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갖가지 주접을 떨며 해를 넘기더니
해가 바뀌자마자 몹쓸 병이 도져 정초부터 미친개 하얀 눈밭 뛰어놀듯이 태백산, 백덕산을 돌아다니며 역마살이 되살아 났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
백덕산 白德山
하얀마음으로 큰 덕을 쌓으라는 의미인가?
일백 백에서 한일 자가 빠졌으니 아흔아홉 덕을 쌓으라는 의미인가?
아니다! 이번에 백덕산만 오르면 서울 경기 강원도에 속한 100대 명산을 섭렵하기 때문이다.
무슨 상을 주는 것도 아니고 누가 알아봐 주는 것도 아닌데 왜?
나만의 초친 맛에 쓸데없는 성취감에 젖기 위해?
지난 1월 11일 온통 하얀 눈밭을 헤매던 태백산의 추억은 쉴 새 없이 1월 14일 백덕산으로 이어진다.
문재터널을 빠져나와 문재쉼터(강원 평창 방림면 운교리)부터 산행은 시작된다. (09:20)
산행대장이 14:40까지 하산 완료하여 버스에 승차 요구
좀 야박하다. 원래 주어진 시간은 5시간 30분인데...
백덕산 정상까지 5.8km 거리의 지루한 산행
온통 하얀 눈밭에 보이는 것은 공불이색 색불이공
설원에 난반사되는 빛에 어지러워지는 시야
연이은 봉우리들을 타며 클로즈업 되는 백덕산
정상 가는 길목에 서울대 뱃지와 비슷하게 생겼다하여 명성을 얻은 서울대 나무 밑을 수그리며 지나고
마지막 깔딱오름에 로프를 잡고 올라 백덕산 정상 1350m에 선다. (12:05)
백덕산 정상은 내 머리와 같았다.
날씨 점점 흐려짐
치악산 줄기가 건너 보인다 하는데 어디멘고...
정상에서 서로 품앗이 하며 정상석을 껴안고 카메라를 360도 휘둘러대고 하산길
하산길은 먹골(강원 평창 방림면)까지 또 올라왔던 거리에 밑지지 않게 5.8km 지루한 내리막
먹골? 먹골은 내 나와바리인데...
모로가나 도로가나 먹골만 가면된다.
정상에서 내려서서 먹골로 가는 하산길 갈림길 쉼터 마루금에
북풍한설 엄동설한을 맞으며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다.
한발치 위 바위를 방한막이 삼아 걸터 앉아 뜨거운 국물로 한기를 달래는 사람들을 내려다본다.
저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산꼭대기까지 올라와 노식을 하고 있을까?
산에서 굶어 죽을까봐 바리바리 싸왔지만 추위에 필수 양식인
빨갱이 하나, 컵라면, 안주거리 하나 간단히 꺼내놓고 혼술
정상에서 정상주로 각 1병은 불문율
하산해서 뒤풀이는 교양필수
추위에 식도로 내려가는 술이 얼어붙었는지 취기가 오르지 않는다.
급술로 해치우고 하산
백덕산 정상이 페이드 아웃
예고한대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13:00경)
산에서 만끽하는 눈내리는 풍경의 정취
쌓이고 쌓인 눈은 발목을 잡아끌며 하산길을 버겁게 한다.
고관절 베아링이 닳아 뻑뻑하고 시큰하다.
급경사 내리막 눈길에 종아리 허벅지가 굳어진다.
독감 뒤끝에 나을만하면 찬바람 쐬고 돌아다니며 덧걸리는 감기
어깨관절 뼈주사 4차례나 맞고 나을만하면 등산스틱 휘드르며 다니다 악화되는 어깨 인대
내일은 동네 정형외과 의사와 내과 의사가 어르신 또 오셨냐고 반겨주겠지...
하늘에서 냅다 집어던지듯이 쏟아 붓는 싸락눈에 빰다귀가 따갑다.
먹골 날머리를 빠져나올 때 위에 얼어붙었던 술이 녹아 노래가 나온다. (14:18)
백덕산 때묻지 않은 하얀캔바스에 아이젠으로 11.6km의 스크래치를 내며
5시간의 추상화를 그리고 산행을 마친다.
모자와 옷에 싸락눈을 털어내고 산악회 버스에 승차
양재역으로 (14:40)
양재역 부근 국립외교원 앞 하차 (17:08)
교양필수 이수를 위해 동행한테 전화를 걸어 상봉역 앞으로 나오라고 호출
돌아온 응답은 빨리 집에 들어가서 발닦고 자라고?
교양필수 F
백덕산을 오름으로써 중부지역 100대 명산은 끝냈고...
지금까지 64개인가 65개인가..
영호남으로 남진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내 기분 내키는 대로
● 백덕산 白德山 1,350m(강원도 평창 방림면 * 영월 무릉도원면)
강원도 치악산 동쪽편 횡성, 평창, 영월등 3개 군의 경계를 이루는 백덕산은 산줄기가 자못 육중하고 골이 깊어 해발1000m의 고산다운 산세를 지니고 있으며 정상은 바위봉으로 이뤄져 있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사자산(1120m), 사갓봉(1020m), 솟때봉(884m) 등이 솟아 있어 산세가 웅장하고 골이 깊은 등 경관이 좋으며, 평창강(平昌江)과 주천강(酒泉江)의 수계인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되었다
● 산행일정
* 산행지원 : 안내산악회
07:10 양재역 앞 국립외교원 산악회 버스 승차
09:18 문재터널 문재쉼터(강원 평창 방림면 운교리) 하차
09:25 산행 출발
* 산행코스
문재터널-사자산3봉-당재-작은당재-삼거리-백덕산 정상 5.8km
-삼거리 헬기장-먹골갈림길-먹골 5.8km
(11.63km / 5시간)
14:20 산행종료
14:40 강원 평창 방림면 운교리 출발
17:08 양재역 국립외교원 도착 해산
● 산행데이터
● 산행풍경
문재쉼터 도착 09:20
산행 출발 09:25
백덕산 정상까지 5.8km
백덕산 능선의 일출
헬기장 통과 10:07
당재 통과 11:00
클로즈업 되는 백덕산 정상부
먹골로 가는 하산로 갈림길 확인 11:47
이곳에서 정상까지 왕복 1km
정상 찍고 이곳 쉼터에서 빨갱이 하나 까야지...
서울대 뱃지와 모양이 비슷하다 하여 서울대 나무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 11:50
이번에 명문고에 진학한 손녀딸의 서울대 진학을 기대하며 수그리고 지나갔다.
백덕산 정상 12:07
하산하기 전 아쉬워서...
하산 12:18
먹골(강원 평창 방림면 운교리)을 향하여
그리고 또 먹골(서울 중랑구 묵동)을 향하여
백덕산 정상 페이드 아웃
백덕산 정상에서 내려와
먹골로 하산하는 갈림길 부근 쉼터에서 정상주
싸온 것은 많았지만 추워서 간단하게 필수 양식만 꺼냈다. 12:30
추위를 피해 바람막이를 피는 사람들
정상주를 마치고 먹골 하산길로 12:54
발목이 빠지며 거추장스럽다.
싸락눈이 날리기 시작한다. 13:00
임도 가로질러 통과 13:46
이곳부터는 임도를 따라 먹골 날머리로 내려가는 발쉬운 등산로
임도
점점 거세지는 싸락눈
먹골(운교리) 날머리 통과 14:04
펜션단지 통과
산행의 노고를 풀어 줄 파전 막걸리집이 없었다. 14:18
눈내리는 날 먹골 풍경
서울로 출발 14:40
양재역 앞 국립외교원 도착 17:08
뒤풀이 없는 쓸쓸한 귀가
모범적인 귀가
첫댓글 백덕산!
고도가 상당히 높군요.
혼산 하신줄 알았는데
산악회버스로 가셨군요.
컨디션도 좋지않은데
너무 무리하지마세요.
수고하셨습니다.
날씨도 좋지 않은데 고생하셨습니다.
겨울 눈 산행으로 유명한 백덕산을 다녀오시였군요
미끄러운 눈길 고생하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