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롯데캐슬’ 대신 고급 브랜드 ‘르엘’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는 의외의 결정이라고 보고 설왕설래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별도의 고급 브랜드를 출범한 건설사들의 고민을 보여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대치2지구 재건축 아파트인 ‘르엘 대치' 조감도.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북가좌6구역 재건축 조합에 자사의 고급 브랜드 ‘르엘’을 제안했다. 건설사들의 고급 브랜드가 주로 강남 재건축 단지의 전유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롯데건설은 “(롯데건설이 수주한) 상암 DMC 복합쇼핑몰과 수색역세권 개발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결정이 롯데건설의 아픈 경험과 관계가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건설은 앞서 흑석9구역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르엘 브랜드를 적용할지 문제로 조합원들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롯데건설이 애초 제안한 28층 설계안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조합과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르엘 브랜드를 요구한 조합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 시공 계약 해지에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롯데건설이 북가좌6구역에서는 선제적으로 르엘 카드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북가좌6구역을 두고 롯데건설과 맞붙은 DL이앤씨는 ‘아크로’로 맞불을 놓는 대신 ‘드레브372’라는 북가좌6구역 전용 브랜드를 따로 내기로 했다. 롯데건설과는 달리 기존 고급 브랜드의 희소성을 지키면서 청담동에서 주로 쓰는 형태의 독자 브랜드를 새로 제안한 것이다.
DL이앤씨도 ‘e편한세상’ 대신 ‘아크로’를 적용해 달라는 조합들의 요구가 곳곳에서 갈등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지난 2019년 4월 수주했던 신당8구역에서 아크로 적용여부를 두고 재개발 조합과 실랑이를 벌인 끝에 이번달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지난 2015년 롯데건설·현대산업개발·금호산업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참가했던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 사업에서도 지난 5월 같은 이유로 계약해지 당했다.
건설사들은 조합들의 고급 브랜드 적용 요구에 나름의 기준이 있다며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 ▲입지 ▲향후 발전 가치 ▲주변 시세 ▲건설자재·각종 단지 내 편의시설과 그에 따른 공사비용 등 여러 요소를 기준으로 종합적으로 심사해 결정하는 사안”이라며 “하지만 기준 자체가 회사의 ‘영업 기밀’이기도 해서 대외적인 공개는 어렵다. 회사 입장에서도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고급 브랜드를 둘러싼 건설사와 조합 간의 갈등을 일정 부분 건설사들이 자초했다는 평도 나온다. 4~5년 전 브랜드 론칭 당시만 해도 최고급화 전략으로 강남 일대 단지에 한정적으로 적용해 희소성을 앞세우던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전이 치열해지면서 먼저 고급 브랜드 카드를 제시하는 경우도 늘었기 때문이다.
DL이앤씨의 경우 지난 3월 부산 해운대구 우동1구역에 비(非)수도권 최초로 ‘아크로’ 적용을 약속했는데, 광주 광천동 재개발 조합이 우동1구역 사례에 자극받아 아크로 브랜드를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역시 고급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비강남권인 흑석11구역과 부산 남구 대연4구역 대연비치에 적용한 바 있다.
최고급 브랜드 사용을 리모델링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현대건설은 동부이촌동 한가람 아파트의 리모델링 사업에 ‘디에이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현될 경우 재건축·재개발이 아닌 리모델링 단지에 고급 브랜드를 적용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들이 고급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은 ‘리딩 단지’로 떠오르면서 향후 시세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고급 브랜드는 특성상 희소할수록 가치가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조합의 요구에도 고급 브랜드를 적용해주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DL이앤씨의 ‘드레브372’도 이같은 고민의 산물로 해석된다.
상황이 이같이 흘러가자 아예 고급 브랜드를 만들지 않았던 건설사들이 내심 미소를 짓는 경우도 있다. GS건설의 경우 별도의 고급 브랜드 없이 ‘자이’ 브랜드로 계속 일원화하기로 했다. 일부 단지에 ‘그랑 자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나 ‘자이’와 별도의 브랜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고급 브랜드를 론칭하지 않은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몇 년 전 고급 브랜드 열풍이 불었을 당시에는 트렌드에 뒤쳐지는 것 아닌가 싶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결과론적으로는 브랜드를 이원화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설사들은 강남 사업지만 진출할 것이 아니고 상대적으로 공사비가 저렴한 지역도 진출해야 하는데, 사업지에 상관없이 고급 브랜드를 요구하면서 오히려 사업 수주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심지어 기존 단지에서도 불만이 쌓일 수 있는데, 그렇다고 여기저기 고급 브랜드를 적용하면 결국은 고급이 아니게 되고, 결국 또 다른 브랜드를 론칭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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