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 (수) - 협동 기차 성품훈련하고, 아버지로부터 학비를 받지 못하게 된 조지 뮬러~

[산돌지기]

<성품훈련>

지티 훈련이 아닌 우리들 훈련을 모처럼 해봤다.

요즘 아이들이 서로 남남여여로 편을 먹기도 하고 해서

이번 주제는 협동으로 정했다.

모두가 함께 협동함으로써 뭔가를 해내는 훈련을

놀이로 해보려고 한다.

오늘은 몸으로 이야기만들기를 해보려고 했는데

아직 조금 어려울 거 같아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기차 놀이를 해보았다.

우리가 전에 했던 경청 훈련과 비슷한데

개인별, 혹은 팀별로 경쟁하지 않고

전체가 한 팀이 되어

리더의 말에 따라서 기찻길을 간다.

장애물도 함께 통과하고

구불구불 기찻길을 함께 지나서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하면 성공~

공동체 놀이의 일종인 셈이다.

아무튼 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이다.

누군가 잘못했다고 해서 비난하거나

힘들다고 해서 불평하지 않기!

쌤은 역시 악역을 맡았다.

장애물을 건드리거나

불평하는 친구가 있으면 지옥의 사자로 돌변해서

아이들을 간지럼 지옥으로 보낸다.

처음에 해우가 리더,

해우는 설명은 잘 했지만 아이들은 모두 눈을 가리고 있기에

그런 사정까지 감안해서 인도를 해야 하는 것이 어려웠다.

누군가 쇼파를 건드렸고, 모두 함께 간지럼 지옥으로.

해우가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 싫었는지 내내 불평스러웠다.

(불평을 내뱉진 않아도 표정과 자세가 그래서 지적을 받았다.

나중에 학교가 끝나고 나서 쌤에게 슬쩍 다가와서

아까 성품 훈련 시간에 죄송했다고 정중하게 사과를 한다.)

아마도 잘 해낼 자신이 있었는데 잘 되지 않아서 그런 모양이다.

다음은 세연.

세연은 성품훈련을 너무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물론 다른 친구들도 그렇지만.

헌데 눈가린 한 무리의 기차들을 어떻게 인도해야 할지,

앞으로 가랬다 뒤로 가랬다,

왜냐하면 안 그러면 장애물에 닿으니까,

한참 낑낑 대다가 결국 장애물을 건드리고 말았다.

쉽지가 않군.

근래 지티훈련을 비롯한 성품훈련 시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채린이 차례.

채린이는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부푼 풍선이었다가

바람빠진 풍선이었다가를 반복하고 있는데...

쌤이 바라는 것은 채린이 더이상 풍선이 아니라

나무, 비바람이 불어도 견딜 수 있고,

며칠 굶어도 쓰러지지 않고,

한해 한해 나이테를 키우며 위로 옆으로 자라나는 나무이기를...

각설하고,

채린이는 어쨌든 성품훈련 시간이 되면

다부진 묘목같은 모습으로 멋지게 훈련에 임한다.

지티 훈련도 그러고보니 채린이는 전체적으로 당당하게,  

또 훈련의 순서와 목적에 맞게 제대로 잘 해냈었다.

가능성, 잠재력이 정말 많은 친구다.

이런 하나님이 주신 잠재성이 잘 개발되어

실력으로 표현되기만 한다면

채린이를 능가할 자도 많지 않으리라.

모쪼록 어린 시절에 그런 잠재성이 잘 개발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말이 났으니 말인데,

아이들을 보면,

재능은 그것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가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가 있다.

하나님은 어떤 아이에게는 음악적 재능을 주시고

다른 아이에게는 주지 않으셨다.

재능은 종류에 따라서 다양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 재능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재능의 유무 또는 다과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재능은 '교육'이라는 것을 통과한 뒤에 '성품'으로 다듬어지고 '실력'으로

열매가 맺혔을 때 비로소

다른 사람들(사회)에게 덕을 끼치고

자신에게도 이득을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잘 열매가 맺어져서 한 사회(가정을 포함)에서 자기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보기에 참 아름답고 멋지다.

사실 재능 자체보다는

재능은 조금 모자라더라도

인내와 순종으로 뒤로 갈수록 탄탄해지는 삶을 사는 것이

재능은 많으나 다음어지지 않고 쌓여지지 않아서

뒤로 갈수록 흐트려지는 삶을 사는 것보다(재능이 많을수록 더 많이 흐트려지는 것 같다)

천만배 더 낫다.

하나님 편에서도 아마 그러실 것이다.

당신이 주신 재능을 잘 연마하여

깊고 넓은 마음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일까지 잘 한다면

그에서 더 기쁜 일이 있으실까.

성품훈련을 하고 있는 채린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다시 또 했다.

채린이는 모든 새로운 것을 쉽게 잘 받아들이고

처음부터 잘 해내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오늘 기차 훈련도 리더 역할을 얼마나 잘 하는지,

리더로서 전체 팀원을 성공으로 이끈 유일한 친구가 되었다.

아이들이 장애물이 닿으려고 하면 재빨리 멈추게  하고,

너무 앞서 나오면 살짝 물러서게 하고,

그렇게 전후좌우를 잘 가늠할 수 있다는 건 참 귀한 소질이라고 본다.

이렇게 반짝이는 채린이의 재능이

뒤로 갈수록 탄탄해지고 열매로 맺어져,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귀한 인재로 자라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아이들이 더 하고 싶어했지만

(영휘의 경우는 장애물이 너무 어렵다고 장애물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그렇게 되면 재미가 없다고 반대했다.

훈련을 할 때에는 장애물 때문에 앞으로 나오지 못하고 뒷걸음을 많이 하다가

첫번째 장애물에 걸려서 모두 지옥행~

영휘가 장애물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장애물을 즐기며 담대하게 돌파하게 되길 바란다.)

다음에는 좀더 어려운 미션과 함께 하기로 약속을 하고

시간이 많이 흘러,

성품훈련을 마무리했다.

<신앙인물>

조지가 선교사가 되기까지 장애물이 많았다.

자기에게 다가오는 여인 엘머가르데도 그랬고,

특히 아버지가 걸렸다.

아버지는 조지가 목사가 되어 자신을 잘 모실 것으로 기대했는데

선교사가 된다고 하니 학비를 끊어버렸다.

하지만 갈수록 선교사의 꿈은 확고해져가기만 하고...

선교사님이 된다는 것은

'내'가 '이곳'에서 '가지고' 있는 것들을 다 포기해야 한다는 뜻인데,

조지 뮬러는 그런 '소유'에 대해서는 갈수록 무관심해지고

어떻게 자신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을까,

더 많이 섬길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쌤도 어렸을 적에는 멋도 모르고 선교사를 꿈꾼 적이 있지만,

머리가 굵어지고나서부터는 선교사님은 꿈도 꾸지 않았다.

그건 너무 많은 걸 버려야 한다.

다 버리면 이른 바 '마음의평화' 같은 것이라도

고적한 산중에서 얻어야 하는데,

실은 선교사의 길은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

세상 속에서 세상을 버리고 하나님만 따라 산다니,

말도 안되는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엘머가르데의 생각이 어쩌면 요즘 크리스찬들의 속내를 대변해주는 거 같다.

음, 하나님은 좋으니까 믿긴 믿는데,

다른 사람은 괜찮지만 '내' 남편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는 선교사가 되는 건 반대야.

조지가 목사가 되면 되지 왜 하필 선교사까지?

엘머가르데는 조지와 단둘이 만날 기회를 만들어

조지에게 사랑 고백을 듣고자 한다.

조지, 두 유 러브 미? (물론 리베스트 두 미히? 했겠지만, 독어니까, ㅎㅎ)

했더니 아이들이 말 그대로 꺄악 소리를 지르며 뒤집어진다.

무슨 아이돌 그룹이라도 나온 거 같다.

영휘는 얼굴이 빨개져서

아이들이 다 쳐다보며 배꼽을 잡았다.

볼만 빨개진 게 아니라

이마와 목까지 완전 다 빨개졌다.

그, 그런데 조지는 그 말에 대답을 하지 못했어.

엘: 왜 대답을 못해요, 조지? 날 사랑하지 않는 건가요?

조지: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사, 사랑한다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오...

사랑은 감정이 아니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반드시 끝까지 지켜줘야 하기에

사랑은 책임이 따르는 거란다,

아이들이 이 말은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자 과연 조지는 앞으로 어떻게 되었을까,

는 다음 시간에~~

산돌지기...

[보더기]

ㅎㅎㅎ 영휘는 예민하고 감성이 풍부해요. 시인의 소질이 엿보임. 농부시인 좋은데요. 아이들이 소리지르는게 생생하게 느껴져서 ㅋㅋㅋㅋ.
오늘 하은이랑 아이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하은이에게 혹시라도 남았는 병마가 기운을 못쓰고 줄행랑을 치도록. 채린이는 오늘 들떠서 지각하면 안데리고 간다는 말의 효력도 발휘해서 안깨웠는데도 7시에 일어났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