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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사진제공 뉴시스) |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지난 9일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의 언론사주를 겨냥해 친일행적에 대한 비난의 글을 게재했다. 정 최고위원의 게시글은 ‘친일 논란’을 일으키며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뜬금없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부친의 친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김 대표 부친의 친일 의혹은 이미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김무성 대표 부친의 친일 의혹 진위여부에 대해 추적해봤다.
유시민, ‘친일-반공-보수세력 총아’ 직격탄
‘해명’은 온데간데없이 오히려 의혹만 부각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게재한 글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친일 의혹 시발점
지난 9일 정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정 국무위원 김승학이 김구 지시로 작성한 친일파 263명 반민특위 살생부 초안 최초공개’라는 친일파 명단이 기재된 이미지를 첨부한 뒤 “내가 무슨 말만하면 신들린 듯 과거 발언까지 샅샅이 뒤지던데, 전두환 찬양, 당신들의 부끄러운 과거도 창업자의 친일행적도 재조명해 보시지요”라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의 언론사주를 겨냥해 창업자의 친일행적에 대해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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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이미지(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
정 최고위원의 게재글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뜬금없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부친의 친일 의혹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김 대표 아버지의 친일 의혹은 이미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에 대한 진위여부를 따지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 부친에 대한 친일 의혹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촉발됐다. 지난 2013년 7월 30일 유 전 장관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대화록의 진실2-김무성, 박근혜, 그리고 법치주의에 대하여’라는 글을 올렸다.
유 전 장관은 해당 글에서 김 대표를 ‘친일-반공-보수세력의 총아’라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김무성 의원은 1951년 부산 태생으로 한양대 경영학과를 나온 5선 국회의원이다. 그는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행운아였다. 아버지 김용주는 전남방직주식회사의 창업주였다. 아버지를 잘 만난 덕분에 스물여섯 살에 동해제강(주)이라는 회사 상무가 되었으며 서른두 살에 삼동산업(주) 사장이 되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전두환 정권 때 김영삼을 찾아가 정치활동을 시작했다”며 김 대표에 대해 무척이나 잘 아는 듯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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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제공 뉴시스) |
이어 유 전 장관은 “김 의원의 아버지 김용주는 일제강점기 경북도회 의원이었으며 조선임전보국단 간부였다. 전쟁에 나간 ‘황군(일본군)’에게 위문편지를 보내는 운동을 펼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해방 후 뛰어난 수완을 발휘해 일본인들이 두고 떠난 소위 ‘적산(敵産)’ 전남방직을 불하받아 부자가 되었다”고 기술하면서 김 대표 부친에 대한 친일 의혹을 제기했다.
즉각 대응‥강력 반박
이에 대해 김 대표측은 <데일리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유 전 장관은 종합적인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매도하며 ‘친일파의 아들’이라고 한 것은 명예훼손이나 모욕죄까지 적용할 수 있다”고 밝히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당시 김 대표 측은 유 전 장관이 친일 행적을 근거로 제시한 대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일제강점기 시절 경북도회 의원을 지낸 것에 대해 “도의원을 지냈다고 해서 무조건 친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당시 도의원은 관선도 아니고 주민들의 손으로 뽑은 민선이었으며 또한 도의원이 당시 조선총독부에 조선인과 일본인의 차별적인 부분에 대해 질의하고 요구를 했던 자료가 남아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의원의 부친은 자신의 자산을 털어서 조선인 학교를 설립하고 도의회에서 조선인 선생을 더 채용하자고 주장했으며 조선인들이 학교를 못가니까 사립학교 허가를 빨리 내달라고 요청한 속기록도 남아있다”고 설명하면서 “그런 것을 살펴보지 않고 도의원을 했다는 것만으로 친일이라고 하는 것은 명예훼손적 요소가 있다”고 강조했다.
친일단체인 조선임전보국단 간부였다는 것에 대해서는 “당시 조선임전보국단은 전시 상황에서 사상을 고취하기 위해 민족지도자까지 가입시킨 곳으로 3·1운동을 했던 한용운, 오세창, 권동진, 정춘수 등 민족지도자들의 이름도 올라가 있었다”면서 “이는 일본에서 강제로 이름을 넣은 것인데 김 의원 부친의 가입 근거도 없지만, 가입 사실만으로 친일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전남방직’과 관련해서는 “김 의원의 부친이 전남방직을 맡은 게 1956년인데 그것을 인수 받은 과정도 자료를 살펴봐야 한다”며 “광복 이후에 기업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친일파라고 단정 짓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진보진영 총공세, 그러나‥진실은?
이와 같이 유 전 장관이 김 대표 부친에 대해 친일 의혹을 제기하자 김 대표는 이에 상응하는 반박을 통해 강력 대응으로 맞섰다. 하지만 김 대표의 반박은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췄고 정치권과 인터넷, SNS에서는 ‘김무성 부친 친일파’라는 의혹만 부각됐다.
더불어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은 친일 의혹이 마치 사실인 것 마냥 김 대표를 향해 “차라리 친일파임을 커밍아웃하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여기에 노동계까지 친일 의혹에 가담하면서 김 대표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2013년 9월 김 대표가 울산 핵심당원교육에서 “현대차 귀족노조 때문에 경제 발전이 어렵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김 대표를 ‘친일파 자손’으로 치부하며 친일 의혹 공세에 가담했다.
당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김무성 의원 아버지 김용주(창씨개명 金田龍周)는 일제강점기 경북지역을 대표하는 친일파”라고 규정하면서 “태평양전쟁에서 일본군이 밀리던 1941년 ‘황군(일본군)에게 위문전보를 보내기’를 주도한 전력 등 친일 행적이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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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가 증거로 제시한 1941년 매일신보 기사(사진제공 뉴시스) |
이어 “해방 이후 친일파 청산이 안 된 상태에서 독재 권력에 빌붙어 주일공사도 맡았고 방직회사와 해운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로 호의호식을 누리며 경총 초대회장을 지냈다”고 주장하며 1941년 매일신보에 보도된 기사를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제시한 매일신보는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총독부 기관지로 당시 유력인사들의 이름을 함부로 쓰거나 당사자가 작성하지 않은 기고문이 임의로 작성돼 기사 자체의 왜곡과 날조가 빈번했다.
민주당 거짓 논평‥진보매체 정정보도 사과
친일인명사전 등재 안 돼‥“정치적 술수였다”
친일 인명사전 등재?
이런 가운데 당시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10월 11일 브리핑에서 급기야 김 대표의 부친이 ‘친일 인명사전에 대표적인 친일파로 등재됐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두고 논평까지 했다.
배 대변인은 ‘매국 부패 세력의 득세, 어느 국민이 애국하고 청렴하게 살겠는가’라는 주제로 한 브리핑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본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에게 훈장을 수여한 것을 비롯해 전두환, 김영삼, 이명박 정권 등 역대 대한민국 정부가 A급 전범, 독도 망언 정치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정치인 등 일본 정치인 12명에게 훈장을 수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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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사진제공 뉴시스) |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청소년들에게 역사 제대로 가르치겠다더니 친일-독재찬양 교과서 논란에 불을 붙이고 기름까지 쏟아 부었다”면서 “친일인명사전에 대표적 친일파로 등재된 김용주의 아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대놓고 역사 전쟁의 선봉장을 자처하고 있다”고 언급해 김 대표를 친일파의 아들로 몰아 세웠다.
배 대변인의 논평은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몰고 왔다. 정치권과 온라인상에서는 김 대표가 친일파의 아들이라는 의혹이 더 이상 의혹이 아닌 사실로 밝혀졌다며 김 대표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결국 ‘거짓으로 밝혀져’
하지만 배 대변인의 논평은 곧바로 문제점을 드러냈다. 배 대변인이 논평을 한 이틀 뒤인 13일 “지난 11일 현안 브리핑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부친인 전 주일공사 김용주 씨와 관련해 ‘친일 인명사전에 대표적인 친일파로 등재’됐다고 논평한 바 있다”며 현안 브리핑에서 이 문제를 다시 되짚었다.
배 대변인은 이어 “그러나 김용주 씨는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에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 항의 의사를 전달해 온 김무성 의원에게도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히면서 배 대변인은 머리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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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재정 대변인 정정 브리핑(민주당 공보실-네이버) |
즉, 배 대변인이 주장한 ‘김 의원 부친이 친일 인명사전에 대표적인 친일파로 등재됐다’는 논평은 사실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거짓 논평이었던 것이다.
의혹에 대한 ‘한겨례 정정보도’
아울러 배 대변인의 거짓 논평뿐만 아니라 한겨례 신문 역시 친일 의혹에 대해 정정보도를 하면서 김 대표 부친의 친일 의혹은 사실무근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 부친의 친일 의혹 제기는 유 전 장관이 처음이 아니었다. 유 전 장관이 친일 의혹을 제기하기에 앞서 한 달여 전 <한겨례> 김의겸 논설의원은 유 전 장관이 의혹 제기한 내용을 한겨례 사설을 통해 먼저 언급했다.
이는 김 논설위원이 사실 확인 없이 사설에서 언급한 내용을 유 전 장관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의혹을 증폭시킨 꼴이 됐다.
결국 지난 2013년 10월 한겨례는 김 논설위원의 사설과 관련해 <김무성 의원 부친 관련 반론 및 정정보도>를 냈다.
한겨례는 정정보도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부친(김용주 전 대한해운공사 사장)이 친일행적을 보였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당시 경북도회 의원들은 조선인 농민들의 편에 서서 조선총독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반대하였으며 김 의원의 부친은 사재를 털어 조선인 한글교육 야학을 개설하고 일본자본에 맞서 조선상인회를 설립하는 등 애국자적 삶을 살았고, 친일인명사전에도 없으므로 친일파가 아니다’라고 밝혀 왔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편, 칼럼 가운데 ‘김 의원이 빨갱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는 내용은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김 논설위원이 진위여부를 가리지 않고 부친의 친일행적 의혹을 언급한 것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을 요청했고 한겨례는 언론중재위 조정에 따라 정정보도를 낸 것이다.
이로 인해 김 대표의 부친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있지 않는 것은 물론 오히려 일본 자본에 맞서 조선상인회를 설립하는 등 애국자적인 삶을 살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정치권과 온라인 등에서 여론을 뜨겁게 달군 김 대표 부친에 대한 친일 의혹은 명백한 거짓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의혹의 여파는 아직까지 남아 있어 일각에서는 아직도 부정적인 시각으로 김 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이에 <본지>는 2부에서 김무성 대표가 언론을 통해 밝힌 인터뷰 내용과 부친의 생전 활동자료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