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탄항산 - 영봉 - 주흘산
자..영봉을 향하여~~
"저게 영봉인가요?"
하면서 멀리 조망이 되는 봉우리를 가리키는 회장님에 순간 본능적으로
"으잉? 이쪽이지~~"
하며 우리가 향하는 길 방향을 가르켰다가 아차차 월악산 영봉이야기군.
"아이고 죄송합니다~ 월악산 영봉 맞아요~"
자존심에 약간 스크레치 입은 회장님 표정.
조망터가 보이는데,
나르샤님 봄총무님이 어느새 편안하게 앉아 망중한을 보내는 뒷모습을 보고,
"이거 한 내일 쯤 내려오시겠습니다~~"
적당히 발걸음을 독려.
조망이 기가 막히다.
아직 올라야할 고도가 남아있는데, 중간중간 발을 잡는다.
시간도 넉넉해 보여, 급하지도 않다.
독사진을 찍고난 봄총무님옆에 나르샤님이 다가가자 조망을 가린다며 풀썩주저않는다. ㅋㅋ
앞에서 상아님이 귀한 거라며 또 잎을 가리킨다.
역시나 내 눈에는 아까본 참나물이나 중국에서 넘어왔다는 나물이나 주변의 잡풀이나 그게 그거 같은데,
또 다시 그 놈을 향해 눈길을 준다.
나르샤님은 자연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텅 비어있는 나무를 유심히 쳐다도 보고,
최근 다큐에서 나왔던 자연이야기를 건네주기도 한다.
중간에 보이는 동물의 변을 보고 초식동물의 것이라는 근거도 덕분에 알아간다.
각진 돌이 널려있는 것도 캐치하는 세심함도 보이셔서 함께 느껴보기도 한다.
주흘영봉에 도착.
A후미그룹이 점점 늘어나면서 아주 여유스러운 행보를 이어나간다.
고도상으로는 여기가 제일 높다.
주봉은 영봉보다 낮다.
예전에 산행취미를 들이기 시작하는 초창기에,
부봉을 넘어서다가 쥐가 나서, 아주 애를 먹었는데,
영봉에 어렵게 도착하고, 앞에 남은 주봉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는데,
매우 쉽게 접근하여 안심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서, 주변에게 안도를 시킨다.
같이 찍기도 하고 따로 찍기도 하면서, 정상에서의 즐거움을 나눈다.
후미에서 서다보면 이런 여유스러움이 좋다.
나르샤님 덕에 두더지가 파놨을거 같은 구멍도 찾아내기도 한다.
연분홍 철쭉이 보인다.
그렇지.. 철쭉이 피기 시작하는 철인데, 오늘은 처음 보았구만.
어렵지 않게 주흘산 도착.
너무 안심을 시켰나? 약간은 오름이 있었구만. 쩝.
어쨋건 산대장님 말씀대로 주흘산을 쉽게 접수를 한다.
주흘산 표지석이 바쁘게 일하기 시작.
포즈를 달리해가며 다들 사진을 담는다.
내 딴에 밀고 있는 공격형 포즈를 선보이기도 해본다.
어설프게 손과 시선을 따로 하고 계시는 목은장미님 포즈도 교정 해드리기도 하고.. ㅎ
부봉삼거리를 왕복해 오시는 백범님까지 후미에 합류함을 확인하고,
하산을 시작.
거의 200까지 치고 내려가야 하는데,
많은 일행들과 즐기며 내려가니 힘들이지 않고도 고도가 팍팍 내려간다.
중간에 데크가 보여, 또 가방을 놓고, 담소를 즐긴다.
"다쳤다고 하고 산작골대장님한테 가방가지러 오라고 해~"
무전을 쳐본다.
"산작골 대장님 나오세요~~
내리막에 있는 공연장인데요~ 여기 다치신 분이 계셔서 대장님이 가방 들러 오시래요~~"
무전이 씹히길래 실없는 소리를 간파하고 넘어가시나 했는데,
이미 하산을 완료해서 이사장님이 무전기를 받으신 듯.
목소리가 비슷해서 산작골대장님이 신줄 알았는데,
이사장님이 다친 곳을 물어와서
무전으로 장난치면 안되는 데, 반성을 한다.
혜국사를 지나면서, 경사는 꺾인다.
쌍폭포를 경이롭게 우측으로 쳐다본다.
최근 비가 왔나.. 수량이 제법 풍부하다.
여궁폭포 갈래길에서 패가 갈린다.
예전에 괜찮았던 기억이 있어서, 일부 끝자락분들을 모시고, 그리로 향한다.
수량이 괜찮네...
나름 멋들어진 곳에서 또 다시 휴식의 여유를 갖는다.
시간도 넉넉하다.
카페를 만나 임도길이 시작되면서,
이날 즐겁게 쌓인 피로를 달래기 시작한다.
거의 고도 천을 오르내리는 심한 낙차임에도, 그렇게 힘들다는 느낌이 없었던 신기한 코스였다.
길은 편안한 길로 바뀌면서 등산이 산책모드로 바뀐다.
B코스 후미위치를 찾는 이사장님 무전에 묵묵부답인 것으로 보아,
아마도 주막에서 세월을 낚고 있는 모양이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빙고~
오늘은 뒷풀이가 백숙이라서, 시간관리를 해야하는데,
감으로 대강 20분정도만 당기기로.
제1관문을 넘어서자, 나들이 인파들과 섞인다.
여유를 즐기는 가족들을 즐겁게 쳐다보면서, 주차장에 도착.
대한토의 자랑인 산수카페에서 또 다른 시작을 하고 계시는 분들 앞으로 속보로 전진.
친절하게 맥주를 건내시는 카페사장님~
시원타.
나도 한번 조인해 볼까나~~ 하면서 느린발님표 남은 음식도 주섬주섬 꺼내고 있는데,
어디선가 플래시까지 켜가면서 사진찍는 단속반 등장. 쩝.
할수없지.
너무나 순응하는 카페사장님과 친구분들. ㅋ
일어나시는 폼이 어째 충분히 거나하게 하신 듯 나른하게 보인다. ㅎㅎ
'이미 충분히 즐기신 게지~'
다들 한 인상하시는데, 순응하는데엔 이유가 있었다.
화장실에 가서 적당히 씻고, 차로 돌아가는데,
저만치 앞에서 하늘하늘 걷고 계시는 감사님과 길따라 자문님.
일찌감치 주변 주막에서 한잔을 걸치셨을 거 같아서,
잽싸게 속보로 접근해서 앞에서 한들한들 걸음을 흉내 내본다.
"한 잔 기분좋게 걸치셨네요오~~^^"
반갑게 맞아주시는 감사님.
"히말라야 다녀오셔서, 이런 산은 산같이 보이지도 않으신거 아녀요?"
"아니에요오~~~ 내가 제일로 치는게 대한토에요~~"
"산 같지는 않으신 거네요~~"
이런 별 이야기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뒷풀이자리에까지 이어진다.
마지막 일용직 주관산대장 역할이었다는 서두로 시작되는 산작골 대장님 건배사.
그제서야 이번이 산작골대장님의 18기 마지막 주관임을 깨닫고,
수시로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다정하게
"언제가 좋으세요~?"
하면서 한 두번 추가 주관을 넌지시 제안해본다.
주변의 찬사가 너무 이어지자,
"예전의 알바로 안내하신 것도 생각해보세요~~"
하면서 흑역사도 들춰본다. ㅎㅎ
마침 영봉에서 바로 하산길로 알바를 하고 올라와 분이 덜풀린 수선화님이
이끌었던 한은수님을 흘겨본다.
아마도 영봉 이후 걷는 내내 핀잔을 주신듯.
"산작골 대장님이 대단하신 대장님인게, 알바를 해도 뻔뻔하신 거에요~
자고로 산대장님은 그래야 해요~ 한은수님은 좀 본받으셔야 해요~~"
산작골 대장님도 동의를 하시며 천왕봉에 올려놓은 어깨를 서서히 내리기 시작.
분이 덜풀려 대전으로 돌아와,
산작골대장님 중심으로 산행평가를 하고,
또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가, 어떻게 용하게 집에 돌아왔다.
행복했던 봄 산행이 이어지고 있다.
첫댓글 산작골 대장님 어깨가 지리산 천왕봉까지 올랏다가 내려간 모습이 주마등 처럼 스쳐가네요. 산행기 즐겁게 잘 읽고 갑니다~
그 모습을 보셨어야 하는데...
한번은 더 부탁드려야겠어요~^^
재미난 산행후기와
이쁘게 찍어주신 사진들 즐감합니당~~
감사해요~~♡
참 좋은 곳이었어요.
체력도 대단하세요~^^
A코스도 조망이 좋았네요.
여러 회원님들 사진도 많이 찍어주셨구요.
1, 2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이날은 모든게 좋았던 산행이었습니다.
산작골대장님이 의기양양할만 했습니다.
산평 가려구 해써는뎅
산행후 무릎 부기가 더 차올라 조용히 집으로 왔네여~ㅋ
낼모레 뵈어요~^^
네~ 그래서인지 허전했던 산행평가였습니다. 빠른 쾌유바래요~^^
나르샤님이 초식동물 변을 분별하시는군요.
배우신 분이네.. 친하게 지내봐야겠네요.^^
자연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었어요.
앞으로 자주 말씀나눠보세요~~^^
술먹는 시간 빼고도 어떻게 이렇게 글쓸시간도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게 쓸수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실감나게 그려낼수 있을까?
참 부럽습니다.
주저리주저리 그날 일 있는대로 풀어쓰고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재미나게 해주시는 거죠~~ㅎㅎ
감사님도 한몫 하시고 계십니다~~^^
후기2편 푹 빠져서 잘 봤습니다
읽을거리가 풍부해서 좋네요ㅎ
많이 닮은 봄봄님하고 나르샤님
이쁜 사진 굿입니다 ~~~
농담이에요. 다들 일찍 가시네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