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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재복이 깃들고 흥성하기를 기원하는 대상인 대감신의 신체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형태.
형태
대감단지는 단지형의 신체(神體)가 단독으로 봉안되는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다. 이외에 별도의 신체를 두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대감단지 외에 대감옷과 대감벙거지 등이 함께 봉안되는 형태도 나타난다.
대감단지는 간혹 집의 외부공간이나 안방구석, 마루, 부엌 등에 봉안되는 경우도 볼 수 있으나, 주로 곡물을 보관하는 장소인 광에 봉안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대감신은 종종 광대감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 가정에 여러 개의 광이 있을 경우 광마다 대감단지를 봉안하는 양상도 보인다. 경기도 시흥시 방산동 사례에서는 집안 두 곳의 광에 대감단지가 따로 봉안되어 있는데, 각각 천신대감과 보물대감으로 불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대감단지를 두지 않는 것은 별도의 신체가 없더라도 대감신이 좌정해 있다고 여기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곡식을 주로 보관하는 광은 별다른 신체가 없어도 대감신이 좌정하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한편 경기도 강화, 김포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대감벙거지, 대감옷 등으로 불리는 대감신의 신체가 나타나는 양상이 두드러지는데, 일부 사례에서는 이러한 신체들이 대감단지와 함께 봉안되는 경우도 나타난다.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약암2리의 사례에서는 대감단지의 위쪽 벽에 못을 박고 그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대감단지, 대감옷, 대감벙거지가 함께 봉안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 양지편마을에서도 대감단지 옆에 대감옷을 한지에 싸서 보관하기도 한다.
대감단지와 더불어 봉안된 대감옷과 대감벙거지는 무속의례 시 대감거리 절차에서 무(巫)가 꺼내어 입고 다시 넣어둔다. 이러한 양상은 대감신의 봉안이 무속의례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대감단지가 봉안되는 중요한 계기 가운데 하나는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무속의례이다. 안택굿이나 치병굿을 하면서 무당이 여러 가신(家神)의 좌정을 권유하는데 대감단지 역시 이 과정에서 봉안되는 사례가 종종 확인된다. 더 나아가 대감단지를 없애거나 크기가 다른 것으로 바꾸어야 하는 경우에도 무당의 공수에 따르는 양상이 나타난다. 또한 무속의례를 통해 대감신을 천도시켜 대감단지를 없애기도 한다.
대감단지 안에는 돈이나 위패 등을 넣기도 하지만 주로 가을에 햇곡식이 나면 벼나 쌀을 넣어 채워 둔다. 대감단지 안에 두는 쌀의 분량은 일정하게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감신이 집안의 부와 복을 불러다주는 신령으로서의 상징성을 띠고 있어서 대감단지 안에는 비교적 많은 양의 벼나 쌀을 담아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대감단지는 집안의 위세를 보여주기도 한다.
한편, 대감단지에 들어갈 곡식의 분량과 곡식의 모양 등을 일정하게 제한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전라북도 군산시 신풍동 사례에서는 대감단지에 쌀 한 되 세 홉을 넣으며 1년에 한 번 햅쌀이 나면 갈아주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온전한 형태를 갖춘 것만을 골라 넣는 양상도 보이는데, 온전한 모양을 갖춘 곡식만을 골라 제물로 올림으로써 대감신을 모시는 지극한 정성을 담는 것이다.
내용
대감단지에 대한 의례는 일반적으로 가정신앙 차원에서 대감신을 비롯한 집안의 여러 가신들이 정기적으로 모셔지는 경우에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감단지가 무속의례를 통해 봉안되었을 경우, 무속의례 시 대감거리 절차에서 모셔지기도 한다.
각 가정에서 행해지는 대감단지에 대한 의례는 가정의 가장인 대주가 참여하는 사례도 있으나 주로 주부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감단지에 차리는 제물은 팥 시루떡, 과일, 막걸리 등 간소한 형태이고 절을 하며 집안의 무고와 번성 등을 기원하는 형식이다. 이러한 의례는 정월, 칠월칠석, 시월상달의 가을고사 때 주로 이루어진다. 이때 성주나 제석, 칠성, 터주 등의 다음에 대감을 모시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양상으로, 대감신이 성주나 제석, 칠석, 터주보다는 낮고 기타의 신령보다는 높게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감단지에 넣어둔 곡식은 대개 일정한 날을 정해 꺼냈다. 삼월삼짇날, 사월초파일, 오월단오 등 일정한 절일(節日)을 택해 꺼내 먹고, 햇곡식이 나면 가장 먼저 대감단지의 곡식을 새 것으로 갈아 주었다.
사례에 따라서는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유촌리에서는 굿을 할 때와 같이 특정한 의례에만 곡식을 꺼내어 사용하기 때문에 2, 3년에 한 번씩만 햅쌀을 갈아주는 양상도 보인다. 경기도 오산시 금암동의 경우에는 가을에 농사지은 햅쌀을 대감단지에 넣고 평상시에는 마음대로 꺼내지 않았다. 이 사례에서는 대감단지에 넣어 둔 쌀을 쓸 일이 생기면 한 번에 충분한 양을 퍼서 다른 곳에 담아두고 조금씩 사용하는 양상을 나타낸다. 그 밖에도 대감단지의 쌀은 꺼내지 않고 두었다가 가능한 한 칠, 팔월경이 되어서야 꺼내어 먹고 햇곡식을 갈아 주는 양상도 보인다. 이러한 사례들로 보아 대감단지에 든 곡식은 가급적 꺼내 먹지 않거나 햅쌀의 추수시기까지 그대로 두려는 인식을 갖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대감단지에 넣은 벼나 쌀은 퍼내어 집 밖으로 내가지 않으며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주지 않고 식구끼리만 먹었다. 간혹 벼나 쌀로 값을 치르게 되어도 대감단지의 것은 손대지 않았다.
대감단지 안의 곡식을 꺼내어 이용하는 경우, 우선 떡이나 밥을 지어 물과 함께 대감단지 앞에 진설해 대감신에 대한 예를 표한다. 대감단지에서 곡식을 꺼내어 먹는 경우 부정을 가리고 식구끼리 먹는 양상이 일반적이다.
현재 대감단지를 봉안하는 풍습은 크게 줄었다. 농사가 줄면서 대감단지를 없애거나 크기를 줄이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감단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감단지 안에 곡식을 넣어두지 않는 변화의 모습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