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며 창가에 매달은 발레리나 모빌이 팔랑팔랑 춤을 추는 오후.
배경음악을 넣어 영상을 찍어 보냈더니
세연이의 전화,
"엘리제를 위하여!"
"딩동댕!!"
요즘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재미있어 한다기에
이사를 하면서 피아노를 처분하였던 게 새삼 더 아쉬운 마음이 들게 합니다.
지난번에는 만나지 못하여 전하지 못하였던 유니콘과 발레리나 모빌은 다음 주에
만나서 주었더니 무척 좋아라~ 했습니다.
그 꼬맹이는 이름이 주아이고 스텔라로 지난 토요일에 유아세례를 받았기에 주일 미사에 오지 않았다고.
대모를 구할 수 없어서 성당 사무실에 의뢰를 하였는데
저보고 대모 부탁을 드릴걸 그랬다고 아쉬워 하는 그녀.
'어린 아이의 대모로는 할머니보다는 더 젊은 이가 낫지.'
영성체 때 보면 어린아이들이 제법 많기에 그아이들에게도 나눠 주고 싶어서 새로 접은 토깽이들.
주일에 성당에 가서 수녀님에게 전달해야지요.
요즘 우엉과 연근을 식탁에 자주 올립니다.
더위가 남아있지만 아침 저녁으로 한결 시원해졌지요.
결 좋은 양지와 무. 머리와 꼬리 뗀 콩나물. 대파. 고기 느타리버섯.
주일 저녁 식탁에 올린 뜨끈뜨끈하고 얼큰한 소고기국 & 계란말이.
또 다시 땅콩지옥.
지난번에 3Kg 주문한 땅콩을 씻어 삶느라 1차 땅콩지옥을 체험했는데
남편이 특히 더 즐기는 햇땅콩인지라 제철일 때 더 마련해 놓자하여
지난번에 이어 또 주문한 예천 땅콩 3Kg.
끝도 없이 나오는 흙탕물. 헹궈도 휑궈도 여전히 황토물.
겨우 겨우 씻어서 몇 차례에 걸쳐서 삶아 소분하여 냉동실 틈 비집고 보관하고 나니
자정이 넘은 시각. 휴~
호두과자 이야기
문득 호두과자가 생각이 나서 인터넷 주문을 하여 도착했습니다.
바로 먹을 것을 남기고 소분하여 냉동실에 넣으며 떠오르는 원스 어픈 어 타임~
다섯 살 아들을 데리고
역앞에 지금은 신한은행으로 이름이 바뀐 조흥은행에 볼일을 보고 난후에 근처의 고려당 제과에 들러
빵을 사는데 호두과자를 직접 구워 팔기도 하여 한봉지씩 사들고 오기도 하였는데
어느날 시내에서 볼일을 마치고 택시를 탔는데
운전 기사가 뒤를 돌아보면서 하는 말이
"오늘은 아드님없이 혼자 나오셨네요~~"
"네???? "
남편의 직장 따라 이사를 한지 얼마 안된 낯선 곳에서 나를 아는 사람이라니? 더구나 택시 기사가?
깜짝 놀라서 콩콩 가슴이 뛰었던 의문은
택시 운전 기사가 얼마전까지 그 고려당에서 호두과자를 구웠었다고.
송파동의 그녀와 호두과자 주문하여 배송왔단 이야기를 하며 그 옛날의 그 이야기도 하면서
"그 사람, 눈썰미가 참으로 대단하네.."
"그러게~~"
남편이 주문해 준 꽃다발이 배송왔습니다.
꽃상자가 한쪽이 찌그러져 있고 ( 그것도 하필이면 꽃이 담긴 쪽으로)
아니나 다르랴 상자를 열어서 꽃다발을 꺼내 드니
장미 한송이가 목이 완전 분리되어 있고 또...
찌그러지고 눌린 상자..목이 부러진 장미꽃과 ....
사진과 함께
"꽃선물을 받으면서 이렇게 즐겁지 않을 수도 있네요."
고객센터에서 알려준 번호로 전송.
에필로그
며칠 후에 새로, 온전하게 배송되었습니다.
배송업체가 우체국으로 바뀌어 왔네요.
여전히 한여름 못지 않은 더위가 기세등등한 하루였지요.
내일부터는 가을 날씨라는데 글쎄요~~
창가에 내려쬐던 햇살이 물러간 것으로도 한결 시워해진듯 합니다.
쵸이닷 새우 명란 파스타로 점심을 건너뛴 저녁입니다.
오늘부터는 폭염이 좀 가신다더니 어제보다 3도 낮아졌다네요.
그래서인지 주장창으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옵니다.
어젯밤에 국냄비를 냉장고에 넣는다는 걸 깜빡했더니 휴~~
별 이상은 없는듯 하지만 혹여 탈날까 폐기로~ 휴...
국이 없으니 밥대신
호두과자 & 산호섬 아이스티 & 키위와 이름이 예쁜 마틸다 토마토로.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바이올린 연주가 흐르는 목요일 아침입니다.
햅쌀이 나오고 이슬이 내린다는 백로 절기를 맞았건만 더위는 여전합니다.
새우 볶음밥. 연두부 된장국 & 이름이 고운 아리수 사과.
오늘의 첫 끼니를 시작합니다.
시나브로 금요일 오후가 되어버린 13:45.
세연이 피아노 학원을 다녀오는 길에 예약 주문한 꽃게를 GS 후레쉬에서 찾아왔다며
며느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세연아..꽃게에게 물리면 엄청 아프니까 조심해~ 전에 사마귀에게 물려서 아프다고 울었지?
꽃게에게 물리면 사마귀보다 천배는 더 아플 걸."
"아닌데요. 상어에게 물리면 훨씬 더 아플걸요."
"상어에게 물릴 확률보다는 꽃게에게 물릴 확률이 더 할 걸~~"
만 5세 손녀와의 대화에서 확률을 말하는 할머니라니...ㅋ
"할머니~~ 제가 꽃게 관찰을 하고 다시 전화 할게요."
"꽃게 관찰? ㅎㅎ 그래.꽃게 관찰한 후에 할머니에게 이야기 해주렴."
그리고 한참 후에 나트릴 장갑을 끼고선 꽃게를 만져보고 꽃게 먹으라며 감자칩을 주는 영상이
카톡으로 왔습니다.
곤충 관찰을 유난히 잘하던 세연아빠 어릴 때 생각이 납니다.
늦여름 더위가 여전한 주말의 런치 타임엔
통통 새우카츠. 샐러드에 루비호두와 아몬드를 올리고 구운 계란을 곁들였습니다.
루비빛 빨간 과피가 먹음직스러운 루비호두는 캘리포니아 리버모어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특산물로, 페르시안 레즈 호두와 영국 호두 품종에서 유래했답니다.
100 % 캘리포니아 산 품종으로 일반 호두에 비해 떫은 맛이 적어 더욱 고소해요.
라고 상품 설명이 되어 있는대로 떫은 맛이 좀 덜한듯도 합니다.
미사 다녀온 후 동상이식 런치타임.
서리태 콩물 국수는 남편 몫, 볶음밥은 내 몫입니다.
문득 김밥이 먹고싶던 차에 남편의 김밥 요청.
시금치 당근, 단무지, 어묵, 계란지단, 우엉 등이 들어있는 예스러운 맛의 김밥이 먹고싶었어요.
시금치 가격이...
데치니 한줌도 안 되고 무쳐서 김밥 4줄을 말으니 끝입니다.
어묵은 밀가루가 안 들어간 제품이라고.
맛살 또한 다른 첨가물이 적고 밀가루가 들지 않았다는데 가격이 꽤 비싼 편입니다.
가성비가 엄청 낮은 김밥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남편의 맛있다는 말에 그러면 됐어~~
갑자기 발동이 걸려서 무 한개 툭툭 썰어 절이는 동안,
작년 김장 때 넉넉히 만들어 냉동실에 두고 사용하던 양념을 꺼내 녹이고
사과와 양파와 밥 한 술을 믹서에 갈아서 양념에 보충하여
1시간 여 동안 절여진 무를 건져서 양념에 쓱쓱 버무렸어요.
이제 맛있게 익기를 기다려야죠.
갑자기, 문득 걸린 발동 두 번째.
한 밤중에 깻잎을 꺼내어 씻어 데친후 양념을 켜켜이.
주말 저녁에 세연이에게 전화가 와서는
"할머니~ 제가 묵주 팔찌를 치솔로 깨끗이 닦았어요."
"뭐라고?"
"제가 깨끗이 닦았다고요.."
옆에 있던 며느리가 보충해준 사연인즉
몇 년전에 며느리에게 애장품인 은으로 만든 묵주 팔찌를 주었는데
그것을 세연이가 치약 묻힌 치솔로 닦아서 반짝 반짝 해졌다고 합니다.
" 어머나.. 우리 세연이가 묵주 팔찌를 깨끗이 닦았다고?
기특해라. 할머니가 울 세연이 꼬옥 안아주고 싶은데 멀리 있으니 안타깝네."
"팔이 아파요."
"에구..팔이 아프도록 닦았어? 세연이 대단하네."
"예수님이 좋아하실까요?"
"그럼 그럼.. 예수님이 세연이 기특하다고 칭찬하며 좋아하실거야."
"아멘 잘하고 있니?"
"못했어요."
"오늘 밤에는 아멘하렴. 예수님께 할머니가 주신 엄마의 묵주 팔찌를 깨끗하게 닦은 이야기를 해보렴."
주일 아침,
미사 전에 성물방에 들러서 세연이에게 줄 묵주팔찌를 샀습니다.
두 개 남아 있기에 두 개를 다 가져왔어요.
신부님께 축복을 받았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사진을 찍어 보내주니 둘 다 예쁘고 좋답니다.
세연이가 주일 낮부터 목이 붓고 열이나서 어린이집은 못가고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았다고 합니다.
에효...
새로 등록한 미술학원의 첫날인데 거기도 못가고
피아노 학원도 쉬어야 하고.
단골 소아과에는 예약이 안되어 있어서 어쩔수 없이 다른 소아과에 갔는데
(요즘엔 소아과에도 예약을 해야 한다네요.)
수액을 맞을만한 장소도 그닥이고
간호사도 약간 뿌루퉁하고....
옆 침대의 세연이보다 더 어린 아이는 울고불고.
세연이는 수액을 맞으며 토까지 하였다고. 에효효.
그나마 병원에 다녀온 후에 새우넣고 끓인 죽도 잘 먹고 책도 보고
고양이 복실이와 티격태격하며 놀고 있으니
너무 걱정 마시라는 며느리의 전언에 할머니의 마음이 조금 안심이 됩니다.
+ 찬미 예수님
우리 세연이가 열이 나고 목이 부어 있어 할머니의 마음이
안타깝기 한량 없습니다.
모쪼록 세연이의 열을 잡아 주시고 아픈 목도 낫게 하시며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언제 아팠냐는듯이 가뿐하도록
주님의 자비하심으로 편안한 밤잠을 이루게 해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옵나이다. 아멘~"
첫댓글 세연이를 비롯해 모든이가 아픈곳은 치유되고
건강한 몸과 맘으로 주님 찬미하게 하소서.
우리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
기도 감사합니다.
비소식이 있네요. 대비 잘하시기 바랍니다.
요즘 목감기가 유행이네요
울집도 손주 두녀석들 번갈아 목이붓고 열이나고 기침도 심하여 등교도 못했답니다
세연이가 빨리 낫기를 주님 보살펴 주시기를 화살기도 쏘아드립니다
이젠 내년에 초등입학하면 할머니의 이야기 스토리가 무진무궁 하실테지요 ~?
이세상 모든 어린이들과 또한 모든분들이 건강한 날들 이기를 바랍니다
목감기 유행...
세연이도 아마 어린이집에서 옮은듯 해요.
보겸군이랑 손주들 이젠 완쾌했나요?
기침까지 심하게 했군요. 세연이는 기침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지요.
비소식이 있네요.
이 비가 온 후엔 완연한 가을의 초입이 되려나요.
참 할머니 사랑 대단하십니다! ㅎㅎ
할머니 기도에 벌써 다 나았겠지요.
그 성당의 꼬맹이들을 모두 손주로 삼으시려는 꿈을 꾸시는가요? ㅎㅎ
머지않아 오드리님 주위로 꼬맹이들이 모여들게 될지도...
열은 아직 남아 있으니 컨디션이 썩 나쁘지는 않은 가 보더군요.
오전 통화에서 아주 생생한 목소리~ ㅎㅎ
미사에서 늘 맨 뒷자리에 앉아 있으니
영성체 때 부모 손 잡고 축복 받으러 오는 꼬맹이들을 자주 보게 되니
예뻐라 하는 마음에 뭘 주고 싶어 진답니다.
김밥이 너무나도 먹고싶네요ㅎㅎ
이늦은밤에 ㅠ
세연이가 감기를 순하게 앓고 지나기를 기도합니다 할머니와 제법 대화를 주고 받으니 이제 다컷네요ㅎ
할머니 사랑이 최고이십니다~~^^
간만에 직접 말은 김밥이라 그런지 먹을만 하더이다.
이번 감기, 모쪼록 여러분들의 염려와 기도 덕분으로 심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도 어린이집등 못가고 있지만요.
이젠 대화상대가 제법 된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