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박인환이 첫 시집을 냈다. 문인들이 드나들던 명동 동네쌀롱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시집 출간이 귀하던 시절이라 많은 예술인이 정장을 하고 모였다. 축사와 시 낭독이 끝나자 가수 현인이 감미롭게 샹송을 불렀다. "브라보, 오늘의 시인 박인환을 위하여"라며 술잔이 오갔다. 그 시절 출판기념회는 주머니 가
가벼운 문인들이 모처럼 신나게 먹고 마시는 축제였다.
1988년 20~30대 시인이 모인 "시운동" 동인들은 독특한 출판기념회를 꾸몄다. 새로 시집을 낸 시인을
인사동 카페"평화만들기"에 불렀다. 시집 주제부터 시인 사생활까지 캐묻는 "청문회" 였다. 무더웠던 여름엔 치킨에 맥주 곁들인 "치맥" 자리가 잦았다. 지난달엔 산문집을 낸 류 근 시인이 치킨집으로 문인과 독자를 초대했다. 책값을 포함해 회비 2만원을 걷는다고 페이스북으로 알렸더니 250여명이 몰렸다.
글쟁이들 출판기념회는 소박해졌지만 글인지 선전인지 모를 정치인들의 잡문 모음집을 축하한다는 자리는 여전히 요란하다. 총선을 한 해 앞둔 재작년 의원들이 잇따라 의원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소속 상임위 관련 정부 공무원과 공기업 임원 민간 기업인이 줄줄이 모여들었다. 의원끼리는 보통 10만원씩 낸다지만 나머지 참석자가 얼마를 내는 지는 알 수가 없다. 한도액도 없고 회계보고 의무도 없는 돈이다.
요즘 예산 심의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원 출판기념회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몇몇 의원은 이미 거창한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이 달에 하겠다는 의원도 여럿이다. 그제 국회 예결위원장이 신앙간증집을 내자 법무,교육,산업통상 장관에 여야 의원,공공기간장,지방자치단체장들이 성황을 이뤘다.. 예산 심의권을 쥔 예결위원장 앞에 너도나도 줄 서 "눈도장'을 찍었다. "의원님들 출판기념회에 봉투 갖다 바치기 바쁘다"는 공, 사기업 간부들 얘기가 실감났다.
의원들이 정기국회에 맞춰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은 "갑'의 횡포에 해당한다. 선관위는"사적 (私的) 축하금" 이어서 규제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정치인이 내는 책은 대개 대필 작가가 쓴다. 고료 1500만~3000만원
포함해 책 한권만드는데 5000만원쯤 든다. 출판기념회에 적게는 10만원,많게는 200만원 가까이 납부하고
가져온 이런 책들은 곧장 쓰레기통으로 사라진다. 책 같지 않는 책을 인쇄할 종이를 만드느라 얼마나 많은 나무가 잘려나갔겠는가, 책 내는 의원님들께" 제발 쓰레기 좀 줄입시다" 라고 부탁하고 싶다.
~2013.9.6.조선일보 만물상!에 실린글 옮김!~
오늘 퇴근 하자 마자 우체국 직원 한테서 쪽지 메모,가 왔다. 내용인즉 "서적을 가지고 갈테니(10:30~12:00)집에서 기다리시라고," 며칠전 불친(블로그 친구)이였던 이 양섭 시인이 시집"아네모네!" 출판기념회를 한다고 메일이 왔었다. 메일 회신으로 "필히 참석하여 축하 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했는데 갑짜기 일이 생겨서
출판 기념회에 참석을 하지 못 하였다. 이 쪽지를 보자마자 신문을 보는데 마침 또 이 글이 올라와서 옮겨 적씁니다.
앞서 언급한 제 불친, 이 양섭시인,은 사비(私費)를 들여서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고 한다. 내가 책값 2만원을 보낸다고 했더니 사양한다. 왜냐하면 "저는 시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시를 읽히고 싶어서 시집을 창간 했지, 팔아서 돈을 벌려고 한것이 아니라"고 입금 계좌를 적어 보내지 않았다. 하두 고마워서 이 양섭 시인님의
블로그!(Lee sup 2000 입니다!)에 답글을 썼다.
"출판 기념회!에 참석을 하지 못하여(개인사정~안동 홍은사.효, 사랑 음악회! 참석) 몸 둘바를 모르겠는데 시집 까지 무료로 보내 주신다니 감개가 무량 합니다. 이 양섭 시인님,같이 양심이 있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진 문인들이 앞으로 많이 탄생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시집 "아네모네!'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 드리면서, 이 양섭 시인님!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과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앞서 출판기념회를 하는 국회의원들과 많이 비교가 되지요?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국회의원들,은 나 보다 더 못 하다.고. 돈이 생길데나 공제 할데가 있으면 감쪽같이 하면서, 서민들의 경제사정에는 전혀 백치라는 것입니다. 언젠가 모 국회의원,에게 지금 시내버스 요금이 얼마인줄 아세요? 하고 물었더니
글쎄요. 버스를 안 타고 다녀서...한 700원 안 한가요? 하더란다. 웃기는 사람이여요.이런분이 어떻게
서민들을 챙기겠어요.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을 한다고 하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고 서민들이 안심하고 국회의원들을 믿고 살겠어요.
국회의원님들!... 의정 활동에만 전념 하시고,정치헌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개 모금을 하세요. 쓰레기 통으로 들어갈 대필, 책 만들지 말고, 출판 기념회 열어서 유관기관 사람들 허라휘게 하지말라고요..
격하게 표현 하면, 칼만 안 들었지 날 강도 라고 생각합니다."나 출판기념회! 하니 돈 가지고 모여라, 안 오면 나중에 재미없다." 이 것 아닙니까? 양심있고 의정활동을 잘하는 국회의원이 공개 모금(정치헌금) 한다면, 몇분이 됐던 저도 정치헌금을 낼 용의가 있습니다.
국회의원님들! 제발 정신 좀 차려서 국민의 선량,답게 처신 해 주세요.
80세노인이 60세 아들을보고 "길 건널때 항상 차 조심해라," 라고 말하는 심정 입니다.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살며 생각하며!'글은 계속해서 올려 드리겠습니다.
첫댓글 유용한 글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답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