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살의 초한지(楚漢志)
김부회
항우(楚),
말(馬), 수레(車)를 이끌고 병졸(卒)을 앞세워 포(包)문을 열었다 거침없는 항우(楚)의 진군, 피아 구분 없는 살상(象), 황하의 전세가 점점 항우에게 기울어간다
유방(漢),
세상을 통치할 재상(相), 선비(士)를 궁(宮)으로 불러 국면 반전의 지혜를 모아 말(馬)과 수레(車)를 잃을지언정 병졸(卒)의 희생을 최대한 줄이는 인본人本의 절묘한 한 수, 덕장의 지휘 아래 살아남은 병졸(卒)들 항우(楚)의 궁(宮)으로 진군, 진군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 항우(楚)의 칼은 모든 싸움에서 승리, 유방(漢)의 궁전 앞까지 진격했으나 양수겸장(兩手兼將)의 절체절명에서 궁(宮)에 모인 선비(士)들, 그 신의 한 수에 패착을 거듭하다 급기야 궁(宮)으로, 궁(宮)으로 거듭된 퇴진
한 발 두 발, 유방(漢)의 병졸(卒)들은 항우(楚)의 궁(宮)을 포위했다 사면초가(四面楚歌), 천운이 다 한 것을 감지한 항우(楚) 오추마(烏騅馬) 위에 올라 입에 문 칼과 우 미인의 죽음을 담보로 해하(垓下)의 마지막 박보(博譜)풀이 한 수를 펼치다 덜컥, “졸(卒) 장(漢) 받아랏.”오강(烏江)* 둔덕의 외통수!
고샅 어귀 탱자나무 아래,
부릅뜬 항우의 눈 일장춘몽의 뒤안길로
해하가(垓下歌)** 는 들려오고
냅다 엎어버린 장기판 위로 한여름은 쨍쨍하고
우희야, 우희야 이를 어찌한단 말이냐?
누런 잠방이 속 탱탱 불어터진 사추리 쪼그라진
꿈 두 쪽을
.
* 항우가 자결한 중국의 강
**항우가 자신의 절박한 처지와 우 미인의 안전을 걱정하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