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3:1
여호와여 나의 대적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일어나 나를 치는 자가 많소이다. - "어찌 그리 많은지요". 이것은 역사적 사실(삼하 15:13)과 부합하는 말이다(Alexander). 의인(義人)에게는 대적이 많은 법이다. 그러나 많은 대적들도 의인 한 사람을 하나님의 허락 없이 어찌하지 못한다(삼하 16:12).
시 3:2
많은 사람이 있어 나를 가리켜 말하기를 저는 하나님께 도움을 얻지 못한다 하나이다(셀라). - "나를 가리켜"란 말은 희브리 원어로 레납쉬인데, 직역(直譯)하면 "나의 영혼에게 대하여"이다. 그의 원수들은, 그이 가장 내부적인 방면, 곧, 영혼에까지 불행하다고 무정스러운 판단을 내린 것이다. 진실한 신자에게는, 그의 영혼이 구원 못 받는다는 것이 가장 큰 욕이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저주이다."셀라"란 말은 희브리 원어로 살랄이니, "올라감"이란 말에서 유래한 듯하다. 70인역(LXX)은 이것을 디압살마라고 하였으니, 그것은, 가악(器樂) 소리가 힘 있게 나타남을 의미한다. 스나이드(N. h. Snaith)는, 이것이 "영원토록"이란 뜻을 가진다 하고, 또 어떤 학자들은, 이것이 그저 음악의 휴지부(休止符)를 가리킨다고 한다. 리델보스(J. Ridderbos)는, 이 말의 유래와 뜻이 확실치 않다고 한다.
시 3:3
여호와여. - 이 시인은, 자기가 사람들에게 많은 핍박당한 사실을 인하여 낙심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도리어 하나님께 부르짖으니, 그것이 벌써 하나님의 은혜이다. 희브리 원어에는, 이 구절 첫머리에 "그러나"란 말이 있어서, 그가 당한 어려운 현실에 역행(逆行)하여 신앙으로 이기며 나서는 기미(氣味)를 보인다.
주는 나의 방패시요 나의 영광이시요 나의 머리를 드시는 자니이다. -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않는 듯이 보이는 때에, 성도가 오히려 그를 가리켜 돕는 자(恩助者)라 하고 의심이 생길 만한 때에 한층 더 의뢰하는 것은 신앙의 본질이다. 신앙은 역경과 역리(逆李)를 오히려 즐긴다. "나의 방패"란 말은 희브리 원어로 마겐 빠아디니, "나의 앞 뒤에 씌운 방패"라고 번역함이 옳다. 하나님은 나의 뒤에서도 보호하시고 앞에서도 보호하신다. "나의 영광"이라 함은, "내가 영광으로 즐기는 대상이 하나님"이라는 의미도 없지 않으나, "나에게 영광을 주시는 하나님"이라는 뜻이다."나의 머리를 드시는 자"라 함은, "나에게 소망과 위로와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이란 뜻이다.
시 3:4
내가 나의 목소리로 여호와께 부르짖으니. - "부르짖음"은 간절한 기도를 말함이다. 이 시인은, 많은 원수들의 떠드는 비방 가운데 있어서도 질식(窒息) 하지 않고 도리어 소리를 높여 하나님께 부르짖는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여리고에 가까이 가셨을 때에 소경이 그에게 높은 소리로 부르짖은 것과 같다. 그때에 많은 사람들이 그 소경을 제어하면서 잠잠하라고 하였으나, 그는 더욱 크게 소리 질러 예수님을 찾았던 것이다(눅18:39). - 그 성산에서 응답하시는도다. - "그 성산"이 란말(하르 코드쇼)은, 그때에 법궤가 있었던 시온산을 가리킨다. 다윗은 기럇여아림에서 법궤를 가져다가 시온에 두었다. 그가 압살롬의 난(亂)을 피하여 예루살렘을 떠날 때에 그것을 가지고 가지 못하였다(삼하 15:25).
시 3:5
내가 누워 자고 깨었으니. - 이 말씀은 그의 신앙이 큰 것을 나타낸다. 그는, 그런 핍박과 환란이 많은 중에도 근심하지 않고 평안히 잠자고 일어났다. 시 127:2에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 도다"라고 하였다. - 나를 붙드심이로다. - 이것은 희브리 원어로 이스메케니라고 하는데, 상칙적(常則的)으로 도와 주심을 말한다. 이 말씀은, 그가 평안히 자고 일어난 원인을 보여 준다. 그가 평안히 자고 일어난 것은, 하나님이 그를 붙들어 주신 까닭이다.
시 3:6
천만인이 나를 둘러치려 하여도 나는 두려워 아니하리이다. - 여기 "두려워 아니하리이다"란 말 아래 전례(前例)와 같은 "셀라"가 없다. 그 이유는, 이 구절은 낮은 음성으로 노래할 것이기 때문이다(Delitzsch). 그러므로 이것은, 고요하고 잔잔하게 믿음으로 말하는 온유한 표현이다.
시 3:7
여호와여 일어나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구원하소서 주께서 나의 모든 원수의 뺨을 치시며 악인의 이를 꺾으셨나이다. - 여기 "나의 하나님"이란 말(엘로하이)에 있어서 "나의"란 것은 신앙을 보여 준다. 그 신앙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그 자손 상대로 계약하신 사실에 근거하여 주신 구원계시(救援啓示) 위에 입각(立脚) 한 것이다. "주께서 나의 모든 원수의 뺨을 치시며 악인의 이를 꺾으셨나이다". 이것은, 이 시인이 과거에 하나님의 은혜받은 일을 근거하여 현재에도 그와 같은 은혜받기를 구한 믿음을 나타낸다. 우리는, 과거의 신앙 체험을 생각하고서 현재에도 신앙의 용기를 얻게 되며 더욱 간절히 기도하게 된다. "뺨을 치시며 악인의 이를 꺾으심"은, 이 시인의 원수들이 아주 강적(强敵)이었던 것을 암시한다. 그들은 사나운 짐승과 같아서 잔인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을 처치하는 것은 짐승의 날카로운 이를 부러뜨려서 잡듯 이해야 될 것이었다. 과거에 이런 무서운 원수들도 하나님께서 파멸시키셨다. 그만큼 현재에도 그는 그리하실 수 있을 것은 분명하다.
시 3:8
구원은 여호와께 있사오니 주의 복을 주의 백성에게 내리소서(셀라). - "여호와께 있다"함은, 여호와의 손에 달렸다는 뜻이다. "주의 복을 주의 백성에게"란 문구는 이론(理論)을 내어 돋구는 힘 있는 간구이다. "주의"란 말이 여기 요점이 되어 있다. "주의 백성"을 주께서 사랑하실 터이니 그들에게 "주의 복"을 내리실 만하다. 이 시인은 여기서 기도로 마감한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위하여 기도하지 않고 이스라엘, 곧, 하나님의 백성을 위하여 기도한다(J. Ridderbos, De dichter eindigt met een bede, ook deze niet allererst voor hem zelf maar voor Israel, "uw volk".-De Psalmen I, p.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