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태는 전학한 지 얼마 안 되어, 그는 무척이나 이상한 아이를 보게 되었다. 전학한 학급의 반장이 반의 1짱 아니, 전교 1짱 엄석대이다.
그는 6학년이 아닌 5학년이면도 불구하고 전교에서 가장 싸움을 잘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학급의 모든 아이들은 석대를 두려워하였고, 학급의 모든 대소사는 철저하게 석대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담임을 비롯한 교사들은 이런 석대를 무척이나 훌륭한 아이로 평가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석대는 그것을 바탕으로 폭력과 회유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사실상 학급의 왕 노릇을 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그런 석대가 두려워서, 그리고 다른 학생들도 모두 그랬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석대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석대는 새롭게 같은 반이 된 병태 역시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만들려고 했다.
평등주의자인 병태는 석대의 독재에 반감을 품고 저항했지만, 학급의 상황은 이미 병태 혼자의 힘으로 대적하는 것은 도저히 무리였다.
급장 선거도 결국 석대의 손아귀에서 굴러갔을 뿐이고, 심지어는 서울 및 모범생 출신이라 병태가 자신 있었던 성적마저 이기지 못해서 등수에서 밀려났다.
분명 규칙 위반은 맞지만 다른 아이들은 그냥 넘어간 사소한 것들도 병태만은 칼같이 고발되어 혼났고, 이런 일이 쌓이고 쌓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병태는 교사들조차 그의 이야기만 나오면 '쟤는 왜 저러니?' 취급 하는 골칫거리가 되어버렸다.
성적도 떨어지고, 부모님에게 도움을 청해봐도 오히려 2차 가해만 당하며 힘겨운 학교생활을 이어나가던 병태는 결국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엄석대에게 복종했다.
아예 다음 날은 샤프 펜슬까지 뇌물로 바쳐가며 석대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그러자 석대는 병태에게 자신의 권력을 일부 맛보게 해주며 아예 자신의 오른팔 자리에 앉혔다.
그동안은 불공정했던 싸움 권력 서열도 다시 바로잡았다. 사실병태는 넘버 2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