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나은 수술을 목표로 하는, 폐암·식도암 수술의 스페셜리스트! /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조종호 교수

[화초.]

 어제보다 나은 수술을 목표로 하는, 폐암·식도암 수술의 스페셜리스트! /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조종호 교수

출처 어제보다 나은 수술을 목표로 하는, 폐암·식도암 수술의 스페셜리스트! /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조종호 교수 by 삼성서울병원

제가 늘 강조하고 되새기는 원칙은
‘어제보다 나은 수술을 하자’입니다.

암종별 사망률 1위∙5년 생존율 30%, 폐암은 여전히 치명적인 질병이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그러나 과거에 비하면 진단과 치료에 있어 많은 발전이 있어 온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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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식도암, 흉선종 등 폐식도 질환의 수술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조종호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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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선량 흉부 CT로 폐암 조기 발견,
조직학적 진단 없이 바로 수술하기도

폐암이 진단됐을 때 바로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아직도 25%를 넘지 못합니다. 폐암은 5㎝든 10㎝든 주변 장기를 침범하지 않는 경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든요. 조금 진행돼서 기침이나 피 섞인 가래가 나와도 큰 문제로 여기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가 쉽고요. 그래서 환자가 증상을 자각하고 병원을 찾으면 이미 수술이 어려울 만큼 진행된 경우가 많죠.

이미 전이가 된 단계에서 처음 진단을 받는 환자도 많다고 하니 놀라우면서도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저선량 흉부 CT로 폐암의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특히 하루 1갑씩 30년 이상 흡연한 고위험군에서 검진 효과가 입증되었고, 2019년 7월부터 대상자를 선정하여 국가폐암검진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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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의 치료는 일차적으로 수술입니다. 1기 폐암은 수술로 끝내고, 2기는 수술 후에 항암치료를 추가하는 것이 표준 치료입니다. 3기 폐암은 환자와 암의 상태에 따라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이 있습니다.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먼저 해서 크기를 줄인 후 수술을 하거나, 또는 수술을 먼저 하고 항암치료를 추가거나, 아니면 수술은 하지 않고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만 할 때도 있습니다.

3기 폐암은 굉장히 복잡해서 예후 평가와 치료방침 결정이 아주 고난도 작업입니다. 우리 병원의 경우에는 다학제 폐암팀의 여러 교수님들이 고도의 전문적인 토의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리고 있고요.

삼성서울병원이 폐암 분야에서 국내 최고라는 명성을 얻은 비결도 여기에 있습니다. 각자가 국내 최고 수준에 오른 전문가 집단이 개인의 견해가 아니라 입증된 근거에 기반해 유기적으로 토의하고 협력하는 시스템을 갖춘 덕분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각종 프로토콜과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치료방침이 결정됩니다.

1~2기 폐암의 경우에는 조직학적 진단 없이 바로 수술하는 경우도 70% 가까이 돼요. 저희 과에서 단독으로 결정하는 일이 아니고 호흡기내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등 관련 과들의 다학제 협진으로 결정하죠. 많은 소통과 토의를 거쳐서 바로 수술하는 편이 환자에게 유리하겠다는 판단이 설 때 시행하고 있어요. 실제 수술을 했는데 폐암이 아닌 경우는 1% 미만으로 아주 드물고요.

과거에는 반드시 조직검사로 먼저 진단한 다음에 수술하는 비율이 70%였는데 정반대로 역전된 것입니다. 다학제 협진시스템을 갖춘 데다 영상학적 진단 기술과 노하우가 발전한 덕분에, 세침생검술을 거치지 않고 CT와 PET-CT 검사만으로 수술을 결정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바늘을 찌른 부위에만 암세포가 없을 수 있는 세침생검술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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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유리 음영'은 추적 관찰,
수술 서둘 필요는 없어

같은 폐암 1기라도 종류와 성격이 서로 다르고 병의 진행 양상도 다를 수 있습니다. 종류가 같아도 하위분류가 아주 많습니다. 흡연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편평상피세포암은 폐 중심부에 잘 생기는 편이고 대체로 광범위 절제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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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비흡연 여성의 경우에는 주로 선암이 많이 발생하는데 폐의 바깥쪽 기관지 말단부에 잘 생깁니다. 이런 선암의 전 단계로 '간유리 음영'이 관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유리'란 불투명한 유리를 가리키는데, 말 그대로 간유리 음영은 CT 상에서 연기처럼 흐릿하고 뿌옇게 보이는 부분을 말합니다.

암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염증이나 혹일 수도 있어요. 일시적으로 보였다가 사라질 때도 있고요. 그래서 경과 관찰이 필요해요. 간유리 음영이 계속 남아있으면 폐암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추적관찰을 하다가 크기가 커지거나 색이 하얗게 진해지면 수술을 결정합니다.

폐암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일단 지켜보자고 하면 누구나 불안하기 마련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커져야 수술하는지도 궁금하고 답답할 것입니다. 병원마다 다르지만 삼성서울병원에서는 1.5㎝보다 커지면 수술을 한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침습도가 생긴다는 자체 데이터에 근거한 것입니다.

어차피 암이 될 거라면 아주 작을 때 수술하는 편이 낫지 않느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수술장에서 병변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제한적이에요. 과일을 예로 들면, 겉에 조금 썩은 부분은 쉽게 도려낼 수 있지만, 겉은 멀쩡한데 안쪽에 조그맣게 곯아 있으면 알아낼 방법이 없거든요. 결국 불필요하게 많이 잘라내게 되죠.

기준 이내라면 전이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 병변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안전거리를 두고 절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준에 이를 때까지 기다려서 수술 시기를 결정합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이 경우는 특히 더 조직학적 진단 없이 바로 수술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바늘로 찔러서 보는 조직검사로는 혼동되기만 할 뿐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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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수술, 폐엽 절제해도
일상생활 회복 가능해

폐는 오른쪽이 세 엽, 왼쪽이 두 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폐암 수술에 있어 폐 한쪽 전체를 제거하는 전폐 절제술은 거의 하지 않고, 폐엽 하나를 절제하는 폐엽 절제술이 표준 치료입니다. 이때 전이 여부를 확인하고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 림프절도 세밀하고 광범위하게 절제해야 합니다.

폐암 수술을 하면 초기에는 컨디션이 나빠질 수 있어요. 기능하고 있던 폐를 잘라내는 수술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죠. 가령 심장의 판막 수술 같은 경우에는 수술을 하고 나면 통증은 있겠지만 기능적으로는 바로 좋아지거든요. 그런데 폐암 수술의 경우에는 좀 달라요.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질문했는데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좋아지라고 하는 수술인데, 이건 무슨 말인가 의문이 커졌습니다. 혹, 예전의 일상으로는 영영 돌아갈 수 없다는 뜻인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물론 수술하고 바로는 아니지만, 다른 건강 문제가 없었던 60대 미만의 환자라면 폐엽 하나를 떼더라도 2~6개월 정도 심폐기능을 향상하는 운동과 훈련을 통해 이전의 일상생활을 거의 모두 회복할 수 있어요. 등산이나 수영, 테니스도 할 수 있고요.

이에 조종호 교수는 환자들이 수술을 앞두고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평소 질문과 걱정이 많은데, 다른 것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운동’을 챙기라는 당부를 전했습니다. 또, 수술 후 초반에 폐기능이 떨어지더라도 걱정보다는 역시 운동과 재활에 집중하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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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과 기능 보존의 균형 맞춰야,
로봇 이용한 폐암 수술도 확대 예정

경우에 따라서는 폐엽을 절제하지 않고 동맥과 정맥, 기관지의 분절 등 해부학적 구역 단위로 제거하는 구역(분절) 절제술이나 가장자리 말초 부위를 조금 절제하는 쐐기 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무조건 작게 자른다고 좋은 것은 아니에요. 재발하지 않고 장기 생존하는 것, 폐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 이 둘의 균형점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도 우선은 장기 생존이고요. 사실 폐엽을 절제하더라도 60대 미만의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재활을 하면 일상생활에 전혀 무리가 없어요.

최소침습 수술도 마찬가지입니다. 흉강경 수술이 흉터, 통증과 회복 속도, 합병증 등에서 유리하지만 무조건 좋은 것도 또 원한다고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흉강경 수술의 장기 안전성은 1기 폐암까지만 입증돼 있지 2기부터는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어요. 2기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시도하면서 데이터를 축적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흉강경 수술의 비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아요.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로봇 수술은 주목할 만합니다. 흉강경 수술의 최소침습 이점에 더해 두 가지 장점이 더 있습니다. 하나는 수술하는 의사의 피로도가 적어 수술 안정성에 도움이 됩니다. 원격 조작하는 로봇 수술에 비해, 기구를 직접 들고 움직여야 하는 흉강경 수술은 의사의 피로도가 매우 커서 장시간 수술이 힘든 단점이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로봇 시스템이 많이 발전하고 로봇용 자동 스테이플러 등 장비가 개발되면서 아주 세밀한 수술이 용이해졌다는 점입니다.

우리 병원이 내세울 수 있는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소매 절제술을 잘한다는 것입니다. 나무로 치면 밑동 근처에 암이 있을 때 그 부분과 거기에 연결된 가지만 제거하고 나머지는 다시 나무에 붙이는 수술이죠.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워서 그냥 전폐 절제술을 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소매 절제술을 하면 나머지 폐엽은 보존할 수 있는데 말이죠. 이때 흉강경으로 하기 어려운 케이스를 로봇 수술로 개흉술 못지않게 해낼 수 있어요.

소매 절제술은 암이 생긴 주기관지 부위를 폐엽과 같이 절제한 다음, 남아있는 기관지끼리 서로 이어 붙여 나머지 폐엽들을 보존하는 수술입니다.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인데, 개흉술을 하지 않더라도 로봇 수술의 장점을 살려서 까다로운 절제와 봉합이 가능합니다. 조종호 교수는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앞으로 로봇 수술을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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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암 및 식도 질환,
복강경으로 접근해 수술하기도

현재로서는 폐암 환자 수가 워낙 절대적으로 많아 식도암 케이스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일 뿐 조종호 교수는 식도암 수술에 있어서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조 교수는 흉부외과이면서도 복강경을 이용해 식도 질환을 치료하는 데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식도암 수술은 아주 복잡해요.
가슴과 복부뿐 아니라 목까지 절개해서 수술할 때가 많거든요.

절개 부위가 여러 곳이고 박리해야 하는 범위도 굉장히 넓습니다. 게다가 암이 생긴 부위를 단순히 잘라내는 일로 끝나지 않고, 식도와 위를 다시 연결하거나 재건해야 합니다. 위를 끌어올리거나 대장 등을 이용해 붙여야 하는데, 빈틈없이 연결하고 제대로 잘 아물도록 해야 합니다. 수술이 까다롭고 자칫하면 합병증도 빈번하다 보니 웬만한 병원은 쉽게 엄두를 낼 수 없고 실력 차이도 확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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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암은 최소침습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그 부분과 관련해서 남들과 좀 다른 경험을 했어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1년간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서 임상 펠로우로 트레이닝을 받았죠. 거기에서 복강경을 이용한 식도암 및 식도 질환 수술을 익혔어요. 임상 관련된 일을 하려면 미국 자격증이 따로 있어야 하는데, 그것까지 갖추고 직접 진료에도 참여하고요.

조종호 교수는 메이요 클리닉에서 배우고 익힌 기술을 식도암 수술에 응용하고 있습니다. 또, 다양한 양성 식도 질환에 대해서도 복강경으로 접근해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환자 치료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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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어제보다 나은 수술이 목표

제가 늘 강조하고 되새기는 원칙은 어제보다 나은 수술을 하자는 것이에요.

조종호 교수는 1년에 400건 가까이 수술을 하는데, 매번 새로운 마음으로 더 나은 술기와 방법을 고민하고 모색한다고 합니다. '숙련'과 '타성'은 다르다고 생각하기에 환자에게 좀 더 도움이 되는 변화와 발전을 이루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하는데요. 전공의 교육에 있어서도 늘 이 점을 강조한다고 합니다.

제가 2018년에 우리 병원 전공의와 임상강사를 대상으로 흉강경 올림픽을 도입했어요.
훈련 프로그램의 일환이었죠. 수술 술기를 개발하고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어요.

조 교수가 연구에 중점을 두는 까닭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구를 통해 수술과 진료에 도움이 되는 근거와 방법을 찾고, 다시 수술과 진료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갖고 연구하는 식의 선순환을 이루면 수술 술기와 진료 역량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 교수는 2020년에만 5편이 넘는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습니다. 2019년에는 세계폐암학회의 병기 분류 체계에 대해 삼성서울병원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림프절 전이의 세부 분류를 새롭게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의사가 편한 길을 찾지 말고 환자에게 가장 좋은 수술 방법을 선택하라던 심영목 교수님의 말씀을 항상 떠올립니다. 환자를 위해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한 번 더 고민하고 궁리해서, 좀 돌아가거나 힘들더라도 의사가 아닌 환자에게 최선인 치료를 하라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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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술기뿐 아니라 진료와 연구에 있어서까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며 계속해 폐식도 질환의 치료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조종호 교수, 그런 그의 노력을 통해 많은 폐암∙식도암 환자들에게 밝은 희망의 메시지가 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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