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봉 : 허슬 43:37 운봉 승
15:4, 19:16, 32:27, 43:37
예선에 참여하지 않았던 우제몽과 홍인호가 가세하면서 우승후보 1순위에서 0순위로 올라선 운봉과 박범일이 등장했지만 문산은 불참한 허슬. 1쿼터까지만 봤을 때 운봉의 일방적인 경기 흐름으로 흘러가는 줄 알았으나 위기 속에서 허슬은 똘똘 뭉쳤고 끝까지 추격하며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완전체로 결선에 임한 운봉은 예선과는 아예 다른 농구 스타일을 보여주었습니다. 예선까지는 오도근의 포스트업을 중심으로 코트를 좁게 사용했다면 이 경기에서는 우제몽과 홍인호가 템포를 끌어올리며 발이 느린 허슬의 수비를 공략했습니다. 오더지 실수로 지태환을 누락해 테크니컬 파울을 받으며 기세가 꺾였지만 허슬의 맹렬한 추격을 받는 가운데에서도 우제몽이 상대 맥을 끊는 수비와 득점을 만들어낸 점이 인상적.
허슬은 1쿼터에 자유투로 얻은 4점 외에는 모든 필드골이 빗나가며 예선의 악몽이 반복되나 싶었습니다. 오랜만에 등장한 박범일은 전성기에 비해 한층 거대해진 몸집으로 체력 이슈를 피하지 못할거 같았는데 역시나 런닝량이 많이 떨어져보였습니다. 1쿼터에 10점 넘게 벌어지며 또 다시 대패의 기운이 드리웠지만 오정택의 3점이 터지면서 추격의 기틀을 마련했고 박범일이 놀랍게도 연속 미들을 꽂는 등 예선에 비해 확실히 투지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다만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김명종의 컨디션 회복이 절실해 보였네요.
하슬라 : 스피드 35:31 하슬라 승
14:8, 21:11, 29:21, 35:31
예선에서 인사이드의 핵심이었던 김선혁이 빠진 하슬라지만 조영우-강창주-박찬영의 빅3가 힘을내며 무난하게 스피드를 잡아냈고 스피드는 예선보다는 경기력이 올라와있었으나 아직은 이창민이 있고 없고의 간극을 메우기 힘든 모습이었습니다.
하슬라는 예선에 이어 결선에서도 탄탄했습니다. 조영우와 강창주가 코트에 완전히 적응하며 초반부터 스피드의 내외곽을 두들겼고 박찬영과 이정현까지 3점을 보태며 별다른 위기 상황없이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예선까지만 놓고 봤을 때 대회 탑 센터를 다툴만한 김선혁 대신 전무휘가 인사이드를 지켰는데 정통 빅맨이 없는 스피드에게 많은 공격 리바운드를 허용한 장면은 옥의 티.
최종 점수 차는 많이 나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스피드의 완패였습니다. 쿼터마다 터진 양정근의 3점이 없었다면 15점 차 이상 났을 경기. 예선에 이어 여전히 팀의 구심점을 해줄 선수가 보이지 않았고 공수에서 모두 흔들리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코트에 나서는 모든 선수가 분명 운동능력 좋고 움직임 좋고 열정도 넘치는데 마지막 한 조각이 부족하네요. 이창민의 대체자가 나타날 때까지는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