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여우 :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하지?
흰늑대 : 우리 이번이 다섯 번째 채팅이지만 사이버공간의 폐쇄성과 익명성 때문에
못할 이야기가 없었을 정도로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부부의 성적 트러블에
대하여는 이야기 한적이 없어. 난 내나이 또래의 유부녀들과 채팅을 몇번 해보았지
만 그녀들의 대부분이 남편과의 성적인 문제에 너무 예민하고 이야기를 하지 않으
려고 하더라구. 오늘은 부부의 갈등중 성적인 문제에 대하여 허심탄회 하게 이야기
해보자.
불여우 : 늑대님이 먼저 하셔
흰늑대 : 그럼 내가 질문을 하면 그대가 답을 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볼까
불여우 : 좋지요
흰늑대 : 여우님은 몇살 때 결혼하셨어요 ?
불여우 : 23살 때
흰늑대 : 23살 ? 햐- 정말 너무 아깝다.
불여우 : 그렇죠? 내가 생각해도 내 자신이 너무 아깝다니까. 지금은 한물 갔지만
흰늑대 : 아직 아닌데. 인생은 60부터 라고 하는 말이 있잖아요. 41면 아직 한참이죠
불여우 : 그런가요. 난 내 인생이 황혼기에 접어 들었다고 느끼는데
흰늑대 : 저런! 인생을 벌써 포기 하다니
불여우 : 포기한게 아니고 마흔 넘은 아줌씨가 이제 뭘하겠어요. 새삼스럽게 직장을 다닐
수 도 없고 기술을 배워서 취업을 하자니 그렇고....
흰늑대 : 그럼 현재 아이들은요? 참고로 난 아들 둘에 딸 하나 입니다만
불여우 : 전 아들만 둘이에요. 큰 애는 대학교 2학년 둘째는 고삼 이구요
흰늑대 : 아저씨 직업은요 ?
불여우 : KY건설 이사로 재직중이죠
흰늑대 : 아침에 세 남자 집에서 나가면 밤 늦게 까지 독수공방 하시겠군요?
불여우 : 일년 내내에요. 남편은 일년의 반 이상을 해외나 지방현장에서 살고요
흰늑대 : 참으로 안되었네요
불여우 : 뭐가요?
흰늑대 : 허구 헌날 홀로 집지키는 강아지 신세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대가
불여우 : 고맙군요. 남의 신세를 알아주셔서요
흰늑대 : 지금이 그대같은 처지의 여인들이 가장 힘든 시기라고 생각해요.
불여우 : ??
흰늑대 : 우리나라 처럼 남편이 경제활동을 하고 부인들이 집에서 가사만 전담으로
하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 결혼 15년차가 넘으면 소외감을 느끼죠. 남편은
남편대로 한참 회사에서 중역정도의 위치로 일에 파묻혀 살는 처지고 아이들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으로 부모와 거의 단절된 세상에서 살죠. 그러다 보니
남편 뒷바라지 하고 아이들 수발 들다보면 어느덧 나이 사십이 훌쩍 넘어
버리고 어느날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고는 자신이 너무 T회에서 격리된채 살아
왔다는 것을 알고 지나간 세월에 대하여 안타까워 하죠. 그러나 이미 그 자신이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입장에 있다는 것을 알고는 절망을 하거나 자폐증에 빠지
는 경우가 있죠.
불여우 : 혹시 '여성심리학'을 전공 하셨나요?
흰늑대 : ㅋㅋㅋㅋ 우리 둘째 누님의 경우를 말씀 드린겁니다.
불여우 : 그렇지만 어쩜 내 경우를 들여다 보는 것 같아요
흰늑대 : 그러면 요즘 하루 아니 일주일 일과는 어떻죠?
불여우 : 하루일과는 아침8시경 남편과 아이들 출근하고 학교가고 나면 대충 설거지 하고
같은 아파트 사는 친구하고 수영장 가서 오후 2시쯤 집에 와요. 그리고 쇼핑이나
친구들 만나서 잡담하며 시간을 보내요.
그리고 주말이면 남편하고 가까운 산에 등산을 하거나 드라이브 하고 경치 좋은
카페에 가서 저녁식사하고 집에 와요. 일요일은 집에서 하루종일 음식시켜 먹고
뒹굴뒹굴 해요. 일요일은 남편은 골프치러 다니거나 회사일로 바빠요. 아이들은
도서관에 가고요.
흰늑대 : 혹시 남편이 골프장 가시거나 아이들이 도서관 가면 확인해 보나요?
불여우 : 그런걸 왜 확인해요?
흰늑대 : 아저씨 연세가 얼마죠 ?
불여우 : 올해 48
흰늑대 : 조심해야 할껄요
불여우 : ??
흰늑대 : 촛불도 꺼지기전 마지막으로 환하게 피거든
불여우 : 난 뭔 이야기인지
흰늑대 : 내가 보기에는 불여는 온실안의 화초 처럼 인공적으로 가꾸어 온 것은데
불여우 : 화초?
흰늑대 : 응. 결혼후 아이들이 어느정도 크고 남편한테 직장에 다니며 사회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해본적 있어요?
불여우 : 응. 그런데 펄쩍 뛰지뭐야. 말도 꺼내지 못하게 시리
흰늑대 : 그대는 안타깝지만 남편의 그늘아래서 잘 가꿔진 화초야. 이런 이야기 해서
안되었 지만. 만약 남편이 갑자기 불의의 사고로 다쳤거나 세상을 뜰 경우 어떻게
두 아이를 데리고 세상을 살아 갈지 아무 대책없는 답답한 경우지요.
불여우 : 그건 그래요. 그렇지만 우리 가정에는 아무 일 없을 꺼에요.
흰늑대 : 유비무환 이지요. 매달 15일 실시하는 민방공훈련도 만약을 대비해서 하는거죠
불여우 : ㅎㅎㅎㅎㅎ 웬 민방공훈련
흰늑대 : 우스워 보여도 평상시 1분의 훈련이 유사시 얼마나 긴요하게 쓰이는지 모르죠?
불여우 : 난 여자니 군대 경험이 없어서
흰늑대 : 민방공훈련은 대한민국 남녀노소 다 받는데.
불여우 : 나도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봐요. 매스컴을 보면 우리나라 사망률 1위가 교통
사고 로 인한 사망률인데. 그것은 누구에게나 해당이 될수 있죠. 그러나 신경
안써요. 남편은 술도 잘 못마시거든요.
흰늑대 : 그래요? 좋으시겠어요. 이런 질문 해도될 까요?
불여우 : ??
흰늑대 : 남편하고 사랑은 자주 나눠요?
불여우 : 어머나. 감히 그런 질문을 ......ㅎㅎㅎㅎ 늑대님은 ?
흰늑대 : 모르지 그건. 남자의 생식능력은 나이와 상관없다고 하는데......
불여우 : 전화가 왔네요. 실례해요. 나중에 멜 보낼께요.
흰늑대 : 네, 그래요. 즐거웠어요. 불여우 바이
불여우 : 바이바이
신형태 과장은 태국은행 지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386세대로 잘 나간다는 경영학과를 졸업하여 국내 굴지의 은행에서 16년 정도 근무하다 태국은행에 스카웃되어 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IMF 의 감원바람에도 개의치 않는 실력이 있는 엘리트다. 그가 최근 유명 포털 사이트를 통해 채팅을 하는데 재미를 붙였다.
한달전 미국은행에 다니는 대학동기가 알려준 사이트를 접속해 채팅을 즐기는 것이다. 방금전 일주일전 우연히 인터넷 동호회에서 알게된 윤미정과 채팅을 즐긴 것이다. 형태가 최근에 느낀 점은 우리나라 채팅사이트에 오전에 접속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대부분이 가명을 이용한 여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집에서 가사를 돌보고 있을 아내를 의심하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미정과 첫 이메일을 주고 받을 때 절대로 만나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하였기 때문에 형태와 미정은 속내를 스스럼 없이 터놓고 이야를 하는 채팅 상대가 된 것이다.
요즘 우리사회에 기혼 남여가 '채팅'하면 곧 '불륜' 또는 '불건전한 짓'으로 치부를 해버리고 설사 채팅을 하다가도 누가 볼까봐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마치 도둑고양이 처럼 행동을 한다. 채팅은 말 그대로 대화(對話)다. 영어의 Chat는 동사로 '담소하다'. '잡담하다'의 뜻을 가지고 있고 명사형으로 -ting를 붙인 것이다. 그런 순수한 단어의 뜻을 한국에서는 좀 건전치 못한 뜻으로 변형되어 쓰이고 있다.
형태와 미정은 둘다 각각의 배우자가 있고 가정이 있는 40대 초반의 기혼남녀로서 가끔 짬을 내어 채팅을 아니 '대화'를 즐기는 것이다. 대학동기로 인하여 채팅을 즐기게 되었지만 직장내에서 일이 꼬이거나 잠시 머리의 신선한 생각이 필요할 때 채팅 사이트에 접속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지끈거리던 머리가 미지의 여인들과 아기자기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머리가 맑아진다. 상당수 많은 남성들이 채팅을 즐긴다. 채팅이라는 것을 굳이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람 자체가 이상하다.
미지의 남녀가 은밀히 대화를 즐길 경우 우리나라 법전 어디에도 과태료에 처하거나 처벌을 받는다는 조항은 없다. 다만 인터넷이 우리 사회에 널리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에 채팅이라는 좀 생소한 단어가 인구에 회자(膾炙)되기 시작하면서 부터 관심의 단어로 부각되었다. 인터넷이 우리사회에 보편적으로 상용화 되기 이전에는 서울사는 유부남 김씨가 부산 사는 유부녀 정씨와 은밀히 기계를 통하여 대화를 즐긴다는 것은 상상 조차 할 수 없던 것이 이제는 채팅 하면 불륜의 대명사 처럼 되었고 그러면서도 금단의 열매 처럼 상당수의 유부녀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도 주위의 시선 때문에 감시 시도 하지 못하는 뜨거운 감자가 된지도 여러 해가 흘러 버렸다.
그 동안 채팅의 역기능(逆機能)으로 인한 페해도 많았었다 . 채팅중독에 빠지 주부가 갓난아이들 돌보지 않아 사망하는 경우 채팅에 빠진 주부가 채팅에서 만난 남자와 바람이 나 가출하는 경우등등 우리 사회에 상당한 병폐를 야기 시킨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문명의 이기(利器)를 잘못 사용한 경우이다.
서울 사는 주부가 남편의 바람끼로 골머리를 않는 경우 목포 사는 같은 또래 주부와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며 좋은 방법을 모색할 수 있고, 수능고사에 실패한 남학생이 또래의 같은 처지의 학생과 대화로서 좋은 방법을 모색 할 수 있으며, 사업을 하다가 난관에 봉착한 사업가가 동종업종의 사업가와 동호회에서 대화를 통해 조언을 얻을 수도 있다.
물론 신용도가 문제가 되고 순수한 동기와 협조가 필요하다. 그러나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 같은 채팅의 순기능(順機能)의 면을 외면 한채 자신의 이기심이나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이용하는 빈도가 높은 것 같다. 최근 아내와 경제적인 문제로 말 다툼을 자주 하던 형태도 아내의 얼굴 조차 보는 것이 지겹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채팅을 통한 미지의 이성과의 대화에 상당한 정열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직장에서 퇴근후 주변 술집을 전전하거나 친구들을 만나 쓸데 없는 담소로 밤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형태가 먼저 앞으로 절대로 만나는 조건 없이 미정과 순수한 대화 친구를 하자고 제의 했고 미정도 흔쾌히 승낙한 것이다. 이삼일에 한번씩 이메일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다. 미정의 하루일과는 형태의
정성이 담긴 이메일을 읽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제는 아침에 형태로부터 이메일 없을 경우 하루가 무의미 하고 재미가 없으며 혹시 편지가 왔을 까하고 하고 하루종일 컴퓨를 떠나지 못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첫댓글 작년에 쳇팅할때 생각나네 ㅎㅎㅎㅎ잼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