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퍼거슨 경 ⓒREUTERS/NEWSIS
UEFA 챔피언스리그가 윈터 브레이크 이후 다음 달 재개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그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63)이 제외된 것은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지도자 모임
퍼거슨 경의 명성은 UEFA 챔피언스리그 성공 스토리와 뜻을 같이 한다. 이번 시즌 초 퍼거슨 감독은 그의 많은 동료들과 더불어 니옹에서 열린 UEFA 엘리트 지도자 회의에 초대됐다. 거기서 그는 UEFA의 새로운 지도자 모임을 총괄해줄 것을 요청받았다. 그것은 UEFA 대회에 참가하는 감독들이 한 데 모여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첫 단계’
하우스 오브 유러피언 풋볼에서 퍼거슨이 Uefa.com에 그의 새로운 모험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가 유럽 무대에서 이룬 성공과 다음 세대 지도자들에 미친 영향 등을 돌이켜봤다. “제가 보기엔 UEFA가 공을 들이는 것 같습니다. 첫 단계기도 하죠.” 지도자 모임에 대해 그가 말했다.
긍정적 작용
"그들은 감독의 역할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독의 비전 안에서 의미있는 발전을 찾고 있습니다. 기술적 영역, 경기에 관한 것, 심판 기준, 아니면 벤치에 앉아있는 교체 선수 숫자 얘기 등 뭐든 말입니다. 제가 참여해오던 수년간 감독들로부터 얻은 것들이 상당히 긍정적인 작용을 해왔습니다. 전 UEFA가 우리가 제시한 많은 아이디어들을 이행하기 위해 애써왔다고 생각합니다.
변화
퍼거슨은 1974년 지도자로 데뷔했다. 하지만 그의 첫 번째 클럽인 스털링샤이어 시절과 오늘날 올드 트래포드 생활을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다. “감독직 수행에 있어 가장 큰 변화는 준비 단계, 특히 스포츠 과학의 지원에서 시작됩니다.” 그가 말했다. “전 애버딘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는데 스코틀랜드에선 큰 클럽에 속했습니다. 거기서 전 물리치료사 한명, 보조 감독 한명, 2군 감독 한명을 데리고 있었습니다. 그게 전부였죠.”
스태프 지원
"(1986년) 맨체스터로 오자 스태프 8명이 생겼습니다. 스카우터, 물리치료사, 의사 그리고 보조 감독들 포함해서요. 지금은 36명의 스태프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발 치료전문가, 시력검정의, 웨이트 트레이너, 영양사 그리고 피트니스 코치 등이 여럿 있죠. 스포츠 과학으로 뒷받침 된 이러한 스태프를 통해 경기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문하생’
현재 감독들 중엔 한때 퍼거슨 경 밑에 있던 이들이 많다. 레인저스의 알렉스 맥리시와 셀틱의 고든 스트라칸은 애버딘에서 퍼거슨을 감독으로 모셨다. 스트라칸은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퍼거슨과 재회했다. 현재 미들스브루를 맡고 있으며 잉글랜드 보조 감독이기도 한 스티브 맥클라렌은 유나이티드의 1999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 퍼거슨의 2인자로 그를 도왔다. 또 버밍엄 시티의 스티브 브루스와 블랙번 로버스의 마크 휴즈는 알렉스 경 부임 초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셔츠를 입고 활약한 바 있다.
‘힘든 직업’
“과거 제가 데리고 있던 많은 선수들이 지도자의 길로 들어 섰습니다. 그리고 저와 꾸준히 연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알렉스 경이 말했다. 그들은 제게 이것 저것 물어봅니다. 그러면 전 흔쾌히 도와주죠. 축구선수로서의 조언과 감독으로서의 조언은 다릅니다. 그건 서로 다른 세계니까요. 그래서 전 그들에게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애씁니다. 오늘날 감독은 매우 어려운 직업이 됐습니다. 언론, 에이전트, 계약 조항, 그 외 모든 압력들에 대처해야 합니다. 우승을 바라는 구단주도 빼놓을 수 없겠군요.”
영광의 순간들
두 클럽에서 일궈낸 몇 차례 우승으로 퍼거슨은 UEFA 클럽 대항전 50년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 시작은 1983년 예테보리에서 있었던 애버딘의 UEFA 컵위너스컵 우승이다. 8년 뒤 로테르담에서의 승리로 같은 트로피를 올드 트래포드로 가져왔다. 그리고 약 7년 전 바르셀로나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챔피언스리그 왕좌에 올랐다.
기적
“바르셀로나에서의 사건은 도저히 설명이 안 됩니다. 운명이 손을 썼다고 할 수 밖에요.” 퍼거슨 경이 말했다. “우린 인저리 타임에 2골을 넣었습니다. 그런 일은 아마 다시는 없을 겁니다.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한 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린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었습니다. 그 경기 내내 우린 이기기 위해 사력을 다했으니까요.”
‘거짓말 같은 얘기’
"애버딘의 경우는 꾸며낸 동화와도 같습니다. 젊은 스코틀랜드 선수들로만 구성된 작은 클럽이었죠. 그런 팀이 거인 레알 마드리드와 결승전에서 맞붙었습니다. 연장전 우린 에릭 블락을 빼야했습니다. 첫 득점을 올린 그가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대신 투입된 선수(존 휴이트)가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우린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누구는 울었고 몇몇은 아무 말도 않았습니다. 일부는 그저 멍하니 있었고 어떤 이들은 환호했습니다. 미칠 것 같던, 믿기 힘든 순간이었습니다.
‘한차례 더’
이번 시즌 퍼거슨은 그것과 비슷한 장면을 연출하지 못할 것이다. 20년 넘도록 클럽 수장으로서 국제 무대를 수놓았던 그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은퇴하기 전 한차례 더 유럽 왕관을 쓸 것이란 예상에 크게 반대하는 이는 아직 없다.
첫댓글 훌륭한 감독님..한차례더 기적을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