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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수업의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과 MOOC | |||||||||||
"향후 15년 내 미국 대학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美,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교수, 2013) "고리타분한 고등교육 비즈니스 반가운 대변혁에 직면"(The Economist, 2014)
국민 개인의 지적(知的) 역량이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지식기반사회의 도래는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라는 과제를 우리에게 부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 수 감소라는 물리적 환경변화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 압력과 비용절감의 압박, 우리 사회가 대학에 요구하는 창의인재 양성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국내 고등교육 환경의 과감한 혁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ICT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해외 유명 대학의 강의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으며,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고급지식을 클릭 한 두 번으로 손쉽게 습득할 수 있는 학습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2년 미국(하버드, MIT, 스탠포드대)을 중심으로 시작한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전 세계 약 4천만 명의 학습자를 연결하며 양질의 고등교육 콘텐츠를 이미 제공 중입니다. 소위 MOOC '열풍'은 유럽을 거쳐 이제 아시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13년 중국(XuetangX), '14년 일본(JMOOC), '15년 말레이시아(myMOOC) 등이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통해 MOOC 서비스를 출범시켰고, 우리나라도 ’13년 서울대, KAIST가 해외 MOOC 플랫폼에 일부 강좌를 개설하여 운영한 바 있으며, 올해 10월 초에는 한국형 온라인공개강좌, 한국형 무크(K-MOOC)가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무크 열풍에 대하여 일각에서는 한순간의 '광풍'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고, ICT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기존 오프라인 면대면 수업이 가지는 감성적 교감을 대체할 수 없어, MOOC는 오프라인 수업을 위협하거나 대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현재도 무크는 학습자 간 지식의 연결성(Connectivist)을 강조하는 cMOOC, 강의의 확장성(eXtended)을 강조하는 xMOOC, 양쪽 모두를 결합한 hMOOC(Hybrid), 소규모 MOOC인 SPOC(Small Private Online Course), MOOL(Massive Open Online Lab) 등 그 형태는 계속 진화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도 MOOC의 구체적인 모습은 더욱 다양하게 진화하게 될 것이나 그 중심에 있는 '학습자의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는 MOOC의 모습에 대한 고민'과 MOOC의 기본이념인 지식의 '공개·공유'와 '연결·확장'이라는 흐름은 향후 고등교육 패러다임 변화의 큰 축이 될 것입니다.
즉 '공개·공유'의 흐름은 디지털콘텐츠의 확장으로 대학교수가 지식의 비대칭성(asymmetry)에 근거한 권위를 더 이상 가질 수는 없을 것이며, '연결·확장'의 흐름은 과거 지식의 독점자로서 교수자 외에 다양한 배경지식을 가진 학습자들이 참여하는 학습 과정을 통해 협업과 융합을 통한 새로운 지식창출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과거 지식 독점자로서 교수의 역할은 학습자에 대한 코스안내자 또는 지식큐레이터의 역할로 변화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학습의 초점이 강의실 안 교수자에서 강의실 밖 학생으로 옮겨지게 되고, 권위자로부터 전수받던 수동적 지식에서 협업과 융합을 통한 능동적 지식으로, 자격이나 학위의 개념 또한 과거 학습시간 중심(time based, 얼마나 오랫동안 학습을 했는지)이 아닌 역량중심(competence based,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으로 '학습'을 바라보는 관점이 옮겨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해 10월 12일 한국형 무크(K-MOOC) 서비스가 오픈됩니다. 서울대 등 총 10개 국내 유수 대학의 27개 MOOC를 한국어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비록 MOOC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이미 갖추어진 세계적 수준의 ICT 인프라와 20여 년 간 축적된 이러닝(e-learning) 관련 기술은 한국형 무크(K-MOOC)의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해외 주요 MOOC 서비스 중 하나인 edX(社)의 CEO인 아가왈(Anant Agarwal)은 "대학과 교수는 상아탑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온라인 기술을 이용해 지식을 재창조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MOOC가 단순한 수업공개로 그치지 않고 미래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한 대학 수업혁신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앞서 기술한 '수요자 중심의 학습', '협업 및 융합지식 창출', '학습자 역량 중심의 학습관'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며, 이는 한국형 무크(K-MOOC)에 참여하는 대학과 MOOC를 활용하는 대학, 각 대학의 교수자와 학습자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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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옥 국장은 고려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교육학 석사를 취득하였다. 교육부에서 산학협력관, 학교정책분석과장, 기획담당관 및 친서민정책추진단장을 거친 후 현재 교육부 학술장학지원관으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