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의 부수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어제, 오늘의 날씨가 익명게시판의 탁구 동호인들 마음 만큼이나 찬바람이 부는 것 같습니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어떻하면 탁구 1부가 되냐는 물음에, 죽어라고 탁구쳐서 안 죽었으면 1부가 된다는 말을 믿고 탁구에 목숨 건 사람처럼 한때 탁구에 빠졌다가 지금은 겨우 빠져나와 시단위 시합에 출전하지 않고 즐탁 모드로 변신한 평범한 탁구인, 강희수입니다.
지난 수원 오픈대회에 용인, 오산, 안산 등의 많은 탁구 동호인들이 참가하여 자웅을 겨루었습니다.
특히 수원이외의 지역에서 참가하신 동호인들께는 수원에서 운동하는 탁구인의 한사람으로써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입상자에게는 진심어린 축하를, 입상 못한 동호인들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데 본 카페에 들어와 보니 입상을 해서 축하를 받아야 할 동호인들이 오히려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고 심지어는 입상한 동호인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까지도 거론되고 있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생활체육의 탁구인 들에게 등급처럼 따라 다니는 부수제도는 약과 독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쟁논리로만 따지면 부수제도는 없어야 되는 것이 당연한 겁니다.
엘리트 탁구처럼 기량이 뛰어난 사람이 성적을 내는 것이 당연한 이치지요
상수의 입장에서 보면 부수제도는 굉장히 불공평한 제도입니다.
100m 달리기 시합에서 20~40m를 접어주고 하는거와 유사 하잖아요
그러나 생활체육에서 부수제도를 운영하는 취지는 성적보다는 심신단련을 통한 건강증진과 동호인들 간의 친목이 우선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부수제도의 약이 되는 부분을 보면 하수가 상수하고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고 상수가 독점하는 입상을 하수에게도 입상기회를 주어 하수 동호인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많은 동호인의 참여가 가능하게 됩니다.
부수제도의 독이 되는 부분은 지금 익명 게시판에서 갑론을박 하고 있는것 처럼, 성적을 내기 위한 하향 출전이나 우수한 회원끼리 연합해 출전한 후 입상을 해서 지탄을 받는 경우입니다.
인간이 세상에 살면서 없어질 수 없는 3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질병이고 둘째는 기아(굶주림)이고 셋째는 부조리(부패)라고 합니다.
그러나 법과 제도와 인간의 노력으로 최소화 시키려 하고 있지요
우리 탁구역시도 부수제도가 존재하는 한 동호인들 간의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부수제도를 없앨 수도 없겠구요
이번에 인근지역 출전을 오픈한 수원시합에서 문제가 된 몇가지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살펴보기 전에 밝혀둘 것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거나 특정동호인을 비방 또는 옹호하고자 쓰는 글이 아니고 시합도 출전하지 않은 제3자의 입장에서 제 생각을 정리한 글이므로 저와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말해둡니다.
먼저 대회요강을 보면 경기종목(참가대상이 되겠군요) 란에 단체전은 인근 지역 주민등록자 팀 구성은 주민등록지 시.군 또는 수원시 소재팀(동호회원 인증전제)으로 구성토록 되어 있고 개인전의 경우
시행규칙 제4조의 등록부수 기준으로 동록된 동일 소속 클럽선수로 구성토록 되어있습니다.
또 하나 시합용구 및 유의사항 란에 보면 각 팀의 감독은 하자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의제기 가능, 단, 경기가 진행된 이후에는 이의신청 불가로 되어 있습니다.
대회요강이 이렇게 되어 있는데 시행규칙 제4조의 등록부수 기준과 동호회원 인증전제 부분을 실제로 그렇게 신청되고 출전했는지에 대해서, 확인하고 검증할 의무가 협회와 심판과 선수 중 누구에게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전기기사 국가기술자격 시험을 보는데 시험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4년제 대학 졸업자로써 나이가 만20세를 넘는자로 한다고 했다면 응시자가 4년제 대학을 나왔는지와 만 20세가 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하는 의무가 시험 주관기관(탁구협회)에게 있는지, 시험감독자(심판)에게 있는지, 아님 응시자(선수)에게 있는지를 일반적인 상식으로 살펴보면,
응시생은 졸업증명서와 주민등록증을 제출해야할 의무가, 협회는 제출된 서류가 맞는 것인지 확인해야 할 의무가, 시험감독자는 응시생이 본인이 맞는지와 시험 중 컨닝 등의 부정행위는 없는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보여 집니다.
그런데 시합용구 및 유의사항 란에 보면 각 팀의 감독은 하자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의제기 가능, 단, 경기가 진행된 이후에는 이의신청 불가 라는 항목과 경기에 적합한 복장 및 운동화 착용, 신분증, 사업자등록증 등 지참, 상대팀 이의제기시 하자증명토록 되어있습니다.
위 문구로 유추해보면 하자에 대한 이의제기는 각 팀의 감독이 해야 하고 반드시 경기시작 전에만 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하자로 인한 이의제기 내용에 출전선수의 자격까지를 포함하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아 논란의 여지는 있습니다.
자! 그럼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오픈시합에서 안산과 오산, 그리고 용인 등에 있는 많은 동호인들이 시합신청을 해서 협회로부터 아무런 규제 없이 신청서가 받아 들여졌고, 매번 시합시 상대팀에서도 이의제기가 없어 입상까지 했다면 대회규정에 근거해서 그분들이 비난 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설령 그분들이 동일 동호회가 아니었고 부수가 하향되어 출전했다 하더라도 더구나 시합이 다 끝난 시점에서 그분들을 폄하한다는 것은 손님을 초대한 수원시의 이미지나 탁구동호인들 간의 친목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입상한 동호인은 부수를 상향시키고 잘치는 동호인끼리 만을 연합해서 출전하여 다른 동호인들의 눈총을 받는 일을 줄이기 위해 다음 대회부터는 노력을 해야 하겠지요
수원의 탁구 동호인들께서는 외부의 손님을 초대한 교류전이었다고 생각하고 포근한 마음으로 감싸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부수제도가 무엇이 문제인가를 이야기 해보고 대안도 제시 해보겠습니다.
((문제점))
1. 성적을 내기 위해 어느 대회에서든 항상 하향출전이 문제가 된다
-개인의 명예, 상금, 동호회의 우월감, 구장의 홍보 및 신입회원 확대 등의 목적으로 오로지 성적을 내기 위해 부수를 낮추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2. 같은 부수에서도 전형이나 러버, 게임운영 능력에 따라 차이가 천차만별이라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체계적인 부수관리가 매우 어렵다.
-아무리 부수관리를 잘해도 불평은 생긴다.
3. 양심보다는 성적에 대한 유혹이 크고 단체전일 경우에는 더 심하다.
-구장 동호인 중심으로 시합을 출전 하다보면 같은 부수끼리 짝짓기도 어렵고 성적을 내고 싶어 하는 동호회장이나 코치, 관장 등의 이기주의적인 문화가 우리주변에 상존해있다.
4. 1등만을 우대하는 더러운 (모 코메디) 술푸는 세상 속에 탁구문화도 젖어있다.
-100~200명이 출전하는 3~4부 시합에서도 오로지 입상은 달랑 4명이다.
5. 핸디를 받고 치는 4부가 1부를 이기면 맞쳐서 이긴것 처럼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면서 고수에게 망신을 준다.
- 핸디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이미 자기가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인식을 못한다.
6. 고수에게 핸디를 받은 하수는 본인의 승률이 50% 이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고수는 자기의 승률이 70% 정도이어야 적정핸디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오는 인식차이 때문에 항상 핸디의 시비가 생긴다.
어느것이 정답일수는 없지만 OK 핑퐁 등의 탁구 사이트에서 거론되고 있는 적정핸디 수준은 고수가 이기는 승률이 70% 정도여야 적정핸디라고 말하는 동호인이 많다.
원래 핸디 없이 하는게 맞지만 고수가 30%정도를 양보한다는 의미인 것 같다.
7. 고수가 하수에게 일률적으로 꼭 핸디를 주는 방법 외에는 생각 해보지도 않고 시행도 안하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겠지만 대략은 위 7가지에 문제가 다 들어 있는 것 같다.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1. 시합 출전 인원수에 따라서 입상의 범위를 넓힌다.
-시합출전 인원수에 상관없이 1~3등 까지만 입상으로 하던 것을 인원수 비례해서 시상을 하는 것이다. 200명 출전하는 대회에서 16강 까지만 가더라도 엄청난 성적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1~3등(4명) 이후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1~3등까지의 상금을 낮추고 16강, 8강까지도 입상자로 인정하여 시상하면 지금과 같은 심한 부수 햐향도 어느 정도는 줄어들것이다. 16강만 가도 입상이기 때문에 하향출전할 이유가 줄어든다.
2. 3부가 4부에게 꼭 핸디 2점만 고집할 것인가?
-하수가 고수에게 실점 당하는 건 강력한 드라이브나 커트도 있지만 대부분 서비스에 있다. 하위부수 일수록 서비스를 받는 능력이 낮기 때문에 고수의 서비스에 의한 3구 공격에 대부분 실점을 한다.
따라서 1부수 차이는 핸디 없이 하고 전게임을 하수만 서비스 하게 한다.
예를 들어 3부와 4부 시합시는 핸디 없이 하되 서비스는 4부가 모두 넣는 것이다.
3부와 5부의 시합시에는 핸디 2점에 서비스는 5부가 전부 넣도록 하고 3부와 6부의 시합시에는 핸디 3점에 서비스는 6부가 모두 넣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하수의 서비스 능력도 향상되고 연속적인 랠리도 가능해져서 탁구의 흥미도 늘어날 것이다. 어차피 핸디를 주는거나 서비스를 하수만 넣게 하는거나 경쟁원리에 안 맞는 것은 마찬가지다.
당장에 연합회주관 시합은 어려울 수 있으나 클럽에서 주관하는 대회에서는 시험 삼아 시행 해보는 것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3. 고수는 하수에 대해 최대한의 배려를 해주고 고수는 하수에게 존중 받는 탁구 문화가 되어야한다.
-흔히 고수들 중에는 탁구가 1부인데도 인생도 같이 1부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동호인의 입장에서 보면 탁구는 하나의 취미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고수는 하수의 부족한 부분을 이끌어 주고 교만함이 묻어나지 않도록 겸손하게 지도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하수는 고수를 대할 때 적어도 탁구에 대해서는 기량이 높기 때문에 최대한 존중해야한다.
4~5부는 쫒아 다니면서 하수에게 알려주고 2~3부는 하수가 물어보면 알려주고 선수부와 1부는 돈을 줘야 알려준다는 말이 있다.
탁구에 기량이 높으면 그만큼 도도해진다는 말 같기도 하고, 요즘세태를 반영한 말인 것 같기도 해서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다.
입상자 보다는 겸손한 고수가 탁구인들로 부터 존중받는 문화가 정착되면 부수를 하향 하고자 하는 행태도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4. 대회요강을 명확하게 해서 요강만 보더라도 참가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대회요강을 게시하고 나면 댓글과 전화로 이런 경우 어떻게 하느냐 저런 경우 어떻게 하느냐 하는 질문이 많이 올라온다.
대회요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회요강은 작성자 위주가 아니고 처음으로 시합에 출전하고자 하는 동호인이 봐도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작성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은 아는데 네가 이해를 못해서 그렇다고 해서는 안된다.
특히 참가 자격이나 적정부수에 관한 문제는 시합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을 달리 할 수 있는 소지를 없애야 한다.
그리고 특히 참가자격에 관련해서는 시합전에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한다.
5.우리는 서로에게 취미를 통해 같이 건강 하고자 하는 아주 고마운 동호인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탁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다. 반드시 동호인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탁구는 공을 상대방에게 주어야 이기는 운동이다.
따라서 탁구 속에는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는 교훈이 들어있다.
어려서부터 경쟁으로만 길들여진 우리에게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기는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 일반화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최선을 다한 패배가 승리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우리 탁구인들이 공유하고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면 아무리 좋은 제도와 운영진이 있다 해도 우리 탁구인 모두는 외부사람들이 이야기 하듯 작은 공을 가지고 노니까 사람의 그릇도 그것밖에 안된다는 비아냥을 계속해서 들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6.오로지 입상을 목적으로 하향출전하는 동호회나 개인에게는 강력한 페널티가 필요하다.
-내가 하향 출전하면 탁구계에서 매장되는구나 하는 정도의 강력한 제제가 있어야 하향출전의 엄두를 못낸다.
탁구 동호인 여러분!
저도 예전에는 입상이 먼저라는 생각에 부수를 낮추어 타 지역에 시합을 나가 우승을 하고 기뻐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내 우승 뒤에는 그보다 더 큰 비아냥이 숨어 있을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수원시를 포함한 모든 지역의 탁구인들도 상식적이고 양심적인 팀 구성과 부수신청으로 앞으로는 더 이상 부수문제로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맺습니다.
그냥 두서없이 적은 글이라 오타나 문맥상의 오류가 있더라도 큰 틀에서 제 뜻을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리면서 항상 즐탁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