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2607433B54614C9611)
중고차 시장 |
“중고차딜러에게 500만원에 팔았는데 그 차가 600만원에 나왔더군요. 차체에 흠집이 많다, 범퍼가 교환됐다 등 이것저것 트집을 잡아 값을 깎고 자신은 20만~30만원 정도 밖에 이익이 나지 않는다더니 100만원이 남겨 먹네요. 딜러는 사기꾼이라고 하던데 제가 이렇게 사기당할 줄 몰랐어요”
타던 차를 중고차딜러에게 판 경우 많은 소비자들이 자신이 헐값에 넘기지 않았는지 걱정한다. 자신의 차가 판 가격보다 비싼 값에 중고차사이트에 시장에 나온 것을 안 순간, 걱정은 분노로 바뀐다. 딜러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 때문이다.
반면 중고차딜러는 소비자들이 중고차 구입이나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은 생각지 않고 무작정 사기꾼 취급한다고 억울해한다. 요즘은 소비자에게 속아 손해를 보는 일이 많다고 항변하기도 한다.
소비자와 딜러 사이에 가격을 놓고 발생하는 갈등은 수십년 간 계속된 불투명한 중고차 거래과정과 일부 악덕 딜러의 사기 행각, 소비자들의 오해와 편견 등이 맞물렸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 같은 갈등은 중고차 가격 산정 기준으로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 중고차 가격 산정 기준을 통해 소비자는 가격으로 장난(?)치며 폭리를 취하려는 딜러를 피할 수 있고 딜러는 소비자에게 사기꾼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다.
자동차유통 컨설팅업체인 피치오토앤컨설팅, 중고차 가치평가업체인 한국자동차평가, 기업형 중고차매매업체로 10여 년의 데이터를 통해 시세를 산출하고 있는 SK엔카 등의 도움을 얻어 중고차 가격 산정 기준을 정리했다.
중고차 상태 점검 |
◆내가 판 차, 딜러는 얼마에 팔까?
내가 판 차를 딜러가 얼마에 내놓는지 알려면 매입가와 판매가부터 구분해야 한다. 매입가는 딜러가 차를 사들이는 가격이고 판매가는 딜러가 차를 소비자에게 파는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중고차 시세는 판매가 기준이다. 국내에서 중고차 시세는 주로 공급과 수요에 따라 바뀐다.
시세가 정확한 판매가라고 볼 수는 없다. 시장에 따라, 업체에 따라, 인기도에 따라, 차 상태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자 판매가와 딜러 매입가에 대한 정확한 규칙을 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시세표를 기준으로 차를 얼마에 팔 수 있다는 평균적인 가격을 산정해볼 수 있다.
수리할 필요가 없는 무사고차를 기준으로 소비자 판매가와 딜러 매입가의 적정 차액을 살펴보면 △판매가가 200만원일 경우 매입가는 140만~160만원으로 차액비율은 20~30% △판매가 400만원은 매입가 320만~340만원, 차액비율은 20~30%다.
판매가가 800만원을 넘어서면 차액비율은 10%대로 내려가 △판매가 800만원은 매입가 680만~700만원, 차액비율은 13~15% △판매가 1500만원은 매입가 1320만~1350만원, 차액비율 10~12% △판매가 2500만원은 매입가 2250만~2350만원에 차액비율은 8~10%다.
차 가격이 비쌀수록 판매가와 매입가의 차이는 커지지만 차액비율은 줄어든다. 또 중고차가 잘 팔리지 않으면 매입가가 기준보다 낮아지는 추세다. 시장에서 잘 판매되지 않는 차종은 매입가가 기준보다 더욱 낮아진다.
◆매입가+부대비용=딜러 원가
판매가와 매입가만 놓고 본다면 딜러가 폭리를 취한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차액 전부가 매매업체의 이익은 아니다. 부대비용 때문이다. 매매업체는 구입한 중고차가 잘 팔리도록 수리ㆍ도색ㆍ광택작업을 실시한다. 매매업체는 이 작업을 위해 평균 20만원 정도를 쓴다.
차를 직접 매입할 때 내야 하는 이전등록 비용도 최소 10만원 정도 든다. 이 밖에 전시장 사용료, 금융이자, 계약서대금 등 갖가지 부대비용이 생긴다. 도매가에서 이 부대비용들을 뺀 나머지 금액이 매매업체의 이윤이다.
자동차유통 컨설팅업체인 피치오토앤컨설팅에 따르면 딜러가 2008년식 중형차를 900만원에 매입했을 때 탁송비 3만원, 유류대 2만원, 성능 및 상태 점검기록부 발급 비용 3만원, 정비 및 수리비 20만원, 세차 및 광택비 10만원, 매입비 18만원, 입금 10만원, 금융비용 14만원, 광고 및 기타비용 10만원 등 총 9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2008년식 중형차 매입가 900만원 기준 중고차 부대비용 |
매입가격 900만원에 부대비용 90만원을 합쳐 원가는 990만원이 된다. 딜러는 이 차를 1100만원 정도에 내놓아 일반적인 거래 관행상 할인을 적용해 1080만원에 판매한다.
딜러가 1050만원에 광고하지만 알선 딜러들이 30만원을 더 추가해 판매하기도 한다. 딜러 마진은 60만~90만원 수준이다. 판매기간이 길어지면 마진은 더 줄어든다.
금융비용, 주차비용 등이 더 들어가는 데 차가 팔리지 않으면 자금력이 부족한 딜러가 손절매하는 경우도 많다. 또 딜러와 딜러 간의 차 거래 등으로 차를 사고 팔 때 거치는 유통단계가 복잡해지면 딜러 이윤이 더 줄어들거나 최종 소비자가격이 비싸지게 된다.
중고차시장이 투명하다고 알려진 일본의 경우 차 한 대 당 매매업체가 갖는 이윤은 소매가의 20% 정도다. 국내 딜러들의 이윤율은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5~10% 정도로 일본보다 낮은 수준이다.
신현도 피치오토앤컨설팅 대표는 “딜러간 경쟁이 치열해져 바가지를 씌우는 일부 악덕 호객꾼을 제외하면 대부분 차 한 대당 5% 정도 이윤을 가져간다”며 “딜러가 폭리를 취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중고차딜러에 대한 오래된 불신과 온오프라인에서 암약하는 불법 호객꾼들 때문에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 |
자신이 타던 차를 팔 때는 누구나 좋은 값에 팔기를 원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중고차시장이나 중고차사이트에 타던 차를 내놓으면 딜러는 좀 더 싼 값에 사기 위해 이것저것 흠 잡기 마련이다.
이와 반대로 애지중지한 차를 내놓은 차주는 흠을 무시하거나 감추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마찰이 발생한다. 차주는 별문제가 없다고 여겼던 흠을 딜러가 트집 잡거나 비싼 돈을 들여 장착한 옵션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을 때 기분이 상하기도 하고 팔고 난 뒤에도 손해 봤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사실, 차주가 딜러와 상대할 때 손해를 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딜러가 사고, 수리, 내외부 상태, 주행거리, 옵션 등 가격 변수 요인에 따라 얼마나 가격이 떨어지는 지 정확히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가격 변수 요인을 몰라 주먹구구식으로 영업하면서 싸게만 구입하려는 딜러도 많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미덥지 않을 때도 많다.
이는 가격 변수 요인을 알면 소비자와 딜러 모두 쓸데없는 마찰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소비자는 수리상태나 주행거리 등에서 트집을 잡아 턱없이 가격을 매기려는 딜러를 피할 수 있고 딜러는 소비자를 속여 헐값에 사들였다는 오해를 사지 않아도 된다.
다만, 중고차 상태는 신차와 달리 천차만별이고 지역, 시장, 딜러, 수요 및 공급 상황 등 또 다른 변수가 발생하기에 가격 변수 요인만으로 가격 하락폭을 정확하게 책정할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다.
◆판금·도색, 연식 짧을수록 가격 하락폭 커
차를 타다 보면 크고 작은 사고를 겪기 마련이다. 흠집 하나 없는 무사고차는 사실상 없다. 사고는 당연히 가격을 떨어뜨린다.
큰 사고로 부품이 많이 교체됐고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 모두 이를 안다면 당사자 모두 제값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가격 협상은 비교적 원활히 이뤄지는 편이다.
문제는 간단한 접촉 사고 등으로 판금이나 도장 및 교체가 이뤄진 차를 사고 팔 때 발생한다. 이 때 판매자와 구입자 간 마찰이 가장 많이 생긴다. 판매자는 판금이나 도장된 사실을 작게 여기는 반면 구입자는 크게 생각해서다.
판금 등으로 발생한 가격 감가 역시 차종, 상태, 지역, 수급상황 등 수많은 변수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참고사항으로 여기는 대략적인 기준은 있다.
범퍼의 경우 경차와 소형차는 도색이 이뤄졌더라도 가격 감가는 크지 않다. 가벼운 접촉사고나 흠집 등으로 발생한 단순 범퍼 교환은 사고로 여기지 않아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다. 출고된 지 5년된 차 기준으로 10만~20만원 정도 가격이 하락한다.
앞 펜더의 경우 판당 차 값의 1~3% 정도가 감가된다. 차 가격이 500만원이라면 5만~15만원 정도 가격을 덜 받게 된다. 뒤 펜더를 수리하거나 교체했을 때는 판당 차 값의 7~15% 정도 감가된다.
연식이 짧을수록 가격 감가가 커진다. 또 경차나 소형차보다 중형차나 대형차가 더 많이 가격이 깎인다. 출고된 지 5년된 차 기준으로 판당 10만원 정도 차 값에서 빼기도 한다.
보닛도 5~15% 정도 가격이 떨어진다. 도어는 한 곳당 5~12% 정도 감가 된다. 교환되거나 수리가 필요한 도어가 2곳이면 1.5배, 4곳이면 2배 정도 가격 감가가 이뤄진다.
중고차 진단 |
◆주행거리는 1년 2만
km 넘으면 손해
주행거리는 신차보증기간이 남은 차를 제외하고는 부품 교환주기를 알려주는 요소로, 수많은 평가사항 중 하나에 불과하다. 20만~30만
km가 넘은 고령차들도 소모품만 갈아주면 운행에 문제가 없는 게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주행거리를 차 구입의 중요한 기준으로 여길 정도로 주행거리에 민감한 만큼 가격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1년에 2만
km를 기준으로 주행거리의 길고 짧음을 정한다. 연평균 2만
km 안팎이면 주행거리가 가격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 연평균 1만
km라면 가격을 좀 더 받을 수는 있지만 이는 주로 인기차종에 해당한다. 반대로 연평균 3만
km 정도로 주행거리가 많다면 5% 정도 감가된다. 비인기차종은 더 많이 가격이 떨어진다.
가격에 좀 더 영향을 주는 주행거리는 10만
km다. 5년된 차의 주행거리가 10만
km를 넘었다면 소비자들이 눈길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10만
km 미만이라면 소비자들이 좀 더 선호하기도 한다. 따라서 9만5000
km 주행했을 때 파는 게 10만5000
km 운행한 뒤 파는 것보다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다. 1만원짜리 상품을 9900원에 내놨을 때 소비자들이 실제 차이인 100원보다 더 많이 싸다고 여기는 것과 비슷하다.
◆옵션도 옵션 나름, 내비는 인기상승중
중고차를 팔려는 사람들은 자신의 차에 각종 옵션이 붙어 있는데도 가격을 제대로 쳐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자주 내비친다. 옵션을 달 때는 비싼 돈을 들였는데 차를 팔 때는 헐값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동변속기 등 몇 가지 옵션에만 가격이 제대로 책정됐고
AV시스템 등은 가격을 못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각종 옵션 장착이 일반화되고 중고차 판매에 영향을 끼치면서 가격책정 대상인 옵션이 늘어났고, 가격도 좀 더 올라가는 추세다.
현재 가치를 인정받는 옵션은 자동변속기, 매립 내비게이션, 선루프다. 수동변속기 모델은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시세보다 10% 이상 가격을 깎아도 팔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빌트인(매립) 내비게이션(순정, 비순정 모두 포함)과 선루프는 중고차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아 예전보다 가격을 좀 더 쳐준다. 지역, 시장, 계절, 차 상태 등에 따라 가격이 많이 달라지긴 하지만 차 연식에 따른 평균값을 매겨 보면 2년 미만은 60~100%, 3~4년은 50~70%, 5년 이상은 30~50% 정도를 인정받는다. 인기차종이라면 평균보다 더 가치를 인정받는다.
◆튀면 손해. 차라리 유유상종하라
색상도 가격에 영향을 준다. 어울리지 않는 색상으로 칠해진 자동차를 딜러들은 문제가 있는 차라는 뜻으로 ‘하자’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하자 중고차는 갈대색, 빨간색, 핑크색 등으로 칠해진 준·대형 승용차다. 해당 차량은 찾는 소비자가 많지 않아 5% 이상 싼 값에 팔 수 밖에 없다. 겨울 등 비수기에는 장기 재고가 될 가능성이 높아 가격이 더 많이 감가된다.
소형차에서는 검정색이 하자 색상이 된다. 경차와
SUV의 경우 색상이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튜닝차도 중고차시장에서는 하자 취급을 받는다. 신차시장과 달리 중고차시장에서는 무난한 차가 잘 팔리는데, 차주의 개성에 맞춰 튜닝한 차는 찾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개성 강한 색상으로 칠해진 차나 튜닝차를 좀 더 좋은 값에 팔려면 자동차동호회에서 직거래를 시도하는 게 좋다.
첫댓글 어려운 현실 입니다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