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커피를 구하기는 알면 쉽고 모르면 한없이 어렵다. 어떤 커피를 고가에 사고도 과연 맛있는 것을 구한 것인지, 맛있다 할지라도 그 맛이 구입 비용에 걸 맞는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쉽지않다. 여기서 '좋은 커피'란 맛과 향이 우수하고, 그에 걸 맞는 만큼의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정의하겠다. 커피의 맛과 향은 여러 요소들이 결합하여 나타나는 종합적인 결과물이다. 커피의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검토하여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 커피를 직접 음용하여 판단할 수도 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후자일 것이나 커피를 미리 확인하고 구입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따라서 여기에서는 전자를 위주로 설명하고자 하는데 좋은 커피 구입요령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생두 조건
커피 명칭에 적어도 생산국명, 생산지명이 함께 표기되어 있는 커피를 구입하되, 생산지명이 명품을 생산하는 지방과 일치하는 것을 택한다. 커피 명칭에는 커피 나무의 종, 재배 환경, 커피 열매에서 생두를 만드는 과정(가공 방법)등에 대한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예로서 'Colombia Tuluni Supremo'란 커피의 명칭 속에는 아라비카종 중에서도 'Typica'라는 한 분류이고 'Tuluni' 지방의 재배환경에서 'Wet process' 방법으로 가공 되었고 등급은 최상급인 생두라는 정보가 담겨 있다. 만약에 단지 'Colombia' 커피라는 명칭만 있다면 이러한 정보들을 확인할 길이 없다.
이것도 저것도 귀찮고 모르겠다 싶으면, 이름이 하나라도 더 길게 적힌 것을 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 로스팅 조건
우리가 강하게 나는 좋은 커피향으로 인식하고 있는 향은 City, Full City, French 정도의 중,강배전 수준에서 가장 잘 발현된다. 강배전과 중배전, 약배전의 차이는 커피의 좋고 나쁨의 차이라기 보다는 선호하는 기호의 차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일반적으로 생두의 종류에 따라 추천하는 베스트 로스팅 포인트가 있기는 하지만, 특별히 선호하는 로스팅 스타일이 있다면 그 수준을 로스터에게 요구하면 된다.
■ 신선도 조건
커피의 로스팅 일자를 반드시 확인한다. 신선한 커피는 볶은지 2주일 이내의 제품이다. 원두커피는 보통의 조건에서 볶은지 2주가 지나면 맛과 향의 50-60%가 소실된다. 만약 분쇄된다면 맛과 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소실된다. 따라서 원두 커피는 볶은지 7일 길어도 10일 이내에 소진될 수 있는 만큼의 양을 구입하고, 분쇄는 음용 직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커피 겉 봉투에 유효기간이 1년 또는 2년으로 표기되는 경우도 있으나 이 정도 경과된 커피는 몸에 해롭지는 않을지 몰라도 좋은 커피로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신선하지 않은 커피는 비록 세계 최고의 명품이라 할지라도 저가의 신선한 커피 보다도 못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가격 조건
동종의 제품을 취급하는 여러 곳의 가격을 비교하여 동일한 제품이면 저렴한 것을 택한다. 단 비교할 때 커피를 표현한 명칭이 동일해야만 동종의 제품이라할 수 있다. '모카'(Mocha)라는 명칭의 제품과 'Yemen Mocha Sanani'라는 명칭의 제품과는 서로 다른 별개의 제품으로 보아야 한다. 전자는 그 진위를 확인 할 수 없는 반면, 후자는 세계적인 명품의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