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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을 동포라는 시선을 통해 진정한 국민으로 품어야 할 것이다. 사진은 민간단체와 새터민과 결연 행사 모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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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어려워지는 북한의 경제상황과 계속되는 자연재해와 맞물려 새터민의 수가 어느덧 1만명을 훌쩍 뛰어넘게 되었다. 1990년대 초반까지 연간 10명 내외였던 탈북 동포의 수가 2005년을 기점으로 연간 2천명 선을 넘어서면서 체계성과 지속성을 갖춘 새터민에 대한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유와 평등을 그리며 친지를 떠나 목숨을 건 사투 끝에 한국 땅에 들어온 새터민이 국내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탈북자의 수가 적었던 과거에는 적지 않은 물질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뒷받침되었지만 탈북 동포의 수가 급증하고 북한의 실상에 대한 희소성이 떨어진 현실 속에서 새터민의 상황은 아직도 탈북의 과정만큼이나 고된 것이 현실이다.
◆ 새터민의 현황과 문제점
1999년 이후부터 급격히 늘어난 새터민 수는 2005년을 기점으로 1만명을 넘어섰으며 지속적인 난항 속에 있는 북한 경제상황과 주민 통제정책에 변화가 없는 한 탈북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늘어나는 탈북자의 안정적 한국 정착을 목적으로 1998년에 설립된 '하나원'은 새터민의 한국 내 본적지로서 역할을 맡고 있다. 하나원에서 탈북 동포들은 3개월간의 사회적응 훈련과 6개월 정도의 직업 훈련을 받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받는다.
하나원에서 실행되는 적응 교육이 어느 정도 실효성과 체계성을 갖춘 것은 인정되지만 하나원이라는 기관 내에서의 한국과, 사회 현장 속에서의 한국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새터민에게 다가온다. 수십 년 간 다른 사회체제에서 살아온 그들에게 단기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적응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것이다.
새터민의 국내 정착은 이질적인 문화와 관습, 경제구조라는 복잡한 실타래 속에서 정확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한 새터민의 부적응은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현실적 문제부터 유무형적인 편견과 차별, 소외와 고립 그로 인한 정신적 외상, 심리문제 등 다양한 장애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터민 대부분이 국내에서 전문직을 얻을 수 있는 학력과 경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그들의 국내의 사회성을 체득하는 것에 실질적 장애가 되고 있다. 취업과 노동의 과정을 통해 사람들과 접하며 한국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새터민에게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의 어려움과 북한과 상이한 노동문화는 그들을 주류에서 제외시키고 새터민 집단화 현상을 만들어 전체적 고립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 새터민을 위한 제도와 우리의 자세
새터민의 취약한 경제구도는 그들의 정착의 본질적 장애물이 된다.과거 지나치게 많은 정착 지원금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더불어 정착민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새터민의 초기 정착금 제도가 자립심과 자활성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하지만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취업문이 좁고 취업 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4대 보험 적용 사업장에 한정됨에 따라 새터민의 수입 수준은 최저생계비 이하로 떨어져 있는 실정이다. 새터민의 취업여건을 고려하여 정부나 자치단체 주도의 취업알선이 필요하며 취업 장려금 혜택의 적용범위를 완화하여 노동의 땀을 흘리는 모든 새터민이 수혜자가 될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새터민은 생활 속에서의 편견과 차별 뿐아니라 대외적인 모든 조건에서 일반 국민과 같은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새터민의 관리를 용이케 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주민등록번호를 하나원의 주소지로 일괄 부여했지만 이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새터민 비자발급 불가라는 차별을 만들어 내었다. 새터민을 국가안보라는 렌즈를 통해 통제 관리하는 현행의 관점을 동포라는 안으로 굽는 시야를 통해 진정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품어야 할 것이다.
교육의 기회가 절실하게 필요한 탈북 청소년의 경우에도 연령·학년 간의 격차가 심하고 정부차원의 지원 또한 한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상당부분 민간기관과 시민단체의 후원에 의지하는 실정이며 대부분의 경우 학업을 포기하거나 검정고시 혹은 대안학교를 통해 학업을 힘들게 이어가는 실정이다.
국내사회의 특성상 교육은 다음 세대의 경제여건과 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힘든 정착생활을 겪어내고 있는 새터민들에게 다음 세대의 더 나은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 진정한 포용의 모습이 될 것이다.
지금도 많은 탈북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탈북자도 동포라는 구태의연한 외침보다 그들의 삶에 대한 이해와 인정, 관심이 그들을 살리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느끼는 이질감보다 그들이 우리에게 느낄 박탈감이 더 클 것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새로운 터전에서 삶의 희망을 갖는 사람'이란 뜻을 가진 새터민들에게 삶의 희망은 우리의 온기와 관심에서 시작될 것이다.
☞ 생각해 보기
1. 새터민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의 실태와 해결방안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2. 청소년 새터민들의 교육여건을 완화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생각해 보자.
3. 과거의 탈북자와 최근의 탈북자가 갖는 상징적 의미를 생각해 보자.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 연구위원> / 2008.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