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남파랑 29번길
보통 늦겨울 봄맞이 산행으로 자주 인용되는 남도 섬산행이지만,
이번엔 수국축제의 이벤트를 잘 살려서 연화도 섬산행을 레간자 대장님이 선정을 하셨다.
섬산행의 불패신화 분위기도 있고,
수국축제가 키워드로 있어서인지,
일찌감치 만차성원을 넘어서, 51까지 순식간에 참여 댓글 수가 넘친다.
그러고 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충일, 금강, 소월... 대전의 메이저 영리산악회 모두 연화도 수국축제 산행을 잡았다.
이번에 연화도에서 대규모가 집결할 판이었다.
레간자대장님이 제일 먼저 집었으니,
연화도 붐을 레간자대장님이 일으키신것 같기도 하고...ㅋ
성원이 이미 되었는지라,
난 이 참에 주변 다른 산악회에나 가서,
우리산악회에 끌어올 사람이나 탐색하고 올라나... (^^)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터였다.
딱히 주변 산악회에서 끌리는 코스는 없네...
명지-연인 연계를 잡은 산악회가 보이고, 운악산이 보이고... 흐음...
간만에 산악회 아이쇼핑을 하고 있었다.
직전 산행이었던 용화산-오봉산 산행 때였다.
당시 산행도 산대장님들의 참여가 저조하여, 산대장은 주관대장님이신 차미대장님과 나 뿐.
무전기를 들어주실 분을 찾다가,
후미에서 자주 도움을 주셨던 레간자대장님께 무전기를 들고 주섬주섬 간다.
그런데, 평소와 다른 자세의 레간자 대장님.
그때 처음알았다.
그 다음 산행인 연화도 섬산행에서 총무님들이 한 분도 신청을 안하셨단다. ㅋ
아무래도 섬산행인 경우, 총무님들의 섬세한 운영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게다가 레간자대장님은 특별산대장으로 모신 상황이었는데, 혼자 짐을 메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부탁을 드리러 가는 내 손의 무전기의 궤적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레간자 대장님을 우회하여,
우측으로 곡선을 그리면서, 애먼 산작골대장님 자리로 향한다.
주무시고계시는.... (아마도 자는척하시는?) 산작골대장님이
"뭐여어~~ 이건~~"
부시시 깨어나 묻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레간자 대장님을 다시 거쳐 내 자리로 되돌아가면서...
"어? 연화도에 총무님이 없어요? ..... .... ..."
하고 나서,
"나도 신청안했는데..."
멋적은 표정으로 조용한 혼잣말을 되뇌이며 자리로 돌아와 52번째에 참석신청을 조용히 올린다.
'나까지 돌아오겠나?'
하는 미안함(?)을 안고... ㅋ
견고하게 나 포함의 댓글 52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
주중에 또 다시 주말 비예보가 떳다.
그런데 이번엔 보통 비가 아니었다.
강수량자체는 이냥저냥이긴했는데, 바람세기가 장난이 아니다.
섬산행에서 배가 뜰지말지를 결정하는 게 바람세기인데.....
모처럼 향하는 섬산행인데, 맥이 풀리는 상황.
주말이 가까와 오면서, 연신 일기예보를 들여다 보는데,
비예보는 견고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요즘 토요일 날씨가 애를 먹이네.'
주중엔 날이 좋은데, 딱 토요일에 이르러만 비가 오고, 일요일은 또 다시 개이는
이런 패턴이 거의 한달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비예보가 생기면서 한명 두명 취소자가 생긴다.
수요일까지는 댓글 신청순, 그 다음부터는 입금순.
가고자하는 열망이 많으신 대기분들은 일단 입금을 넣고 본다. ㅋㅋ
나는
"참가희망이 있는 회원님들의 의사가 우선이져~~ 이후 순번이 돌아오면 입금할께요~~"
하는 의연한(?) 자세 견지.
그러다가, 수요일 저녁인가...
"수석대장님 승선준비하세요~~"
헉. 순서가 돌아왔나보다.
"예에~~"
하면서 바로 입금을 한다. 정말 출정이구나. ㅋ
목요일에 레간자대장님께, 강행여부 의사를 묻는다.
어차피 수국이라는 것이 "물 수"자라서, 비가 와도 좋다는 답으로 강행의사를 듣는다.
오키 아이콘을 드리고, 경건하게 주말을 맞는다.
평소 부정확도가 큰 기상청예보가, 이번만큼은 큰 변화없이 토요일은 맞는다.
회장님 단톡방에서 뒷풀이 음식인 해물뚝배기 사진이 떠돈다.
오호~~ 이런 거야?
비로 인해 떨어졌던 산행의 기대가 해물뚝배기를 통해 훨훨 타오른다.
소주각인데?
파란만장했던 사전 준비를 마치고,
당일을 맞는다.
의리로 넘치는 대한토의 건강 남녀들이 속속 차에 오른다.
보아하니, 대전의 영리산악회들은 모두 꼬리를 내렸는데..... 크~
43명의 만차에 가까운 인원들을 태우고, 저 멀리 남쪽바다로 향한다.
아직도 코스는 정해져 있지 않다.
일주일 내내 날씨예보에 시달린 레간자 대장님이,
여전히 날씨를 주시. 고생이 참 많으시다.
오늘 일일총무를 일찌감치 나서주신 미선총무님의 술술 풀리는 진행에 모두가 즐겁게 올라탄다.
레간자대장님 소개할때 코로나시절 본인이 받은 도움에 감성이 충만해지기도하고......
거의 황수경아나운서를 보는것 같은 진행이라고, 모두가 엄지척 해드린다.
휴게소에서 미처 인사 못드린 분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길따라자문님 께서 나보고 축하한다고...
"네~? 축하? 다음주 내연산 댓글 1등 말씀이시죠?"
"아니 오늘 막차탄거~~ㅎㅎ"
"아~~ 저도 이럴줄 몰랐네요~? ㅋㅋ"
서로 알만한 이야기를 밑에 깔고 선문답을 나누는 기분? ㅋ
들어갈때는 괜찮은데 돌아오는 시간대 바람이 심상치 않다.
산작골 대장님은 섬에서 묶일 것을 생각해서, 1박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오셨단다. 캬아~~
'그럼 안대는디....'
일요일이라 회사는 안나가도 되지만... 본가에 가기로 했는데....
두번째 휴게소에 임박해서, 미선 일일총무님의 멘트속에서 일찌감치 포기의 뉘앙스가 전해져 온다.
"슬픈 소식이 있네요~~"
휴게소로 나가는 차안에서,
"아주 개운한데, 뭐가 슬프대요? 전 남파랑이 더 좋아요~~"
하면서, 오늘 주관하시는 분들 어깨를 가볍게 해드린다.
봄봄 총무님은 산행 안가는데, 일은 엄청 늘었다고 감격(?)하신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ㅋㅋ
배삯 반납을 고민해야 하니까.
들머리 도착.
파란만장했던 이번 산행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다들 우의를 입느라 우산을 펼치느라 가방챙기느라 정신없다.
난 어차피 맞을 비... 지난 내장백암에 이어 가방만 가볍게 씌우고 한비짝에 서서,
산행준비가 되어가는 단체의 모습을 지켜 본다.
벌써부터 비가 주륵주륵
정박해있는 배가 있는 바다를 배경으로 단체샷을 남기고 출바알~~~
동피랑? 서피랑? 어쨋건 동산을 따라 펼쳐지는 올망졸망 오픈 작품동네로 거침없이 들어간다.
이런 골목길을 잘도 찾아가시는 레간자대장님이 신기할 정도로 좁은 길로 이어진다.
날개벽화앞에서 서계시는 길현대장님, 구영란님.
초입부터 시작하시는 모델활동을 시기하시는 무리?
사진찍고 올라가는데,
날개를 잘라버릴까? 하는 이야기가 뒷등으로 들린다. ㅋㅋ
촉촉한 비.
시야가 깨끗하게 확보된 언덕으로 오르면서, 바라보이는 조망을 즐긴다.
꽃과 벽화로 어우러진 하나의 작품동네에서 마음껏 활개를 치고 있다.
회장님은 어디 다이소에서 가성비좋게 구했다는 우의를 입고 자랑스럽게...
그런데, 우의를 입으니, 비가 그쳐있고... 벗으니 비가오고... ㅋ
"그냥 입고 있어~~~"
주변에서 단체응원가가 들린다.
동피루?
하나 둘씩 카메라앞에 모인다.
어디든, 랜드마크가 나타나면 약속이나 한듯 모여있다.
가끔 찍사가 없는데 모여있는 경우도 자주 발생~ㅎㅎ
벽화들이 하나같이 예술이다.
둘이 다정하게 눈을 감으며 맛대어 있는 모습에 길따라 자문님이 즐거워하신다.
"여자가 너무 적극적인거 아냐?"
ㅋㅋ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그러네..
탈로 물고기를 형상화한 작품도 눈길을 잡고,
충무공의 해전을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역동적으로 표현해 놓은 작품도 시원시원하다.
통제영에 이르러서야, 예전에 와본기억이 나네.. ㅎㅎ
안에 계시는 청대장님 경희님을 보고 망일루로 뻔뻔하게 들어가려는데, 옆에서 제지를 한다.
"표를 사세요~"
그래야 하나보다 하고, 그리로 가려는데, 경희님이 앞으로 내려서셔서 지도를 하신다.
옆으로 진행하실 분은 그냥 가시면 되고, 루 영역으로 들어오실 분만 입장료를...
그렇다면 당연히 우회지~~^^
"아 감사합니다~~"
경희님 지도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예정된 길을 따라 오른다.
망일루 담벼락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안이 힐끔 엿보인다.
"우리가 못 볼줄 알았나보지?"
까치발을 올려 안을 쳐다보는 회장님... 다들 안쪽을 쳐다본다.
안쪽 사진을 담 위에서 찍는데, 뒤에서
"어!! 어!! 어!! 아저씨!!! 그러면 천원 내셔야 합니다!!"
산수자문님의 일침. 크...
그러고 보니, 미안하네.. ㅎㅎ
어~~~!!! ?? 다시. 그러고 보니,
일찌감치 통영어시장으로 출근하실 거 같은 분들이 보인다?
산수자문님, 산작골대장님, 상아님 등등
버스내 내 뒷자리에서 치밀하게 수를 구상하고 있었던 분들이 같이 걸음을 맞추고 계신다.
"웬일이세요?"
라는 질문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답례를 한다.
"산행은 해야지!!"
하고 나서....
그 이후 산행을 마칠때까지 그 분들을 볼수가 없었다. ㅎㅎ
마을길만 함께 하고, 바로 어시장으로 출근을 하신걸로..... ㅋ
남파랑의 표식과 방향표시를 유심히 쳐다본다.
조금 크게 해놓으면 길을 찾는데 좋을 거 같은데...
지난 속초 해파랑도 그렇고, 작은 이정표식에 아쉬움이 있는데, 이것도 몰라서 그렇지, 최적화시켜 결정된 것이겠지.
중간 정자에서 선두가 멈춘다.
일단 목에 칠을 해야하는 듯.
선두대장님이 일행들에게 좋은 무언가를 부어주신다.
사진보니, 와인같기도 하고, 오미자같기도 하고, 복분자 같기도 하고..
너무 많은 인파들이 둘러서 있어서, 난 한발짝 물러서 여유를 즐긴다.
이후 어떻게 잘도 길을 찾아 주관대장님이 인솔을 하신다.
서피랑 터널을 앞에두고, 레간자 주관대장님과 늘하늘 감사님이 가리키는 방향이 갈리는데,
결국 늘하늘감사님이 가는길이 맞나보다.
그리로 앞장서 가는 늘하늘 감사님께, 스윽~ 무전기를 전하는 시늉을 한다.
일일 대장님 제안? ㅋㅋ
뒤에서 뭔가 접근하는 형체에 대해 반갑게 잡으시려다가 소스라치게 놀라시며 뿌리치는 감사님 ㅋㅋ
분하다.
모카크림대장님은 이렇게 해서 대장 섭외가 되었는데.... ㅎㅎ
서피랑 공원이군.
어!! 수국!!!
우리가 배를 타고 연화도 들어가 보기로 했던 이것이 여기서도 이후부터는 지천이다.
굳이 배타고 안가도 이렇게 볼수 있다니.. 행복이다.
오늘의 중요테마라서 그런지, 더욱 빛이 나 보인다.
자세히 지금 보니, 잎에 송글송글 맺혀있는 빗방울도 수국의 미를 한껏 돋운다.
전망대에 올라 또 다시 만을 따라 진을 치고 있는 배와 마을의 정경을 감상한다.
첫댓글 해설사 동대장님의 후기를 읽으면서 (ㅋㅋ)참 잼있다
비오는날의 수채화 같은 하루 였음니당~~즐겁고 행복했음니당♡
퀴즈 1등 당첨이시죠? 선호하시는 상품있으세요?
맛깔스러운 후기 잘 읽었습니다.
그날의 일정이 고스란히 떠올려지는 생생 리얼 후기네요. ㅎㅎ
매끄러운 것 같아도 군데군데 실수가 숨어 있었던(ㅋㅋ) 일일총무를 너그럽게 봐주신 회원님들께
이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
기름칠한거같은 달변의 진행에 술술 행사가 풀려갔습니다. 현 총무님들이 바짝 긴장을 했다는 후문이~ ㅎㅎ
깔끔하고 정돈된 미선님 목소리가 상상이 가네요ㅎ
일일총무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새벽 4시에 잠이깨서 동대장님 산행기를 읽다 혼자 키득키득
잠이 홀딱 달아나 버렸어요.
산작골 대장님의 "뭐여어~~이건~" 목소리가 너무 생생하게 들리고,
현회장님의 "우리가 못볼 줄 알았나보지?" 멘트가 제가 옆에 있었던거 마냥 모든 상황이 연상이 되어 웃음이 났어요.🤣
황수경 아나운서를 보는 것 같았다는 미선님의 진행은
안봐도 너무 잘하실것 같아 총무 교체설이 나올까봐 걱정되어 잠을 못이뤗다는.....🤭
막차타시는 동대장님 보며
"이분은 안되는게? 읍네~" 하며 혼자 궁시렁~ㅋㅋㅋ
남파랑길 버스에 막차타심을 축하드립니다.🤣
걱정마세요. 총무님직은 굳건하니까요. ㅋ 어디 가지마세요~^^
언제는 이른 새벽부터 언제는 늦은밤까지 산악회일로 정말 수고 많으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안되는게 없는게 좋은거 맞는거죠?
망일루 담벼락 너머로 세병관팀의 행적이 노출되었군요.^^
루안에서 떳떳하신분들과 벆에서 염탐하는 분들의 신분 차이?
매번 소소한 내용까지 정리하시는 정성이 대단하십니다.
덕분에 지난 산행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나왔네요.
감사합니다.
의외로 ㅋ 즐거웠던 산행이었어요~~^^
다시 한번 읽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연화도 취소될 거라 생각해서인지, 편하게 남파랑길 즐겼네요.^^
전 남파랑길이 더 끌렸었는데 연화도 보러오신분들은 좀 아쉬우셨겠어요. 내년 이맘때 레간자대장님께 또 잡아달라 해야겠어요~^^
나두삼천원이없어 그냥 통과~.
새록새록 우중속꽃길이 생각나여(행복).
담벼락이 안을 들여다보기 딱 좋은 높이었어요~~^^
빗길 걸음 즐거웠습니다.
동대장님 후기 보니까
남파랑길도 넘 좋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 ...^^
연화도는 더 좋았겠지만,
꿩대신 닭치고는 참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