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오독산 - 축령산
넉넉하게 밥을 먹고, 슬슬 앞으로 남은 길을 살펴본다.
응??? 잠깐만....
"200이상은 치고 내려가는데요??"
거의 해발 50에서 600까지 어렵게 올라왔는데...
350까지 내려섰다가, 886까지 500넘게 다시 올라야 한다. ㅠㅠ
내려서면서 마음의 불편함이 새록새록 또 꿈틀거리기 시작하면서,
일행들의 입이 다시 닫아진다. ^^;;;;
자. 저점까지 다 내려왔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자.
그러고 보니, 누적 고도로 치면 이거 설악산에 맘먹겠는데??
길이 뚜렷한게 어디야?
아까의 힘들었던 과거를 위안삼아서, 천천히 한발한발 바꾸며 오른다.
히딩크님이 힘들어 하시는데....
점점 후미는 A 종주코스가 시간적으로 어려워 보이고, 중탈을 고민한다.
무전을 통해서 A선두도 약한 말씀을 하시길래,
"가오가 있지, A선두는 종주하셔야져~~"
하면서 투혼을 주문.
'나는 빠져야지~ ㅋ'
축령산과 서리산 사이 말의 안장같은 위치에서 왼편으로 편하게 내려서는 길을 익히 알고 있다. 후후
축령산 자연휴양림에서 남이바위거쳐 오르는 등로를 만난다. 야호~~
어라? 줄이 막고 있네?
보통 비등으로 가는 갈림길에 이런 줄이 쳐져있는데..
우리가 온 길이 비탐은 아닌데, 이상하군.
어쨋거나, 다시 마음의 문이 열리고, 여인들의 입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즐거운 대화들을 다시 시작.
여기서부터 축령산까지는 고도차가 그닥없다.
축령산 코앞에서 약간의 경사를 치고 정상등극의 기쁨을 누린다.
비록 곰탕조망이지만, 마음은 후련하기 그지 없다.
인증을 마무리 하고,
보이는 첫 탈출로에서 중탈하겠다는 예고를 무전에 넣는다.
기대대로 A코스는 종주를 향해 달리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엄... 그러서야지.. A 선두인데... ㅎㅎ'
내려가는 길은 계단도 놓여져 있네? 어후~~ 이런 황송할데가
비단길이 따로 없다.
중탈길이 생각보다 빨리 보인다.
내가 생각했던 포인트 이전에 몇 곳이 더 있는 듯.
잽싸게 오가네 연못으로 거침없이 좌회전.
숲길이 그렇게 스무스할 수 없다. 우화...
평범한 길인듯하지만 우리 마음속엔 아름다운 비단길로 보인다.
오가네 연못.
아하~ 오씨성을 가진 가족이 조성한 연못을 좀 더 다듬은 모양이다.
연못 하나인 줄 보았던 시야를 키워보니, 두개가 더 아래에 보인다.
이색적이라, 사진을 좀 더 남긴다.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편한길로 접어들면서,
꽃들의 색들이 화려하게, 강렬하게 눈에 들어온다.
물기를 머금은 화려함과 생명력에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낀다.
비는 더욱 세차게 내리는데,
이제는 그런 비도 적응이 완벽히 되어, 불편하지 않다.
시원하게 샤워하고 있는 느낌 참 좋다.
버스에 당도하여, 시간을 본다.
우훗. 시간을 잘 맞추었네. 3시20분.
"산도 잘 못타는 사람들이 A를 타겠다고~~~"
올라서자 감사님의 말씀. ㅋ
"아니~ 어떻게 눈치까시고, B를 타셨네요~~"
감사님께 코를 들이밀면서, 티키타가.
후미로 처음 시작해서, 몰랐다가,
늘 봤던 최강 A팀원이 오늘만큼은 교체되었음을 뒤늦게 확인하여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ㅋ
속속 당도하는 자랑스런 A 선두팀을 맞는다.
히딩크님이 걱정이 되었는데,
B코스 등로를 만나 바로 하산하겠다고 확인하여, 안심했는데,
끝까지 안전하게 하산을 완료하셨다.
이후 식당으로 이동하는데..
청담 쭈꾸미집이라는데... 이동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하차를 시켜,
'이런 산중에 어떻게 식당이 있네...'
다들 맛집을 기대하면서, 식당앞까지 우중 이동했으나, 빈집. 으응?
나중에 알고보니, 집이 둘 인가보다.
처음 들어간 곳도 간판은 맞았는데..
실제 정상영업하는 곳은 읍내에 있는듯.
무거운 아이스박스를 회장님과 밀며 마지막 남은 체력까지 소진하는듯. 헉헉.
그렇게 고생을 시켜 이동한 곳이라그런지,
음식의 맛이 매워 딱 내 스타일. 감동이었다.
먼들님이 수시로 귀한 채소를 공수해주신다.
박수를 연발하면서, 최고의 밥상을 뒷풀이에서 누린다.
술이 거침없이 들어간다.
체내 수분이 거친 산행으로 많이 소비되긴 했으나,
기온이 낮아서, 이렇게 마시면....?
예상대로 대전 돌아오는 차안에서 화장실을 애타게 그리워하면서, 고통을 감내해야했다.
이제는 이 맘때 내가 조수석에 다가감을 "패턴"으로 인식하시는 듯.
이사장님께서 친절하게 휴게소 다왔다고 안내하신다. ㅋ;;;
대전와서, 오늘따라 아침부터 강조하며 예고한 산행평가까지 진하게 더 하고,
어떻게 대단한 귀소본능에 이끌려 집에 돌아왔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내가 집에 안들어갈라고 바둥바둥 댄 듯.
만보적금을 들어, 매일 만보를 걷는 습관을 길러왔는데,
다음날 일어나서 오늘은 쉴까.... 했는데,
폰을 열어보니.... 으응?
'5000보? 도대체 오늘새벽에 얼마나 헤멘거여~~~~?'
그렇다면...
살짝 타슈를 몰고 갑천 잠깐 몰고 들어오니,
가뿐하게 만보를 넘겼다. ㅋㅋ
행복한 주말을 보냈다.
첫댓글
만보적금
성실히 찍고 계시는거내요
잘 하셔써요~
또
다른 한주시작 화이팅요~^^
덕분에 하루 재미나게 보내고 왔습니다.
이번주는 또 무슨 스펙터클이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저도 늘하늘 감사님의 여느 때와 같지 않으신 행보에 놀라 여쭈었더랬는데,
A코스도 가려서 하신다며,,,^^, 웃음을 주셨답니다.
초입에서 혼선을 빚어 고생하셨어도 산행 후기를 통해 느껴지는 것은
언제나 산과 함께한 인생은 아름다워라~인 듯 하네요.
주말로 이어진 만보저축,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겠지요?
감사님 눈치백단이셨어요~ ㅎ
처음에 좀 고생했고 오독봉 반 쯤 올라갈때부턴 나름 괜찮았어요~^^
등고선으로는 그렇게 떨어졌다 치고 올라올줄 몰랐어요. ㅎ
체력이 좀 딸리시는 분들 고생이 컸을것 같아요.
그만큼 좋았던 하루였습니다.
덕분에 미답의 산 하나 찍었습니다. 정상조망 좋았어요~^^
초장의 오독산 비등길, 제법 오르내림이 있었던 쉽지 않았던 A코스였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전형적인 육산으로 유순할 것으로 예상했다가 큰코다친 산행으로 기억될 듯싶네요.
늘 자세한 산행기록 수고 많습니다.
어디든 자문님과 함께하는 길은 든든합니다.
정상등로 만나 좋았다가 낙차를 만나 고전했다가 축령산 접근하며 다시 좋아지는 다이나믹했던 하룽ㆍ닜습니다~^^
가고 싶은 곳
명품후기로 대신합니다
우중산행이었지만 즐산한 듯요ᆢㅎ
수고하셨습니다 ~~
네~ 날좋을때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