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함양 대봉산
우연히 회사에서 점심 운동하러 가는 길에 고양왕님을 만나,
산악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관심을 보여, 1년치 산행계획을 전해주고, 와보라고 초대를 해본다.
당초 6월 1일 소백산에 첫발을 내딜 계획이었으나,
사전 훈련차 이날 발을 들였다.
(해보니, 소백산의 난이도가 이날 코스의 한 80퍼밖에 안되는듯 ㅋ)
원시인발님과 지리산반달곰님과 청사역에서 반가이 만난다.
왠지 그럴거 같아,
"지리산 반달곰님?"
"이번엔 그렇다면..... 원시인발님?"
멋적게 나타나 시선처리를 수줍게 하다가, 말을 걸자 환한 미소로 대응을 해준다.
나중에 자세히 보니, 언제 어디에선가 최소 한번은 본 분들이다. ㅎㅎ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지난 주 브라보정님 부부께 드렸던 대로,
첫 산행 인사에 대한 가이드를 해주고, 차에 오른다.
라임총무님이 멘토를 해주시기로..
든든하다. ㅋ
마침 주관대장님도 여성대장님이신 길현대장님이고..
뭔가 잘 맞아든 느낌이 드는 도입이다.
(나중에 길이 이렇게 까칠할 줄은... 코스숙지를 안한 탓에 대장노릇을 하는 자로서 반성을 많이 했다.)
휴게소에서 대책회의를 하자시는데..
'선두대장 보조를 청하시려는 것이겠지'
복선이 여기저기 깔려있었는데, 마냥 즐거운 아침기운에 행복해만 했던 철없던 순간들.
암릉구간에서 로프 일부가 삭아서, 로프를 달아야 한다는데...
"아니 요즘도 허락된 산행길에 로프를 달아야 가는 구간이 있어요?"
프로 산꾼이신 산작골대장님께 도움을 청해보기도 하다가,
산작골대장님도 A를 가고싶어 하셔서,
전원을 A로 돌리면서 천왕봉 왕복을 스킾하는 B코스를 없애는게 자연스럽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천왕봉을 스킾하는 B를 살리면,
선두대장 전에 위험한 로프구간을 B가 만나게 될 터이니 애로사항이 생긴다.
그런데, 이후 B코스를 희망하는 분들이 조사되면서,
사전답사하신 길현대장님은 천왕봉왕복은 스킾하고 앞서가서 로프를 매달기로.
난 시간관리를 해야 하니, 후미를 보고, (이번엔 실패했지만. ㅠㅠ)
선두에서 사인여천대장님이 선두보조를 서기로 했다.
일단 B로 선두대장님이 가게 되어,
오늘 처음오신 분들에겐 A로 가야한다 했다가, 편하게 하시라 일러드리고 내자리로 돌아온다.
이떄부터 은근히 암릉구간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로프가 있어야 가는 구간이 있는데, 로프가 부실하다.... 흐음...'
들머리도착.
시원한 기운이 느껴진다.
오늘 기온이 27도까지 오르기로 예고되었긴 해도,
고도 800고지에서 시작되는 들머리에서는 더위에 대한 걱정은 일단 날려버린다.
난 후미에서 시간관리를 시작.
(결국은 실패. 3시 40분까지 내려오랬는데, 4시29분에 GPS가 마무리된 거 보니, 50분이나 늦었다. ;;)
시작은 좋다. ㅋ
이미 800은 접어두고 대봉산이 1253이니 400여만 오르면된다.
'껌이군'
시작은 이랬다. 크~
신입 3총사에게 천천히 가라고까지.. 하면서, 후미대장인 내 앞에만 있으면 된다고 당부.
내 앞에서 잘 진행은 했는데, 대한토 기존멤버들은 그 앞으로 훌훌 나아가고 있다.
일찌감치 무전을 친다.
"일단 오늘은 6시간 반 주어진 시간을 다 쓰는걸로 이해하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보통 대한토가 하산시간에 비해 30분정도 빠르게 종료해왔던 이력들을 토대로,
오늘은 미리 하산시간을 꽉 채울것을 예고한다.
'지금까지 너무 빨리 내려왔어~'
이러한 낭만적인 생각을 하면서 줄발부를 즐긴다.
이따금 우리 일행들의 끝자락을 만나는데,
"오늘따라 근엄한거 아네요?"
"평소엔 무전기가 시끌시끌 했는데~"
평소 실없는 말을 무전기속에 집어넣으며 행군을 휘감는 공기를 깨드리곤 했는데,
오늘은 신입들과 이야기하느라 무전이 조용하긴 했나보다. ;;;;
감투봉까지 제법 힘을 들여 오르긴 했지만,
이 날 체력을 쓰기 시작하는 단계라, 몸 상태가 아주 싱싱하다.
감투봉 도착.
역광을 정통으로 맞은 사진들을 표지석 앞에서 양산하기 시작.
아직은 많은 분들이 후미와 같이 있다.
혼자 후미에 남아 역광을 최대한 피하며 셀카획득. ㅎㅎ
천왕봉 2.3km.
오늘따라 시장하다.
천왕봉으로 가는 삼거리에서 밥을 먹기로 하고, 가방을 던져놓고 다녀오기로 한다.
천왕봉 편도 구간 1km 감안하면 1.3키로만 걸으면 밥시간이다.
길도 이제 백두대간의 본길을 잡아 스므스해졌다. (나중에 살펴보니, 백두대간은 살짝 빗겨가네..)
행복한 걸음을 즐기면서, 신입 미녀3총사와 이야기를 나눈다.
일렬로 행군을 하는 와중에,
최근 어느정도 격한 산행경험을 해봤는지, 문답 형식의 면접을 거친다. ㅎㅎ
그러고 보니, 재작년 가을이었던 거 같다.
회사동료분들과 소공원에서 마등령 - 공룡능선 - 천불동 으로 삼각형 코스를 잡아 돌아 내려왔는데,
당일 컨디션이 안좋아 천불동 - 신선대까지만 왕복하던 B 일행들과
오늘 신입 3총사가 만났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기억이 있다.
이들은 무박으로 오색에서 대청 찍고 천불동으로 내려왔다고 한다.
그 정도 실력이면 우리산악회에서 메이저로 손색이 없다고 독려를 한다.
어~ 저거 지리산 천왕봉 아녀?
나무사이로 벌써 천왕봉 제석봉이 은은하게 눈에 들어온다.
다음주에 저기에 올라 고전을 하고 있을 거 아닌가.. ㅎ
그 예상되는 처절한 모습이 선하다.
조망이 트인다.
거의 대봉산 높이까지 올라왔다.
일찌감치 찾아온 성취감으로 인해 앞으로 남은 코스에 대한 우려는 저 멀리 사라져 버렸다. ㅠㅠ
점심 상을 펴는 일행들.
그러고 보니, 평평한 구간을 걷고 있긴 해도, 생각보다 넓은 터가 보이지는 않는다.
삼삼오오 걸음과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자리를 펴고 즐거운 점심을 즐긴다.
후미를 보느라 같이 먹을 부라보님 부부와 옥대장과 떨어져 이동하고 있는데,
천왕봉가는 삼거리에서 상을 피고 시작하고 있으라고 전화로 소통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분들을 만난다.
마침 브라보정님도 오늘 함께한 3인방과 같은 업무 분야에 계시는지라,
이야기의 친밀도도 높다.
쌀로 빚은 성인음료도 슬며시 꺼내고,
능숙하게 얼려서 가져온 브라보정님 것과 섞어 먹기도 해본다.
브라보정님은 산악회가 처음이라, 성인음료를 대하는 자세가 어쩐지 몰랐다고..
성인음료 먹으면 야단맞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눈치보셨다는..... ㅋ
되려 권장해드리고, 맘편히 까놓고 함께 드신다.
신입 삼인방은 안먹겠다는 기조를 유지하다가, 옥대장이 가져온 약주에 슬며시 컵을 내민다. ㅋ
뒤에서 식사를 했던 그룹들이 하나 둘씩 우리를 앞질러 지나간다.
부지런히 마무리 하겠다고 하고, 부지런히 점심을 이어간다.
신입부터 시작해서 자리를 정리하고, 천왕봉을 향해 보내고,
뒤늦게 뒤따라간다.
천왕봉 갈래길에 가방을 내려놓고, 천왕봉향해 달려간다.
내 GPS상으로 100정도 내려왔다가 올라가는 데,
밥먹은 이후 치고는 로드가 크게 심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곤도라를 품은 천왕봉의 넓직한 터와 장쾌한 조망이 아주 시원하게 펼쳐진다.
지리산의 능선이 만드는 파노라마가 아주 명확히 눈 앞에 서있다.
여유를 가지고 인증을 하면서, 시계를 본다.
음... 여기서 종료까지 3시간이라고 했는데...
지금 시간이 이미 1시.
응? 3시 40분 하산이라고 하면, 20분 늦겠는데? 부지런히 가자.
무전으로 빠른 캐치업의 각오를 남기고 다시 계관봉을 향해 진군한다.
어디보자. 인증한 사진들을 보니,
역시 MZ 세대들이군.
나도 연사를 찍을떼 다이나믹하게 찍으려 노력하지만,
차원이 다르군.... ㅎㅎ
발랄하고 좋다.
첫댓글 엉? 재작년 공룡이면 제가 천불동-신선대-천불동 코스로 가던해인데! 암릉 고생 많으셨어요~
그때 보덕님이 고양왕님과 만났다고 전해들었어요.
출장 잘 다녀오세요~~^^
MZ지인들이 신선하네요
자주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ㅎ
멋진 후기 잘보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예기치 못했던 암릉을 포함한 구간들을
아주 씩씩하게 잘 넘었답니다.
경험치만 쌓이면 훌륭한 산악인들이 되실 거 같습니다.
수석 대장님
신입들과 멋찐 산행하셧군요
수고 많으쎴어요
네 즐겁게 산행했어요~^^
소백산 기대많이하던데요
지리산반달곰님이.. 세분지인들
예쁜사진 많이 찍어주세요 그때~~^^
안오실라구?
멘토님이 오셔야져어~~~
@동그라미 아~ 그게아니구요
그주에 시골로 마늘캐러가요
그래서 못가요 소백산 가고싶었는데ㅠㅠ
예쁜 삼총사도 챙겨주고 그러면
좋은데ㅋ~~~
@라임. 그래요~~
아마도 세분 잘 하실거 같아요.
계속 그 분들이 재미나게 산행하도록 거들어드릴께요.
인증샷보니 천왕봉 못간것이 쪼깐 아쉽기도 하지만
천왕봉쪽으로 향하다 아니다 싶어 돌아온 것이 잘한 결정인 것 같아요.
암릉 주변에서 중간에 알바도 하고 체력소모가 제법 있었음^^
비슷한 포인트에서 우리도 같은 답습을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천왕봉 왕복을 단행하면서, 그렇게 늦으리라 예상을 못했어요.
남아있는 구간이 그렇게 까칠할 줄은..... ;;;;
하산 후, 회장님의 훌륭하고 신속한 결정에 데미지를 줄여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하하하
신입들 신고식 제대로 했네요!!
첫날부터 암릉 훈련을 받았으니 앞으로 산행길은 탄탄대로일겁니다.
수석대장님,
수고하셨어요~~
그러게요. 저도 초행길이라 난이도 여쭈었는데 중이라고 하셔서 '애매한데~' 했는데 😂 까칠했군요. 자만했어요~;;
아니 그런데 사전답사까지 다녀오시고~~ 앞으로 18기도 좋고 그 다음기에선 더 큰 산대장님 역할 해주셔야겠습니다.
삼총사분들은 이날을 계기로 급 성장했을거 같아요. 앞으론 성큼성큼 왕성하게 다닐듯
암릉을 좋아하는 저로선
그저 순한 느낌였더랬는데...ㅎ
아마 장갑, 비브람 등산화 등 장비가
잘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라면
처음 겪는 암릉구간에
후덜거렸을 것 같으네요.^^
하지만 신입 세분 모두
조만간 옹골찬 산꾼으로
거듭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슴돠~
😄
동료 산군들 챙기시느라 수고많으셨어요.
언제나 멋진 후기에
엄지 척 ~~👍
오~ 멋짐!!
우리 부회장님~~^^
세분 잘 부탁드려요~^^
어제 한국 들어와
이제서야
명품후기 읽어 보았내요~
오늘
지리산
컨디션이 회복이 들되었지만
C조는 먹던껌~ㅋ
시간도 넉넉하니 천천히
지리에 푹 몸을 담겨야게써요~ㅎ~
이따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