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추수의 계절이다. 황금색으로 물든 들판의 벼는 이제 탈곡만을 남겨두고 있다. 결실을 챙기는 아버지는 그 어느 때 보다 바빠질거다. 한편 서늘한 바람과 함께 떨어지는 낙엽은 아버지에게 남자의 계절을 선사한다. 하지만 2016년 한해동안 KLPGA 투어를 딸과 함께 쫓아다니는 아버지에게는 가수 이용이 10월이면 불렀던 "잊혀진 계절" 의 로맨티스트가 될 만한 여유가 없다. 2016시즌 KLPGA투어 스물아홉 번째 대회이자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6천만 원)이 열리는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경기도 양주, 파72/6,800야드)에서 프로 골퍼를 딸로 둔 가을 남자, 아버지들을 만났다. 이미향 (23,KB금융그룹)은 미 LPGA 를 주무대로 뛰지만 후원사가 주관하는 경기여서 아버지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다. "이 코스는 미향이가 4살때 처음으로 18홀을 경험한 곳이다. 부담이 있지만 편안히 자신있게 쳤으면 좋겠다." 라고 말하는 그녀의 아버지는 딸의 올 시즌 성적에 대해 만족해 했다. 애초부터 목표를 크게 잡지 않았으며 내년에 잘하기 위한 시험무대였다고 밝힌 아버지는 무남독녀인 이미향에 대한 사랑이 넘쳤으며 골프 관련 박학한 식견을 가지고 있어 좋은 멘토가 되고 있음에 틀림없었다. 2016년에 프로데뷔 첫 승 및 합계 2승을 거둔 장수연(22,롯데)의 아버지는 딸을 대견스러워 했다. "이번 대회 우승 욕심은 없다. 다만, 수연이가 열심히 하기에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라며 대회참가 목표를 말했다. 서연정 (21,요진건설)은 부상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다. 힘들지만 참고 경기에 나서 현재 상금 순위 39위에 올라 있다. "부모의 마음이 급했던 거 같다. 작년 말에 휴식을 취한 후 전지 훈련을 보냈어야 하는 데 시즌이 끝나자마자 바로 올해 경기를 대비한 훈련을 시켜 아프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안의 보물 같은 딸이 잘 견뎌줘서 고맙다." 고 진심을 전한 어버지는 쟁쟁한 선수들이 모인 이번 경기에서 예선 통과만 해도 좋겠다며 딸을 향한 사랑의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현재까지 잘하고 있다. 2년차 프로들이 우승하고 있지만 채윤이도 때가 되면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부족한 부분인 마음가짐을 다져 잡는 게 필요하다." 라고 밝힌 박채윤(22,호반건설) 아버지는 골퍼가 아닌 딸로서 그녀의 장점은 열심히 하고 착한 것이라고 했다. "지지난주 대회 도중 걸린 담으로 지금도 물리치료 받은 곳곳에 테이핑을 한 상태다. 하지만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라며 4일동안 딸을 응원해 줄 것을 주문했다. 박유나 (29, 위드윈인베스트먼트) 는 투어 고참에 속한다. 2년전 허리를 다쳤지만 수술이 아닌 허리 근육 강화 운동으로 부상을 극복해 가고 있다. 성적도 비록 최상위 그룹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은 상태다. "몸도 안 좋은데 투어 생활을 하는 걸 보면 고맙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라고 캐디를 하고 있는 그녀의 아버지가 말했다. 매 대회 나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아버지는 이번에도 목표를 밝히지 않았다. 그저 애잔한 눈빛만 보여주는 아버지의 속마음을 딸도 이해하는 듯 했다. 지한솔 (20,호반건설)의 아버지는 달변가다. 차분하게 딸에 대한 분석 노트를 말로 풀어냈다. "2부 투어를 경험하지 않은 오리지널 프로 2년차인 한솔이는 단계를 밟으며 성장 중이다. 퍼팅을 좀 더 잘해 보려고 여러 시도를 하는 과정에 하반기 성적이 기대 이하지만 그래도 발전하고 있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또한 아버지가 딸에게 하는 당부로 "프로생활을 하면서 훌륭한 선배들처럼 롱런하길 바라며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다. 욕심을 내기 보다 비울 때는 비우는 게 프로다."라는 얘기도 했다. 말썽없이 자라 준 딸이 고맙기도 한 아버지는 선수들의 퍼트감에 따라 KB금융 챔피언십의 우승자가 가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로에게 아버지는 애증의 대상이다. 성적이 좋을 때는 가족이기에 두 배 이상의 기쁨을 함께 나누지만 반대일 경우 늘 보는 사이이므로 서로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 자식으로서의 아버지에 대한 애정과 존경이다. 이제 2016 KLPGA 투어 시즌이 어느덧 막바지에 와 있다. 아빠와 딸이 한번 더 뭉쳐 풍성한 추수를 거둬들였으면 좋겠다. 사진/글 강명호 KLPGA 명예기자 기사제공 KLPGA
|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