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역사와 함께 하였던 중앙공원... 이곳에 천년이 넘는 압각수(鴨脚樹)라는 은행나무가 있다. 나뭇잎이 오리발처럼 생겨서 붙여진 鴨脚樹... 고려 말 공양왕 때 윤이와 이초가 명나라로 가서 이성계 일파를 없애기 위해 이성계가 공양왕과 함께 명나라를 치려 한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이 때문에 이색, 이승인, 권근, 이종학 등의 충신들이 청주 옥(獄)에 갇히고 문초를 받자 갑자기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져 성안에 홍수가 났단다. 이때 이 충신들이 압각수에 올라가서 목숨을 구했다니 하늘이 감응(感應)하였을 것이다.
압각수 뒤에 있는 망선루(望仙樓)... 청주목 관아의 누각이었다. 역사적으로는 홍건족의 난 때 공민왕이 몽진(蒙塵)하였던 곳이다. 본래 명칭은 취경루(聚景樓)였지만 세조 때 중창하면서 한명회(韓明澮)가 望仙樓로 편액을 개칭(改稱)하였단다. 일제강점기 무덕전(武德殿)의 신축으로 헐리게 되자 제일교회 동쪽으로 옮겨져 청남학교와 세광고등학교 등의 교사로 이용되었다가 1982년에 이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이곳에는 병마절도사영문(정곡루), 조헌선생과 영규대사를 기리는 전장기적비, 대원군 척화비 등 유적이 많다.
중앙공원에서 나와 인근의 용두사지 철 당간으로 갔다. 무심천 위에 떠있는 배의 형상이라고 해서 주성(舟城)이라고 불리었던 청주... 그 배를 안정시키고자 세운 돛대가 바로 이 당간(幢竿)이다. 사찰 앞에 세워 사찰을 알리는 깃발을 다는 幢竿... 창건 년대를 알 수 없는 용두사... 이 당간은 고려 광종 때 세웠다. 화강석으로 지주를 세우고 철통(鐵桶) 30개를 연결하였는데 이 당간은 현재 20개만 남아있다. 용두사 철당기(龍頭寺鐵幢記)가 새겨져 있는데 명문(銘文)이 새겨진 철당간은 이것이 유일하단다.
용두사지 철당간을 나와 서문시장으로... 삼겹살 특화거리란다. 이곳에서 소주와 함께 족발로 간단한 요기(療飢)를... 족발은 무좀에 안 결렸는지... 주인이 매우 친절하다. 친절하니 며칠 전 대전 유천동 단위농협에 잔돈을 바꾸러 갔던 생각이 난다. 내 순서가 되어 직원 앞에 갔다. 내 직전 사람이 도장을 놓고 간 것을 내가 발견하였다. ‘그 분에게 빨리 연락하라.’고 하니 직원... 나보고 양보하여 고맙다고 하면서 신권(新券)과 함께 음료수도 주니 이것이 친절로 고맙다. 그런가하면 폐기할 달걀을 유통시킨 평택의 어느 농협... 개탄할 일이다. 405번 청주버스로 신탄진으로 오면서 여행을 마친다. 고맙습니다.
청주산성 동문
정곡루 청주읍성
압각수
망선루
용두사지 철당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