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5일
화천 용화산 - 오봉산
당연히 인원이 찰 것으로 예상되었던 용화-오봉 연계산행이었건만,
생각보다 호응을 이루어내질 못하고, 급기야는 수요일 비예보가 등장했다.
지난 주 내장-백암과 같은 패턴.
이번에도 오후에만 비가 있다가, 스멀스멀 앞으로 오려나.
요즘 일기예보가 거의 "중계" 수준이다.
이번엔 굳건히 오후에만 계속 머물러있고,
댓글의 수도 너무나도 굳건히 28로 고정
당일 회장님의 인사말씀에도 있었듯
산행취소를 못하게 댓글창을 총무님이 잠궈버렸나 하는 의심이 들정도로,
매번들여다 본 그 숫자가 늘지도, 줄지도 않고 고정되어있음을 의아하게 본다.
차라리 줄어들기라도 하면, 속편히 근교로 돌릴 동력이 될텐데,
인원이 적은데, 나라도 보탬이 되어줘야하겠다는 의리파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해본다.
산행 전날 주관대장님이신 차미대장님께 슬쩍 의사를 묻는다.
수석 대장으로서, 나는
당일 산행의 모든 기획과 실행은 크게 문제가 없는 한, 사족을 달지 않고, 주관대장님의 뜻에 따른다.
조금이라도 변화의 의견은 주관대장님의 승인을 득한 후 이행되도록 나 나름대로 규칙을 정해놓았다.
그 만큼 책임도 따르도록 한다.
굳건한 강행의지의 답이 돌아온다. 크~
OK 사인을 깔끔하게 단톡방에 남기고, 혹시나 하는 기대(?) 를 접는다. ㅋㅋ
사실 나도 귀차니즘이 발동 되어, 날씨도 안좋다는데, 근교로 돌렸으면 하는 은근한 기대가 있었다.
재정 및 운영을 고민하는 회장단은 말할 것도 없고.. ㅋ
당일 둔산경찰서에서 의리파들을 만난다.
오랜만에 나오신 현출님, 토마토님 등등 모두.....
"인원이 적은데 내릴 수가 있어야지~~"
ㅋ 고마운 분들이다.
이런 분들이 대한토가 별 탈없이 운영되는 힘이 되는 것 같다.
차가 여유스럽다.
이런 차내에서의 여유도 평소에 누리지 못했던 행복.
어쩔수 없을땐 즐겨라~~
긍정적 마인드가 도처에서 샘솟는다.
영동고속도로가 밀린다.... 흐음..
잠을 자는데, 회장님이 와서 깨운다.
도착시간이 늦는데.. 코스를 바꾸는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있다.
차미대장님도 같은 의견으로 협의를 청하시길래
"그러세요~" 했다가,
곰곰이 수정하고자 하는 코스를 보니,
오봉산을 찍고 다시 배후령으로 빽하는 안을 들고 계시는데...
산수자문님이 반대를 하시기도 하고, 나도 수정안이 크게 시간적으로 득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여,
주섬주섬 앞으로 가서, 수정안에 대해 재고의 의견을 드리고 돌아와,
결국 원안대로 진행을 하고,
시작이 좀 늦게 되었으니, 좀 더 서둘러 진행을 해보기로 최종 결정이 된다.
내 경험치가 큰고개 ~ 용화산 ~ 배후령 ~ 오봉산까지는 뚜렷한데,
오봉산 정상에서 청평사까지의 내리막구간은 초행길이라, 약간은 긴장이 된다.
'이렇게 주장하고선 하산시간에 차질이 생기면 내 책임이 크다'
오늘은 어차피 종주길을 타기로 해서, 짐도 최대한 경량화 했고,
한번 열심히 걸어보자.
큰고개 도착.
계획상으로 10시 20분 도착이 되었어야 하는 시간인데,
11시가 다 되어 도착했다.
영동이 밀린탓도 있었고, 들머리 화장실이 취약하여 한 번 더 휴게소를 들른 탓도 있었다.
아침 기운이 선선하다.
당일 전방위적으로 바뀐 비예보와 달리,
이따금 흩날리는 드랍정도가 느껴지는 흐린 날씨와 선선한 기운.
바위가 젖을라면 안장 멀었다.
좋다. 산행하기 참 좋은 날씨로 시작을 맞는다.
지난 주 큰 가족행사로 모처럼 결장을 하시고 참여하시는 자유로운 날개짓고문님의 단체사진으로
제대로 된 형식의 시작을 한 후,
큰고개에서 급경사를 오른다.
40분이나 지연된 시작시간.
하산시간을 예정된 시간에서 15분만 지연시킨 5시 5분으로 설정하여,
산행시간이 6시간 남짓 (30분단축) 만 주어진 A 코스.
A 후미에서 걸으면서, 만나는 산우님들께,
명확하게 A, B의 의사를 물으며, A의 시간단속에 들어간다.
B는 배후령에서 끝나고, C는 배후령에서 시작하여 청평사까지라 두 코스 모두 시간제약에선 자유롭다.
상황에 따라 A를 간다고 선언했던 분들도 차차 B로 선회의견을 주시고 해서,
일찌감치 명확하게 A의 군단이 10인으로 확정이 되었다.
A 후미에서 걸으면서, 배후령 컷오프시간 2시반 이전으로 걸음을 맞춰보자.
급경사를 오르면서 습한기운에 땀이 제법 솟는다.
한동안 우리를 괴롭혔던 무더위와 전혀 다른 선선한 강원 깊은 산속의 기운이,
이쪽 산행을 주저했던 산객들의 답답했던 마음을 시원하게 달래주는 듯 하다.
얼마 안 올라서 조망이 트인다.
곰탕조망을 예상해서 그런가,
은은하게 트여진 조망이 흐릿하긴 해도, 멋있기 그지없다.
선두분들도 바쁜 걸음이지만, 잠시 조망과 사진을 즐기는 여유를 갖고,
후미를 맡은 나와 갭이 좁아진다.
적당히 선두의 진행을 독려를 하고,
뒤를 돌아본다.
대강 선두들이 앞으로 모이고,
조망을 즐기는 일행들과 분리가 된다.
일단 포메이션은 잘 이루어지고 있다.
오랜만에 참여를 하신 현출님도, 땀을 내면서,
역시 녹슬지 않은 페이스를 보인다.
잡초님이 선두대장을 추월해 갔다는 무전이 들려온다. ;;;;;;
"차미대장님이 페이스가 빠르셔서, 그렇다 하더라도 잠초님 금방 잡으실 겁니다~"
지난 지리산 종주때 상황을 토대로 추정을 해보면서,
산악회 덕목으로 설정해온 선두대장 추월금지의 규정위반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해본다.
오랜만에 지난주 참여하신 후 연이어 반갑게 동참을 해주시는
올인대장님과도 같이 선두그룹을 형성하며 발을 맞춘다.
용화산 도착.
선두그룹이 모여 단체사진을 찍고 이동하는 분위기에 나를 보면서,
"어?? 동대장님 빼먹었네~"
하는 소리에 단호하게 대응해드린다.
"후미대장인데, 선두사진에 나오면 야단맞습니다."
가끔 후미대장이 일행들을 뒤로하고, 속도내어 앞서가는 행위에 대해 지적해본다.
그러고선 여유를 가진다.
2시반 컷오프를 염두에 두고, 내심 여유있는 걸음을 하고 싶기도하고... ㅋ
잡초님 보인다. ㅎㅎ 다행.
역시 예상대로 차미 선두대장님이 어렵지 않게 품었다.
적당히 인증을 하고, 출발하려는데,
"사진 찍어주고 가야지~~~!!!"
산수님 등장.
좀 어두운가? 밝기조정을 하고나서,
길현님과 함께 멋지게 투샷을 남겨드리고,
바쁜 걸음을 이어간다.
이후 고탄령까지 거친길을 따라 이동.
어렴풋이 기억이 나긴하는데,
탐방로가 너무 관리가 안되어있다.
여기저기 탐방로 안쪽으로 쓰러져 들어와 있는 잡목들.
장애물 넘기를 하듯
조심조심 위험구간을 넘는다.
아래 발을 조심하다가, 위에도 걸쳐있는 나무에 헤딩을 하기도 하고~~;;;
좀 관리를 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나중에 지자체 홈페이지에 남겨보기로 한다.
산행시작이 11시에 이루어진 상황이라,
일찌감치 점심을 먹기로 한다.
한은수님은 참 대단하시게도, 선두그룹에 편성되어 움직이면서도,
바리바리 음식을 싸오셔서, 산우들에게 베푼다.
그 넓은 아량과 엄청난 파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난 선두그룹에 설때에는 짐을 경량화하여 로드를 최소화하는데....
오늘은 바나나 큼직한거 1개와 삶은 달걀 2개.
이것이 총량이다. ㅎㅎ
슬금슬금 한은수님, 수선화님 자리로 가서 점심을 즐기시는 차미대장님.
흐음.... 간단한 식사를 하는 선두일행은 움직일때가 되었는데...
차미선두대장님이 참을 즐기고 계시는 관계로,
내가 잠시 선두의 역할을 대신하여 스위치 진행하기로 하고,
진행하면서 후미로 복귀하기로 한다. ㅎㅎ
이런것이 운영의 묘 아니겠는가.
B조도 식사자리를 잡았다는데,
곰탕조망이 예상되어 곰탕을 싸오겠다고 예고하신 회장님. ㅋㅋ
"곰탕 싸오셨나요?"
무전으론 정말 곰탕 싸오셨단다. 우와~ 대단~~
잡초님은 식사를 안하고, 앞으로 가버렸다고.. 흐음..
길은 뚜렷하니.... 괜찮을 거 같다고 판단은 했는데...
나중에 이벤트가 약간 있었다. ㅎㅎ
사여령에서 휴양림으로 그냥 하산길을 접어든 것.
배후령으로 이어지는 길이 살짝 가려져 있어서, 주 등로가 휴양림방향인걸로 보이긴 했다.
뒤늦게 잡초님이 스스로 오류를 확인하고, 본 궤도로 오르면서 시간지체가 있었다. ;;;
개인적으로 선두를 추월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우려대로 이런 알바를 하면
또 다시 선두대장을 추월하면 안되는 내규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되는데...
나로서는 원치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나중에 전체적인 진행에 별 영향은 주지 않게 잘 마무리는 되었다. 다행이다.
나중에 돌아오는 길에서 당연히 운영진의 우려가 있었고,
그들끼리만 친한 친목산악회에 어색한 새로오신 분들이
보일 수 있는 흔한 장면이라, 크게 문제삼지 않으시길 건의하고,
나중에 잡초님과 따로 이야기를 한다.
이번에 오봉산에서 뒤늦게 합류가 되어, 함께 하산을 하면서,
일행들과 안면을 트게 되면서, 앞으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거 같다.
계속되는 난코스.
고탄령을 넘어서면서 그 거침이 약간은 순화가 되긴 해도, 본질이 바뀌진 않는다.
계속되는 업 다운이 반복되면서,
초기의 체력이 서서히 소모가 되어간다.
대단한 체력의 차미선두대장님이 드디어 뒤에 붙었다.
서서히 나는 위치를 뒤로 하여, 계속되는 A일행들을 차례차례 앞에 세운다.
다들 내노라 하는 한 체력하시는 분들. 대단하다.
특히 그 무거운 짐을 메고 이동하는 한은수님이 대단하고,
오랜만에 왔지만, 여전히 발군의 체력을 자랑하는 현출님도 대단하다.
살랑봉에 이르러 조망을 즐기는 여유를 갖는다.
지난 주 곰탕조망의 백학송 터에서
조망이 트인다고, 뻥쳤던 기억을 되살리며,
"이번엔 정말 조망이 보입니다~~^^ 뻥아니고, 아마도 B코스분들 오실때엔 더욱 조망이 좋을 거 같습니다~~"
롱다리를 자랑하는 멋진 현출형님 사진도 슬쩍 찍어본다.
"찍으란 얘기죠? 롱다리셔~~ㅎ"
멀리 보이는 호수를 바라보면서, 또 물고기때 운운하는 올인대장님. ㅋ
내기억에 배후령으로 다가가면서, 길이 순해졌다는 기억만을 어렴풋이 가지고 있었는데,
좀 처럼 길이 편해지지 않는다.
물론 지나온 용화산 사이드 코스보다야 많이 나아지긴 했으나,
체력이 그만큼 소진된 탓인지, 배후령 근처까지 체력을 압박한다.
점점 길이 좋아지더니, 기억대로, 배후령이 나타난다.
만세... 반이상이 지났다.
시간도 좋다.
2시 10분.
컷오프시간을 충분히 남기고, 배후령에 닿는다.
즐거운 성취감으로 38선 표지석 앞에서 단체샷을 남기고,
꿋꿋이 오봉산을 향해 오른다.
첫댓글 비도 피해가는 의리파 분들과 함께해서 영광이었습니다. 이번 산행도 수고많으셨습니다!!!
창도르님도 대단한 의리파시죠.
A코스 끝까지 힘있는 걸음.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번엔 뒷풀이에서도 술을 함께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후기1편 집중하면서 잘 봤습니다ㅎ
처음 와 본 산인데 넘 매력있었어요
산행중에 나무가 많이 훼손되고 넘어져 있어서 위험요소가 조금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좋았습니다
안전산행 수고하셨습니다 ~~
까칠한 산이었는데,
부회장님 정말 잘 타셨어요.
사진들도 다 잘 보았어요. 다 작품이었어요~~^^
역시 산은 일단 가보면 좋다는 ㅎㅎ
멋진 산이더군요. 가장 수고스러운 A조후미에서 애쓰셨어요!
회장님이 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
나중에 복 받으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