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광주는 박제화됐다고 했나. 누가 28년씩이나 박물관에 가두어져 있다고 했나. 광주는 17일 하나가 됐다. 전국이 하나가 됐다.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 곳곳에서 모여들었다. 5.18 최후의 격전지 옛 전남도청 광장에 수천여명이 모였다. 이들 참가자들 가운데는 상당수 일본인과 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내국인만의 행사가 아니었다. 집회 참가자들 모두 촛불을 들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규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쇠고기 재협상을 강력히 촉구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써 붙여놓았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현수막.
17일 행사는 여느 5.18 전야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서 출발했다. 행사장 곳곳에 광우병을 우려하는 안내판과 이를 설명하는 안내인들이 있었다. 한켠에서는 주먹밥을 나눠주며 28년전 '그 날'의 대동세상을 재현했다.
5.18 전야제 행사로 주먹밥을 만드는 아주머니들.
밤 7시 전야제 시작 전 풍물패가 등장, 분위기를 달구었다. 이어 대학생과 금속노조 등 전국 노동자들이 행사장에 들어섰다. 광우병 소를 상징하는 모형을 실은 차가 들어올 때는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전야제 행사에서 일본인들이 합창을 하고 있는 모습.
이후 열린 전야제 행사에는 각 지역에서 온 노동자와 시민들이 돌아가며 연단에 올라 개인 체험담과 어려움을 토로했다. 집회에 모인 시민들은 환호와 박수로 이들을 맞았다. 한 노동자는 "88만원 세대(비정규직)이다"며 "광우병 때문에 한국을 떠나고 싶어도 돈이 없이 못떠난다"고 했다. 이날 집회는 마침 주말이어서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대거 몰렸고 이날 차없는 거리로 조성된 광주 금남로와 충장로 곳곳에는 밤 늦게까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