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장현 선생님께 결례를 저지르다.
카페에 들어와 있는데 ‘jh~’라는 닉네임으로부터 채팅요청이 왔다. 수락을 하고 들어가자마자, 난 “누구시오?” 했다. 요즘 우리 카페를 둘러싸고 좋지 않은 소문도 있던 터이다. 직업의식이 발동한 것도 한 몫 했다.
그런데 저쪽에선 “일요일 잘 쉬었어?” 한다. 이것만으로는 상대방 확인이 안되니까 “그러오. 누구시오?”라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나 6학년 1반 백장현” 하신다. 여전히 의심을 풀수 없어서 이렇게 응수했다. “ ? 어디에 사시오?” 그 순간에 뭔가 상황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닉네임을 보니 ‘jh~’로 되어 있고 그러면 ‘장현’(선생님)일지도? 혹시 진짜로 선생님이실 수도 있고, 상대방이 사기꾼이 아니라면 참 난감한 일이구나 싶었다. “정말 선생님이십니까?”하고 사태수습용 멘트를 날려봤지만 그와 거의 동시에 오는 말씀, “혹시 쌍용에 다닌다고 하지 않았나?”, “상계동에 산다고 했지?”
“선생님 제가 좀 전에 결례를 했습니다.” 했더니, “아니야 모르면 그럴 수 있지 뭐..” “이름을 쓰지 않아 오해들 하지. 홍순석 선생님도 말이야...” 하신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진땀나는 상황을 넘기고서 이런저런 얘기 중에 아이들에게 한자공부를 시키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 여쭈어보았는데 이렇게 답하셨다.
“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지...”
“어려서 배워두면 한자공부에 쉽게 접할 수 있고 또 내용을 알면서 읽을 수 있지...”
“앞으로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침저녁으로 왔다 갔다 할 세대가 아니겠는가...”
“한달 가르쳐 준 아이가 일본에 가서 그 실력으로 잘 적응한다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을 때 보람이 아니겠는가...”
“지금 제자들 보다 중학교 고등학교 가서 다른 아이와 비교가 되니까 부모님들이 더 좋아하더라고... 선생은 그 맛으로 사는 거지 뭐...”
“한자의 중요성은 서울에 올라와 선배 선생님이 지도하는 것을 보고 나도 저렇게 해 봐야지 하면서 시작 했지... 상계동 상경초등학교에서부터야. 명심보감으로 인성교육과 부수교육에 중점을 두고 지도하면 1학년 어린이도 부담없이 쓰고 읽을 수 있지, 부수지도를 하지 않으면 한자는 어려운 공부야..”
사실은 나도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까지 한자(한문)를 놓지 않고 있는데, 그게 다 선생님의 영향 때문일거라고 생각한다. 한번은 사인암으로 소풍을 갔는데, 길가에 서 있는 비석의 한문을 줄줄 읽으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지금까지도 생각난다. 선생님의 그 모습을 잊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래서 오늘도 하루종일 동네 도서관에서 맹자를 읽고 왔다.
“오늘 나 때문 다른 일도 못하지. 다음에 또 시간 있으면 이곳에서 만나자...” 하시는데 아쉬워서 “말씀을 더 듣고 싶은데요” 했더니 “나는 방학이지만 내일 출근해야지 잘 지내...”하고 자르시는 바람에 갑자기 국민학교 시절이 생각나서 “예 알겠습니다 선생님. 먼저 나가세요” 하고는 놓아드렸다. 208.7.20(일) 21시 08분. 이습.
첫댓글 나한테는 20:41분경에 쪽지를 친히 남겨 주셨는데 아이디 영문자를 봤을때 백장현선생님이라고 직감은 했었지...
그러고 보니 선생님의 기억력이 대단하신것 같다. 나 한테는 제천에 수해피해는 없냐고 안부를 물으셨거든.. 그날 많은 제자들과 대화를 나누셨는데 거의 생생하게 다 기억하고 계신다는 반증이 아닌감ㅎㅎ
왜 그랬을까 신중한 영택이가 그래도 우리 선생님은 인자 하시지 모두 이해해 주시고 실수를 하면서 속 마음을 알게 되는거야 영택아 그래도 꿋꿋이 우리 카페의 안전을 책임져라 알았지
순딕이 너도 내 입장 되어봐라, 안그러고 지나갈 수 있나!
영택이는 영특하고 용감했다 장하다 조영택우리 카페을 부탁헌다![악마](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69.gif)
아니다 계속 이 카페를 부탁한다 상종아!
나는 우리가 만나기 이전에 선생님이 준호(jh)지 알고 쪽지로 실수한적이 있는데....ㅎㅎㅎ
이놈들이 외 날...ㅋㅋㅋ.영택아 황당 이해한다.......
나도 jh를 보고 준호 니 생각을 잠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