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르츠 쇼크’… 과일 물가 상승률 32년 만에 최고치 찍어

[누구도]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의 한 상점에서 소비자가 진열된 사과와 배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후르츠 쇼크’… 과일 물가 상승률 32년 만에 최고치 찍어

전년 대비 귤 78.2%, 사과 71%, 배 61.1% 올라
제철과일 귤·딸기도 공급 줄어 가격 폭등
2월 설 연휴로 과일 수요 증가한 것도 영향
정부 ‘할인쿠폰’ 600억 쏜다지만… 물가 안정 효과는 ‘글쎄’

윤희훈 기자
입력 2024.03.06. 12:55
업데이트 2024.03.06. 13:44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의 한 상점에서 소비자가 진열된 사과와 배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연초 2%대로 내려갔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다시 3%대로 올라선 가장 큰 요인으론 과일 가격 급등이 꼽힌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8.2% 올랐다. 사과와 배도 각각 71%, 61.1% 씩 올랐다. ‘후르츠 쇼크’(Fruits Shock)’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과일류의 물가 동향을 보여주는 신선과실지수는 164.09로, 전년 동월 대비 41.2% 올랐다. 1991년 9월 43.9%를 기록한 이후 32년 5개월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과일지수는 전월 대비로도 8.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 보면 1월 상승률 41.2%를 기록한 사과는 이달 71%로 상승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이상기후로 작황이 좋지 않아 공급이 감소한 여파로 오른 사과값은 지난해 가을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봄철 이상 저온으로 화분이 다쳐 착과수가 줄었고, 여름철 집중 호우와 수확기 직전 고온으로 탄저병 발생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여기에 작년에는 설 연휴가 1월이어서 설이 지난 2월 과일 가격이 안정된 반면, 올해는 명절이 2월 중순이어서 선물 및 제수용품 수요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사과 값이 폭등하면서 대체 과일들의 물가도 함께 올랐다. 대표적이 겨울철 과일인 귤은 1월 39.8% 오른 데 이어, 2월엔 80% 가까이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특히 귤 가격은 전월과 비교해도 42.3%나 뛰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대체 수요 증가와 노지 귤 생산량 감소가 귤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귤과 함께 겨울·봄 과일로 인기가 많은 딸기 역시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3.3%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2월에는 딸기 공급량이 늘어 500g 기준 5000원대에 판매됐지만, 올해는 7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과일 가격 안정을 위해 이달부터 내달까지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600억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200억여원을 추가로 투입해 13개 과일·채소의 납품단가를 지원해 유통업체의 판매가격 인하도 유도할 방침이다.

수입 과일의 신속 통관 등 국내 도입 소요 시간을 단축시키고, 할당관세 등 관세 인하도 추진한다. 특히 만다린(관세율 50→10%) 과 두리안(45→5%), 파인애플주스(50→10%)에 대해선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봄 대파의 출하가 본격화하는 5월 전까진 수입 대파 3000톤에 대해 관세를 인하한다.

다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그동안 고물가대책으로 할인쿠폰을 지속적으로 발행한 것을 두고 공급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요만 유지시켜 물가 안정을 지연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과일 가격이 워낙 많이 올라 할인쿠폰을 적용해도 서민 가구는 과일을 구매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대규모 세금이 투입된 물가안정정책의 효과를 중산층 이상 고소득 가구만 누려 재정 정책의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수입 과일 품목 확대 등 공급난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대표적인 수입 과일인 망고는 수입량 확대 및 관세 인하 효과로 지난달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0.5% 하락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과일 고물가의 원인은 공급의 문제”라며 “할인쿠폰에 600억원을 쓰는 것보다 그만큼 외국에서 사과 등 과일을 수입해 오는 게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검역 절차의 문제가 있지만, 절차를 제대로 만들고 통관 과정에서 검역을 확실히 하면 해충 유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윤희훈 기자







관련 기사
정부, 金과일·金채소 납품단가 인하 및 할인 지원에 434억 투입
최상목 “사과·배 등 체감가격 최대 40~50% 내릴 것… 오렌지·바나나 직수입”
오늘의 핫뉴스
조용히 '2조 클럽' 눈앞… BMW도 반한 韓 중소기업
정책 많이 본 뉴스
‘후르츠 쇼크’… 과일 물가 상승률 32년 만에 최고치 찍어
‘컷오프’ 홍영표 탈당… “민주당 공천은 ‘정치적 학살’”
입법조사처 “기존 수소정책, 기술 수준 고려 없이 목표량만 제시”



100자평2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최신순찬성순반대순
공정하게삽시다
2024.03.06 14:31:50
과일뿐 아니고 우리나라 먹거리 가격은 농산물 축산물 임산물 수산물 할거없이 너무 비싸다 !모든 먹거리 재료들을 수입 개방해서 서민들도 좀 싼값에 사서 먹고 살게하라

답글작성
1
0
침착
2024.03.06 14:26:47
미친 과일 가격이다 생산성 없는 70대 이상 노인 농민들이 본인은 힘든 과일 농사 못하고 다 외노자써서 과일 재배하니 가격이 안비쌀수가 없지 베틀로 삼베 짜듯이 소규모 영농은 조선시대에나 하던거인데 최첨단을 달리는 대한민국이 농민들 소득 보장해준다고 서민들은 과일도 못먹게 만들어O 미국은 사과 배 수입하라고 난리임. 1/3 가격에 품질도 대한민국 과일보다 더 좋음 사과 배 수입한다고하면 농민들이 죽일려 하겠지 서민들은 과일 못먹는거 생각도 안하고

답글작성
0
0
당신이 관심 있을 만한 콘텐츠
장원영, 브라톱에 한쪽 어깨 스르륵…아찔하고 큐트한 인형 자태 - 조선비즈
2차전지 대장주가 바뀌었다, 대장주는단연코'이 주식'이다
2차전지 조정을 받았다면, '이 4개 주식'으로 반등을 준비하세요
과당경쟁 자제령에도 암 통원비 100만원까지 올린 생보사 - 조선비즈
“흰색을 더한 건축, 예술이 되다”... 하이퍼엔드 주거 작품 ‘더 팰리스 73’ 직접 가보니 - 조선비즈
차량용 반도체의 미래가 밝습니다. '이 3개 주식'을 주목하세요
Recommended by
많이 본 뉴스
1
[중견기업 해부] 차세대 車부품으로 ‘매출 2조원’ 눈앞 세방전지
2
갤럭시S24 울트라, 아이폰15 프로맥스 누르고 美 컨슈머리포트 평가 1위
3
네이버페이, 작년 결제액 43兆 돌파… 카카오페이·토스 추격 따돌렸다
4
벤처투자로 은근 재미 본 JYP엔터... VC 차리고 첫 투자한 곳은 ‘푸드테크’
5
명동·강남 제치고 임대료 1위는 서울 북창동… 월 1087만원
6
“올해 시설투자 대폭 줄인다”… LG이노텍에 무슨 일이?
7
‘경희궁 유보라’ 1순위 청약에 7000명 몰렸다… 124.4대 1
8
[르포] 청담 상권 공실 급증… “광고 효과는 줄고, 임대료는 높아져”
9
“후퇴는 없다” 의료계에 더 강경해진 정부, 배경은 화물연대 파업의 기억?
10
‘후르츠 쇼크’… 과일 물가 상승률 32년 만에 최고치 찍어

연예 많이 본 뉴스
1
한영, ♥박군과 무슨 일 있었나..2달 만에 근황 공개 “살 좀 쪘지만 잘 지내고 있어”
2
'남편 귀책' 황정음·벤→'결혼 1년만 파경' 서인영·허동원…연예계 이혼 러시[PICK★]
3
소녀시대 윤아, 디즈니 공주님 같아…亞 팬미팅 투어 속 빛나는 비주얼
4
'결혼지옥' 오은영, "이런 부부는 처음, 너무 안타까워" 솔루션 힘 빠지게 한 역대급 부부 [어저께TV]
5
"아이 얼굴에 대소변" 티아라 아름, 전 남편 '아동학대' 주장에 경악..이혼소송 중 [Oh!쎈 이슈]
6
에스파 카리나, 이재욱과 열애에 손 편지… “놀라게 해 죄송하다”
7
NS윤지 “헐리우드 첫 출연료? 8년 가수 활동보다 더 벌어…짭짤해” 솔직 (‘강심장VS’) [어저께TV]
8
“최민환과 이혼 4개월 차→제주도行”…율희, 자유로운 일상 [★SHOT!]
9
장원영, 브라톱에 한쪽 어깨 스르륵…아찔하고 큐트한 인형 자태
10
[단독] '이혼 아니라던' 서인영, 결혼 1년만에 끝내 남편과 파경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ndroid)
Copyright 조선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