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8일
장성 백암산
여름 내장산이라....
사인여천대장님이 계절별로 흔히 노미네이트되는 식상한 산이 아닌 곳을 선정하셨다.
늘 가을에만 향했던 그곳.
나도 검색해보니, 내장산 4번, 백암산 2번, 이번처럼 둘 연계는 딱 한번 해보았는데,
모두 가을이었다.
내장산, 백암산 = 가을 단풍 산
이라는 식상한 편견을 깬 시도.
역사가 풍부한 대한토에서는 계절에 부합한 어지간한 산 기획이 식상하여,
가끔 이러한 시도도 신선해보인다.
가을에 가 보았을때의 비쥬얼을 유추해보면, 여름의 녹음과 숲향기가 훌륭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 취지에 호응을 하듯, 대한토 회원님들의 반응이 좋다.
거의 만차로 향하는 즈음에...
"이번주에 비가 온대요~~ㅠㅠ"
참석댓글 리스트상에서 반가왔던, 지리산반달곰님한테 톡이 온다.
"어허~ 지리산반달곰이 그깟 비에 흔들려서 쓰나~~"
운전중인 상황이라, 적당히 여유가 찾아와 답톡을 보내보고, 기상청을 열어본다.
당시는 오후 5시이후부터 비 아이콘이 자리잡았다.
"에이~ 오후 늦게야 오는구만. 지난번 소백산같은 분위기가 나겠네~"
하고, 카페 한줄메모장에도 스캔해서 올린다.
그리고선 겨울에 주로, 식사시간 방한을 위해 사용했던 비닐막을 떠올린다.
'드디어 여름 우중산행에서 써보나....'
여름엔 처음인데.. 내심 비닐에 비가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풍류를 즐기는 상황을 상상해본다.
지리산반달곰님 한테도 혹한의 겨울에서 즐겁게 비닐속에서 온화하게 점심을 즐겼던 사진을 보내면서,
호객행위를 해본다. ㅎ
다음날 아침 확인차 열어보니, 이번엔 오후 2시부터.. ㅠㅠ
카페에 전날 올린 날씨예보를 바로 지우고 관망하기 시작한다.
결국 비 아이콘이 정확히 우리 산행할 시간동안 덮어버렸다. ㅠㅠ
고이 방 구석에서 자고 있는 비닐막을 미리 현관에 꺼내놓는다.
생각보다 산행취소의 행렬이 크지 않았다.
충일산악회도 취소되어 맥사이버대장님도 이쪽으로 합류를 하면서 31명으로 선방을 한 것 같다.
이마트에서 탑승장소가 낯선 지리산반달곰을 태우고,
경성큰마을에서 맥대장님과 함께, 달빛님을 만난다.
예전 수석총무님도 역임하고, 큰 공헌을 하셨다가, 한동안 발을끊으셨다는 분인데,
옥대장님이나 회장님을 통해서 익히 들었던 이름.
내 뒷자리에 옥대장님과 나란히 앉아있는 달빛님께 뒤를 돌아보면서,
"저하고는 구면이에요~"
하면서, 2015년 4월 18일 주작덕룡 탈때 함께 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당시 미국아이도 있었고, 뒷풀이에서 짱뚱어탕을 먹었던 기억.
내 우측 상에서 식사를 했던 뒷풀이 자리위치도 이야기 해본다.
미국아이가 이름이 가물해서 대강 생긴것보고 "브라운"이었나.. 했는데,
당시 써논 기록을 보니, "라이언" 이었군. ㅋ
워싱턴에서 왔고,
8월달엔 돌아간다는 라이언.
이 산악회에 자주 참여한 모양이다.
다들 귀여워한다.
나중에 이야기해보니, 어느 초등학교 영어 원어민 교사였다.
체구만 컸지. 겁은 엄청 많다.
속도를 내지 못한다.
당시 비가 많이와서 고전했는데, 도입부 날은 좋았구만.
낯가림이 있어보이는 지리산반달곰을 옆에 앉히고,
청려장님등 주변분들과 안면을 트이도록 대화를 유도한다.
의외로 금방 아이스브레이킹이 되어, 본인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전을 한다. ㅎㅎ
덕분에 썰렁개그 좋아하시는 다큐대장님의 유효타도 자주 먹히면서,
승리감에 취해계시는 다큐형님의 표정도 못마땅하게 쳐다보기도 하고.. ㅋ
빠지면 위험한 차미대장님도 내 곁의 복도에 서서 장시간 대화에 참전하면서,
나로서는 피로감이 쌓인다. ^^;;;;;;
더 친해져서, 자주 나오길.
그녀를위해 그 또래, 약간정도 오빠되는 나이대들을 데려와야 하는데.... ㅎ
주변을 둘러보기로...^^
B코스로 전원 유도하는 안도 생각했으나,
역시나 사고에 균형이 잡혀계시는 사인여천대장님이
A코스 희망자가 다수 있는 것을 확인하고, 예정된 코스로 강행하기로.
덕분에 B코스에 여유가 생겼다.
A코스를 내려드리고,
가능할까 싶은 시골길에서 그 어마무시한 버스가 유턴을 한다.
대단한 이철헌사장님.
감탄의 박수를 쳐드리고,
"일부로 이런상황 만드시는 거 아녀??"
하는 말도 안되는 말을 던져본다.
단체사진을 즐겁게 남기고,
아직은 본격적인 비가 내리기 전의 은은한 호수의 경관을 즐긴다.
구름이 덮여있는 봉우리, 그 아래 호수의 정취가 감동을 이끌어낸다.
여기서 하루종일 멍때려도 좋을 거 같은...
삼삼오오 모여 찍는 사진의 얼굴에도 행복함이 넘쳐흐른다.
이후 백양사를 향해 이동.
주관대장님이 사라진 상황임에도 철없이 수다를 즐기고 있는 나.
들머리가 어딘지 물어온다.
아차차 방심했구만. 그냥 백양사에서 시작하는 거 아녀???
하고선 지도를 열어본다.
아~ 지나쳤구만.
백양사에 도착해서 탐방로 입구로 돌아가려는데
편하게 거기서 계곡길로 오르거나,
그 위치에서 백양사까지의 "긴" 구간에서 하루종일 풍류를 즐기고자 하는 일행들이 갈등을 한다.
결국 정상적인 B 등로는 10인으로 단촐하게 무리를 구성하여 오른다. 크~~~
가랑비가 점점 굵어지고, 다들 우의를 입고 오르는데,
얼굴도 우의의 모자로 무장이 되어, 누가 누구인지...
우의의 색깔로 사람을 구분하여, 즐거운 대화를 즐기며 오른다.
나야 뭐~ 우의는 답답해서... 가방만 씌우고 오른다.
결국 맞을 장대비속에서는 우의속 몸이나 가방도 결국은 젖는거 같아서,
시원하게나마 있자는 자세로, 비에 노출되어있는 나를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했던 산우들도, 이후에 동감을 하시는 분들도 계신듯.
이런 비 정취에서의 걸음도 너무나 즐겁다.
그러고 보니, 예전 아토산에서는 장대비를 쫓아 꼭 나왔던 분도 계셨는데,
난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중산행의 매력도 참 좋다.
백암산 740m?
최근 천고지를 전전했던 이력이 있어서인지, 동네 뒷산오르는 가벼움도 있고,
코스가 전반적으로 순했다는 예전 백암산 기억도 나름 뚜렷하다.
섬세한 반달곰님이 한켠의 눈높이에서 스쳐지나가는 야생화에 눈길을 준다.
뭔고... 자세히 보니, 예뻐보여, 한 컷.
박쥐나무???
나중에 검색해본 이름.
우중이라 해도, 비의 양이 뒤로갈수록 많아지는 예보를 다들 확인한 터라,
일찌감치 식사를 하기로 하면서,
난 후미에서 진행하니까,
앞에서 진행하는 옥대장님한테 반반한 터를 11시 지나면서부터는 찾아보라고 주문을 한다.
내 비닐이 스펙상에 사이즈는 8인용인데,
여름엔 공기가 좀 통하는게 좋아, 위만 가리면 되니,
B 오르는 10명도 다 수용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있었으나,
불편하신 분도 있을거 같아서, 상황을 보기로 하다가,
터를 발견한 상황에서, 결국 6명이 비닐막안으로 들어갔다.
다들 여리여리하신 분들이라 그런지 여유가 충분하다.
나름 괜찮은데?
처음 비닐막 펼때는 가랑비수준이어서, 효과를 잘 모르다가,
이따금 우두둑 굵은 빗방을이 비닐천장을 때리는 소리에 낭만이 솟는다.
나의 막 3. 옥대장님의 대추주가 그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비닐장갑을 깜빡했다는 옥대장님의 망설임에,
초롱님이 예전 어렸을때 도시락을 흔들어 비빔밥을 먹었던 기억을 되살리는
바텐의 모습을 보인다.
"Shake it !!! Shake it!! 쉐킷쉐킷쉐킷~"
주변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이끌어가면서,
완전 호모지니어스 해진 골뱅이 무침을 완성시킨다. 대박.
매콤한 고추와 어우러진 골뱅이가 빗속에서 몸속에 즐겁게 들어간다.
간만에 차를 안끌고 나와, 음주에 자유로와진 옥대장님과
달빛님, 초롱님,
다이어트때문에 술을 멀리하는 지리산반달곰
모두 막걸리는 즐긴다.
다행히(ㅋ) 다들 독주는 싫어하시는 여성분들이라,
옥대장님의 대추주는 온전히 내 차지.. 캬~~~
회장님은 맛있는 열무국수를 해와서, 일행들과 나눈다.
산에서 먹는 열무국수가 그렇게 맛있을 수 없다.
반달곰님은 새벽에 일어나 부쳤다는 전을 내놓는다.
맛도 일품이고 부지런도 하고... 그렇게 참한 처자가 아닐수 없다.
비때문인지, 알코올때문인지, 풀어진 몸과 마음으로 대화가 무척이나 즐겁다.
초롱님의 연애담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ㅋㅋ
무뚝뚝하고 잼없는 다큐님과의 그 시절이 어찌나 눈에 선하게 느껴지는지.. ㅋ
오늘 점심에 대한 기대는 성공으로 마무리 되어가는 것 같다.
........
시간이 흘렀다.
무전이 들린다.
으응? 벌써 A는 상왕봉에 접근을 한단다.
뭐 그리 빨리..... ;;;;
A코스를 열심히 타고 계시는 다큐님이 초롱님을 찾는다. ;;;;
결국은 예상과 달리, A코스가 한참 우리를 앞질러 진행하고,
우리는 주섬주섬 자리를 정리하고, 사자봉을 향한다.
첫댓글 오 정말 재미진 산행기, 우중 산행의 묘미를 지대로 즐기셨구만요 ㅎㅎ
깔아주신 판 제대로 즐기고 왔어요.
좋은 산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중산행은 우비로 인한 후덥지근함과
산길의 미끄러움으로 부담스런 맘이
있었는데
동그라미 대장님의 든든한 호위와
비닐펜션의 아늑함, 비닐지붕 위로
떨어지는 청아한 빗소리 덕분에
여유롭고 즐거운 오찬이 되었네요~~~^^
비록 비에 젖어 몸은 무거웠지만
마음만은 깃털처럼 가볍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초롱님덕분에 모두가 행복한 순간들이었습니다.
저도 걱정반 진행했었는데,
다행히 비닐막이 역할을 했네요. 안심했어요.
즐겁게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흠....제가 비닐하우스 양보해서 공간이 널널했지요??^^
걱정했는데, 나름 오붓하게 잘 드셨네요.
자리만드느라 정신없다가 봄총무님 없는 것을 뒤늦게 확인했네요. ;;
회장님이 걱정되서 일찍 드시고 달려가셨어요.
중간에 만나셨죠? ^^
동대장님의 산행기를 기대해보라고 많은분들이 말씀하시더니,
역시나 ~~ ㅎ
B조에서 동대장님과 함산하면서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
참, 외국인 라이언님 사진보니 생각납니다 ㅎ
오랜만에 잘 나오셨습니다.
앞으로 자주 나오세요.
보통 주관안할땐 제가 후미 자주 섭니다~~^^
박쥐나무 맞네요.
A코스에서는 꽃은 보지 못했는데..
열쇄고리 같이 독특하게 생긴 박쥐나무꽃.
용케 발견해서 잘 담아오셨네요.
지리산반달곰님이 잘 캣치했어요.
예쁘게 생겼더라고요~~^^
https://youtu.be/5bigeVGadWM?si=PwTOuCr0Wd3F8RGL
우중 산행 비지엠으로 딱일 듯한 노래지요?
동대장님의 인솔하에
우중 안전산행 속에
즐거움을 나눈 회원님들께 선곡해 드립니다.
행복바이러스가
제게도 전해졌으니...^^
PLAY
경쾌한 리듬.
우중산행의 배경음악으로 안성맞춤이네요~~^^
부회장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동영상속 쎄끼~쎄끼~쎄끼쎄키쎄키~~멍멍이쎄낀줄~~ㅋㅋ
내장산
우중산행 또 하나의 추억들로 간직 되게꾼요~^^
아~ 발음의 끝처리가 미숙했군요. ㅎ
산중 빗속에서의 여유. 좋았어요.
텐트안은 맛집세상ㅎ
우중에도 멋진 산행 수고하셨습니다 ~~
사람들도 좋아서, 더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어느 좋은 산에서 뵙겠습니다. 부회장님~~^^
덕분에 비안맞고 편하게 점심 먹었네요 ㅎㅎ 빗속의 추억 한페이지 추가
한켠에서 바람이 통하라고, 머리로 받쳐주신 희생정신.
기억하고 있습니다. ㅎ
열무국수 맛 일품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