛰어난 그는 ‘새의 시인’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시에서 새는 자아의 생명 탐구를 상징하는 존재론적 반영으로, 그의 철학이자 미학이 되고 있다. 감각과 인식의 적절한 조화로 언어의 자각에 관심을 기울이며, 사물이 지닌 미적 질감을 넘어 그 존재의 이원성을 탐색하는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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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이미지의 시인, 새의 시인,빛의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박남수는 1930년대말 문단에 데뷔한 이래로 1994년 타계하기까지 약 50여년 동안 여러 편의 시집 간행과 활발한 문학활동을 전개해 왔다. 습작기 때부터 이미 이미지즘에 경도되어 이미지의 순수성을 추구하는 감각의 세계와 언어표현의 암시성을 시적으로 형상화하는 노력을 지속했던 박남수는 1939년 "심야","마을","밤길", "거리" 등이 정지용에 의해 추천되어 <문장>지를 통해 정식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한다.
박남수의 작품세계는 활동 시기상 경계가 분명히 드러난다. 첫 시집인 "초롱불"의 출간 이후 약 18년의 공백기가 있었고,네번째 시집 "새의 암장"이후에는 도미하여 약11년의 공백기를 가진 후 다섯번째 시집 "사슴의 관"을 발행하고 또다시 10여년 후부터 작고 시까지 작품활동을 지속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시 창작상의 명백한 공백기는 곧바로 시적 경향의 변모양상과 일치하는 면모를 보인다.
박남수가 문학활동을 시작하던 1930년대말은 리얼리즘에 대한 강한 회의가 함께 모더니즘이 풍미했던 시기였다. 이러한 시기에 활동을 전개했던 박남수 문학을 언어의 건축물로 간주하고 예술성을 강조했던 당시의 모더니즘적 시관을 바탕으로 작품활동을 전개해 나간다. 특히 초기의 그의 시는 선명한 이미지를 중시하는 이미지즘에 경도되는 경향을 보여 '감각의 세계-감각 위에 세워진 미학을 추구하는 시인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는 표현과 예술화를 시창작에서 중요한 원리로 내세웠던 그는 단순한 언어와 사물의 일원적 형상화에서 탈피하여 중기로 갈수록 사물을 존재론적으로 인식하는 차원에서 발전하기도 한다.
이러한 초기 중기 후기의 뚜렷한 변별적 양상은 시인이 하나의 경향을 고집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시정신을 모색해 나간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대체로 초기와 중기의 경향에 집약되어 있는 박남수 시에 대힌 기존의 연구들에서 한걸음 나아가 후기에 이르기까지 박남수의 시세계를 총체적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이로써 새로운 견해의 제시보다는 전체적인 시세계의 종합을 통해 박남수 시에 대한 채계적인 조망이 가능해지리라 본다.
2. 감각의 환기와 이미지의 창조
박남수의 시작활동 시기였던 1930년대는 현대시에 대한 자각이 두드러지던 시기였다. 시를 편내용주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려던 시각에서 벗어나 하나의 예술품으로 간주한 모더니즘적 사고는 시형식의 예술화를 강조하고 언어의 세련성을 추구하는 공통적 속성을 보인다. 박남수는 그의 초기 시론에서 이러한 모더니즘적 견해를 다음과 같이 피력하고 있다.
예술가란 틔없는 구슬을 깎어 다른 하나의 세계를 제공하는 것은 아닐까? 훌륭한 표현만이 예술가의 특권이다. 전달에 끄치는 예술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훌륭한 표현이란 '짧고 비약적인 함축있는 언어로 자기의 의욕한 세계를 틈없이 그리여 내는 것이다. 절약미처럼 동양의 특징적인 것은 없다. 이런 의미에서 언어를 정복하지 못한 예술가처럼 불상한 것은 없다.
박남수가 주장한 언어예술에 대한 견해는 이미지즘이나 주지주의로 대표될 수 있는 1930년대의 모더니즘적 시창작 태도와 일치한다. '함축적 언더'를 중시하는 언어의식이나 예술가의 특권으로서의 언어에 대한 자작을 강조하는 이러한 언어관 혹은 시관은 이미지를 중심으로 하는 박남수 시의 대표적인 시작 태도와 관련되어 나타난다.
초기의 박남수 시에는 특히 이미지스트로서의 면모가 강하게 드러난다. 이시기 박남수가 주력했던 것은 감각을 환기시키는 이미지의 창조이다. 관념은 배제된 채 감각만이 존재하는 세계가 주류를 이루는 초기시집『초롱불』에 실린 시편들은 대부분 '밤"이라는 시간적 배경 하에 '빛'이라는 대립적 이미지들을 제시함으로써 어둠 속에서의 빛의 의미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별하나 보이지 않은 밤하늘 밑에
행길도 집도 아조 감초였다.
풀 짚는 소리따라 초롱불은 어디를 가는가
산턱 원두막일상한 곳을 지나
묺어진 옛 성터일쯤한 곳을 돌아
흔들리는 초롱불은 꺼진 듯 보이지 않는다
조용히 조용히 흔들리는 초롱불.....
-「초롱불」전문
칠흑같이 어두운 밤길에 간신히 불빛이 발하고 있는 초롱불의 이미지는 강렬한 빛의 이미지라기 보다는 이제 곧 소멸될 것 같은 아주 약한 불빛의 이미지로 제시된다. 이 불빛은 어두운 밤을 지켜주는 의미로서의 빛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어둠에 의해 그 빛을 잃어가는 나약한 이미지로서의 빛일 뿐이다. '별하나 보이지 않는 밤'의 위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초롱불의 이미지는 시각적 의미를 상실하고'풀짚는 소리'인 청각적 대상으로서 존재한다.
개구리 울음만 들리던 마음에
굵은 빗방울 성큼성큼 내리는 밤.....
머얼리 산턱에 등불 두셋 외롭고나
이윽고 훌닥 지나간 번갯불에
능수버들이 선 개천가를 달리는 사나이가 어렸다
논뚝이라도 끊어져 달려가는 길이나 아닐까
번갯불이 스러지자
마을은 비내리는 속에 개구리 울음만 들었다.
-「밤길」전문
위 시의 배경은 한 여름밤의 시골이다. 빗방울이 내리는 밤에 듬성듬성 지키고 있는 등불의 이미지는「초롱불」의 이미지와 흡사하다. 멀리 보이는 산턱이라는 거리감 때문에 등불의 존재는 더욱 외롭고 나약한 여린 이미지로 제시되고 이것은 간신히 불빛을 내고 있는 어두운 밤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홀딱 지나간 번개불'에 어리는 사나이의 모습은 비래는 밤에 끊어진 논둑길을 달려가야 하는 절박한 상황을 짐작케 한다. 박남수의 초기의 시편들에서 보이는 빛의 이미지는 대체로 감각적 이미지로 제시되면서 어둡고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고독하고 불안한 정조로 일관되는 특성을 보인다.
람푸불에 부우염한 대합실에는
젊은 여인과 늙은이의 그림자가 커다랗게 흔들렸다
-네가 가문 내가 어드케 눈을 감으란 말인가
-「거리」에서
토방마루에 개도 으수륵이 앉어
술방을 기웃거리는 주막.....
호롱불이 밤새워 흔들려 흔들린다.
-「주막」에서
등도 켜지 않은 여관방 창가에 앉아
내 눈이 안개 끼인 포구 밖으로 건너가자
강 건너 제도에 등불이 하나 외로이 달린다.
-「진남포」에서
시간적 배경은 대체로 어두운 밤이며 등불이나 호롱불,램프불 등과 같은 빛의 이미지는 어둠의 기세에 눌려 함몰되어 가는 쇠잔한 빛으로 일관한다. 빛의 밝음을 몰아내는 '어둠'이나 '밤'은 화자가 처한 위태롭고 불안한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초기시들은 주로 향토성이 강한 시골을 공간적 배경으로 한다. 이것은 박남수가 모더니스트들이 지향했던 언어의 절제와 감각화를 추수하면서도 전통적 공간을 끌어들여 그만의 독창적 세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전통적 소재를 회화적 이미지와 접합시키는 시인의 노력은 도시문명 공간 속에서 소재를 채택하고 도시 문명을 비판하려 했던 당시의 모더니즘 시인들과는 구분되는 변별성을 갖는 것이다.
요건대 언어의 빛깔과 향기에 관심을 기울인 초기 시편들은 감정을 절제하고 언어를 감각화 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여 선명하고 치밀한 이미지들을 제시했다는 데서 이미지스트로서의 미학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3. 이미지의 세계, 존재론적 의미와의 만남
박남수의 시세계는 전쟁을 경험하면서 초기와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발전한다. 언어 표현을 위한 도구나 사물과 인간의 매개체로서 인식하던 태도를 유지하되 단순한 사물의 이미지 제시나 시적 형상화 차원에서 한걸음 나아가 사물에 내재하는 존재론적 의미에 대한 성찰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미지의 구조가 한층 복잡해지고 사물의 내부와 외부를 동시에 병치시키려는 노력이 중기 시편들에서 드러난다.
감탕을 먹고
탄생하는 연꽃으 아기가
이끼 낀 연못에
웃음을 띄운다.
지금 한창
별을 빨고 있는
이승의 뒷녘에서는
외롭게 떨어져 가는
후일의 후광
구천에 뿜는 놀의 핵심에서
부신 상이 타면
나는
어둠에 연소하는
갈대에 지나지 않는다
-「잉태」전문
이 시에서는 생명의 탄생과 소멸이 빛의 이미지 속에서 복합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탄생하는 아기는 이승의 공간에서 '별을 빨고'있고 생명이 다 해 사라져야 하는 '나'는 저승의 공간을 향해 떠나려 하는 대립적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상황은 삶과 죽음이라는 단순한 대립에서 끝나지 않는다. 탄생하는 '연꽃'의 이미지를 통해 우주적 생명력이라는 새로운 의미로 융합되는 것이다.
이 시에서 생성과 소멸,즉 삶과 죽음이라는 존재론적인 차원은 상승과 하강이 동일시되고 있는 빛의 이미지와 조화를 이루며 의미의 폭을 심화시킨다. 어둠과 빛이 대립적 이미지로 제시되던 초기시의 경향과는 상당히 다른 관점으로 제시되고 있는 빛의 이미지는 화자의 내부에서 빛이 어둠을 불사르고 어둠이 곧 빛을 연소시키는 상태로 융합되고 있는 것이다.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아침이면,
어둠은 온갖 물상을 돌려 주지만
스스로는 땅 위에 굴복한다.
무거운 어깨를 털고
물상들은 몸을 움직이어
노동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즐거운 지상의 잔치에
금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
아침이면,
세상은 개벽을 한다.
-「아침 이미지1」전문
위의 시는 사물들이 어둠 속에 묻혀 있다가 아침이 되면 빛에 의해 활기를 찾는 정경을 이미지의 제시를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이 시에서의 핵심적 요소인 밀려나는 어둠과 찾아오는 아침-빛-의 관계는 대립적인 이미지 구도를 형상하고 있다. 나아가 이미지의 대립은 소멸과 생성이라는 의미로 확대되고 하강과 상승이라는 관념의 대립으로까지 연결된다.
중기 시에서 두르러지는 박남수만의 독특성이라면 그것은 '빛'과 더불어 '새'의 이미지가 시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새는 그 특성상 순수성과 비약 그리고 상승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받는다. 새의 이미지는 지상과 하늘이라는 양자 세계의매개적 존재로 기능하기도 한다.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로
사랑을 가식하지 않는다
3.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그 순수를 겨냥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해에 지나지 않는다.
-「새 1」에서
이 시에서 새는 맑고 깨끗한 순수의 표상으로 제시되고 있다. 교태나 가식이 없는 순수성은 화자가 동경하는 직접적 대상이다. 그러나 포수의 설정으로 새의 본질인 순수성은 위협을 받게 되고 결국 포수가 겨냥한 새의 순수성은 '피에 젖은 한 마리의 새'에 불과한 비순수성으로 전락하고 만다. 포수의 출현은 이 작품을 새로운 국면으로 몰고 가면서 결말로 치닫게 만든다.
새의 이미지는 하늘의 이미지에서 땅의 이미지로 즉 상승의 이미지에서 하강의 이미지로 변화되고 새의 천상을 향한 비약은 좌절되고 마는 것이다.
하늘을 날아다닐 때 존재 의미를 부여받던 새는 포수와 대립적 관계 속에서 순수성이라는 본질을 상실한 죽음의 새가 되고 만다. 시인과 순수는 결과적으로 단절된 관계에 놓여 있으며 시인이 지향한 순수라는 가치는 허상으로 존재한다는 의식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3.
사람은 모든 원생의 새
어느 기억의 숲을 날며 가지 무성한 잎 그늘에
잠간씩 쉬어가는 원생의 새
지평과 하늘이 맞닿는 곳에서 새는
땅으로 꺼져들던가 하늘은 증발되어 그 형상을 잃는다.
당신 눈에 낀 안개 같은 것,
산새가 죽어,눈에 끼던 흰 안개 같은 것,
커어피를 마시며
아침 두시, 분명 어딘지 모를 어느 숲의 기억에서
당신은 날아왔다. 나의 내벽에 메아리가 되어
-「어딘지 모르는 숲의 기억」에서
이 시에서도 '새'의 이미지는 시인의 존재론적 태도를 밝히는 중요한 매개로 작용한다. 새와 화자는 동일시되고 있으며 원시적 생명력을 지닌 '원생의 새'로 존재한다. 그리고 기억의 숲을 날던 산새가 죽어가면서 보는 흐릿한 안개빛은 화자가 떠올리는 원시적 과거에 대한 기억으로 환치된다. 초기시에서처럼 철저한 대상의 즉물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초기 시에서처럼 철저한 대상의 즉물적 이미지의 세계만으로 일관하는 태도에서는 벗어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본질적인 삶과 존재의미에 대한 추구 언어의 본질에 대한 탐구 그리고 물질문명에 대한 역사적 비판의식 까지 갖춤으로써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는 이미지로 확대되는 특성을 보이는 것이다.
4. 주관적 정서의 표출과 순환론적 인식의 전개
미국으로 이민간 후 박남수는 한동안 시작활동을 중단하다가 10여년이 지난 후 다시 활동을 재개하게 된다. 이러한 문학적 공백은 시인의 작품 세계의 변모와 직결된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초기와 중기에 걸쳐 지속적으로 추구했었던 모더니스트적 면모에서 벗어나 직설적이고 심정적인 시어들을 통해 시인의 삶의 흔적을 진솔하게 제시하는 특성을 보여 주는 것이다.
후기 시편들에서는 시인이 미국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심정이나 자아의 실존에 대한 의식 등이 현실의 공간과 밀착되어 나타난다. 특히 존재에 대한 상실감을 그린 시편들이 다수 창작되어 도미 후 시인의 현실 적응이 어려웠음을 짐작케 해 준다.
맨하탄 어물시장에 날아드는
갈매기 끼룩끼룩 울면서 서럽게
서럽게 날고 있는 핫슨 강의 갈매기여
고층건물 사이를 길 잘못들은
갈매기 부산 포구에서 끼룩 끼룩 서럽게
서럽게 울던 갈매기여
눈물 참을 것 없이 두보처럼
두보처럼 난세를 울자
슬픈 비중의 세월을 끼룩끼룩 울며
남포면 어떻고 다대포면 어떻고
핫슨 강변이면 어떠냐 날이 차면
플로리다 쯤 플로리다 쯤 어느
비치를 날면서 세월을 보내자구나
-「맨하탄의 갈매기」전문
중기시집『갈매기의 묘소』이후 지속적으로 새의 이미지를 지향해 왔던 경향은 후기시에서도 계속되는데 이 시에서도 '갈매기' 이미지를 통해 자아를 투사한 대상으로서 존재하는 사물이다. 원래 부산 포구에 날고 있어야 하는 갈매기가 머나먼 맨하탄 핫슨강변에 날고 있다는 설정은 제 갈 길을 잃어버린 화자의 심정과 직결된다.
서글픈 갈매기의 운명은 화자가 급기야는 자아에 대한 체념의식으로 확대되어 더 나은 삶을 위해 비행하던 갈매기의 이상은 사라지고 아무 곳에나 정착해 살면 된다는 무의지의 상태가 되어 버린다. 새를 통한 귀소의식이나 회귀본능은 삶에 대한 전망이 부재하는 현실 속에서 시인의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자아 치유의 방법인 것이다.
낳고 자라서 죽음으로 탄생되는 것은
누구도 피하지 못한다.
가장 순수한 흙이되어
태양이 쪼이고 바람이
부는 풍광 속에서 봄,여름,가을
그리고 겨울이 되어
산다. 영원,영원을 산다
-「풍광 속에서」전문
이 시에서 화자는 죽음을 소멸로 보지 않고 있다. '죽음으로 탄생'된다는 표현을 통해 죽음이란 영원히 사는 것이라는 순환론적 사고를 보여주고 있다. 죽음과 겨울의 이미지는 삶과 계절의 끝이 아니라 가장 순수한 상태로 '영원'성을 유지하는 것을 일컫는다. 탄생과 성장,노화와 죽음이라는 인생의 역정이 마치 봄,여름,가을,겨울이 계속해서 순환되는 것처럼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음을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 완성이며,새로운 시작이자 탄생이 되는 것으로 인식된다.
나뭇가지에 달려
꽃이
피었을 때,꽃은
비로소 지기 시작한다.
한잎 두잎 모샹새를 망가트리고
빛갈을 지워,이제 꽃은
꽃이 아니라
열매
열매로 맺혔을 때
이윽고 빠개져 땅으로 쏟아진다.
쏟아진 열매는
줄기를 세우고 뿌리를 내린다.
-「회생1-소생」에서
위의 시에서 꽃이 지면서 남긴 열매다 다시 줄기를 세우고 뿌리를 내리는 순환적인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꽃은 순간적인 존재로 곧 소멸되지만 소멸의 소멸의 순간에 맺힌 열매는 잘 무르익어 다시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는 과정을 겪는다. 생과 사의 경계는 다시 무너지고 결과적으로 소멸은 곧 생성으로 연결되어 영원한 생명을 유지하게 되는 과정을 시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삶과 죽음,생성과 소멸을 통합적으로 인식하려는 후기 시의 경향은 지상과 천상의 통합적이고 일원적인 시,공간의식에 근원을 둔 것이다. 객관성의 성취가 불가능한 자아 상실의 시대를 살아오면서 이항대립적 공간과 의미를 통하여 합일에 이르는 무화의 경지에 돌한 시적 작업은 시인이 전 생애를 통해 추구해 온 가치관이 완성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박남수의 후기시는 이미지의 기능은 약화되고 인간이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갖가지 현상들에 대한 발견과 의미 부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철저하게 객관화돈 세계의 모습을 지양하고 자아를 투사한 대상들을 통해 자아의 내면 상태나 주관적 정서의 세계를 형상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아 상실감이나 귀소의식,순환론적 인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일원론적 관점하에서 자연으로 표상되는 삶의 의미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작업을 완성하기 이르게 된는 것이다.
5. 맺음말
정서를 이미지화하고 객관적 인식을 바탕으로 모더니스트로서의 면모를 지속해 나간 시인 박남수는 전통적인 서정성의 지적 극복과 철저한 이미지의 추구로 문단에서 그 독특성을 인정받아 왔다. 이러한 즉물적 이미지의 창조에 주력햇던 초기 시의 경향은 중기로 접어 들면서 사물의 객관화된 이미지와 그 너머에 자리하는 존재의미를 동시에 추구하는 한층 심화된 시세계의 구축으로 이어진다.
이미지에 집중하되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로 확산시켜 주관적 정서를 내면화하고 존재의 본질에 대한 의미를 확대시켜 이미지의 존재론적 의미간의 거리를 좁혀 들어가는 탁월성을 발휘한 것이다.
박남수의 시는 사물의 회화적 이미지를 드러내는데 중점을 두면서 철저히 인간적 감정을 배제했던 초반기에서 후반기 작품으로 갈수록 현실 공간에 밀착되고 점차 사물의 이미지가 화자의 주관적 정서를 투사시킨 대상으로 변화한다.
대립적 이미지들의 오묘한 배합과 통합의 시도는 대상의 순수성과 함께 존재성의 결합과 조화를 창조해 내는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또한 모더니스트로서 이미지스트로서의 외래적 시 경향을 추구하면서도 전통적인 소재와 배경을 취택해 시 언어의 감각을 날카롭게 유지했던 박남수 시의 특성은 한국 현대시사에서 보기 드문 강점으로 작용한다 한 수 있다.
오랜 작품 생활동안 이미지의 구현이라는 시적 태도를 견지해 온 박남수 시인은 지속적으로 '빛'이나 '새', 기타 식물적 이미지들을 객관성을 지향하면서 내면화된 의미를 추구해 왔다. 이것은 그가 단순히 이미지의 표면화에 그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물과 존재 사이의 간격을 좁혀 가시적인 세계와 비가시적 세계,상승과 하강, 지상과 천상의 거리감을 극복하고 형이상학적으로 일원화시키는 역량을 발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대상에 대한 철저한 탐구와 객관적 통찰력 그리고 통합적 세계인식은 현대시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차지한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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