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주현미TV를 통해 '모녀기타', '개나리 처녀' 등 최숙자 선배님의 곡들을 소개해 드린바 있지요.
1957년 꽃다운 열여섯 나이에 가수로 데뷔해 '눈물의 연평도', '개나리 처녀', '모녀기타' 등 많은 히트곡을 발표하고 1960년대를 대표하는 여가수로 자리매김한 최숙자 선배님. 이미자 선배님의 '동백아가씨'를 애초에 최숙자 선배님이 취입하기로 제안받았으나 가창료가 너무 비싸서 신인이었던 이미자 선배님이 대신 불렀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지요.
"하루가 천추같이 기다리던 님인데
어쩌면 그렇게도 쌀쌀하고 찬가요
싫으면 차라리 싫다고나 하시지
말도 없이 눈앞에서 아~
골려만 주긴가요 그러긴가요
그 마음 하나믿고 살아오던 님인데
어쩌면 그렇게도 매정할 수 있나요
싫으면 차라리 가라고나 하시지
앉혀놓고 남의 맘을 음~
긁어만 주긴가요 그러긴가요"
음반이 발매될 당시 크레딧을 살펴보면 작사, 작곡이 금송아라는 이름으로 표기가 되어 있는데요.
현재 저작권이 작사와 작곡 모두 손석우 선생님의 이름으로 등재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손석우 선생님의 필명인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지요.
손석우 선생님은 일제 강점기부터 조선악극단 소속 기타리스트로 활동을 시작해서 광복 후에는 KPK악단에 들어가면서 작곡가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1955년에는 KBS 전속악단의 지휘자로서 우리나라 첫 드라마 주제곡인 '청실홍실'을 작곡하시기도 했지요.
이 때만해도 작곡가가 작사까지 겸하는 경우가 없었는데 송민도 선생님의 '나 하나의 사랑'을 작사, 작곡하며 작사가로서도 많은 활동을 하셨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노래들, '노란 샤쓰의 사나이',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 '이별의 종착역', '꿈은 사라지고' 등 기존 가요의 멜로디와는 사뭇 다른 세련된 느낌의 노래들로 많은 가수들을 스타덤에 올린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러긴가요'는 신민요의 기본적인 틀을 간직하면서도 손석우 선생님의 독창적인 멜로디가 빛을 발하는 곡입니다.
60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세련됨은 손석우 선생님만의 특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최숙자 선배님의 노래로 큰 인기를 끌었던 이 곡은 후에 조미미 선배님이 다시 취입해서 다시 회자되었고 저 또한 리듬파티 앨범을 통해 불렀던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슬픈 이별의 이야기로도 보이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남녀의 속타는 마음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노래입니다.
여름은 다가왔지만 선뜻 휴가를 떠나기는 망설여지는 지금, 우리의 추억 속으로 먼저 여행을 다녀오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