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호 청룡열차는 설국을 찾아 태백으로 달려간다.
엊그제 강원 산간에 내린 많은 눈은 태백을 이름에 걸맞게 거대한 하얀 산을 만들었을 것이다.
두리산악회 매년 연례행사로 연초 태백산 산행은 10여 년을 훌쩍 넘어섰다.
작년 정월 태백산 산행을 그대로 베껴 올려도 하나도 틀리지 않겠지만
2024년도로 바꼈으므로 뻔한 내용이지만 다시 올려본다.
유일사탐방지원센터부터 천제단을 향한 오름은 시작된다.(11:50)
태백산은 빈틈없이 눈이불을 덮고 있었다.
하얀 카페트를 밟으며 부드러운 출발을 한다.
하얀 눈밭에 검은 점 셋이 자국을 남기고 걷는다.
유일사쉼터까지 꾸준히 오르는 임도 경사로
유일사쉼터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칼바람을 피한다.(12:34)
천제단으로 오르는 가파른 능선을 탈때 전투기들이 허공을 가르며 굉음을 뿜어낸다.
능선에 몰아치는 삭풍은 살을 에이는 것 같이 따갑다.
능선을 쓸어버릴 것 같은 차디 찬 강풍은 전투기의 굉음 못지 않았다.
하늬바람에 떠밀려 능선을 쓸고 날으는 구름은 전투기를 따라잡을 듯 하다.
손이 얼어붙어 감각이 없고 카메라를 꺼낼 수 없어 그 멋진 주목을 등 뒤에 세울 수 없었다.
멀리 건너편에 보이는 함백산도 설산으로 얼어붙어 있었다.
태백산의 최고봉 장군봉(1,567m)에 섰다.(13:35)
태백산 최고의 위치를 맡고 있지만 300m 떨어져 있는 천제단의 명성에 밀려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장군봉 정상석을 만지고 바로 천제단으로 직행..
아차! 장군단에서 작년에 빌었던 것과 이하동문으로 빌었어야 했는데
추위에 뇌가 얼어붙어 깜빡했다.
뒤돌아밨을 때 장군단을 멀어졌다.
천제단에서는 잊지 말아야지...
천제단(13:40)
태백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반드시 들리는 곳이다.
왜? 태백산이 새겨진 정상석이 있고
기복을 하는 한배검 제단이 있기 때문에...
천제단 한배검 제단을 돌며 기원을 했다.
집안은 작년과 그대로 무사평온... 작년에 기원했던 것과 이하동문
천제단에 서서 한편 쓸쓸한 마음은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내일이 벌써 고 이진섭님 49제
깔끔한 성격, 깊은 정과 동료애를 회상하며 그리움에 젖는다.
모임자리에 꼭 있어야 할 분인데.. 이가 빠진 듯 허전한 자리...
한배검 제단에서 극락왕생을 빌었다.
나는 누구인가? 이충기, 박병두, 이병학
어디에서 왔는가? 유일사에서
어디에 있는가? 태백산 천제단에
어디로 갈 것인가? 당골광장으로
바람은 천제단에 더 이상 머무름을 허락하지 않았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미끄럼 타듯이 미끄러져 망경사에 내려섰다.(14:08)
망경사 앞 벤치에 앉아 손에 입김을 불어가며 곡차로 속을 덮였다.
술 한잔에 16:31 태백역발 청량리행 열차는 물 건너 갔다.
술 한잔만 줄였어도 뒤풀이는 청량리역이 될 뻔했는데...
오히려 잘되었다. 이왕 태백에 왔으니 태백에 여유있게 머물다 가자.
태백역 19:20발 표를 예매로 끊었다.
여유, 넉넉한 발걸음, 부드러운 눈밭길
여유있게 그 전에 지나치던 단군성전도 돌아봤다.
당골광장 눈꽃축제장은 개장을 며칠 앞두고 눈꽃조각작업이 한창이다.
미리 테이프를 끊고 지나친다.
당골광장 도착 산행 끝.(16:15)
4시간 25분간 하얀도화지에 족적을 그렸다.
태백역 앞 도착(16:35)
넉넉한 시간
익어가는 목살구이
태백의 흥취는 청량리역 앞으로 이어진다.(22:50)
너무 늦었나..
너무 흥에 취했나...
왜 스마트폰 주머니가 허전하지.. 어디에 흘렸지?
태백산 산행이 모두 날아가는 것은 아닌지...
다음 날 아침 모르는 여학생으로부터 딸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스마트폰 찾으려면 먹골역앞 버스정류장으로 나오라고..
태백산 산행이 다시 살아났다.
● 산행일자 : 2024. 1. 11(목)
● 코스
유일사탐방지원센터-유일사쉼터-주목군락지대-장군봉-천제단-
망경사-반재-당골광장
(10.27km / 4시간 35분)
● 동행인 : 이충기, 박병두, 이병학
● 날씨는?
바람 부는 날씨에 체감온도는 극저온
(산행데이터)
(산행풍경)
태백역 도착 11:24
유일사탐방지원센터로 택시이동
유일사탐방지원센터 도착 11:44
첫걸음 11:50
태백사 통과
유일사쉼터 전 천년 주목
유일사쉼터 도착 12:34
산 속의 산사 유일사
가파른 능선을 타고 천제단으로
주목군락지대 통과
멀리 함백산이 보인다.
삶과 죽음의 대비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
장군봉 도착 13:32
장군단 제단
300m 앞 천제단으로 가는 길
천제단 도착 13:41
한배검 제단
망경사로 내려가는 길
단종비각
영월에 유배 당했던 단종은 죽어 태백산 호랑이 신령이 되었다.
망경사 도착 14:08
망경사 앞 쉼터
풍찬노숙
반재를 향하여
자작나무 군락지
참나무시들음병?
반재쉼터 도착 15:18
문수봉 갈림길로 내려서는 가파른 경사로
문수봉 갈림길 15:28
당골광장으로 가는 길
서울대 나무?
돌이 무너져내려 물과 같이 흐른다.
단군성전 답사
눈꽃축제장 개장준비
석탄박물관
안녕히 계세요 16:15
당골광장에서 태백역으로
태백역 도착 16:35
태백역 앞 뒤풀이
목살구이, 돼지국밥
밤이 깊은 태백역에서
19:20발 청량리행 열차를 기다리며
청량리역 도착 22:43
청량리역 앞 호프집 22:55
첫댓글 바람이 불기는했어도
적당히 눈쌓인등산로 덕분에 별로 힘든줄도
모르고 무조건 좋기만
했습니다.
몸관리 잘해서 내년에도 도전해야
되겠습니다.
회장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태백산 주목도 반이상은
죽어있어 멀지않아 고사
할것같아 안타갑습니다
회장님 노고로 편히 감상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운날씨에 열차로 태백산 산행 고생들 하시였습니다
두리산악회 태백산 산행 멋지여요
응원 응원 합니다
멋집니다.
전통을 이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보람있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