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러진 화살'의 흥행 돌풍과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SNS와 인터넷에는 자발적 민심의 묵계가 읽힌다.정의롭지 못한 탐욕과 야만의 시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것은 시대의 산물이며, 법조 지식인의 심장을 겨눈 서민99%의 정조준된 화살 시위이다.
이것은 일시적일 수 없다. 무엇인가 스스로 정화하지 못하고 있는, 순리를 거스르는 사회현상에 대한 역류이다.
이러한 역류는 불필요한 부작용을 가져오지만 역시 정화의 과정을 거치게 되어있다.그리고 순리는 역시 거대한 흐름속으로 함께 가는 것이다.
자연의이치이다. 자연은 자연으로 그대로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부러진 화살'의 흥행 돌풍이 설 명절 연휴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당초 예상하지 못한 흥행에 성공한 것입니다. '부러진 화살'은 저예산 영화로 상영관도 많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설날 명절 연휴는 훈훈한 가족영화가 인기를 끌기 때문에 '부러진 화살'과 같이 무거운 주제는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영화 '부러진 화살'은 매섭게 관객들의 마음을 정조준했습니다. 오늘(21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부러진 화살'은 지난 20일 하룻동안 7만 8473명을 동원, 누적 관객수 17만 1,836명을 기록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이는 지난 19일 하룻동안 동원했던 4만 4,976명보다 약 3만 명가량 증가한 추세라 '부러진 화살'의 흥행 돌풍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습니다.
영화계에서는 올해 설 연휴에는 영화 '댄싱퀸'을 비롯해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신비의 섬',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등 가족 영화들이 대거 개봉하며 특수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부러진 화살'은 영화계는 물론 언론의 주목도 받지 못했습니다. 저예산 영화라서 제대로 홍보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상영관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었습니다.
저예산에다 상영관 적은 영화 '부러진 화살'이 흥행 돌풍인 이유
그런데 '부러진 화살'이 개봉과 동시에 놀라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영화보기 운동이 흥행에 직접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SNS와 인터넷에는 '부러진 화살' 영화 를 보자는 활동이 왕성하게 벌어진 것이지요. 이번 영화 성공이 잘못된 사법부 행태를 바로잡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시금석이라는 인식이 네티즌들 사이에 폭넓게 형성된 시발점이었습니다.
사실 사법부를 비롯 기득권 계층은 영화 '부러진 화살'의 개봉에 대해 불안한 시선이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영화에 대해 거부감을 일부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진실을 염원하는 대중들의 자발적 영화보기 운동을 막을 수는 없었겠지요. 영화 개봉 초기의 흥행 성공은 상영관 수를 크게 늘릴 수도 있으니까요. '부러진 화살'이 전국 45개 개봉관에 불과하지만 설 연휴 흥행 2위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앞으로 상영관이 더 늘어난다면 흥행 1위로 올라 설 가능성이 큽니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 '부러진 화살'은 실화 '석궁 사건(언론 용어는 석궁테러 사건임)'이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이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사법부의 재판과 판결 과정에서 비리와 부조리에 대한 비판을 다룬 영화이지요. 또 '부러진 화살' 영화에는 배우 안성기 문성근과 정지영 감독이 의기투합했다는 점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부패 판사 역할의 문성근의 연기도 소름끼칠 정도로 완벽했지요. 특히 영화에서 "이 X같은 나라에서 어떻게 애들 키우냐?"는 변호사의 한 마디는 벌써부터 대중들에게 화제가 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석궁 사건의 실체는 무엇인지 살펴볼까요.
실제 석궁사건의 전말은?
1. 사건 당사자인 김명호 교수는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였다. 그런데 성균관대 입학 본고사에서 잘못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사후에 발견하여 이에 대한 이의를 학교측에 제기했다. 이후 성균관대는 김명호 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켰다.
2. 김명호 교수는 뉴질랜드와 미국으로 이주를 하는 등 다른 방도를 모색하다가 결국 성균관대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3. 이 민사 재판의 항소심 재판부는 3인으로 구성되는 합의재판부였는데 이 재판부의 부장판사는 박홍우 판사였고 이 재판의 주심판사는 이정렬 판사였다. 부장판사가 리더의 역할이고 주심판사는 해당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로 보면 된다. 참고로 이정렬판사는 얼마전 가카새끼짬뽕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된 진보적 성향의 판사다.
4. 이 재판에서 재판부는 김명호 교수가 학자적으로는 훌륭하나 교육자적으로 문제가 있는 모습이 있었기에, 비록 성균관대가 김교수의 잘못 지적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재임용 탈락을 시켰다는 의심은 들지만 그렇다고 재임용 탈락 자체가 확실히 부당하다고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5. 최종 판결 당시 김교수는 재판장에 나오지 않았고, 박홍우 판사의 집으로 석궁을 들고 찾아가 문제의 석궁 사건이 발생한다.
6. 석궁 재판은 당연히 민사 재판이 아니라 형사 재판이었고, 이 재판에 이정렬 판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7. 석궁 재판에서 김교수가 박홍우 판사를 겨누고 석궁을 발사했느냐의 여부, 박홍우 판사가 실제로 큰 상해를 입었느냐의 여부 등 몇 가지가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특히 박홍우 판사가 입었던 내의와 자켓에는 피가 묻었는데 와이셔츠에는 혈흔이 없었고, 혈흔에 대한 감정도 재판부가 거부했다는 등의 논란이 있다.
8. 이 밖에도 석궁에서 발사된 화살이 부러져 있었다고 했다가 다시 멀쩡한 화살이 등장하고, 이런 이상한 재판 과정에서 피고 김명호 교수 측의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있다.
9. 김명호 교수 측은 지금도 이 형사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 이 일련의 사건이 『부러진 화살』이라는 이름으로 영화화가 됐다. 이 영화를 본 한겨레 신문 허재현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이 영화의 주요 내용이 해당 형사 재판의 재판 기록과 일치한다며, 픽션이 아니라 사실의 영화화로 봐줄 것을 당부했다.
사실 이번 사건 내용 만으로는 사건의 실체에 대해 의견이 첨예하게 다를 수도 있어 보입니다. 김명호 교수가 재임용에 탈락한 것과 석궁 사건을 일으킨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김명호 교수가 재임용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학자적 양심을 이해하면서도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점도 살펴봐야 하겠지요. 성균관대 사학재단이 과연 재임용 탈락을 제대로 된 공정성과 절차에 따라 실시한 것인지도 정확한 판단을 하기는 어려움 점이 있습니다.
이정렬 판사의 글을 보면, 김명호 교수가 자신의 억울함을 소명할만한 기회를 포기한 채 석궁사건을 일으켰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는 김명호 교수가 일종의 피해의식이나 아집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 만약 김명호 교수가 민사 재판부의 판결문을 보지도 않은 채 박홍우 판사를 찾아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더군요. 그러나 이같은 일련의 사건은 상대방 주장이 서로 차이가 있어 추측성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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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문제는 석궁사건 자체에 대한 판사의 재판과정이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 과연 박명호 교수가 4년이라는 중형을 받을 만한 사건인지 문제입니다. 따라서 박명호 교수가 실제로 석궁을 고의적으로 판사에게 발사한 것인지, 석궁의 증거물이 합당한지 등에 대한 형사재판이 중요한 판단기준이라는 의미입니다. 결정적으로 석궁사건을 경찰과 사법부가 조작했는지 여부도 중요한 사항입니다. 현재는 법원 판결과 달리 김명호 교수는 경찰의 주장이 완전히 다릅니다. 김명호 교수는 부러진 화살 1개를 포함해 화살이 3개인데, 경찰이 수거해온 것은 멀쩡한 화살 3개라는 것입니다.
현재 재판과 다른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김명호 교수가 아파트 복도에서 쐈다며 박홍우 당시 서울고법 민사2부 판사(현 의정부지방법원 법원장)가 경찰에 맡긴 화살이 사라졌습니다. 경찰은 뚜렷한 이유를 대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증거로 제시된 박홍우 판사의 혈흔이 이상했습니다. 박홍우 판사가 입고 있었던 조끼와 양복, 속옷에 모두 묻어 있는 피가 유독 와이셔츠에는 묻어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박홍우 판사는 당시 속옷 상의, 내복 상의, 와이셔츠, 조끼, 양복 상의 순으로 옷을 입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증거 조작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단지 석궁사건 자체가 아닌 불의가 판치는 현 사법부에 대한 준엄한 심판
이러한 상황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2008년 1월28일 3차 공판에서 김명호 교수의 혈흔감정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2008년 6월12일 김명호 교수에게 징역 4년형의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재판의 불공정성 비판에도 불구하고 김명호 교수는 4년형을 살고 2011년 1월 출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김명호 교수는 석궁사건 재판이 얼마나 부당했는지가 중요하며 재판부가 영화를 통해 혼난 것으로 족하다고 합니다. 억울한 옥살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법부의 부당한 처사를 고쳐야 한다는 의미겠지요. 이번 석궁사건 변호를 맡았던 박훈 변호사는 석궁사건의 잘못에 대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공개하며 부당함을 알리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 '부러진 화살'은 정의롭지 못한 탐욕과 야만의 시대를 정조준한 한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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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다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이번 석궁사건의 문제는 김명호 교수가 공정한 판결을 받았는지가 관건입니다. 만약 박명호 교수가 판사에게 석궁으로 위해를 가했다는 이유로 실제 죄값에 비해 더 무거운 판결을 받았다면 그것은 분명히 해당 형사재판을 담당한 재판부에게 문제가 있습니다. 사법부의 권위에 도전한 석궁테러 사건이라며 대법원장까지 나서 강도높게 공포분위기를 조성한 바 있어 부당한 판결로 이어졌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입니다.
대중들은 이 영화에 대해 "근래 판사들이 판결을 제대로 못하니까 국민들의 정서를 대변해 주는 영화 '부러진 화살'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것이다." "판사 검사 등 사법부가 권력의 시녀가 되어 온갖 만행을 저지르니 국민들이 분노한 것이다. 또 하나의 영화 도가니 법조계 비리판이다." "대법원장을 선출직으로 하고 사법부에 독립예산권을 주지 않는 한 독립이라고 하기 힘들 듯 하다."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결국 사법부가 이명박 정권 들어 권력의 시녀가 됐다는 것에 국민적 공분이 작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영화 '부러진 화살'이 주목받는 것은 단지 김명호 교수의 석궁사건 자체만이 아니라 현재 사법부의 행태가 국민의 신뢰를 못받는 원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제 국민들이 대다수 인식하다시피, 이미 검찰은 권력 감싸기 및 비호세력으로 낙안찍혀 섹검, 떡검, 떡찰 등 온갖 오명을 듣고 있습니다.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던 한명숙 사건과 곽노현 교육감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법원도 정봉주 전 의원의 BBK 사건 판결을 비롯 각종 사건에서 권력의 주구로 비추어지고 있습니다. 권력과 재벌 부자의 부정부패에는 한없이 관대하고 진보 인사에는 없는 죄도 만들어낸다는 비판입니다. 영화 '부러진 화살'은 작년에 국민적 분노의 상징이었던 영화 '도가니'의 사법부판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야만의 시대에 사법부가 정의롭지 못하다면 국민들은 어디에 호소해야 할까요. 국민들의 '부러진 화살'은 불의의 사법부를 다시 정조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