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동 원조 토종순대국집
공덕동을 차타고 지나치기는 여러번 했지만 직접 와본것은 처음이다.
지하철 5번출구를 나서면서 왼쪽골목안은 순대와 족발집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오늘 식사를 같이할 일행인 총각 둘이가 어째 꽤 괜찮은 모습들이다.
뉘는 새로운 헤어스타일의 만지기 레슨one의 배움을 그대로 실천으로 옮겨 가운데
머리를 확~ 잡아주는 자연스러운 날린머리로또 뉘는 회색빛이 도는 레옹의 모자와 큰키가
더욱 돋보이는 긴코트에 셋트를 이루는 목도리가 언뜻 옆에 선인장화분을 하나들면
딱 공덕동 레옹이 되겠다....ㅎ
이렇게 넷이서 밥을 먹으러 간집은 원조 토종순대국집이다.
순대국의 가격이 5.000원, 저녁 한끼 밥말아 후루룩 먹기엔 만만한 가격대이다.
그래서 그런지 퇴근후 식사를 하러 들른 남자손님들이 대부분이다.
이 집은 족발을 시키면, 순대국 그러닌까 술국은 무료, 그리고 순대도 서비스다.
순대국은 아주 진하지 않는 맛이며, 칼칼하니 순한맛이다.
들깨가루는 기본으로 ??넣어주면 더 맛나다.
김치는 이렇게 따로 뚝배기에 나오는데, 맛도 괜찮고, 특히나 배추김치 맛이 좋았다.
족발, 닭발.... 여자들은 은근 족을 좋아해~
족발하면 동대문에 와글와글족발을 맛나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크지 않는 사이즈에 쫀득함과 함께 먹었던 무우채도 좋았었고, 처음 족발이 붐을 일으킬때는 집에서 배달도 많이 시켜먹었었다.
족발맛은 둘째치고라도 같이 따라오는 서비스 매뉴의 종류에 따라 이집 저집 돌아가면서 시켜먹었던적이 있고,
친하게 지내던 윗집, 아래집 식구들 불러모아 간간히 술한잔씩 했던 좋은 매뉴이기도 했다.
껍데기에 윤기가 좌르르 흐른다.
족발은 그 쫀득함 때문에 아무래도 차갑게 두어야 더 맛있긴 헌데,
저녁때 먹고나서 남으면, 담날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그 꼬들함이 더한다.
껍데기가 전자레인지 안에서 톡톡터지는 소리도 기분좋고, 간혹 일부러 먹고남은 족발을 냉장고에 넣지 않고 시원한곳에 두어
수분을 더 말린다음 이렇게해서 아이들에게 주곤했었다.
살집도 촉촉하니 맛나고
얼추 살집을 먹고나면 바닥에 보이는 저 뼈다귀들
그중에 특히나 요 돼지 발...
갈비도 갈비대 옆에 붙은 살뜯는 재미가 있듯이, 족발에 붙은 쫀득한 살점과 관절에 붙은 도가니(ㅋ) 이런것은 그저 손으로 들고
아작아작 뜯어줘야 지데로다.
닭발하고, 족발하고 가만 보면 여자들이 참 좋아하는 매뉴인데, 살점이 많은 부분이 아니면서도 그래서 사실 더 꼬들하기도 하고
여하튼 뜯어 먹는 그 행위자체가 재미난 맛이다.
싱그러운 봄동의 색감이 입맛을 더 돋군다.
사실 족발이나, 순대국을 먹을때 따로이 많은 찬은 필요없는것 같다.
맛나게 잘 익은 김치와 새우젓, 짬쪼름한 된장에 청량고추정도면 내 입맛으론 만족이다.
그런데 이 집 처음 상차림부터 나의 식감을 자극한것은 바로 이 새파란 봄동이였다.
누런 배추속의 푸석거리는 달큰한 맛도 아니고, 쌉싸름한 상추의 맛도 아닌, 팔딱거리게 싱싱함이 너무 맛나보인다.
유독 쌀쌀해서 길게만 느껴지는 올겨울, 이 파릇한 색감이 주는 것은 입맛뿐이 아닌, 금새 돌아올 봄빛이기도 한것 같아서 더욱 반갑다.
큰손에 큰입을 가진 신랑은 요만한 녀석을 싸먹고...
쪼맨한 입(낑!)에 앙증맞은(헉!) 손을 가진 난 이렇게 큰놈을 골라서 먹고, 족발 맛에 쌈 맛까지 더한다.
이 집 뚝배기 맛은 그래도 다 보고 왔다.
족발을 뜯으며 돈벌이며, 연애 이야기며 두루두루 조잘거리면서, 결국 이집에서 하는 뚝배기음식을 모두 섭렵했다.
콩나물해장국, 내장탕, 순대국까지....
순대국은 용인의 백암순대국을 먹어본터라, 진한맛의 정도를 어느정도 가늠 할것도 같은데,
사실 백암순대국은 무척이나 진했던 기억이며, 그맛에서 비추건데, 이 집 순대국과 콩나물해장국은 일반적인 보통의 맛이지 싶다.
그리고 맑은 국은 구수한맛이라기 보다는 담백한맛인듯 하다.
순대국집에서 많은 매뉴들을 섭렵하고도
그냥 헤어지기 아쉬운맘에 간단히 맥주를 한잔씩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