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정년 연장이 일본의 경우 직책제로 해서 60세가 넘으면 과장 직책에서 물러나서 실무자로 근무하는 방식이라는 글을 읽다가 이와 연관되는 경험이 있어서 적어 봅니다.
한 4~5년 전에, 인사과에서 기능직 공무원을 하다가 60세 정년퇴직을 하고 계약직으로 인사과에 입사한 분이 있었습니다. 평소에 저와는 얼굴 정도만 아는, 인사도 한 적 없었는데 건너건너 술자리에 합석해서 그 분에게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 알게 된 내용입니다.
연말 정년퇴직하고 휴일을 지내고 첫 출근을 해서, 지난 주까지 평생을 근무했던 사무실에서 평생 하던 일을 하는 계약직으로 근무를 시작했는데, 그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지난 주까지 나와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인데 어느 날 문득 작년의 그 분위기가 아니라고 느꼈답니다. 같이 밥 먹고 같이 대화하던 직원들은 아직도 공무원이고 역시 공무원이었던 자신은 그 사이에 계약직 신분이 된 겁니다. 처음에는 정년퇴직 이후에도 계속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같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신분의 변화가 주는 극명한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는 같이 밥을 먹지 않고 저들이 부서 식비로 시켜 먹는 밥 값을 나는 내 지갑에서 따로 낼 때 서로 다름을 실감한다고 합니다. 이제는 달리진 서로의 신분에 대화도 어색해지고, 그 때는 몰랐던 직원들과의 나이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커서 혼자만 일하다가 그 해 가을에 퇴사했습니다. 나갈 생각은 일찍이 했지만 추석 보너스는 챙기자는 맘으로 9개월을 버티신 겁니다.
과장하던 이가 60이 된 후 직책이 실무자로 바뀌어도 65세까지 다닐까? 저는 못 다닌다고 봅니다. 실무자로 다니는 순간 그동안 자신을 떠받들던 직원들이 서서히 자신을 길거리 노숙자 보듯 할 텐데,,, 직책때문에 대우받다가 그런 시선을 느끼면 미치는 거지요. 자존심도 있을 거니 과장 팀장 하던 이들은 그냥 60 땡에 나가고 7급 정도 하던 실무자였다면 한번 해 볼 만하다고 봅니다.
첫댓글 보직이 없는 전과장과
계약직은 좀 다르죠
새로운 과장도 껄끄러워하는데
위정책은 실현이 거의불가능하다고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