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항산 - 영봉 - 주흘산 (1/2)

[동그라미]

2024년 5월 11일

탄항산 - 영봉 - 주흘산

날이 참 좋다.

주초에 토요일 비예보가 있었던 모양인데,

저녁부터 오기로 바뀌어 화창한 기운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지난연휴 마지막날 옥대장과 보문산에서 몸풀기 산행을 하는중에

브라보정님 부부를 뵈었다.

비교적 최근 몇차례 우연히 계룡산과 계족산에서 뵈었는데,

가지구간이 많은 보문산에서는

아는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을터인 데다가

살살 가랑비가 내리는 와중이었는데도,

보문대에서 산성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뵈었다.

대한토에 마침 가입을 하셨고, 이번에 갈 거라고 하셨는데,

댓글로 만차가 훌쩍 넘어버린 상황. ;;;;;;

혹시나 가능할 것도 같아서, 댓글을 대신 달아드렸다.

​다행히 전날 저녁에 순번이 돌아와 막차를 타셨다.

어렵사리 그 분들과 대한토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원때 존경하며 모셨던 사수분.

시청에서 탑승하신 두 분 자리에 가서 인사를 드리고,

"행사가 시작되면, 처음 오신분들 얼굴 익히는 목적으로 잠깐 인사말씀을 하세요.

길게 하시면 안되고요~ 짧게 브라보정입니다~ 고만 말씀하시면 되어요~"

보통 앞에 나와 마이크를 잡는 것이 부담이신 분들이 다수이고,

나도 100대명산을 접수하기 위해

여럿 산악회 발을 들일때마다 받는 스트레스였던 지라,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가이드를 해드렸는데,

"노래도 해야지~"

뒤에서 산수카페사장님이 훈수를 드시기도 하고,

회장님이 따로 오셔서 같은 안내를 하시기도 하신다.

"되려 부담 주는거 아녀~?"

주변의 반응. ㅎㅎ

휴게소에서 행사가 이어지고, 신입소개시간.

주유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적적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기승전결의 연설을 하시고 내려오셨다. ^^

덕분에 많은 산우들의 뇌리에 각인이 쉽게 된 듯 하다.

청려장대장님이 오늘 코스가 산방에 걸려있다며 근심.

확인해보니, 5월 15일까지 그렇게 되어있네.

"아마 산작골대장이 확인했겠지? 그럴거야~"

"에이~ 천하의 산작골대장님이신데~ .... 아마 모르실거에요~~ㅎ"

나중에 복도를 오가시는 대장님께 확인.

"꼭 다 지켜야 하나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산작골 대장님.

농담을 했지만, 관록의 산대장님이시라 철두철미하게 다 확인하고 계셨다.

심지어 포에버 부회장님과 지난주 사전답사까지 하고 오셨다고.

산방은 월악산 국립공원은 4월말에 해제되었고,

일부 산림청 구간이 5월 15일까지로 되어있는데,

보통 말미에 가면 관례로 풀어준다.

지난 봉화산도 그렇고, 바래봉도 일부구간 잡혀있지만, 심지어 축제까지 여는 것을 확인한 바가 있다.

오늘 주관대장님은 간만에 만차성원을 이끌어내신 공이 커서

나는 물론이고, 많은 운영진들의 추앙을 이끌어낸다.

어깨가 다음 다음주에 가게될 지리산 천왕봉까지 미리 올라가서 하루내내 내려올 생각을 안한다.

앞서 진행을 하는 봄총무님의 멘트에도 이러한 형국이 가끔 표현이 된다.

산행지 안내도 그렇게 프로다울수 없다.

정확하게 산행 포인트들을 잘 찝어주셔서 하루동안 소화할 오늘의 코스가 머릿속에 잘 그려진다.

하늘재에 버스가 바로 올라탄다.

작년 여름에 산작골 대장님 안내로 포암산에 오를때에 왔었고,

이후 소월산악회따라 탄항산 오르는 등. 개인적으로 비교적 최근에 와본지라,

주변의 정경이 매우 친숙하다.

대한민국 최초의 고갯길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곳이라 그런지 정감이 가고,

조망도 좋은 이 곳에서 만차 성원을 이룬 버스가 회원들을 내어놓는다.

199회 연속산행을 마치고, 히말라야를 다녀오신 감사님을 뵈면서,

"어? 히말라야가신 후 이제 이런산들엔 안오실 줄 알았는데, 어떻게 나오셨네요~~^^"

하며 즐겁게 인사를 나눈다.

하루내내 히말라야라는 멋들어진 대화의 소재를 요긴하게 써본다.

멋들어진 백두대간 표지석 앞에서 기분좋은 인증을 마치고

곧바로 숲속으로 들어간다.

흩날리는 송화가루가 잠시 기분을 내리는 듯 했지만,

이 역시 이색적인 느낌으로 즐거움으로 받는다.

봄 기운을 제대로 받은 연두의 숲길이 이렇게 좋을 수 없다.

이미 600고지를 휘감는 선선한 기운이 걸음을 너무나도 가볍게 한다.

큰 어려움없이 모래산에 도착.

모래산에 올라, 포암산을 보라고 하셨겠다?

"음.... 모래산에서 포암산이 안보이네요오~~"

그럴수도 있을거 같아서, 모래산을 오르는 계단길 중간에 트인곳에서 포암산을 잘 보긴했다. ㅎ

자.. 그 다음은 무슨 바위랬는데...

"동그라미~ 그 바위 이름이 뭐지?"

충곡자문님의 아주 좋은 질문에 순간 떠올려지지 않는 그 이름.

입석바위가 뜬금없이 멋지게 앞을 가로막는다.

뭔가 멋진 글귀를 새기면 좋을거 같이

잘 깎여진 평평한 면을 가진 바위가 우람하게 서있다.

뭔가 글귀가 있지 않을까?

마치 북한산 비봉의 글귀도 혹시나해서 떠본 탁본을 통해 진흥왕순수비임을 알았다는데~^^

뚫어져라 보고, 사진도 확대해보기도 한다. ㅎ

'어? 보이는거 같은데....'

마음의 문이 열리나...

지나쳐서 되돌아보는 입석바위의 뒷모습도 장관이었다.

또 보자구~~~

이따금 조망이 트인다.

와이드로 카메라 설정을 바꾸어 최대한 담아본다.

산작골 대장님 덕에 이런 귀한 백두대간길을 걸어본다.

부봉삼거리 3.1km 지점을 지나면서, 대장님들의 위치를 확인해본다.

어? 선두의 위치가 A후미근처에서 이동하고 있는 나의 레이더상에 많이 벗어나 있지 않다.

"오호~ 감사님이 히말라야 패턴에서 아직 나오지 않으셨군요~~"

고산지대에서는 서행을 해야해서 전주부터 신경을 쓰셨는데, 오늘도 유사한 패턴이신가..

보통 선두대장에 붙어 발길을 재촉하시며

선두대장 훈련(?)을 도맡아하시는 감사님이 오늘은 좀 풀어주시나보다. ㅎㅎ

크게 어렵지 않게 탄항산 도착.

정말 산대장님 말처럼 주흘산을 쉽게 가겠는걸?

영봉 1106, 주봉 1076 인데, 벌써 851m를 밟고 있다.

초반에 A후미를 맡아주시는 회장님과

여유로운 B코스를 기대하며 화기애애하게 움직이고 있는 군단들도 곧 도착.

"이거 B랑 같이 사진 찍으면 안대는데..."

가오를 신경쓰시는 회장님 덕에

같이 사진을 허용하는 나도 덩달아 신경이 쓰인다. ^^

선두도 탄항산에서 쉬고 곧 출발했다는 무전이 들린다.

오늘따라 대오의 스펙트럼이 넓지 않고, 단란한 이동이 되고 있다.

"좋네요~~~ 함께 이동하고 있어서 아~~~주 조~~~ㅎ~습니다."

화산자문님이 주변을 두리번. ㅎㅎ

이제는 그런 걸음패턴이 매우 익숙하다.

오늘도 한건 하시려나~~~ㅎㅎ

나를 보고,

"이거 주지~"

하면서 근처에 자라난 풀을 뜯어주신다.

역시나 아는 만큼 보이는 법.

내눈에는 한낱 숲을 구성하는 잡풀로 보였던 것이, 귀한 참나물이라는데,

맛을 보니, 아주 강한 향이 느껴진다. 매우 건강해지는 느낌?

알고 보니, 주변에 천지다.

백두대간 좋은 기운을 받아 무럭무럭 잘 크고 있구만.

평천재 도착.

내 GPS에는 여기서 동화원으로 바로 우회해서 돌아가는 등로가 보이는데,

막혀져 있다.

힘들면 편하게 돌아가는 옵션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는데,

오늘 코스가 순해서, 부봉이나 주흘산이 쉽게 접수가 되겠다.

밥 시간도 이르고 해서, 그대로 고우~

비슷한 형상의 잎을 가리키면서

"저건 중국에서 넘어왔는데, 아까 본 참나물과 다른거야~"

해박한 화산자문님의 코치에 다들 배우며 지나간다.

그러고 보니, 아까의 토종 참나물이 많이 예뻐보인다.

중간 넓은 터에서 B가 자리를 편다.

브라보정, 브라보김님이 체력이 좋으시네.

A는 좀 더 위로 올라가 먹기로 한다는 무전을 접수한지라, 함께 올라가서 드시기로.

"신입이 처음부터 선두를 잡고 이러면 안대는 거에요~~~"

좋은 체력에 덕담 한마디.​

오늘은 혹시나 산작골대장님 보조대장을 선두에서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점심을 가볍게 가져왔는데,

느린발님이 두부부침과 전을 챙겨주셨다.

예전에 산행평가 2차에서 내가 쏘았다고 답례라며 주시는 귀한 음식을

가슴 철렁하며 받았다.

기억이 띄엄띄엄한 자리였는데.... ㅎㅎ

나중에 내 손에 술자리에서 남은 음식을 담은 하얀봉다리가 쥐어져 있는 걸

잠깐 깨었을때 의아하게 생각했을 정도의 희미한 자리였어서~~

혹시 실수는 않했을라나... ^^;;;;

부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

여기서부터 백두대간은 부봉쪽으로 꺾어져 간다.

선두그룹이 여기서 상을 펴셨는데....

"어디보자~~ 어? 감사님 안계시네요~?"

늘 한비짝에 숨어서 드시는 감사님을 찾아본다.

숨바꼭질하는 재미도 쏠쏠하다~~ㅎㅎ

그런데, 발빠른 당신 일행들과 따로 좀 더 빠른 걸음을 희망하셔서 먼저 보내드렸다고 한다.

나중에 벌금고지서를 발급하기로 ~~ㅎㅎ

대한토에서는 선두추월을 금하도록 하는데,

가끔은 주관대장님 재량으로 애교로 익스큐즈 해드린다. ㅎ

일단 오늘 공이 무지막지하신 산작골 주관대장님께

손수 찾아가 느린발님이 싸주신 음식을 먼저 맛보여 드린다.

의연하게 드시면서,

"밥상에 먼지날리게 돌아다니네~~"

가오가 장난이 아니다.

"네에뇌에~"

공손하게 내 자리로 돌아와 성인음료를 시작으로 즐거운 점심을 나눈다.

길따라 자문님과 5월 4주 지리산 성중종주에 대한 이야기도 가볍게 나눈다.

몸 만들어야 하는데.. ㅎ

[옥이이모]

그분들 막차를 타셧군요~ ㅎ

[동그라미]

그러고 보니, 옥대장님이 내려주신 덕분에 타셨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다음엔 옥대장님도 같이 가요~~^^

[포에버.]

이번 산행은 A조 보다
B조가 조금 더
힘든 코스였던거 같아요.
업 앤 다운이 반복되었고
하산길도 좀 더 가파르고..
글구 4월 중순에 답사겸 다녀올 때는 나뭇잎이 애기순였을 때라
지금보다 좀 더
조망이 숭숭 뚫렸던거 같아요.^^

동대장님의 커다란
챙모자 번 쩍든 사진은
없음 뭔가 허전하니
매번 있어얄 듯..^^

[동그라미]

사전답사까지 다녀오시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편안한 산행을 한 것 같습니다.
부회장님의 부드러운 미소가 있어야 산악회가 승승장구하는것 같습니다.~^^

[청려장]

화산형님이 신선초 열심히 뜯더니 수석대장님께 상납했군요.
독특한 향에 꼬순 뒷맛도 오래가던데..^^

[동그라미]

참나물이라셨는데~^^
신선초와 같은 건가보네요~~^^
맛과 향이 일품이었어요~

[청려장]

참나물 맞아요.
제 머리와 손은 종종 따로 논답니다. ㅋㅋ

[시월애]

아침 일찍 기상해서
후기1편 재밌게 잘 봤습니다
부봉 마패봉은 다녀왔는데 탄항산은 처음이네요
멋진 곳 즐감하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2편은 출근후~~~ㅎ

[동그라미]

몇번출구라셨조?

[시월애]

2번출구로 오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