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다녀오시는 우리 어머니의 푸념은 학교를 졸업한지 10여년이 지난 내게 더 이상 어머니만의 얘기로 들리지는 않는다. 학창시절 수업이 끝난후 학교앞 삼치구이집엔 만원짜리 한두장 딸랑 들고 가도 예쁜 후배들에게 술한잔 사는건 어려운일도 아니었는데, 요샌 도대체 퇴근후 술한잔 사기가 왜 이리 부담스럽단 말인가.
예전엔 대학교 근처는 좀 허름하기는 해도 싸고! 양 많고! 맛있는! 집들이 제법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몇군데를 제외하곤 그 마저도 사라져 가고 있는 듯 하다. 취재중 느낀점이지만 대표적인곳이 홍대근처가 아닐까 싶다. 그 일대는 더 이상 '학교앞'이 아니라 시내 중심상권의 일부가 되어 버렸고, 어느 동네나 다 있음직한 체인점들이 즐비했다.
대학가 명물은 단순히 맛집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 학교 문화의 일부가 되며, 학생들에게 공통의 추억으로 남는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몇 년 후에 다시 찾아가도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있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십년 전통을 자랑하며,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을 위해 문을 활짝열어 놓은 대학가 명물 맛집을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