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SNS)에서 4년 전 자진 사퇴한 독일 대통령이 다시 화제가 됐습니다. 2010년 독일연방 대통령으로 취임한 크리스티안 불프(Christian Wulff)가 자진 사임해야만 했던 이유 때문입니다.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2007년 휴가 때 친구에게 720유로(약 90만 원)을 도움 받아 호텔 객실을 업그레이드했다.
-2008년 주지사 시절 집을 짓기 위해 기업인 친구에게서 50만 유로를 저금리에 빌렸다.
-이미 갚았다는 해명이 거짓말이었다. 돈을 갚은 건 언론 취재가 시작된 후였다.
-친구 빚을 갚기 위해 일반인 대출 금리보다 1%P 낮은 특혜 대출을 받았다.
-언론사에 보도하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했다.
-부인이 할부로 자동차를 살 때 0.3%P 적은 금리를 적용받았다.
-자동차 판매원이 생일을 맞은 불프의 아들에게 장난감 차를 선물했다.
당시 여론은 극도로 악화했습니다.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비판이 이어졌고 검찰이 먼저 대통령에 대한 면책특권을 중지시켜달라고 연방의회에 공식 요청했습니다. 요청 후 24시간이 안 돼 불프 대통령은 스스로 사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불프 대통령이 사퇴해야 했던 이유는 절대 사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4년 전 일이 다시 회자된 건 위의 일들이 '한국 기준으로 사소한 특혜'라는 반응 때문입니다. 네티즌들은 한국의 비선 실세 논란에 비해 비교적 가벼워 보이는(?) 대통령의 비리와 이에 강경하게 대응한 언론, 검찰, 의회에 주목했습니다.
당시 독일 시민들은 시위를 불사하며 불프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의 정직성이 의심받으면 독일인 전체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한 시민도 있었습니다. 네티즌들은 '나라 살림 꾸리라고 뽑아주니 왕족인 줄','이 정도는 넘어가자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시민의식이 멋지다'는 등의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출처 : Y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