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읽고
-2018 부산 사하구청 주최 독후감 대회 가작 입상작-
나는 우리나라 역사 위인 가운데 ‘이순신 장군’을 가장 존경하고 흠모한다. 그 까닭은 조선시대 임진왜란이란 큰 전쟁을 맞아 목숨 바쳐 나라를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구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아마 이순신 장군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나라는 사라졌거나 아니면 일본의 속국이 돼 있을 것이다. 내가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인간으로 태어나 의식주를 해결하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것은 이순신 장군이 우국충정의 마음으로 목숨 걸고 이 나라를 제대로 지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순신 장군은 절체절명의 위태로운 전쟁을 하면서도 그날그날의 심정이나 상황을 일기로 기록하여 후세에 남겨 전쟁문학을 꽃피웠다. 혹독한 전쟁의 참화를 겪으면서도 나약해지려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공포에 떠는 부하들의 애국심을 고취시켰다. 이순신 장군이 남긴 걸작 난중일기는 고전문학의 백미 가운데 하나로 추앙받고 후손들에게 널리 읽히며 그의 인품은 많은 이의 귀감이 되고 있다. 난중일기는 언제 읽어도 장군의 나라사랑 의지를 느낄 수 있고 또한 전쟁을 맞아 장군 개인의 뼈아픈 고충이랄까 가족애까지도 세세히 엿볼 수 있다.
두루 알다시피 우리 후손에게 언제 어디서건 진한 감동으로 심금을 울려주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애국 호국의 아이콘 같은 실존 인물이다. 우리 민족은 5천여 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수없이 많은 외세의 침략을 겪었지만, 이순신 장군과 같은 헌신적이고 지혜로운 조상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오롯이 보전해 올 수 있었다.
난중일기는 명장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에 쓴 7년간의 일기로, 임진왜란이 일어난 다음 달인 1592년 5월 1일부터 그가 전사하기 전 달인 1598년 10월 7일까지의 기록이다. 본래 이 일기에는 어떤 이름도 붙어 있지 않았으나, 1795년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를 편찬하면서 편찬자가 편의상 ‘난중일기’라는 이름을 붙여 전서 권5부터 권8에 걸쳐 이 일기를 수록했다.
난중일기 속 정유년 9월 15일(양력 10월 25일)의 일기 내용 가운데‘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死則生 必生則死)’는 글귀는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는 삶의 자세가 무엇인지에 대해 성찰할 수 있게 해 주는 명언이다.
나는 난중일기를 읽던 아니면 이순신 장군 일대기에 관한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를 보던 장군에 관한 작품을 대할 때마다 장군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나라가 전란에 휩싸였을 때에 말처럼 목숨 걸고 전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우리는 전쟁을 맞아 많은 양반이나 고관대작들이 자기만 살려고 백성을 팽개치고 도망친 사실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같은 민족이지만 사상과 이념을 달리하는 북한과의 전쟁이든 아니면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과의 전쟁이든 나라에 위험이 닥치면 권력층이나 부유층들은 거의 다 제 살 궁리만 찾으려고 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일반 국민들 사이에는 나라에 전쟁이 일어나면 가진 자나 있는 자는 벌써 해외로 피신할 준비가 돼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실정이다. 가난하고 힘없는 서민들만 침략군의 총알받이가 돼 목숨을 잃고 만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깊숙이 인식돼 있다.
이는 병역의 의무를 지는 것을 보면 여실히 알 수 있다. 서민의 자녀들은 거의 병역의 의무를 지는데 정치인, 기업인 등 고위층과 부유층 자녀들은 병역면제 비율이 아주 높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매사가 공평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윗분들의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그렇지만 유사 이래로 우리나라는 많은 외침을 겪었어도 이순신 장군 같은 걸출한 영웅들이 나타나 목숨을 초개 같이 버려가며 나라를 구했기에 지금 대한민국은 찬란하게 문화를 자랑하고 우리 후손들은 번영된 강산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다. 이제는 세계 10위 안팎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해 다른 나라를 되레 지원하는 등 나날이 갈수록 대한민국은 지구촌 선도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나는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럽다. 비록 아직도 대한민국은 안보 불안감이 없지는 않지만 북한과 평화 분위가가 조성되고 주변 강대국과도 외교적으로 마찰 없이 지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일부 사람들이 아직도 만인의 지탄을 받으며 일탈을 저지르지만 전체 국민의 윤리의식은 나쁘지 않다. 어느 곳에나 맑은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몇 마리는 있는 법이니까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항시 국토안보에 대해서는 한 치의 빈틈이 없어야 한다. 나는 50대 중반의 일개 범부로서 나라에 혹시 전쟁이 발발하면 큰 힘은 발휘할 수 없다. 그렇지만 1종 대형 운전면허 소지자로서 자동차 운전 실력이 뛰어나 무기나 탄약을 나르는 군용트럭 정도는 운전하며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 젊어서는 육군에서 신성한 병역의 의무도 다했다. 나름대로 나라를 위해 이순신 장군처럼 큰 역할을 하진 못했지만 조국방어를 위해 힘을 좀 보탰다고 자부한다.
지금은 평화의 시대여서 나라를 위해 큰 역할을 할 기회가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나라 안이든 밖이든 나라를 위한 일은 부지기수로 많다. 국내에서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질서를 지키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며 세금을 제대로 내는 등 나라를 위한 일들이 아주 많다. 국외에서는 예의를 지키고 나라의 얼굴에 먹칠하는 언행을 일삼지 않는 것이 바로 애국이다. 국외에서는 국민 개개인이 바로 대한민국의 명예 홍보대사이기 때문이다.
나는 어려서건 현재건 이순신 장군 같은 위대한 영웅을 정말로 존경하며 스승으로 삼았고 앞으로도 존경할 것이다. 나의 능력 범위 안에서 이순신 장군처럼 큼 업적을 남기지는 못할지라도 최대한 대한민국의 영원한 부강과 존속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할 것이다. 그러려면 직장인으로서 맡은 일에 충실하고 가장으로서 가족을 잘 챙기며 중장년층으로서 젊은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될 것이다. 항시 언행을 조심하여 젊은 층으로부터 꼰대니 개저씨(개+아저씨)니 하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평균수명 백세 시대에 이제 절반 조금 넘게 살았다. 아직도 살아갈 날이 밤하늘의 별처럼 많다. 좁게는 가족과 직장을 위해 넓게는 사회와 국가를 위해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내 삶에 채찍을 가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존경하는 스승인 이순신 장군의 희생적이고 고귀한 삶을 조금이나마 본받는 길이기 때문이다. 나 같은 범부가 감히 이순신 장군의 삶과 비교하는 것이 낯 뜨겁지만 위인을 스승으로 삼아 존경하며 그의 삶을 흉내 내는 것은 멋지지 않은가?
어쨌든 우리 역사에서 이순신 장군의 존재감은 겨레에는 천군만마의 자랑이요 국민에겐 정신의 지주나 마찬가지다. 앞에서도 말했듯 내게 이순신 장군은 평생 본받을 위대한 스승이자 삶의 가치관을 알려주는 이정표다.
한편으로는 이순신 장군으로 인해 기록의 중요성도 깨닫게 된다. 한자에 둔필승총(鈍筆勝聰)이란 말이 있다. 무딘 붓이 총명함을 이긴다는 뜻인데 서툰 글씨라도 기록하는 것이 기억보다 낫다는 말이다. 나는 메모에 소홀한 편인데 앞으로는 메모를 습관으로 만들어 매사에 필요한 것은 메모할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난중일기를 기록했듯 나는 일상의 잡다한 일들을 기록해 나의 발자취로 삼아볼 생각이다.
요즘은 정보화 시대이니 기록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기록해 저장하면 간단하다. 신변잡기를 기록할 일이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책이나 신문을 보다가 마음에 와 닿는 명언이나 구절이라도 발견하면 기록하고 그날의 잘잘못을 메모해 반성의 기회로 여기거나 삶의 지침으로 삼을 것이다. 기록은 손을 움직이고 머리를 쓰게 하므로 심신의 건강과도 직결된다. 영국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은 “독서는 완성된 사람을 만들고, 토론은 재치 있는 사람을 만들며, 필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고 설파했다. 기록은 정확한 사람을 만드는 단초가 되기에 둔필승총이란 말과도 통한다.
아무튼 이순신 장군의 존재감은 내게는 물론이고 우리 겨레에도 천우신조요 마음의 등불이다. 국가 위기 때엔 영웅이 나타나는 법일까? 현재 우리나라엔 자신의 이익과 영달만을 위해 애쓰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정치인은 국리민복은 뒷전인체 사리사욕만 추구하고 일반 국민들도 선공후사는 외면하고 탐욕과 이익에 집착한다. 온통 배금주의와 한탕주의가 만연해 있다. 모두가 타인을 위해 혹은 나라를 위해 좀 희생하고 봉사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려면 먼저 탐욕이나 집착을 좀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분지족(安分知足)의 마음가짐이 요구된다고 할까?
사람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유한한 존재다. 물질이든 욕망이든 지나치게 내세울 필요가 없다. 죽으면 한줌의 흙이 되는 게 세상살이 이치다. 부자라고 혹은 권력자라고 오래 살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부와 권력은 뜬구름 같은 것이다.
이순신 장군도 재물이나 권력에 연연하지 않고 오로지 나라와 백성만을 지키겠다는 대의명분으로 전쟁에 임했다. 권력을 잡으려고 혈안인 양반 고관대작들을 보며 회의를 느꼈을지도 모른다. 나라가 사라지면 벼슬도 재산도 명예도 다 없어진다. 오직 나라의 무사안녕만이 개인의 삶을 보장해 준다.
그러니 살면서 너무 이해타산을 따지지 말고 조금 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처신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타적 삶이 당장 손해 보는 것 같아도 결국은 이익으로 돌아오는 것이 삶의 원리이다. 무엇이든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도 있는 법이다. 세상살이 자체가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다. 쌍방이 무엇이든 주고받으며 세상은 유지된다.
이순신 장군도 벼슬이나 명예 등 무엇인가를 바라고 전쟁에 목숨을 걸지는 않았다. 오직 나라와 백성을 위해 왜적을 물리치겠다는 일념 밖에 없었다. 그런 마음으로 파죽지세로 몰려오는 왜적에게 대항해 목숨 걸고 싸워 연전연승의 기적을 이루었다. 무엇인가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듯 이순신 장군은 위기일발 상황에서도 왜적을 물리쳐 조국산하를 보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듯 하늘마저 장군의 우국충정에 감동해 약세인 전쟁에서 승리해 나라를 지키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역시 지극한 정성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기적을 만드는 괴력을 발휘하는가 보다.
나도 이제부터는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며 살 것이다. 해보지도 않고 지레 포기하는 나약한 사람이 아니라 열정을 가지고 매사에 의욕적으로 임할 것이다. 언제 이승을 하직할지 모르지만 사는 그날까지 이순신 장군을 스승으로 삼아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며 불꽃같은 삶을 엮어갈 생각이다. 금수강산 대한민국이 영원토록 번영하고 지구촌 치열한 무한경쟁 속에서 코리아의 국운이나 위상이 날로 드높아져 지구촌 선도국가로 우뚝 솟았으면 하는 게 나의 작은 소망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