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8 그 시절 장발은 우리에게 단순한 유행 이상의 무엇이었다. 때로는 그것이 젊은이에 대한 사회적 우려의 상징과도 같은 표적이 되기도 했지만, (……) 우리에게 그것은 그 길이만큼도 되지 않는 자유에 대한 집단적 표현이자 그 시절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몸으로의 반항과 같은 것이었다.P. 8 그 시절 장발은 우리에게 단순한 유행 이상의 무엇이었다. 때로는 그것이 젊은이에 대한 사회적 우려의 상징과도 같은 표적이 되기도 했지만, (……) 우리에게 그것은 그 길이만큼도 되지 않는 자유에 대한 집단적 표현이자 그 시절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몸으로의 반항과 같은 것이었다.
P. 11 청춘이라는 게 원래 그렇지. 지나온 사람들에게는 꽃으로 비유되기도 하지만, 본인들에게는 춥고 습한 계절이지. 그렇지만 방황도 이쯤에서 끝내는 게 좋아.P. 11 청춘이라는 게 원래 그렇지. 지나온 사람들에게는 꽃으로 비유되기도 하지만, 본인들에게는 춥고 습한 계절이지. 그렇지만 방황도 이쯤에서 끝내는 게 좋아.
P. 22 고향이면서도 명진은 내게 푼푼하지 못했다. 가네야마(金山) 막걸리, 도갓집 둘째, 통대의원 아버지, 거기에 대한 당숙의 냉소와 자학 증세들…….P. 22 고향이면서도 명진은 내게 푼푼하지 못했다. 가네야마(金山) 막걸리, 도갓집 둘째, 통대의원 아버지, 거기에 대한 당숙의 냉소와 자학 증세들…….
P. 26 떨쳐버리고 싶은 악몽에 다름 아닌 기억들……. 거기에 대해서는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 더함도 뺌도 없는 스무 살의 나이가 내 이름으로 꼽을 수 있는 마지막 나이가 아닌가 두려움에 떨던 낯선 방에서의 고통과 공포와 절망도 읽는 이들의 상상에 맡겨두는 것이 나을 듯싶다.P. 26 떨쳐버리고 싶은 악몽에 다름 아닌 기억들……. 거기에 대해서는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 더함도 뺌도 없는 스무 살의 나이가 내 이름으로 꼽을 수 있는 마지막 나이가 아닌가 두려움에 떨던 낯선 방에서의 고통과 공포와 절망도 읽는 이들의 상상에 맡겨두는 것이 나을 듯싶다.
P. 49 기성세대들은, 특히 우리의 독재자는 젊은이의 장발을 사회적 퇴폐처럼 혐오했고, 우리도 그에 못지않게 장발에 대한 그들의 터무니없는 혐오와 무자비한 단속을 혐오했다. 가장 기초적인 신체의 자유조차 규격화하고 제약하려 들었기 때문이다.P. 49 기성세대들은, 특히 우리의 독재자는 젊은이의 장발을 사회적 퇴폐처럼 혐오했고, 우리도 그에 못지않게 장발에 대한 그들의 터무니없는 혐오와 무자비한 단속을 혐오했다. 가장 기초적인 신체의 자유조차 규격화하고 제약하려 들었기 때문이다.
P. 64 힘의 이데올로기에 대하여 끊임없이 자기 오른쪽 모습의 선명성을 드러내 보이지 않을 수 없는, 고향이면서도 왠지 내겐 그리 넉넉하지 않았던 그곳의 쓸쓸한 풍경과 기억에 대하여.P. 64 힘의 이데올로기에 대하여 끊임없이 자기 오른쪽 모습의 선명성을 드러내 보이지 않을 수 없는, 고향이면서도 왠지 내겐 그리 넉넉하지 않았던 그곳의 쓸쓸한 풍경과 기억에 대하여.
P. 68 사람들은 좋은 말을 다 두고 우리 집을 꼭 술도가라고 불렀다. 우리 집에 대한 명진 사람들의 경멸적 호칭은 없는 사람들의 자기 위안과 그 깊이만큼의 열등감이기도 했다.P. 68 사람들은 좋은 말을 다 두고 우리 집을 꼭 술도가라고 불렀다. 우리 집에 대한 명진 사람들의 경멸적 호칭은 없는 사람들의 자기 위안과 그 깊이만큼의 열등감이기도 했다.
P. 80 세상엔 이보다 흉한 꼴도 많다. 젊고 튼튼한 두 다리를 가졌을 때 세상일이나 걱정해라.P. 80 세상엔 이보다 흉한 꼴도 많다. 젊고 튼튼한 두 다리를 가졌을 때 세상일이나 걱정해라.
P. 93 위로는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정권을 잡고 있고, 아래로는 자신의 부를 도와줄 명망에 급급한 술도가의 주인들이 꼭두각시놀음을 하고, 이만하면 이 나라의 정치를 도가정치라 명명하여도 과히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P. 93 위로는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정권을 잡고 있고, 아래로는 자신의 부를 도와줄 명망에 급급한 술도가의 주인들이 꼭두각시놀음을 하고, 이만하면 이 나라의 정치를 도가정치라 명명하여도 과히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P. 114 너 스스로 성실한 날들이었겠지. 지나고 나면 나한테도 성실한 날이 있었다는 기억 말고는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 시간들이지.P. 114 너 스스로 성실한 날들이었겠지. 지나고 나면 나한테도 성실한 날이 있었다는 기억 말고는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 시간들이지.
P. 184 내 엄마는 스물두 살 때부터 담요 한 장으로 세상을 살아온 사람이야. 그러다 보니 세상 역시 담요 한 장 넓이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야.P. 184 내 엄마는 스물두 살 때부터 담요 한 장으로 세상을 살아온 사람이야. 그러다 보니 세상 역시 담요 한 장 넓이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야.
P. 187 양공주의 딸인 내가 이 땅에서 누구를 좋아할 수 있을까? 좋아하는 거야 마음의 일이니 나 자신도 말릴 수 없겠지. 그렇지만 끝내는 내게 돌아오고 말 빈자리는 어떻게 할까?P. 187 양공주의 딸인 내가 이 땅에서 누구를 좋아할 수 있을까? 좋아하는 거야 마음의 일이니 나 자신도 말릴 수 없겠지. 그렇지만 끝내는 내게 돌아오고 말 빈자리는 어떻게 할까?
P. 289 스스로는 세상에 대하여 더는 희망을 거두었으면서도 내게는 자신이 버린 희망 같은 용기를 주지 못해 애썼던 당숙이 아니던가. 나의 두 번째 출발에 대해서도, 또 나의 글쓰기 열망에 대해서도 끝내 버릴 수 없었던 당숙의 희망은 무엇이었던가.P. 289 스스로는 세상에 대하여 더는 희망을 거두었으면서도 내게는 자신이 버린 희망 같은 용기를 주지 못해 애썼던 당숙이 아니던가. 나의 두 번째 출발에 대해서도, 또 나의 글쓰기 열망에 대해서도 끝내 버릴 수 없었던 당숙의 희망은 무엇이었던가.
P. 236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연어에게는 연어의 길이 있고, 사람에게는 사람의 길이 있다 - 홍당무P. 236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연어에게는 연어의 길이 있고, 사람에게는 사람의 길이 있다 - 홍당무 P. 232 그래, 하여라. 스스로에게는 고통스러운 열정일 것이나 장치 우리 모두에게 있어야 할 따뜻한 삶에 대한 그리움으로. 설사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이 끝내 열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너 스스로는 물론 누구도 감히 너의 열정을 실패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홍당무P. 232 그래, 하여라. 스스로에게는 고통스러운 열정일 것이나 장치 우리 모두에게 있어야 할 따뜻한 삶에 대한 그리움으로. 설사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이 끝내 열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너 스스로는 물론 누구도 감히 너의 열정을 실패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홍당무
첫댓글 7월에 발간 되었는데 이제야 올리네요.
춘천은 가을도 봄 많은 사람 받으시길 바랍니다. 축하드립니다.
촌장님 일도 많으실텐데 소설까지, 축하드립니다.
춘천, 봄내도시에서 청춘의 봄을 지내던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무언가 왈칵, 공감 무지 되는 소설인듯요. 선생님의 소설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춘천은 가을도 봄.
촌장님의 장편 ... 출간 소식
가을이 우울로 오는 두려운 날들에 매우 반가운 소식 입니다
소설 출간을 다시 축하 드립니다 .
촌장님 작품집 출간 축하합니다. 촌장님이 춘천에 계시니 큰 힘이 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노고에 응원을 보냅니다. 이순원 촌장님!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쉬임없는 열정으로 쏟아내신 작품집 독자들의 큰 사랑을 기대합니다
선생님, 소설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
축하드리고 고맙습니다. 촌장님이 춘천에 계심은 춘천의 행복입니다~^^,
늦었지만 많이 많이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많이 배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