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내가 원하는 삶」
우리는 기껏 60세 언저리에 늙었다는 이유로 평생직장에서 등 떠밀립니다. 과거에는 퇴직후 10년 남짓 손주를 돌보거나 취미활동으로 소일하며 여생을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환갑을 넘기고도 무려 40년 이상을 더 살아내야 하는 시대입니다. 우리에게 두 번째 인생이 한번 더 주어지는 것이므로 이를 커버하기 위한 새로운 스토리가 필요해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것이 예상보다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퇴직후 한참이 지난 후에야 체험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평생직장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잃은 후 그것을 대체할 무언가를 빨리 되찾을 수 없을 때, 우리는 속살을 드러낸 것처럼 약해지며 당장 무슨 일이라도 생길 것처럼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퇴직예정자들은 다양한 자격증들을 따놓는 방식으로 대처합니다. 그러나 막연히 의지했던 자격증들도 거의 쓸모가 없는 현실을 곧 체험하면서 다시 한번 좌절하고 당황합니다. 그래서 이거저거 되는대로 찔러 보다가 어떤 역할을 운좋게 맡기도 하지만 겨우 몇년을 버티지 못하고 또 다시 황무지에 서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갈팡질팡하다가 60대 중반쯤에 이르면 조용한 절망상태에 빠지기 일쑤입니다. 퇴직후 마냥 남아 도는 시간을 어영부영 보내다가 죽을 때가 되면, 우리는 과연 어떤 후회를 하게 될까요? 호주에서 간호사로 일했던 브로니 웨어(Bronnie Ware)는 말기환자들이 삶의 끝자락에서 남긴 5가지 후회를 『The Top Five Regrets of the Dying』이라는 책으로 펴내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죽어가면서 가장 많이 남긴 후회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이라고 합니다.
저는 퇴직후 7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조차 모른채 그냥 막연히 인생 2막을 출발했습니다. 사회복지사, 가맹거래사, 공인중개사 등의 자격증에 기대를 걸었지만 현장체험을 통해 그것들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실업급여마저 끊기고 통장에 소득이 전혀 없는 완전한 실업자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나를 원점에서 재탐색했습니다. 인생 2막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그리고 과연 무엇을 하면 70대 이후 까지도 즐겁게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3년간 학생으로 되돌아가 공부와 마음수행에만 전념하면서 나 자신을 찾아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인생이 2막으로 넘어가는 생애전환기에는 내면, 육체, 환경에 대한 침체의 변화들이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에 실업자로서의 상실감도 더욱 쎄게 밀려옵니다. 돌이켜 보면, 저는 퇴직후 처음 3년간의 시기적절한 혼란을 겪으면서 흔들리는 마음을 연착륙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 수행체험이 생애전환기의 불안, 분노, 무기력을 줄이고 평정심과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는 연료가 되었습니다.
저는 인생 2막을 『노력하는 열린 꼰대』로 살고자 합니다. 저는 글쓰기와 말하기를 좋아하는데 그런 특성, 강점, 잠재력을 사회적으로 유의미하게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 번째 책을 출간 준비 중이며, 인생 2막 강의도 투트랙(유료 및 무료봉사)으로 펼치면서 작은 실천을 진지하게 반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교, 공공도서관, 평생학습관, 기업체, 문화센터 등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에서 인기강사로 자리매김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 강의 샘플은 저의 유튜브 채널 「신중년마음연구소」를 참고하세요.)
대다수 퇴직자들은 회사를 나오자마자 하루 빨리 어딘가에 똬리를 틀고 중단없는 돈벌이에 나서려고 서두르기 일쑤입니다. 잠시라도 실업자로 남아 있으면 마치 큰 일이라도 날 것처럼 안달합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일시 땜빵은 되겠지만 결코 오래가지 못합니다. 몇년간 용돈벌이를 하다가 60대 중반에 뒷방 꼰대로 조용히 물러나 앉기 십상입니다. 지나간 첫 번째 인생과는 다른 차원의 새로운 스토리를 두 번째 인생의 무대에 올려 보세요. 나의 내면이 시키는 일을 두려움없이 서두름없이 도전해 보세요.
('유튜브' & '네이버TV' 검색창에) ☞ '신중년마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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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갓!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