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선입견의 폐해와 자본주의로 발생한 상대적 빈곤으로 인한 전유물
202413223 배준형
정확한 어원에 기반한 클래식의 뜻은 1750년대부터 1820년대 사이의 예술가들의 창작 태도를 일컫지만, 오늘날의 클래식은 서양의 전통적인 작곡 기법이나 연주법에 의한 음악으로 시기적으로는 대략 17세기에서 20세기 중반까지의 서양음악을 뜻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클래식은 대중음악에 비해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져 흥미가 덜 간다는 이유로 수면에 취하기 위한 용도로 쓰거나 찾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 비해 새롭고 다양한 종류의 악기들이 발명되어 활용되고, 평균적으로 3분 내지 5분 정도의 짧은 재생 길이를 가지며, 사람의 목소리가 주된 멜로디를 담당하는 대중음악이 더 신선하고 더 흥미가 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처사다.
대중음악은 주로 전주, 1절, 후렴구, 간주, 2절, 후렴구로 마무리되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큰 틀안에서 수없이 많은 확률로 음들이 정해져 세상에 발표된다. 클래식은 이보다 더 많은 종류의 곡을 구성하는 구조가 있어 소나타, 오페라, 협주곡, 교향곡, 디베르티멘토, Sinfonia concertante 등 여러 가지 갈래로 나뉜다. 또한 이들은 복잡하고 치밀한 화음과 구성으로 철저히 이루어져 있고 평균적인 연주 시간이 대중음악보다 길기에 우리가 이를 모르고 듣는다면 단지 멜로디나 악기, 작곡가와 화음의 취향에 따라 곡의 선호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곡을 표현하는 형식의 종류와 정도는 다르지만 하나의 큰 틀에서 곡이 진행된다는 점은 클래식이나 대중음악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즉, 클래식은 어렵고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으로 인해 우리는 더 많고 신선한 종류의 음악들을 들어볼 기회를 스스로 놓치고 있다는 뜻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윤택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공계 관련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며 인문학의 위상 및 필요성에 대한 재고가 발생할 우려가 생길 줄 알았으나 오히려 과학기술이 주된 사회에서 인문학의 중요성, 그중에서도 특히 고전에 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인류가 어떠한 시대나 장소에서 살아가든 인류가 만들어 나가는 사회이기에 인간이라는 존재와 그로부터 파생된 여러가지 것들에 관련된 지식과 지혜가 옛것으로부터 축적되어 점점 농후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문명이 뿌리내리는 것이 당연지사라 그럴 것이다. 이처럼 인문학의 고전은 그 필요성이 고평가되지만 왜 예술 분야 중에서 특히 음악의 고전은 그 필요성이 저평가되어야 하는가? 동일선상의 맥락에서 본다면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학계에서는 ‘문화적 불평등’이라는 개념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 가속화가 심화되고 있다 판단하고 있다. 경제적인 부를 이룬 계층들은 자신들의 재산뿐 아니라 지식, 문화생활 취향 등 다양한 비대칭적이자 비가시적인 정보들 또한 물려준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상류층의 자제들은 주로 박물관 관람, 클래식 공연 관람 등 고전 예술과 관련된 문화생활을 하고, 중산층 이하의 자제들은 주로 영화 관람, 대중가수의 콘서트 관람 등의 문화생활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의 정도가 서로 다르므로 자연적으로 문화적인 부익부 빈익빈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예시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동일하다고 볼 순 없지만 비슷한 결로 생각한다면 백화점과 다이소를 비교해 보면 된다. 판매되는 물품들의 평균적인 통화량은 아무래도 백화점이 다이소보다 높을 것이다. 이는 백화점을 보통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보다 더욱 빈번히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일 것이다. 백화점 내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음악과 다이소 내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의 차이점을 느낀 적 있는가? 필자는 백화점에서는 클래식을, 다이소에서는 대중음악을 들은 경험이 거의 대다수다.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해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기업들의 입장을 대입해 유추하면 평균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을 가능성이 큰 백화점에서는 고객들이 클래식을 감상할 빈도가 높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평균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큰 다이소에서는 고객들이 대중음악을 감상할 빈도가 높다고 판단했을 것이기에 매장에서 재생되는 배경음악에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현시대의 우리들에게 상대적 빈곤으로 인해 발생하는 계층 간의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비대칭은 불가항력적인 존재다. 하지만 믿음이라는 개념은 사람만의 고유한 특성이고, 이 믿음의 힘이 생각보다 강력하기에 우리는 현실에 안주해선 안되며 자신이 생각하는 부족함을 채워 더 나은 훗날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항상 지녀야 한다. 고전 인문학이 인류가 우주를 탐사하고 있는 이 시대에도 필요한 것처럼 고전 예술도 필요하다. 우리는 창의성이라는 특성을 결코 과소평가해선 안된다. 창의적인 발상으로 우리는 수많은 분야에서 많은 것들을 일궜으며 일굴 것이다. 문화적 불평등으로 인해 벌어져 버린 인식의 차이는 그 간격을 좁히기에 당장은 힘들지 몰라도 우리의 선입견으로 인해 생겨버린 고전 예술에 대한 배타적인 자세는 스스로의 사유로 충분히 고칠 수 있다. 나는 클래식이라는 예술이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공유물이 되어 손쉽게 인간의 가치가 폄하될 수 있는 현대사회라는 대양을 올바르게 나아가게 할 등대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첫댓글 배준형 학생, 고생했아요^^ 와 빨리도 했네.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