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충주 지맥을 찾아서
승대산(567m), 원통산(645m), 행덕산(447m), 수레의산(679m)
소 재 지: 충북 - 충주시 / 앙성면 노은면 신니면 음성군 / 감곡면 생극면
나 홀로 산행 날씨: 맑음 산행거리: 약 15km
오래 만에 찾아가는 고향 길
마음이 답답하거나 심기가 불편 할 때면
고향을 그리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
말없이 반겨주는 고향이 그리워
충주 지맥으로 발길을 돌린다.
둘째딸 미숙이가
신랑감으로 소개한 청년은
준수한 용모에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로
상견례 자리에서 결혼이 성사되고
과년한 딸을 가진 부모로서 노심초사 하다가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니
웃음이 만발하는 집안에는 행복이 가득하다.
딸자식은 애물단지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
가정 형편은 생각지도 않고
무리한 요구로 신경전이 벌어지고
2년 동안 3번의 결혼식으로
기둥뿌리가 뽑혀 나가는 중압감에 밤잠을 설치며
신접살림에 필요한 물건들과 예단까지 보냈으니
이제야 숨통이 트이며
그동안 잊고 지내던 산길로 시선을 돌린다.
충주지맥은 음성의 보현산에서 갈라진 산맥이
부영산, 수레의산, 행덕산, 원통산, 승대산, 국망봉,
보련산 , 쇠바위봉, 국사봉. 무쇠봉으로 이어지다
하청나루에서 생을 마감하는 장대한 산맥이다.
보련산과 국망봉 구간은 수년전에 다녀온 곳이라
승대산에서 수레의산을 거쳐 못재까지의
구간이 오늘의 일정으로 하루해가
빠듯한 구간이라
새벽부터 서둘러 감곡에 도착하니 8시 20분.
복성 저수지를 지나 중부내륙 고속도로의 터널 위가
둔터 고개로 10여분 거리에 5,000원이면 족할 것인데
왕복 요금에 할증료까지 12,000원을 요구하는 택시기사.
음성 택시 조합에서 결정된 사항이라니
전국의 어느 곳에 이런 횡포가 또 있단 말인가?
인심 좋은 충청도 고향 땅에서 당하는 봉변에
어이없는 너털웃음으로
흙탕물 일으키는 미꾸라지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감곡의 문촌리와 노은면의 가신리를 잇는 둔터 고개는
2차선으로 포장이 되어 있지만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오가는 차량이 뜸한
국망봉과 승대산을 가르는 고개 마루 인데
서쪽의 승대산 쪽으로 가시덤불 헤치며
주능선에 올라서니
겨우내 오간 흔적이 없는 등산로는
낙엽만 풀풀 날리고 가파른 비알 길에서
비지땀을 흘린다.
승대산 정상에는 별로 특징이 없지만
비닐 코팅으로 표시를 달아맨 산객이 고맙기도 하고
건너편으로 인근에서 가장 높은 국망봉이
명성황후의 전설을 간직 한 채 장호원 뜰을 굽어보고
시원스레 달려가는 중부 내륙고속 도로가
내 고향 충주의 번영을 기약 하는 듯 하다.
(9시 10분)
앙성면과 노은면의 경계를 이루는 주능선은
서쪽으로 원통산을 바라보며 진행을 하는데
무명봉을 2개 넘으면 북 사면의 너른 분지에
장호원 CC가 자리 잡고 누런 잔디에도 푸른 기운이 감돌고
골퍼들의 발걸음도 경쾌하게 보인다.
그림 같은 그린을 바라보며 무명봉 3개를 넘으면
노은면과 앙성면 감곡면의 꼭지점으로
충주 경계선을 밟아가는 주능선이 오갑산으로 연결된다.
낙락장송 휘늘어진 암릉길을 내려서면
고압 전신주 55번이 자리 잡고
감곡면 사곡리와 노은면 원통골을 이어주는
질마재에 이르는데
지금은 오가는 인적도 없는지
오솔길도 무성한 잡초 속에 가리고
당산나무와 허물어진 돌무더기만이
그 옛날의 흔적을 전해주고 있다.
(10시 15분)
유순한 산행 길에 옹골찬 원통산
암팡진 암릉 길에 해 묵은 동아줄
오랜만에 잡아보는 로프에 힘이 실리고
원통해서 못 살겠네 한 이 많은 정수리
표시 없는 삼각점에 검은 오석 표지석
사방팔방 막힘없는 조망 터에 가슴속이 후련하다.
지나온 길 따라 국망봉이 맡 형으로
보련산, 무쇠점 그 너머 하늘 끝에 월악 영봉 걸려있고
노은면 너머로 주덕이 지척인데
수레의산 가는 길에 행덕산이 정겨 웁다.
금강산도 식후경 간식으로 요기하고
반주한잔 걸쳤으니 세상에 부러울 게 무에 있나?
( 10시 45분 - 15분간 휴식)
오늘도 걷는 다 마는 충주 지맥 길 따라
구절터 지나면 곧 바로 갈림길
좌측 길로 접어들어 462봉 지나치면
부드러운 봉우리가 덕을 쌓은 산이라고
참나무 등걸에 피어난 신비한 버섯
차마 손을 못 대고 사진으로 담아왔지.
(11시 50분)
520번 도로가 없던 시절 감곡의 쌍평리와
노은의 안락리가 정답게 넘나들던 길
지금도 오가는 길손으로 고개 길이 선명하고
367봉을 넘어서면 솔 고개가 지척이다.
(12시 10분 -10분 휴식)
한적한 시골동네 고개 마루에
이방인을 경계하는 개들의 울부짖음
서둘러 임도 따라 계곡으로 숨어드니
산길은 간데없고 울창한 활엽수림
하늘을 가리는 가시덤불 헤치며
사서하는 고행의길 남이 볼까 두렵다.
가까스로 올라선 주능선에는
간벌로 찍어 내린 나무등걸 가로막고
산초나무 딸기나무 온몸을 훌치는데
된비알 오름길에 두 다리에 경련이 인다.
이길 따라 가는 줄기 음성과 충주를 갈라 치고
606봉 올라서니 수레의산이 지척이라
(13시 30분)
완만한 내리막길 수천 평 분지위에
아담한 연못이 솔 그늘에 자리 잡고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안동 권씨 권문 세도
그에 얽힌 전설이 전해 오는 곳
신기하다 신기해 변태 어인 벽송어가 살고 있다니
여기소라 부르는 2개의 연못이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된단다.
수레울 마을 청소년 수련원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외로운 산객에게 힘을 실어주며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찾아 가는 풍운아의
발걸음이 가벼운 것은
한 치도 어김없이 이곳 까지 찾아 왔기에
안면이 있는 산악회의 리본이 반겨준다.
가파른 비알 길에 무거운 발걸음
힘겨운 산행 길에 불꽃같은 바위 암봉
한 눈에 보아도 상여바위가 확실해
날렵하게 올라선 바위에는 선경의 세계가 가까운 듯
서쪽으로 주천 저수지 너머로 백족산이 선명하고
능안 고개로 이어지는 주능선의 동쪽 끝자락에는
내 고향 마을의 병풍산이 자리 잡고 있다.
(14시 - 10분간 휴식)
큰 특징이 없는 오늘의 산행 길에서
여기소와 상여바위를 보고나면
무엇을 더 바라 리 요.
단숨에 올라선 무명봉이
노은면과 신니면 생극면의 분수령으로
충주 지맥도 절정에 오르고
수레의산의 정상에 올라서면
남쪽으로 가엽산이 가물거린다.
(14시 30분)
부지런한 음성사람 정수리마다 영역 표시로
검은 오석에 이름석자 선명하게 자리 잡고
표시 없는 삼각점에 신덕 저수지가 정겨웁다.
솔 그늘아래 펼쳐진 바위 평상에 자리 잡고
어찌 한잔 술을 마다할까?
남쪽으로 뻗어 내린 못 고개 길이
서울로 돌아가는 길목이지만 차편이 마땅치 않아
생극면 소재지로 하산 길을 잡았지만
동부 골프장에서도 6km나 되는 거리가 막막 하기만한데
인심 좋은 공사 덤프트럭으로 생2리 마을까지
나오며 오늘의 산행도 마감을 한다.
(15시 30분)
화신 따라 천리 길
무학산(761m), 대곡산(516m), 시루봉(662m)
산행일시: 2007년 4월 5일 1
소 재 지: 경남 마산시 날씨: 맑음 산행거리: 약 11km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 속에서도
가지마다 움이 터 오고
앞뜰에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4월을 맞아
훈풍 따라 전해오는 화신을 찾아
남도 천리 마산으로 달려간다.
천호동 국민은행 앞에서 승차한
청솔산악회는 화요 맥을 이어가는
강 흥식 부장의 산악회라 더욱 반갑고
산악회의 대 선배이신
과천의 김 영오 선배님을 만나
후 꾼 달아 오른 열기 속에
만원사례를 이루고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는
봄 냄새가 물씬 풍기는 냉이 국으로
든든하게 배도 채우고
대진고속도로와 남해 고속도로를 거쳐
마산의 월영동 언덕배기를 오르며
들머리가 시작된다. (12시 20분)
월영동 육교 아래 버스를 세우고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때 약 볕이 쏟아지는 언덕배기를
타박타박 걸어가노라면
마을의 수호신인 수 백 년 된
회 나무가 자리를 잡고
새로 단장한 만날 고개는
청춘에 과수가 된 딸이
친정식구들이 그리워 고개 마루에서 기다리던 중
반가운 만남이 이루어 젔다는 전설을 간직한 곳으로
우측의 송림 속으로 등산로가 열리고
처음부터 고된 신고식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나무 계단 길
숲의 향기가 온몸을 휘감아 도는
비알 길을 거슬러 오르면
붉게 타오르는 진달래의 꽃길이 열린다.
대동여지도에는 두척산으로 불리고 있는
무학산은 서원 골의 고운대와 월영대의
아름다운 자태가 하늘을 나는 학의 형상으로
신라의 최치원 선생에 의해 불리게 되었다는 전설이 서리고
소나무 숲 사이로 타나는 전망대 바위는
내 고향 남쪽 바다.......
로 시작되는
마산만의 돌섬과 푸른 바다
빼곡히 들어찬 시가지가 한 폭의 그림으로
우리의 가슴을 시원하게 티 워 준다.
가파른 비알 길에서 비지땀 좀 흘리고
거친 숨소리에도 돌무더기 쌓아 올린 대곡산에 오르면
표지 석과 삼각점이 자리를 잡고
학의 날개 한껏 펼친 무학 산이 손짓을 한다. (12시 55분)
정수리에서 내려딛는 400고지 안부에는
무학산이 자랑하는 진달래의 동산으로
화려한 불꽃을 피워 올리고
능선 마다 펼쳐지는 전망대 바위는 솔 그늘 아래서
상춘객의 옷깃을 부여잡고 유혹을 한다.
550고지를 지나 663고지를 오르는 갈림길에서
좌측의 대로를 따르면
따사로운 햇볕이 내려 쪼이는
양지바른 언덕아래 안개 샘이 자리를 잡고
갈증 난 길손에게 물 보시를 제공하며
초가지붕 얹은 툇마루는 쉬어가기 안성맞춤으로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는 가슴속의 묵은 때를 털어 버린다.
(13시 35분 - 5분 간 휴식)
안개 샘의 우측으로 산길이 열리고
마른대궁의 억새밭이 훈풍에 휘날리며
정상까지 억새의 천국을 이루는데
고도가 높아지며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 속에
진달래의 꽃망울이 단단한 껍질 속에 몸을 사리고
하늘높이 쌓아올린 715봉의 돌탑은
마산시민들의 소망으로 정성이 가득하다. (13시 54분)
무거운 발걸음도 정수리에 올라서며
환호성이 절로 나고
산불감시 철탑아래 큼지막한 정상 석
바람결에 휘날리는 태극기는 마산의 정기를 한 몸에 받고
헬기장 주위로 자리 잡은 너른 암반들
옆자리에 짝을 이룬 김 대수 산님과
정상 주를 나누며 망중한을 즐기는데
시루 봉을 다녀오는 심 선생의 말 한마디에
무학산 제일의 전망대를 어찌 지나 칠 수 있으랴?
(14시 05분 - 20분간 휴식)
왕복 1시간의 거리를 다녀와도 약속시간이 넉넉하니
의기투합으로 자리를 털고 시루봉을 향해 발길을 내 딛는다.
오가는 사람 없는 낙남정맥의 마루 금
비지땀을 흘리며 달려가는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전망대 바위에서 바라보는 시루봉은
시루떡을 거꾸로 쏟아놓은 듯
켜켜이 차곡차곡 쌓아올린 바위들이
수 십 길 단애를 이룬 전망대로
십오 분 만에 정맥의 갈림길에서 좌측의 오솔길로 접어들어
송림 속을 헤치며 달려간다.
철사다리를 타고 오른 정상은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 없는 150여 평의 너른 암반으로
사방팔방 거침없는 시원한 조망 터로
지척에 솟아오른 무학산(761m)을 중심으로
서남간에 대산(727m), 광노산(720m), 봉화산(649m),
서북산(738m), 여항산(744m)이 하늘 금을 그으며
병풍같이 외워 싸고 미로같이 얽혀있는 계곡 사이로
내서면의 마을들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전망대에서
바다의 한 귀퉁이도 볼 수가 없으니
애석하기 그지없다. (14시 45분)
오늘의 소임을 다 한 듯
편도 1.3km에 왕복 2,6km를 다녀오는 발걸음은
물먹은 솜뭉치처럼 무겁지만
마음만은 봉우리 하나를 더 챙겼다는
자부심으로 깃털처럼 가볍고
되돌아온 정상에는 공허로 운 바람만 불고 있어
다급해진 마음을 추 수리며
곧바로 서너 마지기로 내딛는다. (15시 15분)
억새와 진달래가 어우러진 서너 마지기
철 계단을 타고 내려서는 안부에는
장승들이 무사 산행을 기원하는 듯
휴식공간으로 자리를 잡고
전망대 바위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마산의 시가지
60년대 조국 근대화의 물결 속에
자유보호 무역항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내는
견인차로 자부심을 갖는 마산.
이승만 정권의 독재가 종말을 고하고 민주화의 초석이 된
마산에 마창 대교의 건설이 한창이니
완공이 된다면 또 하나의 명물로 자리매김을 하지 않을까?
내 고향 남쪽 바다로 시작하는 어느 시인의 노랫말처럼
쪽빛바다의 푸른 물결.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는
마산 시내를 굽어보며 서원계곡으로 내려오니
왕사구라 벚꽃이 하늘을 뒤 덥고
바람결에 흩날리는 꽃비를 맞으며 주차장에 도착하니
16시 20분. 꿈같은 4시간의 무학산 산행을 마감하며
얼큰한 김치찌개에 밥 한술 말아먹고 곁들이는
소주한잔에 되짚어 가야할 천리 길도
꿈속으로 스며든다.
첫댓글 이 곳에 올리니 참 좋습니다. 저도 빨리 올려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