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 Round ]
" 좋은 아침^ᄋ^ "
기지개를 펴며 계단을 여유롭게 내려오는 내 발걸음...
녀석들과 함께인 집이라면-
매일 아침 일어나 녀석들의 밥을 챙기고- 그랬을텐데..
굉장히 오랜만에 누군가가 해주는 따스한 밥을 먹는다는 것에-
색다른 기분을 느끼며-
계단을 내려오는 내 발걸음과 귓가에 울리는 목소리..
미향이의 밝은 아침 인사에 질끈 감았던 눈을 떳을 때는-
나를 보며 싱긋- 웃는
미향이의 미소와 환한 경원이의 미소.
그리고- 살며시 미소를 짓고 있는
반태원이와 비향이의 미소.
그리고 강렬하게 나를 노려보는 은정태군의 시선과_
뭔가를 알려주는듯한 해천이의 시선.
" 잘잤니?^-^; "
은정태의 옆에 앉아서- 팔을 잡고 있는 미향이.=_=...
가만- 은정태놈이 나를 저렇게 노려보는게 혹시 미향이 때문은 아니겠지?!..
.........하지만 미향이 때문이 아니라면- 지금..
저렇게 나를 노려볼 이유가 없구나....ㅡ,.ㅡ
" 하하- 은정태씨....눈동자 뛰어 나오겠네..ᄋ_ᄋ "
" 오오- 눈동자 띠옹-. 띠옹. 띠옹. "
......그렇게 시작된 경원이의 눈동자 Song..을
들으며 미간을 좁히는 비향이.
그런 경원이를 죽일 듯 노려보는 은정태놈이 있었다...
" ...오호- 은정태! 왜 그런 눈으로 보니?! 무안하게-ᄋ- "
" 얘 좀 떼어내! "
정말 귀찮은 듯 보이는 은정태와는 달리-_-
다른 녀석들은 그런 정태의 귀찮음과 약간의 괴로움을 즐기는 듯 보였다....=_=
...이럴땐 정말 잔인한 녀석들이라고 느낀다..=_=+..
" 밥먹자!! "
" 네에- "
혼자- 대답을 해버리고는 녀석들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 밥먹자꾸나! 정태씨- 화이또!! 우!! "
살며시 놀리는듯한 발언과 귀엽게 메롱-
혀를 낼름 해주고는 부엌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과-
........서서히 움직이는듯한 녀석들의 발걸음..
은정태-
생각보다 미향이도 지조가 있는 여자라고..^ᄋ^...
....잘 되면 좋을텐데^ᄋ^~♬
+
" 으응>_< 아잉~ 오빠아~ "
" 야야-_- 그러지마. 부담 가-_-; "
쌍둥이녀석들과 하숙생녀석들과 함께 앉아 후식을 먹는 중-_-
과일 하나를 집어서 정태에게 먹여주려는 듯한 미향이의 행동에-_-
놀란 듯 뿌리치는 정태녀석.
그런 정태녀석의 말에도 굴하지 않는 우리 쌍둥이. 미향이..ㅜ_ㅜ
" 해천아~아잉~>_< "
" 어?....=_=;;... "
따라쟁이~♪
경원이의 애교...=_=
쓰읍-
해천이의 외면과 반태원의 주먹앞에 결국 무릎꿇어버린 경원이.
키위 한조각 끼워든 포크를 들고 울먹이는 경원이를 바라보며-
바나나를 먹는 나...-_-
눈이 마주치자 어색하게 웃어버리는 나를 바라보며-
생기가 도는 경원이의 눈빛.
" .....으응>_< 월향이~ 키위먹자아~ 아~ "
.....웃음이 나오려고 했지만...=_=..
경원이의 상처 입은 모습을 볼수 없어- 입을 벌렸을 때-_-
이런 나를 저지하는 손길이 있었으니..
" 누나, 먹지마. "
" 엉? 왜? "
" 먹지마-_- "
또 시작되어 버린 또 다른 쌍둥이의 우김과 질김...-_-
경원이는 다시 울먹이려고 하고 있었고-
나를 바라보는 비향이를 보며 어색하게 웃고 있었다.
" 먹을게..^-^; "
" 누나. "
" 은비 남자친구야. 100일파티도 한 남자친구라고!
임자 있는 친구니까 괜찮아. "
" 정말이야?=_=..그 당근누나 남자친구 맞어? "
" 엉. 맞어ㅡ,.ㅡ "
그제서야 좀 풀린듯한 비향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싱긋- 웃어주고서야-
내게 아직도 내밀고 있는 경원이의 포크 키위조각믈 먹을수가 있었다..
키위 하나 받아 먹기 이렇게 힘들어서야 원..ㅜ_ㅜ
아직 이틀째인데-
아직 4일이나 머물러야 한다는 게 심히 걱정이 된다.
특히-_- 은정태 저 녀석이....-_-;;;
" 하하-_-; "
방울 토마토 하나를 입에 쏘옥-
넣고는 오물오물 먹는 나의 청각을 자극하는 소리.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등장하시는 우리 아버지..ㅜ_ㅜ
어제 또 일찍 자버리는 바람에 못보고-
아침엔 늦게 일어나서 못본..ㅜ_ㅜ
얼마만에 보는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 우리 아버지이!!ㅜ_ㅜ
" 아빠!!ㅠ_ㅠ "
" 우리 월향이^ᄋ^ "
환하게 웃어주시는 우리 아버지의 품에 안겼다..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손길도,
시원한 아버지의 향도 그대로 였다..
[ 62 Round ]
" 안녕하세요- "
녀석들의 인사 소리....
" ...아빠. 보고싶었어요^-^.. "
" 그래?^-^.. "
오랜만에 부리는 응석이었다..
사실 우리 엄마가 날 많이 갈구지만-_-
아빠는 언제나 내 편이셨다!!...하하!!
" 친구녀석들이랑 얘기하고 있었던거니? "
" 아- 아빠 어제 얘들 인사 받았어요? "
" 그럼, 어제 받았지^-^.. "
........어제 나만 그렇게 또 잠을 잔거였구나....=_=..
어젠 정말 잠만보의 저주가 내려진 날이었어!!...=_=..^..
하루의 3분의 2를 모두 수면하는 걸로 채우다니..ㅜ_ㅜ..
그나저나- 참 오랜만에 보는 아빠의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다...
얼마나 그리웠다구요..^-^...
+
아빠가 다시 바쁘신지 나가시고-
비향이의 눈빛 아래- 나는-_-
경원이의 옆에 달라 붙어 앉아선- 히히덕 대고 있었다..
사실 해천이나 반태원녀석에게도 말을 걸어보고 싶었지만- 아직은 무리였다.
경원이도 겨우 은비핑계로 달래고 달래서- 놀고 있는 것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눈치를 주는지...-_-;..
" 으으>_< 오빠!! 우리 나가요! "
뭐가 잘 안되는지- 미향이의 새로운 제안이었다.
밖으로 나가자는........
...맞어!! 왜 밖에 나갈 생각을 못했을까?!?!ᄋ_ᄋ
" 까아- 나가요 나가나가나가요! "
" 알았어- 알았어- 조용히 좀 해....=_=.. "
" 언니- 옷 갈아입자아^ᄋ^ "
내 손을 잡고 방 안으로 올라가는 미향이의 힘에 따라..
경원이와 온 국민의 놀이.
쎄쎄쎄를 하고 있던 나는 무차별하게
2층 계단을 향해 질주 하고 있었다...ㅜ_ㅜ
" 아아- 아프다..ㅜ_ㅜ "
" 언니, 빨리빨리+_+ "
방에 들어오자마자 붉게 변해버린 내 손목이 내 눈을 자극했다..
붉은 미향이의 손자국..ㅜ_ㅜ..아..아파라...ㅜ_ㅜ...
이런 나의 모습을 바라보며-
눈빛은 초롱초롱하게 뜨고는 아주 당당하게 묻고 있었다.
내가 뒤로 넘어갈만한 질문을....=_=..
" 언니!! 정태오빠는 어떤 스타일 좋아해?^ᄋ^ "
" ...엉?..ㅜ_ㅜ "
........그러고보니-
녀석들의 스타일조차 나는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_=
이런- 이래서 친구라 할수 있겠는가?!?!.....
하지만.....친구 맞다...=_=
" 몰라..ㅡ,.ㅡ "
" 언니!! 도움을 청하고 있는거잖아!! 혹시 언니.. "
" .......혹시 뭐? "
" 언니 정태오빠 좋아하는거..아니지?! "
" .......................미쳤구나....=_=;;.. "
" ...언니!! "
" 아니야!!>_< "
" 휴....다행이다...=_=.. "
진심으로 안도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미향이였다...
하느님.....
당최- 미향이의 눈에 왜
은정태라는 콩깍지를 씌어 준것입니까?!ㅜ_ㅜ
" 정말 그런거 몰라, 그냥....너 입고 싶은데로 입어...ㅡ,.ㅡ "
" ....도와줘....알았지? 언니?! "
" 엉?...엉..ㅜ_ㅜ "
나의 대답을 듣고나서야- 밖으로 나가는 미향이었다..
예쁘게 옷 입으라는 충고 한마디와 함께....=_=
" 하......하느님.......ㅜ_ㅜ.. "
옷을 갈아입고 내려왔을 때-
어느새....청순컨셉으로 원피스를 입고-
정태녀석 옆에 서 있는 미향이...=_=
녀석들은 그냥 찢어진 청바지에 각자 다른 티나 남방..
..........나는- 짧은 반팔 티셔츠-
허벅지 반정도 오는 청바지가 다였다....=_=
" ....언니^ᄋ^ 가자. 오빠 가요^ᄋ^. "
" 야야....=_= "
미향이 저거.....
힘하나는 드럽게 쎈거 같다..ㅜ_ㅜ
은정태가 끌려가고 있었다..ㅜ_ㅜ
보기 드문 일이었다.....
니 둘 만약 잘 돼서 사귀면-
언발란스 커플이 될지도 몰라...
지은비와 경원이의 뒤를 이어서...=_=
" 누나- 가자. "
" 응^-^ 경원아 뭐해? "
" 엉- 가서 은비 선물 사야지^ᄋ^ "
......벌써부터 은비를 챙기려는 경원이..
경원아 아직 우리 이틀째 밖에 안됐는데....=_=...
우리 다섯을 느긋하게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며 화를 내버리는 은정태녀석..
" 얼른와!! 안올래?!-_-+ "
왜 소리를 지르고 그런데?=_=
............치- 은정태.
넌 나에게 못되게 굴었던 것을-
지금 다 되돌려 받는거라 생각하거라!!
깔깔..
[ 63 Round ]
어느덧-_-
미국땅을 밟은지도 이제 5일째 되는 날-
내일이면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_=....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갔냐 물으신다면-0-..
스토리 구상을 못한 작가탓이라고 전해달라 하는구료...=_=
그나저나 3일전 밖에 나갔을 때-_-
우리 미향이에게 된통 당한 듯 보이는 은정태군은..
오늘도 방문을 걸어잠그고 나올 생각을 하지 않이 하고...=_=..
미향이는 언제 정태가 나올까...?..
...고민하듯 바라보고....
경원이는 마냥- 신이 나서 전화통화중이시다......=_=...
" 국제전환데..=_=.. "
국제전화이건 말건- 내가 돈이 드냐-
쓰는 사람 돈이 들지...=_=..
반태원녀석은 보이지도 않고-
그나마 비향이와 조금 친해진듯한 해천이녀석...
다행이이야....=_=...(다들 못친해질까봐 두려웠음...=_=;..)
" 누나. "
홀로 긴 머리를 만지작대며 잡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부르는 비향이의 목소리..
" 누나, 오늘 내 친구들 만나기로 했는데- 누나 보고 싶대..^-^.. "
" 엉?ㅡ,.ㅡ "
" ....내가 우리 누나 예쁘다고 자랑을 좀 했거든..나가자..심심하잖아... "
" ......그럴..까..?..^0^ "
비향이의 제안이 그리 싫지만은 않았던 터라..=_=
흔쾌히 승낙을 해버린 나는- 2층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분홍색 T와 검은색 주름치마로 옷을 갈아입고..
왠지 좋아지는 기분에 가볍게 발걸음이 움직였고-
머리를 만지작대는 나의 손길과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
목소리.
" ........그래서? "
" 경원이처럼. 나도 월향이를 포기해야하는게 아닌가...싶어서... "
......은정태의 목소리....
그리고...반태원의 목소리.....
" 경원이 그 자식.....지은비 걔 좋아진다고....
그러더니- 이젠 정말 좋아한다더라고.. "
" 은정태... "
" .....쉬운 결정 아니었어, 월향이...곁에...
좋은 친구로 남으려면....어쩔수 없어... "
무슨 소리인지.......
.......좋은 친구로 남다니....?!.....
" ........아직 월향이는 기억 못해, 알지도 못한다고.... "
" 그러니까......알면 그 녀석 힘들어하니까...... "
내가 뭘 기억못한다는 거고...
뭘 알지도 못한다는 건지.,........
그리고....
그걸 알면 내가 힘들어 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 ....후-.... "
반태원의 한숨소리를 끝으로 녀석들의 방에선-
아무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한참을 머뭇대던 내게 다가오는....비향이..
" 누나, 안내려오고 여기서 뭐해?.. "
" 어?....어.... "
" 가자.. "
뭔가 껄끄러운 마음으로- 나는....
비향이의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가야만 했다...
+
" 오- 설비향- "
듣기 드문 한국말 소리에 순간 놀라 앞을 바라봤을 땐-
비향이를 바라보며 손을 흔드는 몇 명의 친구들로 보이는 남자얘들이 있었고,
어느새 내 소개를 하고 있는....
" 내가 말했지? 우리 누나. "
" 안녕하세요- "
" 아. 응...아..안녕?^-^; "
이런 존댓말 인사는 익숙치도 않고-
또 처음 듣는거라 어색했지만-
사실은 내 인사가 더 어색하게 느껴졌다...ㅜ_ㅜ
뭐가 그렇게 좋은지 연신 웃어대는 비향이와 친구들..
그 대화에 끼지도 못하는 분위기의 나는.....
멍하니...녀석들의 목소리만을 되새기고 있었다..
' 경원이처럼. 나도 월향이를 포기해야하는게 아닌가...싶어서... '
' 경원이 그 자식.....지은비 걔 좋아진다고....
그러더니- 이젠 정말 좋아한다더라고.. '
' .....쉬운 결정 아니었어, 월향이...곁에...
좋은 친구로 남으려면....어쩔수 없어... '
' ........아직 월향이는 기억 못해, 알지도 못한다고.... '
정태녀석의 말....
경원이가 나를 포기해야했고,
자기도 포기해야만 하는 이유를...
내가 기억못하는 그 무엇인가를....
그걸 알면.....친구로 남을수 없는 이유를.....
" ......비향아, 누나....먼저 일어날게. "
" 누나.. "
" 누나 혼자 갈수 있으니까! 더 놀다와..알았지?! "
붙잡는듯한 비향이를 뒤로 하고 카폐를 빠져나왔고-
...조금은 빠르게 아니- 나는 달리고 있었다.
뭔지 모르지만- 그게.....
내가 모르는 그 어떤 사실이....
내가 녀석들에게 굉장히 미안해 하는 일인거 같아서....
내가 녀석들에게 뭔가의 잘못을 해버린 일이 아닌가 해서......
꼭.....알아야 했다..
[ 64 Round ]
+ 반태원 시점 +
비향이라는 놈의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이 곳이 지루했다.
미향이라는 이상한 쌍둥이는 또 정태놈을 얼마나 괴롭히는지....
방에 쳐박혀 나올 생각도 하지 않자-
그냥 방으로 올라와 침대에 누웠을 때-
한참 뒤 열리는 문으로- 정태녀석이 들어왔다..
" 나왔냐? "
" 말도 마라. 아주 끝나. 끝나.....=_=.. "
굉장히 짜증난다는 말투의 은정태녀석....=_=
얼마나 당했는지 조금은 공감한단다.....
정말 질기긴 질긴.....
그나저나 그 쌍둥이들은 둘 다 설월향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던가?!?!-_-
..........하긴 걔도 여자이니까....
" 태원아..나 말이야.. "
" 어. "
정태 답지 않게 조금은 무게를 잡는 듯..
산만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경원이나,
원래 말없이 자상한 해천이와는 다르게-
말없이 무뚝뚝한 나와는 다르게- 밝은 성격의 정태 답지 않았다..
" ......힘들다... "
" ........그래서? "
왠만해선- 아픈것도 힘든것도 티 내지 않는 녀석들인데-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면-
나보다 더 힘들꺼라고.....그런 생각이 든다...
" 경원이처럼. 나도 월향이를 포기해야하는게 아닌가...싶어서... "
피식- 웃어버리며 머리를 긁적이는 정태녀석의 입에서..포기라는 말이 나왔다..
자신있다고 언제나 웃어대던 녀석인데....
" 경원이 그 자식.....지은비 걔 좋아진다고....
그러더니- 이젠 정말 좋아한다더라고.. "
" 은정태... "
" .....쉬운 결정 아니었어, 월향이...곁에...
좋은 친구로 남으려면....어쩔수 없어... "
쉬운 결정 아니었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나도 많이 고민 했지만-
정말 결정하지 못했던...포기라는 말....
그리고 이번 일이 잘못되면-
친구로 남지 못한다는 것 조차-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경원이는 너무 빠르게 포기를 해버렸지만- 하지만 이렇게 쉽게...
" ........아직 월향이는 기억 못해, 알지도 못한다고.... "
" 그러니까......알면 그 녀석 힘들어하니까...... "
정말 진지하게 말을 하는 정태녀석의 목소리에-
기운이 빠지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길게 내 뿜어지는 한숨에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싶을 만큼...
" ....후-.... "
내 한숨소리가 끝이 나자마자-
정태녀석의 입에서도 나온 한숨..
나는 천장을-
정태는 바닥을 바라보며-
서로 다른 느낌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뭐라 말을 꺼낼지 몰랐다...
이제와서 포기.........하기엔....
하지만 스스로 물러나는게 상처를 덜 받는 것 일지도 모르지만...
" .....되도록이면 월향이에겐 모르게 하고 싶어..
우리가 어릴적 친구라는 건- 알게 해도....
약혼자들이라는 건...모르게 하고 싶다...
그 녀석 그 성격에- 우리 넷....바라보는 거 쉽지 않을테니까.... "
" ...그래.. "
" .......해천이도 아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더라.....
.......그 녀석 좋아하는 사람 있다며......
그 녀석이 좋아하는 놈이 있어........하... "
잠시 잊고 있었다....
.......그녀에겐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게 누군지...모르지만....
" 내려가자. 여기서 이러고 있으니까 답답하네- "
" ....넌 이틀동안 방구석에 있었거든?.... "
" 그러니까 답답하다고 - 반씨- "
밝은 정태의 모습...
.......못이기는 척 일어서서 1층으로 내려오는 발걸음...
보이지 않는...월향이.....그리고......그 녀석....
" 월향이는? "
" 어? 정태오빠!! "
" 월향이는...? "
" 언니요?^ᄋ^. 언니 비향이랑 데이트요!!>_< "
......피식- 웃어버리는 정태녀석...
설미향이라는 저 꼬마아이.....
이제보니- 월향이와 많이 닮아있었다...
고작 1살 어리지만- 말투나 표정은....
정말 어린 아이처럼....
Trr Trr Trrrr Trr Trr Trrrr
" Hello. 어- 비향아! "
수화기를 들고 있는 꼬마의 환한 표정이
조금씩 수그러 들고 있었다...
순식간에 조용해져버린 거실이었고-
우리의 시선 따라-
경원이와 해천이의 시선도-
꼬마 녀석에게 향해 있었다......
" ........어......언니...안왔단말이야...
왜 혼자 보냈어.... "
......언니..
...월향이...?!
" .......알았어, 찾아볼게.... "
수화기를 내려두고-
일어서는 꼬마를 부르는 정태...
정태녀석의 물음에-
꼬마는...눈물을 맺혀대고 있었다..........
" ......언니가...없어졌어요....오빠... "
[ 65 Round ]
올바르게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잠시 딴 생각을 해버린 사이-
............나는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와 있었다...
공원같은데...
사람은 하나도 없고......
" .......여기가...어디야..... "
더 앞으로 갔다가는 어딘지도 모를 곳으로 가버릴까봐...
차라리 왔던 길을 돌아서 가려고 했을 때....
뒤에서 부르는 누군가의 목소리........
" Hey~! "
..........뒤를 돌았을 땐...
나의 걱정대로 외국인 두사람이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언어장벽이 있다고!! 나는!!ㅜ_ㅜ
" ......Why.....?... "
형편없는 나의 영어실력으로는....
길을 물어볼수도 없었지만..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듯 말하며-
내게 다가오는 녀석들...이..
좋은 사람들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 ......무..뭐예요....? "
뒤로 한발..한발....
물러나는 내 발걸음..
한 녀석의 손에 내 어깨에 닿자마자- 소리를 질러버렸다..
" 아악!! "
쉽게 빠지지 않는 손을 애써 부리치고는..
왔던 길로 죽을힘을 다해 달려야했다...
뒤에서 이상한 녀석들의 목소리와- 달려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지만..
뒤도 돌아볼 틈세도 없이 나는...달려야했다..
" ......하아- 하아-... "
나무들이 많던 그 공원에서 빠져나오자-
조금은 큰 길가로 나온 듯 했다.
지나다니는 차도 있고, 사람도 몇 보이고...
...하지만 이 길이 집으로 가는 길인지는 정확히 알수가 없었다..
정신 없이 도망치는 거 밖엔 머릿속에 남긴게 없어서 인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 하아.....비향아.....미향아...... "
이것도- 내 실수였다...
......그냥 비향이와 함께 있는거였는데.....
" .........반...태원.... "
이제 녀석 이름만 불러도 눈물이 나는 걸까....?
.........이제....정말...녀석....
얼마나 걸었는지도 모르겠고....
이 길이 어딘지도 모르겠고......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고.....
" 하.... "
멈춰선 자리에서 한참을 고개를 숙이고 있다...
고개를 들었을 땐..
거짓말처럼-...정말 거짓말처럼....
누군가의 모습이..저 멀리에서 달려오고 있음을....
그게.....녀석들임을......
" 설월향!!! "
...이라는 목소리에- 안심이 됐는지...
눈꺼풀이 감겨버리고 있었다...
그 뒤로........생각 나는거라고는 없다...
+
" 누나! "
" 언니?! "
눈을 다시 떳을 땐-
미향이와 비향이의 목소리가 울려댔고-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와 걱정어린 눈빛이 눈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 .....나....
하숙생 녀석들이랑 할말이 있는데....
...자리 좀 비켜줄래?..... "
" .....언니... "
" ...미향아, 비향아
......부탁할게.. "
알았다는 듯한 미향이가
비향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고-
녀석들은 가만히 나를 바라보다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 ...월향아, 괜찮아. "
" ....경원아, 너 은비 정말 좋아하는거지? "
" 어? 엉^ᄋ^ "
" .......나 때문에...
억지로...좋아...하는...거...지...? "
" ..아니야^ᄋ^... "
" ..........나.....다 들었거든.
....나...다 들었어... "
침대에서 몸을 반쯤 일으키고는
경원이를 한참이나 바라봤다...
나는 물론 시작은 그렇게 했어도-
지금은 좋아할꺼라고 믿고 있었다...
" ...민경원...한해천...은정태..반태원.
....나한테 숨기는 거 있어....
나만 기억하지 못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어.........
내가 알면...나만 손해인 그 무엇인기가...
..니들...힘들게 하는 거지...?
.....내가 알면 니들에게 굉장히 미안해할만 그 무엇인가........
나 모르게 하고 있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거지...? "
" 월향아........ "
더 이상은 우리들은 서로 말이 오가지 않았다...
다만...
침묵속에서 그 누구도 용기를 내지 못한체-
바라보지도 못할뿐...이었다..
[ 66 Round ]
결국-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체...
우리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랐고,
미국으로 건너올때처럼 잠을 자지도 않았을뿐더러-
서로 오가는 대화 한마디도 없이-
우리는 계속 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가 모르는 그 무엇인가가....
.........
한국땅을 밟자마자-
먼저 말을 꺼낸 건- 나였다...
" ........방학도 했고, 니들도 집에 가봐야지....
나 혼자....생각할 것도 많고..먼저 갈게.... "
짐가방을 천천히 끌면서-
녀석들에게서 멀어지는 나였다...
사실-
녀석들 없이 겁많은 내가 혼자 지내기엔
너무 큰 우리 집을 지킬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매일 보던 녀석들을 볼수 없다는 것도 조금은 이상하겠지만,
............혼자여야만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도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고- 돌아보고...
금새라도 달려와줄 녀석들을 나도 몰래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애교스럽게 귀여운 경원이와
거칠지만 배려하는 말을 건내는 정태..
말없이 묵묵히 미소를 지어주며 챙겨주는 해천이...
구박하는거 같으면서도 힘없이 웃으며
머리를 헝클어버리는 태원이의 손길...
......왠지...
마지막일껏만 같아서-
.....이제...
다시.....
보지도 느끼지도..
듣지도 못할꺼 같아서-
나는.......
아파해야했었다...
+
- 설월향. 나오라니까!
오늘도 변함없이 아침 일찍 걸려오는 은비의 전화.
돌아왔으면 연락을 해야하지 않나며- 구박을 하던 은비는-
요 몇일 계속 전화를 걸어 나를 귀찮게 하고 있었다...
" ...귀찮아, 피곤하기도 하고.. "
- 하루 종일 집에 있으니까 귀찮아지지!
" 미안...미안해. 은비야- 끊을게.. "
혼자가 아닌- 녀석들과 함께 하는 방학이라-
사실 즐거운 방학을 기대했는지도 몰랐다.
한국에 돌아오면 은비 손을 잡고 녀석들과 바다 구경도 가고 싶던 나였다.
이제 모두 깨져버린 상상이지만..
" ...후- "
오늘도 녀석들과 함께 보던 프로를 홀로이 보며-
내가 자주 마시던 홍차가 아닌-
녀석들이 마시던 블랙커피 한잔..
내가 좋아하는 딸기나 키위가 아닌-
녀석들이 즐겨 먹던 오렌지 한조각을 먹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무심하게 방학을 보내고 있었다...
이제- 겨우 열흘정도 남은 방학....
" ..........후.... "
TV를 끄고는 숨소리 마저 들리지 않게 죽이면-
시계추 소리만이 들리는 집..
경원이의 노래소리도-
정태의 고함도-
해천이가 부르는 소리도-
반태원의 웃음소리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녀석들에게 너무나 많이 길들여져버린듯한 내 모습..
가끔 꼭 안아주던 경원이.....
툭툭- 치는 듯하면서 어깨를 흔들어대던 정태녀석...
말없이 가끔 내 손을 따스하게 감싸주던 해천이 녀석....
.....유난히 머리를 만지작대는 걸 좋아하는....태원이..녀석...
" 생각나는거라고는....왜 다 녀석들뿐인걸까....?... "
우연히 거실을 둘러보는 내 눈에 들어오는.....
2층으로 향하는 계단...
식어버린 쓰디쓴 커피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고 있었다..
오랜만에 올라오는듯한 2층....
" 우리집인데- 난 2층에 관한 추억이 별로 없네...?... "
녀석들이 들어오고 나서-
내가 2층에 올라왔던 이유는..
매일 녀석들을 깨우기 위해서 잠시 올라왔던 것일뿐-
2층은 녀석들의 공간이었던거 같다..
방의 주인이 없을 때 방에 들어가는 건 실례라는 걸 알지만-
........들어가 보고 싶었다..
들어가보기는 했었지만, 그경같은건 해본적이 없었으니까........
" ..........후- "
.....정태 방의 문을 열었을 때- 연한 하늘색의 방이었다....
이것 저것 잘 정리 된 방...
...별 특별한 물건은 있지 않았지만-
녀석의 침대 옆 작은 테이블 위에 있는 액자..
졸업 사진인 듯 보이는 녀석들의 사진.....
" 이 녀석들은 언제부터 친구였을까...?.... "
환하게 웃고 있는 녀석들의 사진을 한참 바라보다
옆방인 경원이 방으로 옮겼다...
경원이 방은 약간 하얀색의 방이었다...
별 다른건 없었다....
" 피식- "
나를 웃게 만든건-
경원이 액자속에 있는 사진....
은비와 내가 환하게 같이 웃고 있는 사진....
그리고 은비와 경원이가 환하게 같이 웃고 있는 사진...
" ....경원아.... "
이제야 생각이 나는데-
녀석들의 방의 구조는 다 같게 해 둔거 같았다....
우리집인데도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니- 웃음이 났지만....
........별다른 방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해천이의 방 문을 열고 있었다....
[ 67 Round ]
" 예쁘네... "
해천이 방은 연한 연두색빛이 나는 방이었다...
왠지 해천이의 분위기가 나는 듯한 방....
" 해천이도 사진 있나....? "
방을 둘러보는 내 눈에 들어오는 액자....
액자 속 환하게 웃고있는 해천이녀석....
반대편 액자 속엔-
저번 축제날 선발대회를 할때 입었던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내 모습...
" .....이런 사진은 어디서 났는지..참.... "
피식- 웃어버리고는 해천이의 방에서 나와 마지막.......
..........반태원의 방문 앞에서- 문고리를 잡고 서 있었다......
내가 욕심 냈던 그 방...
" 피- "
문을 열었을 때-
베이지 색 깔끔한 느낌이 드는 방이 보였다.
골판지 느낌이 나는 내가 고른 베이지색 벽지...
꼭 내 방 하고 싶었던 방이었는데...
태원이 방도 별다른건 없었다.....
사진이 있는지 침대로 다가가던 나는 침대 앞에 무턱대고 앉아버렸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 .......반...태원..... "
자고 있는 반태원의 모습을 이렇게 바라본적이 있었지-
그때 두근대던 심장소리에- 나도 모르는 사이 당황해서 나온적이....
그때부터였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널 좋아하게 된거 말이야............
반태원의 액자속 사진은-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나와
검은색 정장차림으로 인사를 했던-
그때 우리 둘의 사진...
그리고 또 다른 액자속에 넣어있는 사진....
어린 꼬마아이...둘..
" .......이건....난데.... "
환하게 웃고있는 여자이이는 분명-
어릴적 내모습이었고,
내 옆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이 남자아이의 미소는.
.......반태원이었다....
" ......왜...우리가..... "
분홍색.....방....
미국 작은아버지네가 살고 있는...
그 저택의 내 방에서 찍은 우리 둘의 사진....
Ding Dong♬
‥‥갑작스럽게 울리는 벨소리에 놀라 액자를 떨어트릴번 한 나..
액자를 제 자리에 놓고- 반태원의 방을 빠져나왔다..
1층으로 서둘러 내려와 인터폰을 들었을 때-
" 누구세요? "
- 지은비양이오-
" 쿡- "
환하게 웃으며 하얀 봉투를 흔들어대는 은비의 모습..
장난스런 은비의 미소에 피식- 웃어버리고는 문을 열었을 때-
상당히 오랜만에 보는 은비가 들어오며 잔소리를 늘어 놓고 있었다..
" 너는- 내가 나오라고 몇일을 사정해도 집구석에 쳐 박혀 있고- 말이야. 엉?! "
" ...왠일이야? "
" 니가 안오니까 내가 왔지- 너 나 보고싶어했잖아- 다 알고 있단다..흐흐-... "
" 참나- "
" 덤으로 니가 좋아하는 통닭한마리^ᄋ^ "
거실 쇼파에 앉아서 흥얼거리며 잔을 가져오라는 은비...
은비덕에 몇일이나 침울해져 있던
우리 집은 그새 조금 활기를 찾은거 같았다..
" 월향이 너 경원이랑 무슨 일 있지? "
" 어? 아니‥ "
" 아니기는 뭘 아니야. 경원이 풀 죽어서 목소리가 장난이 아닌데... "
" ...응?.. "
" ....니 걱정 많이 하더라...
경원이 뿐만 아니라- 나머지 얘들도 전화 와서..
너 좀 잘 부탁한다고-
그러는 통에 내가 부산에서도 올라와서 만나주려고 했더니-
거부나 하고- 이자식! "
나무젓가락으로 내 머리를 한 대 때리고는
싱긋- 웃어버리는 은비..
......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내게 말을 하는 은비였다.
" ....뭔지는 모르겠는데- 녀석들이 널 많이 걱정해.
녀석들이 안그래보여도- 티 안내도- 너 많이 챙기고 아끼는 거 알지?
옆에서 보는 내가 봐도 알겠던데- 넌 모르냐? 저녁에 전화나 한번 해...
고집쟁이 아가씨. 계속 혼자 우울해하지말고... "
" ..........응... "
" 정말이지? "
" ...응... "
" 그래. 잘 생각했어- 먹자!! "
환하게 미소를 짓는 은비에게 살며시 미소를
보여주고는 먹는둥 마는둥..
은비의 말을 듣는 건지..안 듣는 건지....
은비가 돌아간 후에도-
나는 계속 전화기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 ......해야......하나..?... "
한참을 망설이다....
수화기를...들었다....
[ 68 Round ]
‥역시 전화를 하는 건 무리였나...?.....
막상‥
수화기를 들었을 때 누구를 향해 통화 버튼을 눌러야 할지...
몰랐다..
결국- 그렇게 나는 잠이 들어버렸고-
꿈속에서 어릴적 내 모습을 보게 되어 버렸다....
.........반태원 사진이 신경이 쓰였던...것일까...?...
아침도 거르고-
한참을 망설인 후에-
내가 수화기를 들고-
버튼을 누른 번호는..
" .......은비야, 나야......부탁...하자.... "
- 응? 뭔데..
" ....니가 경원이한테 전화해서......
얘들...우리 집으로..좀 와달라고...해줄래...? "
용기가 없던것일까...?
정말 나는 바보 그 자체였다...
+
12시가 넘어서야-
녀석들이 올 시간이 다 되어서야-
녀석들을 보면 제일 먼저 해야할 말을 생각해 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뭘 어떻게 물어야 하는지-
Ding Dong- ♬
" 누구...... "
녀석들임을 확인하고
문을 열고는 쇼파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현관문을 열고-
녀석들이 들어와줄때까지....
" ......월향아, 우리... "
" 왔어.... "
어색하게나마 미소를 지어보려고 했는데-
조금씩 야윈 듯 보이는 녀석들의 얼굴을 바라보고 난후에야...
어색한 미소마저 멀리 날려버릴수 있었다....
" ........앉아... "
아무 말 없이 쇼파에 하나 둘 앉는 녀석들을 바라보며-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
......고민했다..
그런 나의 고민을 깨고 먼저 말을 늘어놓는건......
반태원...녀석이었다.....
" .....알고싶지.....우리가..숨긴....얘기... "
" ....... "
" .....듣고싶다면- 해줄게.. "
" .............어.... "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는 반태원의
시선엔 내 착각이었을까....?
애뜻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진한 슬픔과 함께.........
" .......짧게 얘기할게.
우리는 11년전에 만난적이 있어.....
분홍색...그 방에서...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
그래서 우리는 기억하는 널.....
너는 기억 못하는것뿐이야. "
.......처음....이자..마지막....?
단 하루였구나,
녀석들은 기억할정도로 소중한 하루였다는 거고...
나에게는 그저 잊혀질 기억 있다는 건가...?
" .......우리 넷이 여기로 들어온건-
너를 보기 위해서 들어온거고......
우리는 아닌척 널 속였을 뿐이고... "
" ......그게.....다야...? "
" 궁금한게 더 남았냐...? "
" ........포기한다는 건......? "
내 목소리에 놀란듯한 녀석들의 표정....
아니- 녀석들이 아니라, 정태만이........
" ......미안해, 듣고 싶어서 들은건 아니었어...
그냥 어쩌다보니까.....듣게 되버렸어, 미안...은정태..... "
" 여기서 지내는 걸...포기한다는 거 였어..... "
......여기서.....지내...는걸?...
그럼 다시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이니......?
" ..........거짓말... "
" .....집으로 다시 갈까 생각중이야....
그러면 널 좋아하는 마음이..
조금은 수그러들지 않을까...해서..^-^... "
" ....은정태... "
" ........미안하다는 표정 짓지마,
그럴줄 알고 숨기려고 했어- "
피식- 웃어버리며 머리를 쓸어넘기는 녀석을-
정태녀석을 바라보는 다른 녀석들...
" ....우리가 내린 결론은....... "
이어지는 해천이의 목소리에-
싱긋- 웃어주는 경원이의 미소만이 있을뿐-
두 녀석은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 .......우리가 다 이 집을 나가는거야..... "
" 뭐?... "
" 너도 불편했을테고...우리..다시 집으로 돌아간다고... "
............다시 간다는 말......
....이제 니 녀석들 없는
우리 집은 너무나 커서 내겐 너무 벅찬데...
....다시 가겠다는 말이니...?
" 대충 짐 챙겨서 오늘 나갈께...그동안 고마웠어.. "
.........멍하니 앉아있는 나를 두고-
방으로 올라가버리는 녀석들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짐가방을 챙겨들고 내려와서는-
낮은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녀석들.
[ 69 Round ]
" .....월향아... "
" 가.. "
인사는 해줄수가 없었다.
.........가라는 한마디를 겨우 꺼내는 내게.....
너무 많은 걸 바라는듯한 이 녀석들...
" .......설월향... "
" ....니들 없으면 나야 좋지...
매일 아침 니들 안 깨워도 되고-
아침 밥 같은 건 안 해도 되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더 늦어져도 시간 넉넉할꺼고-
시끄럽게 싸우고 구박하는 소리들 사려져서 나..
편하겠다..... "
" .......갈게... "
" ...어.....개학하면 학교에서 보자..... "
" ...........그래... "
하나, 둘 밖으로 나가는 소리에 눈을 감아버렸다...
감은 눈썹을 촉촉이 적시며 볼에 타고 흐르는 눈물 한 줄기...
" .......후-... "
낮은 한숨소리에 눈을 떳을 땐..
내 앞에 허리를 굽히고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는 경원이...녀석...
" .......울지마.. "
" 경원아.. "
눈물을 닦아주는 경원이의 따스한 손길과-
부드러운 미소와 맑은 두 눈빛...
" ......말없고 무뚝뚝하기만 한 우리를 니가 무서워 할까봐....
우리 애 많이 썼다....
귀여운 척까지 해가면서- 너랑 많이 친해졌는데...
결국- 너 울리네..... "
...귀여운 척까지....?......
........그럼...
...그 동안 내가 알던 경원이는..
니가 날 위해 만들어 낸 경원이라는 거니...?..
" .....우리가 이 집을 나가는 건......
아니- 녀석들이 이 집을 나가는 건...
........널 이제 포기한다는 뜻이야.... "
" .......엉?.... "
" ....이제.....너 좋아하는 사람....
만나서....예쁘게 웃어주면...
그래도 우리는 친구니까....
우리도 예쁘게 웃어줄 준비를 하러....
너에게서 조금이지만 멀리 떨어지는 거야...... "
" ....경원아.. "
" 나야, 진작 은비한테 맘 돌려서....나갔어야 했는데......
니가 섭섭해할까봐....있었거든.....
녀석들이 다 나간다고 하는 판에 너랑 나..둘만 있을수도 없고..해서... "
부드럽게 머리를 만져주는 경원이의 손길...
" ........그래도...우리는 친구야....그렇지?.. "
" ......경원아... "
울음을 터뜨려버린 나를 언제나처럼
품에 안아주는 경원이...녀석...
.......오랜만에 안겨보는 경원이의 품에.....
눈물을 맘껏 쏟아내고 있었다....
" .........미안하다....
...괜히 우리가 너한테 상처만 준거 같아..... "
" ....내가...내가.... "
" .....미안하다는 말은 필요없어.
그러니까 하지말아줬으면 해...
너 그 자체로도 우린....행복했고,
앞으로도 그럴꺼니까........^-^.... "
마지막....미소를 보여주고는-
일어서는 경원이를 잡을수가 없었다.........
......미안하다는 말 조차 하지 못하는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녀석들을 힘들게만 했던 나는.....
녀석들을 잡을 용기도..이유도.....없었다..
" ...........잘...지내...... "
..........경원이의 마지막.....인사...
눈물로 답하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설수도 없을만큼-
눈물을 쏟아냈다..
이제....나는....
이 커다란 집에 정말 혼자가 되어 버렸다.
이제....나는....
매일 아침 녀석들을 깨우느라 소란을 피우지 않아도 된다...
이제....나는....
아침마다 불러주는 경원이의 힘찬 노래소리를 들을수가 없다....
이제....나는....
녀석들의 구박과 잔소리 따위는 멀리 할 수가 있게 됐다....
이제....나는....
녀석들의 미소와 손길을 느낄수...없을지도 모르게 됐다...
이제....나는....
녀석들에게 면목이 없어.......바라볼수가 없게 됐다...
이제....나는....
녀석에게 좋아한다는 말....해볼수도 없게 됐다...
......이제.......나는...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 70 Round ]
이제 흐를 눈물따위는 없을꺼라고 생각해봐도-
아무것도 하지않고 멍하게 앉아있으면 눈물이 흐르고는 한다.
울다가도 금새 웃어버리고마는 나는 거의 폐인 수준이 되어 가고 있었다...
" ........은비야.... "
오늘도 찾아와 위로를 해주는 은비의 이름을 부르며-
......살짝..미소를 지었다.
" 우리 나갈까? 심심한데..^-^.. "
" 그래! 나가자>_< 잘 생각했어- "
은비마저 우울하게 만들수는 없었다...
그래도 날 생각해주는 친구이고,
또- 녀석들도....이런 나를 바라지는 않을테니...
짧은 청바지-
빨간 나시티 하나를 걸처 입고-
머리는 손대지 않게 그냥 풀었다..
별로 신경을 쓸만한 기분이 아니었기에-....
" 가자. "
" 그러고 가려고? 파격적인데? "
" 귀찮아, 그냥 가자.. "
" 그러지 뭐^-^ "
얼마만에 나오는 걸까...?...
뜨겁게 달궈진 햇살이 살결에 닿아 뜨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 으아- 아이스크림 먹을래? "
" ...응..^-^.. "
" 오케이! 내가 쏜다!!>_< "
" 피식- "
유난히 방정맞아보이는 은비는 갖은 애를 다 쓰고 있었다,
보는 내가 미안할정도로....
" 은비야, 그러지 마...나 이제 괜찮아...
녀석들이 전학 가버리는 것도 아니고..뭐- "
" ..정말?.. "
" 어. 내일 모레 학교 가면 녀석들 볼 수 있을텐데 뭐..... "
" ...그래..^-^.. "
우리는 손에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들고-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오랜만에 정말 모든 것 잊어버린체-
웃고 있는 내 모습이-
나 조차 마음에 들었다...
Trr Trr Trrrrr Trr Trr Trrrrr
" 여보세요- "
나를 쿡쿡- 찌르면서-
플립을 열어버린 은비..
환하게 웃으며 은비는 전화를 한...
사람을 반기고 있었다..
다름 아닌..
" 경원아!! 뭐해? "
" 치- "
금새 나 같은건 잊은 듯 한 은비에게 혀를 낼름 내밀고는-
고개를 돌렸을 때-
길 건너편에 카폐에서 나오는 경원이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환하게 웃으며 통화를 하는 경원이....
" 어? 겨... "
경원이의 뒤에 서 있는
.......녀석들..
그리고 그 녀석들과 함께 서서 웃고 있는..
....낯선...여학생들...
그리고....형권선배님과...난이 언니...
" 어- 나 지금 시내...응!! 우리 지금..?! 넬로 건너편에- "
......넬로.....
지금 녀석들이 나온 카폐 이름이었다...
두리번 두리번-
거리는 듯한 경원이의 모습....
그리고 이내-
나를 발견했는지- 손을 흔들려다..
뒤를 바라보는 경원이..
그리고 금새- 당황해 하는듯한...모습..
" .....어? 넬로앞이라고?! "
.......라며 넬로를 바라보는 은비마저-
보게 된.......녀석들의 상황...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는 내 눈에..하나 둘 들어오는...
녀석들의 당황스런 얼굴과 밝은 난이언니의 얼굴.....
" ....은비야...나..갈게..... "
잡고 있던 은비의 손을 놓고-
뒤 돌아 걸었다..
" 월향아! "
은비의 목소리와-
어느새 들리는 경원이의 목소리에-
죽을힘을 다해 달렸다...
그렇게 한번도 멈추지 않고 달려 겨우 집으로 도착할수 있었다...
문을 걸어잠그고 현관에 쓰러지듯-
주저 앉아버린....
..............나는 또 울고 있었다...
" .......하아... "
잘하고 있는건데.....
녀석들은 정말 잘 지내고 있고...
잘 하고 있는건데...
왜 나는......
...이렇게 화가 나는걸까....
나는 이제....
이럴.....이유도 없는데....
" .......후... "
한숨소리와 함께 욕실로 향했다...
차가운 물을 틀고는 그 앞에 서서 물을 맞고 있었다..
.......차가운 물에 정신이 번쩍 들기를 바라면서...
녀석들의 모습이...잊혀지기를 바라면서...
[ 71 Round ]
오늘은 2학기가 시작되는 첫 날이었다..
조금은 색다른 느낌을 내 보기 위해
어제 나는 앞머리를 잘랐다...
교복도 좀 줄여버렸다...
딱 맞는 교복차림에-
항상 풀어버리고는 했던 내 머리를 오늘은 묶는것어 도전했다..
높지도 낮지도 않는 높이로 묶은 머리.....
양 쪽 귀 앞으로 머리를 내어선 웨이브를 넣었다..
앞머리는 예쁘게 왼쪽으로 차분히 치우치게 만들어두고-
입술에 약간 립클로즈를 발라주고....
차분해보이기 보다는 발랄하고 귀여워보이는 내 모습이 맘에 들었다..
오늘부턴 다시 밝고 명랑한 설월향이 되보려고 한다..^-^...
어제 산 하얀 자그마한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선다...
혼자 등교하는 첫날....
.........그리......
어색하다 보다는 허전함을 느끼며-
....등교를 했다..
나를 알아보는 선배님들에게 인사를 하며-
복도를 걸었다..
나를 못 알아보는 아이들도 있는 듯 했다...
" ...후후- "
...일종의 재미를 느끼는 나였다..
오랜만에 열어보는 반의 뒷문을 확- 열었을 때-
녀석들은 어느새 다 자리를 체워 앉아 있었고- 은비의 모습도 보였다.
" 얘들아, 안녕^ᄋ^ "
" ....어- 안....설월향?! "
" ...엉^ᄋ^ 나 설월향이란다- 얘들아>_< "
손을 흔들어주고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경원이에게 달려가...
경원이의 어깨에 두 손을 올리고는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 민경원씨. 여기는 내 자리이오! 비키시오>_< "
" ...어?...어... "
원래 자리를 바꿔서 나는 반태원의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야 하지만-
...........그럴 용기는 아직 없었다...
아무 말 하지 않고 순순히 자리를 바꿔주는 경원이 녀석이 고마웠다..
그리고 나를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는 은비에게 말을 건내고 있었다.
" 은비 안녕^ᄋ^ "
경원이가 자리를 비켜주자 냉큼 앉아버리는 나....=_=;
" ....월향아...귀엽다....너...>_< "
" 그래? 그래? 정말? 나 귀여워?^0^* "
"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더니! 나도 앞머리 잘라볼까?! "
" .....아아>_< 은비 자르지마. 내꺼 따라하지마!!ㅜ_ㅜ "
흥얼흥얼-
우는 시늉까지 해 보이는 놀라운 내 연기력에..
스스로 감탄하며- 뒤를 돌았을 때-
반태원 옆 창가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두 녀석...까지..
싱긋- 웃었다..
" 어이- 오랜만이요!!^0^* 아저씨들!! "
" ...어.... "
" 아저씨들이라니?-_- "
" ...귀엽네..^-^.. "
무뚝뚝한 반태원과 금새 발끈하는 은정태놈...
그리고 여전히 자상한 해천이...
녀석들....
..변한건 없구나..
" 아- 그제 보니까 니들 여자친구 생긴거 같더라^-^
축하해- 나중에 소개해줄꺼지?^0^ "
말 없이 웃어버리는 녀석들...
......이 녀석들....
....치..
" 경원아>_< 월향이 오늘 아이스크림 사줘!! "
" 어? 어...^-^.. "
" 왜 넌 남의 남자친구에게 얻어먹냐?!ㅜ_ㅜ "
" 얻어도 못 먹냐?! 니 남자친구이기전에-
내 친구야....내 친구였어...알어?.,.=_=^ "
" ......그래..니 잘났다..ㅜ_ㅜ "
" 아싸 나의 승리!! ^-^v "
" 피식- "
.......웃어버리는 웃음소리에 당연히 반태원이나 은정태겠거니...
...하고 뒤를 돌았을 땐-
장난끼 없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는....
경원이가 보였다...
" 오- 경원이 너도 그렇게 웃을줄 아는구나! 피식-_-
나도 앞으로 그렇게 웃어볼까? 피식=_= "
" ....월향아.....미쳤구나..ㅜ_ㅜ "
" 엉엉- 나 아침 안먹어서 배가 고파서 그러는거야!!
은비야 나- 나- 소라크림 빵이 먹고 싶다!!
우리 먹으려 가지 않으련?^ᄋ^ "
" 돈은?.......=_=... "
" 당연히.........!!^0^ "
....기대를 하고 있는듯한 은비의 얼굴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피식- 피식-
웃어버리는 녀석들의 웃음소리...
" ........각자 알아서 먹는거지!!^ᄋ^
..가자가자!!>_< "
갑자기 귀찮아하는 은비의 손을 잡고
질질 끌어서 책상과 걸상에서 벗어나게 한뒤-
손을 잡고 빠른 걸음으로 매점으로 향할수 있었다....
기다려라!!
소라 크림 빵아!!>_<
[ 72 Round ]
" 아싸! 소라 크림 빵!! "
꼬르륵- 거리는 내 굶주린 배를 체워주기엔 딱이었다.
항상 아침을 먹던 생활이 습관이 되었는지-
내일부터는 토스트라도 해서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월향아.. "
" 응- "
" 너무 밝아보여.... "
" 응!! "
" .....그게 더 힘들어보이는데... "
" ...응... "
" 그냥... "
" 이게 더 편해.....
녀석들 보면서 우울해 하는거 싫어..
그냥 슬프고 귀여운 소녀할래...^-^... "
내 말에 은비를 지긋히 자신의 입술을 한번 깨물었고,
이내- 나를 바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 가자!! 교실에!! "
+
" 월향아! "
" .....난이..언니... "
분명히 우리 반 교실이 맞음에도 불구하고-
난이 언니가 있었다...=_=..
여기는 1학년교실인뎁쇼=_=...
그러고 보니- 다른 선배님들과
낯선 여학생들도 녀석들과 함께 어울려져 있었다..
별로 신경 안쓰는 듯 보이는 녀석들이었지만-
웃고 있는 여학생들....
.....그러고..보니 어제...
그 얘들.....
" 안녕하세요. 선배님.... "
" 잘 지냈지? "
.....다은선배님이 떠나신 후로- 은현선배님과 멀어졌다..
물론- 의도적으로 내가 피했던건 사실이지만-
전처럼 가까워지려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는 은현선배님 덕도 있지만...
" ...예... "
" 월향아. 너 너무 귀여워 진다?! "
항상 난이 언니는 내가 예쁘고 귀엽다는 말을 자주 해주지만,
가끔은 정말 민망해질 때도 있다...
오늘도 그 민망함을 앞머리를 만지작대는 걸로 피해본다..
" ......안녕? "
" ...누구.... "
" 난 1학년 3반. 곽혜미라고 해.
잘 부탁해..자주 볼꺼야..^-^.. "
" .....응... "
" 왜 자주볼껀지 안물어보네? 훗- "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로 녀석들과
비슷한 웃음을 짓고 있는 곽혜미라는 여자아이..
.....우리 학교 학생이었다는 사실 하나도 몰랐던 나는...
관심이 없는게 당연했다....=_=..
" 내가 알 필요 없으니까.. "
" 하긴- 이제 태원이도 니네 집에서 나왔고, 뭐... "
" .......곽혜미. 쓸떼 없는 말 지껄이지마.. "
무엇인가를 말하려는 곽혜미의 말을
끊어버리는 반태원의 낮은 보이스.
관심이 없었던 내 마음을 뒤 흔들어 놓는 말...
" .....훗- 이거 하나는 말 해야겠어. 나 태원이 여자친구거든.
앞으로 태원이랑 눈이 거슬리는 일- 해주지 않았으면 해....
이건 부탁겸- 경고야... "
.......부탁...겸....경고....
그 녀석에게 정말 여자친구가 생겨버렸다...
나는 아직 이런 말을 들을 마음에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 ....알았어, 그럴게... "
" 고마워. "
고맙지도 않은 표정으로 말을 하는 곽혜미였다.
.......약간은 나를 내려보는듯한 표정과 눈빛에 나도 모르게 아니-
이미 나는 곽혜미에게 진 사람일지도 모르니까...
" ....그럼 이제 좀 비켜줄래? 자리에 좀 가고싶은데. "
" 좋을데로.. "
자리를 비켜주는 곽혜미였고,
나는 그대로 내 자리로 걸어가고 있었다...
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던 형권선배가 일어서주었고,
나는 그저 미소를 지을뿐이었다..
한참을 무엇인가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
그들에게 신경쓰고 싶지 않아-
고개를 숙여버렸다....
귀를 막지 못한 것이 참 많이 아쉬웠다..
" ........후-.. "
아무도 듣지 못하는 나의 한숨소리와
애달픈 목소리..
금방이라도 흘러내릴것만 같은 눈물을 꾹 참아야 했다...
이렇게 하루 종일 참은 눈물들이...
.........오늘도 밤새 나를 잠못들게 할꺼 같아 힘들었다...
" .........월향아...언니 간다...?.. "
밝은 난이언니의 목소리가 아닌- 힘없는 목소리...
고개 들어 인사를 하고는 다시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였고-
수업 예비종이 울리자 하나 둘-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사람들이었다...
" .......태원아, 그럼 끝나고 보자.. "
곽혜미의 목소리....
..덩달아 들리는 다른 녀석들 여자친구 목소리들....
곽혜미 하나로도 벅차오르는 거 같았다...
..................정말...싫다...
[ 73 Round ]
" ..월향아- "
체육시간에-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앉아서 쉬고 있는 나와-
내 옆에 앉아 나를 살피는 은비...
" .....비향이가...보고..싶다...?... "
" 뭐? 아- 그 놈은 잘 지내지?! 왜 한국에는 안온다디?! "
" ........미향이도......보고싶다......아- 미향이가 슬퍼하겠네..... "
" 엉? 왜?ㅡ,.ㅡ "
" ...미향이가 정태 좋아하거든. 첫눈에 반해버렸다던데- 큰일이네.... "
미향이가 좋다고 했던 첫 남자였다.
흔히 말해 첫사랑.. 첫사랑은 잊을 수 없다던데-
미향이도...나도...첫사랑.....
" ..나...비향이 보고싶어.....비향이.... "
" .........너..... "
" .....어...나..힘들어..... "
비향이가 보고 싶은 이유는 단 한가지 뿐이다...
내가 너무 힘들고 아프고 지칠 때-....
아무 말 없이 그냥 안아주는 비향이가 보고싶을뿐이었다...
그냥 누군가 기댈수 있는 그런 빈자리를 찾을땐 언제나 비향이었다...
그걸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은비의 표정이 좋지 못했다.....
" ....그러니까 왜 그랬어.... "
" 그러니까....왜 그랬을까...?.... "
...역시- 녀석들에게 그런건 묻지 않는게 더 좋았을까?....
..........그냥 홀로이 숨긴체- 아무 말 없이 지나갔으면- 그냥 잊었으면-
지금 내 곁에 녀석들이.....아니- 녀석이 있었을까....?
" .......월향아, 혹시..너 말이야... "
" ......응.. "
" .....갑자기 없어진다거나- 그러면 안돼.... "
" ..........으.....응.... "
...은비야...미안해....
.....나 말이야, 아무도 모르게 어디론가 떠나버릴지도 몰라....
거짓말해서- 정말 미안해.....
.......
" 남자..친구...? "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내게 은비가 제안한...방법이었다...
남자친구를 사귀라는 것.
....하지만- 자신이 없는 걸..
" .....하지만... "
" ....용기를 내! 너 예뻐! "
" 난..좋아하는... "
" ....억지라도 사궜더라도-
나중에 좋아질지도 몰라, 아니 좋아질꺼야.. "
" .....은비야... "
" 나도 그랬으니까- 너도 꼭....
그럴수 있어....힘든거 금방일꺼야... "
....알고있었구나...은비야....
경원이가.....
...나...좋아한다는 거......알고 있었던거니...?....
집 앞에서 들어가라는 은비의 말에....
그냥 은비에게 안겨버렸다.....
.........안겨 눈물을 흘렸다...
학교에서 녀석들 앞에서도 참아야 했던 눈물을...
" ........으흑-... "
" .......울어, 힘들면 비향이 말고, 나한테 와서 울어.... "
" .......으흑- 미안해...미안해... "
- 지은비, 나 말이야......나....월향이 좋아해....
지금까지 월향이만 봐와서 너로 바꿔서 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지도 몰라...
그래도 나 노력 많이 해볼게- 그러니까......많이 힘들어하지 말아줘...
그리고......월향이에게는 비밀로 해줘....... 부탁이야... -
" ......경원인 말이야...
....정말 진심으로 네 걱정 많이해. 알지..?.... "
" 응..응..응..... "
...그렇게......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미안해......은비야...
+
녀석들이 없어도 시간은 계속 흘러만 갔고-
..녀석들이 없는 나도 이제 많이 적응이 되어 가고 있었다.
해천이와 정태와도 이제 제법 대화도 하고,
서로 앉아 웃기도 하고-
단지- 반태원에게만....
..벽이 허물어지지 않았다...
눈이 마주치면 우리는 서로를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했다.
말 한마디 붙이지 못했다.
살짝 미소를 보여도 답이 없는 반태원은-
꽤나 다른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것만이 유일하게 나를 아프게 하고 있었다...
" ...월향아!! "
갑작스런-
난이언니의 목소리와 등장에 놀라서 바라봤을 땐-
환하게 웃으며 언니는 내 손을 꼭 잡아줄뿐이었다.
그러면서 꺼내는 말..
" 소개팅 해라. 월향아!!^ᄋ^ "
[ 74 Round ]
" 소개팅 해라. 월향아!!^ᄋ^ "
" 네? 언니 뭘 하라구요?! "
" 소개팅!!^ᄋ^ "
반 아이들도 다 놀라고-
나도 놀라고-
은비도 놀라고-
녀석들도.......놀라고..
유일하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을 하고 있는 언니였다.
" 두진혁이라고- 나..! 아는 후배가 있는데!!
너 알더라!^ᄋ^ 이노선발대회 사진을 봤다나- 어쨌다나-
너랑 친하다니까 그 놈이 소개 해달라고 조르고 있는데!!
소개팅 안할래?!^0^ "
" ....두진혁이요?....; "
갑작스런 소개팅이라는 말에-
가만히 듣고 있던 은비가 갑자기 신이 난 듯-
말을 하고 있었다..
난이 언니와 함께 더블로..=_=
" 두진혁! 송연고등학교 얼짱이잖아!!
엄청 멋져! 만나...만나!! "
" 어..얼짱...?-ᄆ-; "
꽃미남 중독증의 후유증이 다시 재발해가기 시작했다......
꽃미남 이름만 나오면 흥분하는 우리의 친구.
지은비양..ㅜ_ㅜ.
소개팅 해야하는 나보다 더 신나 만나보라며 성화다...
" 야! 그 얼굴이면- 몇 번 만나고나면-
좋아하고도 남어!! 너라면..!!^0^ "
" 뭐?.....=_=+ "
" 만나! 만나라니까!! "
앞뒤로 흔들어대는 이 여자들...ㅜ_ㅜ..
왜 나를 괴롭히는 건지 참말로...ㅜ_ㅜ...
+
" 오- 오늘요?! 와- "
난 한다고 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정해버린 언니였다...=_=...
......난 요새 수면 부족이라고-
오늘은 잘려고 했단 말이오-0-!!
" ....언니- 저는요... "
" 알어. 알어- 내키지 않더라 만나!!
언니 얼굴을 봐서라도.. "
" .......후... "
그리하여.....
나는....17년 내 생에 첫-...
소개팅을 하게 됐다....=_=....
만사가 귀찮어- 귀찮어-.ㅜ0ㅜ
..................
" 안녕...하세요..... "
" 어- 가까이서 보니까 더 예쁘네...고마워..누나! "
" 쿠쿠- 너 좋아하는 티 너무 낸다..? "
" 하하- 내 이름은 두진혁이고,
너보다 한 살 많아서 2학년...아직 1학년이지? "
" ...네?...네...... "
환하게 웃는 모습이 보기 좋은 사람이었다..
은비가 강조한 얼짱이라는-_-^ 걸
느낄수 있는 외모를 지닌 남자....
" 그럼- 진혁아! 우리 월향이 잘 부탁할게- 그리고 월향아!! "
" 네? 언니 가려구요?-; "
" 응- 월향아, 저 놈 잘 부탁해. 저러봐도 착한 놈이거든..^-^ 파이팅! "
파이팅은 무슨 파이팅....-;
빠르게 나가는 난이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모습이 보이지 않자-
두진혁이라는 사람을 바라봤다.
나를 보며 환하게 웃는 사람....
" ........저... "
" 오빠라고 불러.. "
" ...네?....네....오..빠.... "
오빠라는 호칭은 써본적이 없었다......=_=...
내 주변에 오빠라는 인물이 있어야 써먹어보지..원참....=_=^..
" 머리 묶은건 처음본다, 가끔 니네 학교 앞에 지나가면서- 너 봤는데.... "
" ...아...그러세요?....; "
우리 학교 앞을 왜 지나다니셨는지요?....=_=..
그나저나 웃는 모습이 약간은 부담이 되는구나, 뭔가...
아주- 의미심장한 말을 할꺼 같은 표정인걸-?;;
" 월향아, 우리‥ "
+
- 그래서?! 싫다고 했단 말이야?!
" 싫다고 했다기 보다야- 그냥..... "
- 바보야! 바로 오케이라고 했어야지!
아, 아니지- 그럼 너무 기다린거 같구나...?
잘했어- 그래, 잘했어-
다음에 한번 다시 말하면- 바로 오케이야.
알았지?! "
......월향아, 우리‥사귀자...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뭔가에 얻어맞은듯한 느낌이 들었다.
바로 싫다는 의사를 하기는 했으나,
그 말에 조금은 굳어지는 표정을 짓던 그 사람...
그 사람의 마음도 조금은 생각해 주는 거였는데..말이다.
- 그나저나- 너는 참 남자 복 좋다.
은현선배도 너 좋아해-
그 얼짱도 너 좋아해-
좀 한다는 남자들은 다 너 좋다고 그런다...그렇지?....
" ......그러면 뭐해....다 불편하기만 한데.... "
- 월향아, 좋은 쪽으로 생각해...알았지?
" ...........후... "
- 끊을게, 생각해. 어떤게 너를 위해서 더 좋은건지..말이야....
어떤게 나를 위해서 더 좋은걸까...........
........나는...
...모르는 걸.......
[ 75 Round ]
" 아, 반태원이 오늘 늦네? "
다른 녀석들은 변함없는 그 시간에 등교를 해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었는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비어있는 반태원의 자리였다,
그래도 그 동안은 일찍 오기라도 했었는데-...
한동안 같은 모양으로 묶었던 머리를 오늘은 길게 풀어버렸었다.
왠지- 기분이 안 좋았기 때문에‥
그런데‥반태원이 안 오고 있었다...
" 후- 늦는 녀석은 아니었는데.... "
다른 녀석들도 녀석의 빈자리를 바라보며 걱정을 하고 있었다.
......차마- 말로 할수 없는 기분.....
또 눈물을 참아야 하는...그런 느낌....
+
1교시가 끝이 났다...
아직도 비어있는 빈자리를 바라보며- 한숨을 뱉어 내는 나와는 달리,
다른 녀석들은 그저 말 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드르륵-..
.......열리는 문소리에 나도 모르게 빠르게 고개가 돌아갔고,
문을 열며 들어오는 녀석을 확인하고나서야- 입가에 미소를 지을수 있었다...
" 왜 이제 오냐? "
" ...어, 어쩌다 보니까... "
얼굴 찡그리는거 하며- 머리 부스스한거 보니까...
역시나- 늦잠을 잔 모양이었다..
자리에 앉을때까지 멍하니 녀석을 바라보는 나였고,
자리에 앉아 나를 바라보는 녀석...
" ......뭘 그렇게 보냐? "
" 어? "
" 할말 있냐? "
" ....아니... "
" ....그럼 고개 돌려라... "
차갑게 바라보고는 고개를 숙여버리는 녀석....
.....뭔가 달라진듯한 느낌...
피식- 웃어버리는 미소마저
느낌이 달라져 버린듯한 녀석은- 웃어버리고는..
책상에 엎드려버렸고,
그 모습마저 바라보고 있는 내 손을 잡아주는...은비...
그리고- 또르르..
떨어지는 눈물...방울...
" ......나 왜 이런데..양호실에 다녀올게, 머리가 아프네.. "
눈물을 쓰윽- 쓰윽- 닦아내며,
자리에서 일어서 뒷문으로 향하고 있었고..
교실문을 열고 닫았을 때-
.........들리는 녀석들의 목소리....
" 왜 그러는거야? "
" 너 갑자기 그렇게 월향이 대하면.. "
" ...씨발..몰라.... "
녀석들의 목소리를 차마 더 들을수가 없어서...
나는 발걸음을 돌렸다...
양호실이 아닌-
옥상으로 올라와버린 나의 발걸음......
조금씩 엉켜가던 실타레가 많이 엉켜버린 이 순간....
나는 모든걸 잘라버리고 싶었다...
" ...후우~.... "
......월향아, 우리‥사귀자...
....두진혁이라는....사람의 목소리.....
" 사귀어야...하나...?...
...아니야....무리지........후... "
" 역시 내 생각이 맞는건가...? "
낯선 목소리에 뒤를 돌아봤을 땐-
...........곽혜미.....
날카롭게 나를 바라보며 차가운 얼굴로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반태원..여자친구....
" 너 우리 태원이 좋아하지? "
" ....네 남자친구잖아. "
" 그럼, 내 남자친구지..... "
" 그럼 나 따위는 상관없는거 아닌가? "
" 글쎄- 훗-...너라면 좀 달라지지...다른 사람 아닌- 설월향이라면... "
" .......왜? "
" 한동안 태원이가 많이 힘들었거든,
괜한 얘 더 흔들지말고- 넌 니 갈길이나 가라고...
괜시리 더 상처만 안겨주는 짓 따위는 하지말고 말이야. "
.......상처.....
....난........
" 그러니까- 태원이한테 이상한 말 같은거 지껄였다간-
가만 안둘줄 알아...
이것도 경고야, 경고는 두 번으로 족해..... "
뒤 돌아 나가버리는 곽혜미....
........이상한 말같은거- 해도 들어주지 않을꺼야....
믿어주지도 않을꺼야....
" ....후... "
그렇게 나는...
푸르고 높은 하늘을 벗삼아...
눈물을.....
흘려야 했다..
[ 76 Round ]
+곽혜미번외+
그 사람을 처음 본건 고등학교 입학 후...였다.
" 야야- 7반에 킹카들이 모였대!! "
여자아이들 사이에선-
남 모르게 진행되고는 하는 남자이야기.
얼마나 잘생겼으면-
저렇게 난리인지-
궁금하기는 했지만-
다른 아이들 사이에 껴서-
7반까지 기웃거리기가 그랬다.
사실은- 자존심이었다..
그리 멀지도 않는 거리인데-
한달 넘게 킹카라는 놈들의 얼굴을 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인지- 나의 궁금증은 그저-
그런 감정으로 사라지고 있을때쯤..
축제 선발대회 날,
준비를 하러 가던 도중-
복도 끝에서 걸어오는 남자 넷-
키도 크고,
아주 멋있는 분위기가 나는 네명의 남자중에-
유독 내 시선을 끌던 한 남자.
.............그 남자가 반태원이었다....
막강 강은현 선배님을 제치고-
우승을 해 버린- 반태원.
+
녀석을 보기 위해 안한다고 했던 일진까지 들었다.
....싸움에는 손 데지 않으려고 피했건만은-
그 녀석이 날 다시 끌어당겨버렸다.
그렇게 서로의 얼굴을 익혀갈때쯤.
" .......좋아해. "
용기를 내어 한 내 말에-
녀석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딱 잘라 말을 했다.
" 고맙지만, 난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 "
......................라는 말....
뒤돌아 가버리는 녀석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을 애써 참으려 붉은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피가 날 정도로...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녀석에게 난 더 집착하기 시작했다...
" ......태워- "
운동장에서 땀으로 흠뻑 젖어버린 녀석...
다른 녀석들 사이에서 유난히 내 눈에 띄던 녀석.
........내 목소리를 새어나오지 못하게 한건-
...........반태원의 미소.
" .......쟤는.... "
이번년도 새로운 이노...설월향..
반태원뿐만 아니라- 다른 세 녀석도 유난히 설월향에게는-
다정하고 따스하다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었지만,
보기엔- 그게 처음이었다....
.........정말- 그렇게 환한 미소를 짓던 건...
......그런 미소를 본건- 정말 처음이었다.
" 같은 집에? "
" 응, 난이 언니 말로는 그 녀석들 어머니랑.
설월향 그 기집애 엄마랑 다섯이 친구래.
오공주였다나, 어쨌다나- 그래서 어릴적부터 친한건지...
그 기집애 집이 학교에서 가깝거든.
그래서 하숙한다고 그러더라...
그게 무슨 하숙이냐?
부모님 하나 없는 집에-
남자 넷과 여자 하나..
그건 완전 동거지..안그러냐? "
짜증난다는 듯 말을 하는 한 친구의 말-
부럽다는 듯 싸우는 친구들 사이에서 나만-
유독 어두웠다..
그렇게 나는 그 때부터 틈새가 나기를 기다리며-
..........반태원의 주위를 방황하기 시작했다.
+
방학이 끝나갈 무렵-
일진 소집회를 위해- 어디론가 우리는 모였다...
우리가 모여있는 걸 보고 오해하고 달아난 설월향때문인지-
무리해서 마시는 반태원 옆자리를 차지하고앉았다..
" 뭐냐? "
" .........나 아직 너 좋아해. "
" ...그래서? "
" ..우리 사귀자.. "
" 훗-.......미친....꺼져라... "
" 사귀는거다. 한달동안 사귀고 그때가서 니 대답 들을게... "
" 킥- "
...........그렇게 나는.....
설월향을 잊지 못하는 한 정말 미련스런 놈과 사귄다.
아니-
나 혼자만의 욕심으로 차지해보려는 무리한 행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2학기가 시작되던 어느 날.
설월향에게도 경고를 했다..
이제부터- 내 남자로 만들어보이겠다는 굳은 다짐....
.....이런 나를 알아주려도하지 않는- 반태원....
' 조금만 알아주지...조금만... '
그렇게 빌어도- 되지 않는 일이라는 걸 알게 해주는 녀석-
미워하려고 해도- 잊어보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는 녀석-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녀석-
[ 77 Round ]
" 월향아!! "
갑자기 내 이름을 부르며,
등장하는 난이언니...
어느때와 같이 느긋함을 즐기고 있는 녀석들...
그리고...은비....
난이언니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을 땐-
뭔가가 불만인듯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오고 있는
난이언니의 얼굴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 "
" 월향아, 너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데? "
" 네? "
" ....너 진혁이한테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못 사귄다고 했다며?
진혁이가 얼마나 충격을 먹었으면 어제 술 취해서 나한테 전화했겠어-
너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는 해? "
도리도리‥
이제 좋아한다는 거- 버렸는걸요.
" ....뭐야? 그러면? "
" .....나 좋아하는 사람한테 차여서- 힘들어요, 언니.....
다른 누구...생각해본적 없어서....언니 나 지금 많이 힘들거든요... "
" 월향아..... "
" .....언니- 나 요새 너무 많이 힘들거든요. 제발.....언니... "
" ...그래, 진혁이한텐 내가 말 잘해볼게..... "
" .....고마워요. 언니.... "
한참을 나를 바라보고 서 있는
난이언니의 얼굴을 바라보며 힘겹게 웃었을 때..
내 손을 꼭 잡아주며 입을 떼는..
...목소리..
" 자꾸 말라가네.......
난 몰랐어..미안해....많이..힘들어보이네.... "
진심이 담긴 언니의 목소리..
눈을 감으며 눈물을 말려야했던 나...
+
" 진혁.....오빠... "
" 끝났어?....친구..인가봐... "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이 몰려있는 교문 틈새로 빠져나가려고 했을 때-
그 무리 사이에서 나오는 한 사람....두진혁..
쉽게 오빠라는 호칭을 하는 나를 보고 놀란듯한 은비와 녀석들...
그리고 조금은 슬퍼보이는 진혁오빠의 미소..
" .....오빠..왠일이예요?... "
" 보고싶어서 왔지..^-^.. "
" 오빠...저기.. "
" 알아, 좋아하는 사람 있다는 거... "
........미안해요......
나 같은 사람 또 만나게 되고-
또 힘들어하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아무도 모르게 떠날 준비를 하는 나...
...........이런 날.....
숨겨야해서 미안해요.......
" 오빠, 동생으로써의 만남은 되는 거잖아..?..안그래? "
" 오빠.. "
" 가자. "
아무 말 없는 내 손을 따스하게 잡아주며-
미소 짓는 진혁오빠는-
은현선배님보다 더 진한 슬픔을 베어내고 있었다..
녀석들을 뒤로 한체-
나는 어느새 달리고 있었고,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뒤 돌았을 땐-
어느새 녀석들 옆에 다른 누군가들의 모습들이 보였다....
이젠-
내 인사따위는 필요 없었다...
" 영화 좋아해? "
" 그다지... "
" 그럼 음악은? "
" 슬픈 것만 들어요. "
그다지 많은 말이 오가지 않았던-
데이트 아닌 데이트.
피곤하다는 핑계로 30분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허전한 내 마음을 달래듯- 따스하게 잡아주는 진혁오빠의 손...
" 월향아. "
" ....네. "
" 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말이야- 너무 힘든일이야. "
" ....네.... "
" 난 두 번이나 실패한 사람이니까......
너한테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일부러 피하지는마.
그건 자신에게서 지는거니까...알았지?... "
" ....가세요... "
" 그래, 간다... "
손을 흔들어주며 멀어지는 진혁오빠를 보며
한숨을 뱉고는- 뒤 돌았을 때-
집 앞에 서 있는 반태원을 볼수 있었다....
" ......언제..부터 기다린거야?.. "
" 저 자식이랑 사귀는거야? "
" .....그럴까...생각중이야... "
" ........그래, 그럼 우리 약속 지킨거네-
서로 좋아하는 사람 보여주기로 한거... "
" ........반태원... "
" .....축하한다, 진심이야.. "
[ 78 Round ]
.....축하한다, 진심이야..
어제 저녁 녀석에서 들은 그 한마디가
귓가에서 벗어나지도 지워지지도 않았다.
" 바보...같아... "
일부러 피하는 건- 자신에게 지는 일이라고 말해주던-
진혁오빠의 말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난 날 이길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비겁하게 도망을 가려고 하는 건지도 몰랐다..
전화기를 들고- 비향이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 .......누난데- 비향아, 우리 엄마..주무시니...? "
- 아니, 바꿔줄까? 누나?
" 응.... "
오랜만에 들어보는 비향이의 목소리는-
밝게 들렸다..
아니- 나에게만은 항상 밝은 비향이였다는 걸 또 잊고 있었다.
- 월향아..
" 엄마, 나 엄마한테 가려고.. "
- 뭐? 학교는?
" ......엄마, 나 여기 너무 힘들어서....나도..엄마한테 갈래.... "
- ....그래..와, 엄마가 기다릴게...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금새 내 기분을 알았는지-
알았다고 해주는 엄마가 있었다.
엄마와의 짧고도 긴 통화를 끝내고 변함 없이
나의 발걸음은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
교실이 아닌- 교무실 앞에 서서 한참을 망설이고 망설였다...
떠나겠다고 마음 먹어 놓고서는- 녀석들을 볼수 없다는 사실에- 사실...
겁을 내고 있는 나였을지도 몰랐다.
" ..........월향아? "
" ...선배님...안녕하세요.. "
교무실에서 나오던 은현선배님과의 대면.
오랜만에 만나는 은현선배님은 언제나처럼 미소를 짓고 계셨다.
" ....오랜만이예요. 잘 지내시죠? "
" 그럼- 내가 요새 좀 하는 일이 있어서
바빠서 얼굴을 못 봤네- 살이 빠진거야? "
" ...예?...아..다이어트 중이예요.. "
구차한 변명까지 하며- 미소를 짓고 있는 나..
그런 내 말을 그냥 믿어주는 은현선배님...
" ....그럼 나중에 보자. "
교무실에서 멀어지는 은현선배님을 보고는-
교무실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나를 반기는 우리반 담임선생님께 걸어가고 있었다...
" 월향아 왠일이니? "
" ...선생님, 저 3일 후 미국으로 가거든요. 퇴학...처리 하려구요. "
" ...퇴학? 안 올꺼니? 미국에서 살꺼야? "
" ....아니요..그런건... "
" 그럼 잠깐 쉬는걸로 해서 휴학계로 써줄게.
학교 그만 두는 건 안좋아,
니가 아예 미국에서 눌러 사는거라면 모를까.... "
" ......예, 그렇게 해주세요......아- 선생님 그리고요.
...오늘은 아파서 결석한걸로 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휴학했다는 사실은-다음에 말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 그래....... "
" 선생님 부탁드릴께요.... "
오늘은 꼭 결석한걸로 해달라고 다시 선생님께 재 부탁을 드리고..
꾸벅- 인사를 드리고 교무실에서 빠져나왔고,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리는 소리에 피식-
웃으며 아무도 모르게 또 나는 학교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안녕....
........잘...있어..
....안녕.....
....난...안올꺼니까..
...가면...다신 안올꺼야....
그러니까.....
학교야.....
나..기다리지..마...
+
쉬는 시간에 걸려온 듯한 은비의 전화에-
괜찮다고 올 필요 없다고 애써 달래놓고-
나는 짐 정리를 하고 있었다.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가는 내 바쁜 손길.
" 그냥 옷가지들만 챙기는데- 왜 이렇게 하기 싫은건지- 원- "
다른 짐은 따로 챙길 필요도 없었다.
그 곳에도 내 방이 있고, 그 곳에도 내 물건이 없는게 없으니까...
3시간에 걸쳐 느긋하게 옷가지들을 챙기고는-
긴 한숨과 함께 여유를 느끼고 있었다..
" 에- 힘들다.... "
냉장고안에 차가운 물 한잔을 컵에 따라 마시고는-
내 방을 둘러보고 있었다.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내 방도 이제 안녕이네....
" .......오늘이랑 내일은...2층을 써야겠다.... "
.....마지막 밤인- 내일은...
내가 쓰고 싶던-
아직 반태원의 느낌이 남아있는
녀석이 쓰던 방에서 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그때는 엄마가 뭐라고 해도 꼭...
그 방을 내가 써야겠다...
다음에는...꼭....
[ 79 Round ]
+지은비 시점+
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아침 조회를 하는시점에도-
비어있는 월향이 자리-
요 몇일 늦게 오던 반태원도
오늘은 일찍 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는데-
오늘은 월향이가 늦고 있었다.
사실 조금 걱정도 되고-
나보다 더 걱정되는듯한 다른 녀석들..
" 그리고 지은비. "
" 네? "
" 오늘 설월향은 아파서 결석이니까-
그렇게 알고 잘 대답하도록. "
" ........아파..요? "
" 그래. 알았지? "
" 네. "
선생님은 그 말을 남기고는 교실에서 빠져나가셨고-
걱정하는 듯한 녀석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경원이와 눈이 마주치자 싱긋-
웃어주는 경원이의 눈에서도-
월향이를 걱정하는 게 보였다..
주머니를 뒤져서- 핸드폰을 꺼내어 들었을 때-
나를 바라보는 녀석들.
" 치- 니들 걱정할까 하는거 아니다-
내가 걱정되서 하는거야- "
피식- 웃으며 번호를 눌렀고,
몇 번 신호음이 울리고 들리는 월향이의 목소리...
- 여보세요.
" 나야- 많이 아픈거야? "
- 어. 아니...많이 아픈거 아니야.. 걱정마.
" 오늘 끝나고 갈까? "
- 어? 아니. 오지마..괜찮아,
괜히 너 감기 옮으면 큰일이야.
내일 학교에서 보자...
" 어- 그래, 잘 쉬고 내일 보자... "
정말 아픈건지-
기운이 없는 월향이의 목소리가 조금은 마음에 걸렸지만-
괜찮다고 하니까...
그리고 또 괜히 찾아갔다가 아픈 얘 더 귀찮게 하는 걸지도 몰라...
찾아가는 건 포기했다..
" 감기래. 하루 푹 쉬면 나을꺼 같다고. 내일 학교에서 보자는데...^-^ "
말은 하지 않아도 안심하는 표정들이 얼굴에 들어나는 녀석들..
....이 녀석들 어쩌면- 월향이를 정말 아끼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부럽네...?...^-^....
+
왠일인지-
다음날이 되어서도 학교에 월향이가 오지 않았다...
선생님은 조회에는 들어오시지도 않았고,
집에 전화도 받지 않는 월향이.
그냥...어제 찾아가 볼걸 그랬나...?..
" 많이 아파서 병원에 갔나봐.. "
" 그렇겠지?...그럴꺼야. "
애써 녀석들의 표정을 풀어지려 노력하는 나였지만-
그다지 밝아지지 않는 녀석들의 표정...
걱정이 되기는 나도 마찬가지였지만...말이다..
" ......월향아- "
몇 일 보이시지 않던 선배님들이 교실에 찾아왔다...
오자마자 월향이를 찾는 난이언니의 모습에
어색한 미소를 띄울뿐이었다..
" 언니- 월향이 어제부터 아파서 학교에 안나와요. "
" 아파? 많이? "
" 감기기운이 좀...병원에 갔는지 집에도 전화 안받네요. "
" .......어제? "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물어오는 은현선배님....
" .....어제 월향이 학교 나왔는데...안나왔어? "
" 네. 학교 안나왔어요..선생님이 그러셨는데... "
" ...어제 나 교무실 앞에서 월향이 봤는데? "
" .........정말....요? "
은현선배님의 이 말은...
또 무슨 말인지.....
왜- 어제 월향이는 학교에 왔다 그냥 돌아갔는지-
선생님은 왜 우리에게 월향이가 아프다고 거짓말을 한건지-
.......그리고 또 왜.....
월향이는 연락이 되지를 않는건지...
" ....무슨 일..있나...? "
형권선배님을 바라보며-
정말 진지하게 물어오는 난이언니였고-
형권선배님도 뭔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다만- 지금 나는......
........월향이가 우리를 피하고 있다는 게-
느껴질뿐이었다...
" 얘가 설마.....?.... "
말없이 갑자기 사라진다거나-
하는건 아니겠지?....
갑작스런 나의 말에 다른 녀석들도 뭔가 감이 잡힌건지-
굳어지는 표정..
그리고 또 갑자기 요란스런 소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선 반태원.
두 손을 꼭 쥐고는 어디론가 향하려는 듯한 몸짓....
" 태원아- "
재수없게 때 맞춰 들어오는 곽혜미.....
............그런 곽혜미를 한번 바라보고는
밖으로 나가버리는 반태원이었다...
애타게 부르는 곽혜미의 목소리 따위는 무시한체-
" ......같이 갔다올게- 녀석 혼자 보냈다가.. "
" ..경원아, 가지마. "
" 어? "
" ...........너...안 가는게 더 좋을꺼 같아..
반태원..혼자 가는게.....더 좋을꺼 같아..
혼자 가서 만나는게- 그 효과적일지도 모르니까.... "
[ 80 Round ]
" 우움~ "
2층에서 잠을 느긋하게 자고
1층으로 내려오는 내 발걸음...
어느새 10시를 향해 달려가는 시계를 바라보며-
황당함을 느꼈다...
" 내가 이렇게 늦게까지 자본적이 얼마만이더라..?... "
내 방에서 잘때처럼-
버릇이 든 침대라면- 아침 일찍 일어났을텐데-
기지개를 펴며 부엌으로 가 토스트기계에 빵을 굽고-
오렌지 쥬스 한잔과 함께-
여유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빵을 한조각 베어먹었을 때-
..........들리는 초인종 소리...
Ding Dong ♬ Ding Dong ♬
Ding Dong ♬ Ding Dong ♬
누가 남의 집 벨을 저렇게 요란스럽게 누르는건지..
" 누구세요- "
- 나야. 문 열어.
" 반...태원? "
- 문 열어!!!
갑작스럽게 들린 목소리에 문을 열었을 땐-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녀석이 보였다..
빵을 들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까지 쉬는 듯한...녀석...
" ...너...뭐야...? "
" 어? "
" 너 왜 여기 있어? 학교는..? "
" .......어....?...머리가 좀..아파서.... "
" 전화는- 전화는 왜 안받어? "
" ......전화..했었어..?...
미안..2층에서 자버려서...전화 소리를 못들었어... "
전화를 했었나.........?
연락이 안되서 내가 걱정되서......
찾아온건가......?...
거칠게 몰아쉬던 숨소리가 고르게 뱉어질때까지-
뚫어져라 나를 바라보고 있는 녀석.
" ....나 괜찮으니까..학교 가야지.... "
" 약속해. "
" 응? 뭘? "
" ..........사라지지 않는다고-
아무 말 없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
" 응. 당연하지-
내가 갈곳이 어디있다고 가겠니? 생각을 해봐- "
" .........믿는다..... "
" 응- 믿어. 믿어. 얼른 가- 반태원...
난 아픈거 거의 다 나아서
내일 학교 갈수 있을꺼 같다고 전해줘- "
싱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줬다...
뭔가가 불안한지- 계속 뒤를 돌아보는 녀석...
녀석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손을 흔들고는 문단속을 다시 하고-
쇼파에 앉아서 접시에 손에 들린 빵조각을 내려두고-
길고도 깊은 한숨을 쉬었다..
" ..............미안....해....
....약속....못...지켜서....미안해.... "
또르르-
..........너를 위한 눈물 방울..
+
녀석이 돌아가고 난 후-
한참 뒤 걸려온 은비의 전화...
- 전화 안받아서 얼마나 놀랐는줄 알어?!
" 어- 미안해, 2층에 올라가서 잤거든- "
- 2층? 왜?
" 어- 그냥- 우리 집에 이렇게 방이 많은데-
내 방도 지겹고 해서-
방을 바꿔볼까 생각중이야-
한번씩 다 지내보고 제일 편안한 방 내방 하려고- "
- 하여든 기집애- 성격 하나 특이해..
" 헤에- 아침에 머리가 좀 아팠는데-
이제 정말 괜찮아진거 같아,
역시 나는 튼튼해. 그렇지?! "
- 내일은 꼭 학교 나오는거지?!
" 그럼!! 맛있는거 사가지고 갈게- "
은비에게도 해선 안될 거짓말을 해버렸다...
........마지막 가는 날...
얘들에게 안좋은 기억들만 심어주고 가는 거 같아..
마음이 아팠지만....
어쩔수 없었다..
나는......
내 자신에게 져버린 패배자니까.........
+
그렇게 시작된 또 다른 아침-
.............10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나는 두시간 전인 지금 밖으로 나왔다,
혹시-
녀석들이 찾아올까 두려웠기때문이 아닐까....?...
" ........공항이요- "
택시를 올라타고-, 학교 앞을 지나면서-
교문앞에 서성이는 은비와 경원이를 보고야 말았다,
" 미안- 행복해야 해. "
애써 알아볼까 고개를 돌렸고-
그렇게 택시는 다시 빠르게 학교 앞을 지나쳐갔다-
두 눈을 꼭 감고-
한참을 달렸다.
공항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한시간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간이 있었다,
짐을 안으로 들여보내두고-
출국 준비를 마치고 난 후-
핸드폰을 만지작대는 내 손길,
전원이 꺼 있던 핸드폰의 전원을 다시 켜고-
은비의 번호를 누르고 있었다....
- 여보세요- 월향아?
[ 81 Round ]
- 여보세요- 월향아?
기다렸다는 듯-
내 이름을 불러주는 은비의 목소리에-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 지은비- 너 내 전화 기다리고 있었구나? "
- 장난해? 지금? 오늘은 또 왜 안오는데?
" ..............나...공항이야... "
- 뭐? 공항?
" 나 그제 휴학계 내고- 미국으로 건너가는거야,
말 안해서 미안.... "
- 설월향.
" .....다 비밀로 하고, 가고 싶었는데-
니가 나 기다릴까봐.... "
- 너...
" .....반태원.....바꿔줄래? "
은비의 한숨소리와 동시에-
핸드폰이 반태원에게로 넘어간 듯 싶다..
아무 말도 없는 걸 보아하니-
" .......반태원-.. "
- ...
" ......태원아-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말없이 떠나려고 했는데-
이렇게 말하고 간다... "
- 설월향..
" ......있지....지금와서 너한테 말하는 비밀인데-
나 좋아하는 사람한테 채였다고 했잖아,
지금와서 생각해보니까....
사실- 내가 찬거 같아,
차인게 아니라- 바보같이... "
- 얼른 학교 나와.
" 태원아. "
- 약속 했잖아! 학교에 온다고..
" .........태원아- 나 너 좋아해.. "
- ......
" .......좋아했어...아주..많이... "
- ..............다시.......와...
" ........미안... "
- 다시 내 앞에 와서 말해주면...
" .....지금 니 여자친구랑 행복했으면....좋겠다....
안녕. "
탁-
플립을 닫아버리고는 배터리를 분리시키고-
주머니 안으로 반 신경질적으로 집어넣고는-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한발- 한발-
내 딛는 내 발걸음.
" ............안...녕... "
그렇게 나는 비행기에 올랐고-
그렇게 나는- 녀석들에게서 멀어졌다...
+
- 반태원 시 점 -
" 뭐? 공항? "
지은비의 입에서 나온 공항이라는 말에-
아닐꺼라고 믿어야 했다.
아직 눈감으면 생생하게 보이는 걸.
갈곳이 어딨냐며-
학교 나온다고 웃으면서 말하던-
월향이의 모습이 눈에 선한걸.
" ......전화....바꿔달래.. "
지은비가 건내는 핸드폰을 들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아무 말 하지 않고 있을 때-
내 이름을 천천히 불러주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 설월향이 있었다.
- ......태원아-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말없이 떠나려고 했는데-
이렇게 말하고 간다...
" 설월향.. "
- ......있지....지금와서 너한테 말하는 비밀인데-
나 좋아하는 사람한테 채였다고 했잖아,
지금와서 생각해보니까....
사실- 내가 찬거 같아,
차인게 아니라- 바보같이...
" 얼른 학교 나와. "
- 태원아.
설득하려 듯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녀석-
" 약속했잖아! 학교에 온다고.. "
- .........태원아- 나 너 좋아해..
거짓말........
...같은 녀석의 목소리..
" ...... "
- .......좋아했어...아주..많이...
" ..............다시.......와... "
- ........미안...
" 다시 내 앞에 와서 말해주면... "
- .....지금 니 여자친구랑 행복했으면....좋겠다....
안녕.
그게 끝이었다.
..........녀석이 좋아하던 놈....
그렇게 신경 쓰이던 놈이...
....나였다.....
" ......설월향,
다시....돌아와서 내 앞에서 말해주면..
안아줄께.....
...다시...와.... "
이미 끊겨진 핸드폰에 대고-
혼자 말을 하는 나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지은비.
" ...........다시.....와.
......월향아..... "
바보같이-........
우리는 서로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고,
아파했는데-
그게 아니라- 우리는 서로를 먼저 버리고는-
먼저 돌아서고는 그렇게 바보같이 생각하고 있었던거야.
.........보고싶은데-....
................사랑하는데....
[ 82 Round ]
= 지은비 시 점 =
월향이가 떠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그 얼마 지나가지 않은 시간동안 많은것들이 변해가고 있었다.
" 경원아. "
" 응? "
" ....오늘도 안올려나...? "
" ..그러게.... "
몇 일째 비어있는 반태원의 빈자리.
....월향이가 떠난 이유가 자신 때문이라며-
힘들어하던 반태원녀석이 학교에 나오지 않은지-
오늘로써 3일째 되는 날이었다.
" ....자- 다들 자리에 앉아라, "
선생님의 등장으로 인해-
조용해진 교실에 울리는 선생님의 목소리.
" 설월향은 미국에 있는 학교로 교환학생으로 처리했다,
잘 지내고 있다고 연락왔으니 걱정하지말고- "
교환학생.......
잘 지내고 있다는 말에 녀석들의 표정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걸 느낄수 있었다.
경원이의 얼굴에서도 보이는 웃음-
....나도 웃음이 나야 정상인데- 그래야 되는건데-...
웃음이 나지 않는건- 경원이의 얼굴에-
눈에 아직 월향이가 전부인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미워할수 없는 경원이와 월향이이기 때문에-
" ......그리고 반태원은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니까- 한번씩 가보도록. "
........금새-
들려오는 반태원의 소식에- 또 바뀐 녀석들의 표정.
병원에...입원을 했다고?...
+
" 안녕하세요. "
" 니들 왔구나.. "
" 태원이는요? "
" 속 버려서 그런거지 뭐.....녀석.....잘 부탁한다... "
" ...네... "
녀석들이 병실 안으로 들어서고-
경원이를 따라 들어서려는 나의 손을 잡는-
반태원 어머니....
" 월향인.... "
" 월향이는 가족들 있는 미국에서 잘 지낸대요.
교환학생처러되서 학교도 다니고 있구요. "
" 그래? "
" .....아주머니- 월향이 미워하시는거 아니죠?
반태원 저렇게 돼서 월향이 미워하시는거- "
" ....아니지.....월향인...
..내 딸이나 마찬가지인걸.. "
언젠가 경원이네 어머니에게서도 이런 말을 들은적이 있었다.
내 자식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었다.
그땐 그 말 하나가 너무 부러웠는데...
" ...월향이 말이예요. 어머니...태원이 좋아해요. "
" 뭐라고? "
" 그러니까요. 어머니....
월향인 그렇게 모질지 않으니까- 꼭...돌아올꺼예요. 꼭.. "
어머니에게 말을 하고는-
병실을 기웃거리다- 그냥 돌아섰다.
오늘은- 그냥 혼자이고 싶었다..
+
회상..
" 지은비- 너, 나 좋아하지? "
월향이가 병원에 입원을 했던 - 날..
울면서 집으로 돌아가던 나에게 물어오는 경원이의 목소리에 한참을 망설였다.
" ...알아, 너 나 좋아한다는 거 말이야.....
그런데 진짜 나는 월향이 앞에서 내가 아니야... "
" 응? "
" 나도 해천이처럼 말없고- 정태처럼 챙겨주는거에 약간 부족하고,
그러거든...그래도 나 계속 좋아해라.. "
" ...무슨..소리야? "
" 내가 널 좋아할수 있게- 너 나 계속 좋아해....그래줄래? "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던 경원이의 모습이 아니었다.
다른 느낌의 남자인 민경원이 나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계속.....좋아해달라고....?
" ......그래..줄게... "
" 나 말이야....아주 오랫동안 좋아했던 사람 잊어야니까...
니가 많이 힘들지도 몰라..
그래도 나 좋아할수 있겠어? 안되겠으면- 지금 포기해...... "
..........나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좋아해왔었지만-
그냥 다 장난이었다.
그간 좋아한다는 감정은-
경원이의 그 말에 내 가슴이 아파오며 찡한 느낌을 받았다면-
...........정말 사랑이라 느낄수 있었다..
" .......나..너 계속 좋아할래... "
" .....그럼- 사귀자....월향이 깨어나고- 퇴원하면-
그때까진 너나, 나나 정신없을테니까- 그러자... "
" 어.....기다릴게. "
친구가 아프다는 거에 대한 느낌을 모두 날려버렸다.
뒤 돌아 가는 경원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너무 행복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변하는 경원이를 느끼고는 있었지만-
정말 자신있다고 매일밤 자신했었지만-
요새 들어 그때 그 일이 자꾸 떠올라 힘들어진다.
......계속 좋아해달라는 경원이의 말..
그리고 지쳐버린 나의 사랑의 눈물.....
[ 83 Round ]
교환학생으로 보내는 시간동안 나는 웃을수 있었다.
매일 비향이와 미향이의 손을 잡고 길을 걸으며- 웃을수 있다는 사실에-
눈물따위는 멀리 집어 던져버린지 오래였고-
매일 아침 볼수 있는 엄마 아빠의 모습만으로도
나의 빈자리가 반쯤은 체워졌기 때문에-
" 누나- "
" 어- 금방 나갈게- "
매일 아침-
나를 부르는 목소리들도 많고-
.......하지만-
가끔 까만 밤 하늘을 바라보면-
녀석이 생각난다는 것.
녀석들이 떠올라 조금은 가슴이 아프다는 것-
눈물 흘릴 만큼- 그리워진다는 것-
.......가끔씩 날 괴롭히는 그런 것들을 제외한다면-
좋은 나날들이었다.
외국 친구들도 많이 사귀어서-
이제 영어에도 익숙해지는 생활들.
" 엄마? "
" 월향아- "
" 왜 나와 있어? "
이제 제법 쌀쌀한 날씨-
내 손을 꼭 잡아주는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면서도 싱긋- 웃을수 있는 나..
비겁하게 도망쳤지만-
이런 내 모습이 싫었지만-
웃을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뻤다.
단, 그거 하나만 만족스러웠다.
" 이제 방학도 했고, 한국에 다녀오지 않을래? "
" ..엄마... "
" ....은비랑은 통화는 하니? "
" ......아니요.... "
은비의 목소리를 들은지도 이제 5개월째로 넘어들고 있었다.
한국은 눈이 내리는 겨울이겠거니-
" 월향아, 그 교환학생- "
" 한학기 더 다니고 싶어요. 그러면 안되요? "
한 학기 더 다니겠다고 신청 할 마음을 먹었었는데-
...왠지 오늘따라 엄마의 얼굴이 좋지 못했다...
" .....내일...지연이가........온다더구나... "
" ....지연아줌마가요? "
" 그래. 지금쯤 비행기 안에 있겠구나,
널 만나러 오신다더구나... "
" .....네.. "
" 들어가서 쉬어라. "
지연아주머니가 오신다는 말만 건내시고는-
홀로이 들어가버리시는 어머니의 모습.
" 후- "
나의 핑크룸에 들어서-
푹신한 침대에 몸을 눕혔을 때-
옷도 갈아입지 않고- 이불안으로 쏘옥- 숨어버리는 나였다..
이불안에서 살짝 미소지으며 눈을 떳을 때
....나를 바라보고 있는 작은 남자 아이-
" ..........남자....아이...?... "
천천히 눈을 감았을 때-
바보처럼 머릿속을 스치는-
.......울어버리는 나와-
내 목소리에 우르르 등장하는 꼬마셋..
그리고 아주머니들..
엄마 품에 안겨-
혼나는 남자아이를 바라보며 있는 내 모습-
그리고-
녀석에게 뭔가를 내미는 나...
" 뭐야? 병주고 약주는거냐?-_-^ "
뭔가가 불만이라던- 꼬마아이....
" ......병? 이거 약 아닌데- 쪼꼬렛인데.....^-^ "
그리고 정말 바보처럼 베시시 웃어버리는 나....
" 나는 설월향이라고 해.^-^ 친구할래? "
" ......나는...반태원... "
눈을 번쩍 떴다.
환하게 웃고 있는 반태원의 얼굴이...
형상이 눈앞에 그려지고...
놀라서 일어섰을 땐...
내 몸을 감싸고 있는 분홍색 이불만이 있을뿐이고-
반태원은 보이지 않았다...
" ..........그래......그랬어... "
우리는 11년전에 만난적이 있어.....
분홍색...그 방에서...
...라고 말을 하던 반태원 녀석의 말들과-
언젠가 반태원의 액자 속에서 봤던 사진....
내가 기억하지 못했던-
그 무엇인가를- 알아버린 나였다..
가방을 뒤척이며-
핸드폰을 찾아내고-
오랜만에 눌러보는 은비의 핸드폰 번호를 누르고 있었다...
시끄럽게 들리는 컬러링의 끝에-
들리는 은비의 목소리..
- 네, 여보세요..
기운없게 들리는 은비의 목소리....
" .......은비야...나야.... "
- 월향이?....월향아!
" 응. 나 월향이...잘...지내고 있지?.. "
- 응...
" .....녀석들도 잘.....지내지..? "
대답이 있어야 할 은비는 대답이 없었다...
[ 84 Round ]
" ...은비야.. "
- 경원이는 잘 지내, 비교적으로 정태도 잘 지내고-
해천이야...원래 잘 들어내지 않으니까- 항상 같지 뭐......
.....녀석들....
잘 지내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때쯤- 잊혀진게 있었다..
...반태원....
그 녀석은 잘 지내고 있는건지...
" .....태원이는?......반태원은...?... "
- 그 녀석-...?...
안쓰러워서 못보겠다...?....
가끔 싸움도 하는거같고....
" 싸...움...? "
- 전보다 더 차가워져버렸어.
곽혜미랑은 너 떠난 날 바로 깨고-
여자는 거들떠도 안봐.
난 잘 지내고 있는데-
.........넌 왜 그렇게 지내는 건데....
떠나준 나는 잘 지내는데-
남겨진 너는 보란 듯이 잘 지내야지..왜 그러는건데.....
" 그래. 은비야.... "
- 다음달에 난이언니 은현선배님...
다른 선배님들도...다...졸업하는 거 알지?
난이언니가 너 말없이 그냥 가서- 많이 서운해 했어,
은현선배님이야 말은 안해도- 힘드셨고...
" .....그래, 다음에 연락 또 할게... "
- 월향아..
" 끊을게.. "
힘없이 플립을 내렸다.
닫혀진 플립을 꼭....두 손에 쥐었다..
그리고 한참을 망설이던- 나는- 다시 플립을 열었고-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녀석의 번호를 누르고 있었다...
/ 사랑을 했잖아. 나를 떠나가도- 너를 또 다시 안아줄수 없다해도.. /
내가 자주듣던 노래를 컬러링으로 설정해놓은 듯-..
한참을 받지 않는 녀석의 핸드폰에 희망을 잃고 끊으려 했을 때-
힘없이 들려오는- 녀석의 목소리.
- .............네....
" ........ "
반쯤 내려가고-
갈라지는 녀석의 피곤한듯한 목소리...
여기가 밤이니까- 그 곳은 아침일텐데-
- ...............말....해......
" ........ "
- .........목소리 안들려줄꺼니......
나..많이 기다렸는데...월향아....
알고 있었다....
내 전화인지- 녀석은 알고 있었다....
전보다 더 부드럽고 애뜻하게 불러주는 내 이름...
" .......태원아.... "
- ....보고싶다.......
" .........나....잘...지내..고 있어..... "
- ......다행이네....잘...지낸다니...
" ....너도......잘 지냈으면 좋겠어..... "
- .........있잖아, 나 너 만나러 거기 가면- 너 나 만나줄래?
한번만- 안아볼수 있게 나 만나줄래?......
흐느낌....
.........녀석의 목소리....
" ...태원아... "
- 그래..알았어.....잊을께.....다..잊을게.....
" 끊을게... "
오랜만에 듣는 녀석의 목소리가 너무 아파서-
나도 그 녀석도 너무 아파서-
잊는다는 그 말이 너무 아파서- 나도 그 녀석도 너무 아파서-
+
" ....아주머니.. "
" 오랜만이다. 월향아......^-^... "
웃어주시는 아주머니도 많이 야위신 듯 보였다.
......아마- 녀석 때문이겠지......
" ........아줌마가 월향이 데리러 왔는데.. "
" 네? "
" ........아줌마가...월향이...데리고 다시 돌아가고 싶어서.... "
아무 말 못하는 나의 손을 꼭- 잡아주는 아주머니.
눈에 눈물이 글썽인체-
나를 바라보며 웃으시는 아주머니 눈동자 안에-
이미- 반쯤 폐인이 되어 버렸을 녀석의 모습이-
.....한아름 보였다.
" .......아줌마.. "
" .....가서- 우리 태원이 얼굴 한번만 보여주고라도..오자.... "
녀석- 얼굴을 한번 보고나면-
더 힘들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버텨온거였다.
녀석- 목소리 한번 들으면-
당장 달려갈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버텨온거였다.
하지만- 아주머니 눈속에 반태원 녀석이-
귓가에 울리던 반태원 녀석의 목소리가-
나를 뒤 흔들고 있었다..
/ 한번만- 안아볼수 있게 나 만나줄래?...... /
[ 85 Round ]
얼마만에 밟아보는 한국 땅일까?
다신- 오지 않을꺼라고 학교에 대고 맹세를 했건만-
한학기만 더, 한학기만 더-
그런 변명으로 계속 미국에 머무르려 했지만,
" 우리 집으로 가자... "
" 예. "
지금 내 손을 꼭 잡아주시는 아주머니에게 져버렸다.
솔직히- 내 자신도 녀석이 그리웠으면서…
+
늦은 밤-
돌아오지 않는 녀석을 마중 나간다는 아주머니
대신- 문 앞에 앉아있는 나였다.
지금 내가 잘 하는 짓인지- 생각을 하면서...
바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아직 녀석들에게 전화도 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은비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 은비야. 나야. "
- 엉- 월향아...
" ........나 잠깐 한국에 나왔어.. "
- 뭐?! 언제?!
" 오늘- 우리 내일 만나자...
....보고싶다... "
모든걸 잠시 미뤄둔체-
미소를 지으며 통화를 하는 내 귓가에 들리는 목소리.
흐느낌에 묻힌 노래소리.
" 이대로- 끝내 모르는체-
서로 가슴에 남긴체 더 멀어져도-
이 세상이 끝날때까지...
후회는 없어- 잊을수 없어- "
" 은비야, 내일 만나자. 끊을게..미안. "
급하게 플립을 닫고는 벽에 기대어 섰을 때-
집 앞까지 비틀대며 걸어오는 반태원의 모습이 보였다..
" ........영원히 혼자도- 널 사랑할 나니까- "
벨을 누르려다- 멈칫 하는 녀석-
멍하니 한참을 서서- 중얼거리다- 하늘을 바라보는 녀석...
" ......설월향........ "
" ......왜....?.... "
" .....보고...싶다....? "
" ....나도.... "
" ....니 목소리가 들려......
이제 진짜 미쳤나보다...그렇지...? "
" .......나도...
...니가 보여..... "
멈칫- 하는 녀석의 행동.....
그리고 살며시 뒤를 돌아보는 녀석....
반쯤 풀려버린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는...녀석..
" 오랜만이야. 반태원.. "
내게 천천히 손을 내미는 반태원이었다....
조금은 망설이던 내 작은 손이
녀석의 차갑게 얼어버린 손을 잡았을 때-
나를 잡아 당겨 품에 안아버리는.
......녀석...
" .......보고싶었어.... "
+
문을 열었을 때-
깔끔한 베이지색 정장차림의 녀석이 보였다..
나를 바라보며 싱긋-
웃어버리는 반태원의 모습이-
아주머니를 안심시켜주는 듯 했다..
" 다녀오겠습니다. "
" 그래. 일찍 오고... "
" 예. 아주머니... "
" 다녀올께요. "
내 손을 잡아 당기며- 밖으로 나가는 녀석....
아무 말 없이- 우리는 손만 잡고- 길을 걸었다...
어색하게 상당히 많이 떨어진체로- 서로 앞만 바라보고 걸었다....
멀리- 은비를 만나기로 한 곳에-
은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 설월향! "
" 은비야- "
살짝- 놓아주는 반태원의 손...
그리고 달려가 은비에게로 안겼을 때
나를 꼭 안아주는 은비였다.
야윈 은비의 모습도 눈에 훤하게 들어왔고,
같이 있을꺼라고 생각했던 경원이는 보이지 않았다..
" 경원이는? "
" 어? 어......올꺼야......아직..안왔어. "
" .......무슨..일..있어? "
" .....어.....경원이....아니다...
경원이가 너 많이 보고싶어 할꺼야....^-^... "
은비와 나란히 손을 잡고 있는 나....
그런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반태원이었다...
Trr Trrrrr
" 네-. 반태원입니......경원아.....? "
굳어가는 반태원의 모습-
............빠르게 플립을 닫고서 나를 바라보다 내게 다가와선-
목에 걸린 목걸이를 풀어선-
내 목에 걸어주는....반태원의 알 수 없는 행동.
" ...니가 생각나서 산거였어, 집에 가있어. "
" .......경원이...무슨..일..있니..? "
" ..............집에 가 있어..알았지? "
어디론가 급히 달려가는
녀석의 뒷모습........
[ 86 Round ]
금새-
없어진 녀석의 모습을 바라보다 그만 가자며-
은비를 돌아봤을 때-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은비를...
...보게 됐다...
" 은..비야.. "
" .....경원이한테 무슨 일 있는건 아니겠지? 그렇지?! "
" 무슨 일은- 괜찮을꺼야. 왜그래?.. "
" ..........월향아.....나...경원이랑 헤어졌어.... "
" 뭐? "
" .....경원이.......
어떻게.....어떻게..하지....... "
뚝뚝- 눈물을 떨어트리는 은비를 토닥일 수밖에 없었다.
괜찮을 꺼라고-
꼭 경원이 웃는 얼굴로 나타날 꺼라고-
그렇게 위로를 해 줄 수밖에-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
은비를 집에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길목…
우리 집이 아닌,
반태원네 집으로 가는 길목에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 둘이...왜 헤어졌을까...?.... "
혹시-
나 때문은 아닐까......?....
" 후-... "
길을 걸어가는 나의 앞에 나타나는 검은 그림자...
고개를 들었을 땐-
상당히 오랜만에 보는 곽혜미가 나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 .......오랜만이야- 설월향. "
" 그래, 오랜만이다...비켜줄래?.... "
" 결국- 돌아왔네.. "
" ..........뭐...?... "
" 결국- 네 년이 돌아오고,
반태원은 다시 제 자리를 찾고-
나만 병신 된 이 시점- 어떻게 생각해? "
차갑게 나를 노려보며- 말을 하는 곽혜미...
.........한숨 절로 나오는 말을 해 대는....
" .....난 돌아오지 않았어. 3일후에 다시 미국으로 간다고... "
" 3일후에 넌 미국으로 건너가지 못해. "
" 뭐? "
" ........그 녀석이 잡을테니까... "
입술을 지긋히 깨물며-
떨리는 목소리로말을 하는 곽혜미...
....녀석이....
아니- 녀석들이 다 같이 잡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또 한번-
머릿속 회로가 뒤집어지고 있었다..
" ....돌아갈꺼야, 그러니까- "
짜 - 악...
순식간에 돌아간 내 얼굴이었고,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이제 됐지?....비켜줄래? "
" ....훗- "
비웃음 섞인 말투로- 웃는 곽혜미였고,
순간 세네명의 덩치 큰 남자들이 속속- 나와 나를 둘러 쌓았다.
" 얘예요. 선배- 예쁘죠? "
" ...훗- 안녕? 아가씨.. "
선배....라는 말에 놀라 곽혜미를 봤을 땐-
잔인하게...곽혜미는 잔인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 ......가요- "
순간- 내게 날라오는 주먹에 못이겨-
정신을 잃은 듯 했고,
누군가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을 때엔-
........눈 앞에 보이는 녀석들......
그리고- 옆에 은비..
" ..........정..정신 들어?... "
" 은..비야... "
" ............훗- 깼네- 선배 얘 눈 떴는데요?- "
걸어가버리는 곽혜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내게 낮은 목소리로 말을 하는 은비...
" 반태원한테 차이고, 바로 전학갔어.
그리고 그 학교에서 알아주는 선배랑 사귀는중이고... "
" 차이긴 누가 차여? 웃겨- "
짜 - 악.
은비가 힘에 못이겨 넘어지는 걸 받으려 했던 나는-
다른 남자아이에게 끌려갔고-
은비마저- 다른 남자아이의 손에 의해-
앞쪽으로 끌려갔다.
그런 우리를 만족스럽다는 눈빛으로 보고는-
크게 녀석들의 이름을 부르는 우두머리로 보이는 놈...
" 반태원- 잠시- 여길 봐주지? "
앞을 막고 있던 한 놈에게 주먹을 날리고는
우리 쪽을 바라보는..
반태원, 그리고 다른 녀석들-
.........놀라는 듯한 녀석들의 눈빛에-
하나 둘, 쓰러진 놈들이 일어서기 시작했고-
입가에 피를 닦아내며- 날 바라보는 경원이..
" ........경원아... "
" ...................씨발- 걔는 왜 데리고 왔어?! "
반태원의 목소리가 아닌- 민경원의 목소리-
은비의 머리를 만지작대며- 목선으로 손을 움직이는 녀석의 행동에-
움찔거리며 피해보려고 하는 은비였지만.
....어쩔수 없었다...
" .......훗- 재미있겠지?......
......다시 시작해보자고- "
[ 87 Round ]
" 손 대기만 해..... "
" 그 녀석들이나 처리하시지- "
어느새
다시 녀석들에게 덤빌 기세를 보이는
스무명정도 되보이는 사내들.
두 주먹을 꽉 쥐고 있는 녀석들이었지만,
입을 굳게 담은체 고개를 돌려버리는 녀석들이었다..
하나- 둘 덤비기 시작하는 사내들에게
방어조차 재대로 하지 못하는 녀석들....
한 대가 두 대가 되고,
두 대가 세대가 되고-
" ......민경원!...경원아!! "
달려가려는 은비의 팔을 잡고 있는 다른 사내들...
바보같은-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지 못해,
두 눈을 감았고...
" ......갚아야겠어- 저 녀석에게 받은 상처- 되 갚아야겠어. "
곽혜미의 목소리에 눈을 떳을 땐-
나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을 하고 있었다.
상처받은 눈빛을 하고는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동정심이 든다면-
나는 진짜 바보, 천치, 머저리일테지만......
.........나는 동정심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지 못한 많은 사랑과-
받지 말아야 할 상처를 받은...
" .........어떻게 하면 돼... "
" 뭐? "
" ....어떻게 하면- 녀석들 놔줄래?
내가....사라져주면 돼? 그러면 돼? "
" 월향아... "
내 이름을 천천히 부르는 은비의 목소리도-
필요 없었다...
내 자신에게 이기지 못한 비겁한 나......
" .........망가져주면 돼, 니가. "
" 뭐? "
" 니가 망가지면- 반태원 뿐만 아니라,
녀석들이 다 망가질테고- 내가 바라는게 되겠네- "
" ...........그거면 되니?... "
" 훗- 쉽지 않을걸- 상대를 하려면-
적어도 다섯명은 해야하지 않을까?
하긴- 지은비도 있지- 나눠서 하면 반반이겠네? 훗- "
..........말뜻을 너무나 잘 알아버렸다.
내가 망가지는 방법을 잔인하게
잘 알려주고 있는 곽혜미의 뺨을- 치고 싶었지만,
......그런 배짱도 없는 년이 나라는 여자였다..
" .......은비는 놔줘....나만 있으면 되는거 아니야? "
" 이 상황에서도 친구는 챙긴다......?...이건가...? "
" ......녀석들도- 은비도 놔주는거지?... "
" ........그러지.. "
" 월향아! 그러지마! 그러면 안돼!! "
.........은비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고-
나는 눈을 감았다..
감은 눈의 눈썹이 촉촉이 젖어버릴때쯤-
들리는......외침..
" ........설월향! "
................눈을 떳을 때는-
어느새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있는- 반태원.
...그리고 다른 녀석들..
" .............사랑해........ "
...사랑한다는 그 말에-
내 뒤를 지키고 있던 사내의 웃음소리가 들렸고-
곽혜미의 얼굴이 더 굳어짐을 느꼈다...
" ............고마워..... "
녀석이 듣지 못하는 목소리로
대답을 하는 나를 바라보는-
.....곽혜미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가늘게 떨리는 눈으로 뭐라 말을 하려다-
뒤를 돌아선- 사내들의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
" ........그만-.. "
" ..혜미야. "
" ..........선배- 얘가 선배랑 놀아주겠다는데요? "
쿨럭- 거리는 녀석들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 향했고-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순간일꺼라고-
단, 그 순간일꺼라고.....믿었다....
" ................설월향! "
얼굴 한번 재대로 보지 못한 정태녀석의 목소리-
또 짜증내려는듯한 정태녀석의 목소리에- 웃음이 나왔다...
" ....하아-, 미안....정태야... "
" ...월향아........ "
선명하게 들려오는 해천이의 작은 목소리.........
" .......녀석들을 놨으면, 은비도 놔줘야지.... "
" 아- 그래, 훗- "
은비의 팔을 잡고 있던 사내들이 은비를 놔주었고-
경원이를 바라보고 있던 은비는-
곧바로 녀석들에게 달려갔다.
" .........됐지? "
" ...그래....
.....그래, 됐네... "
" .....훗- "
녀석들에게서-
은비에게서 뒤 돌아 발걸음을 떼려고 했을 때,
요란스럽게 들리는 소리에
잠시 뒤를 돌아봤을 때-
...........나를 부르는 목소리..
" 월향아- "
[ 88 Round ]
" 월향아- "
........이 목소리....
몇 대의 오토바이에서 내리는 몇 명의 인원들....
" ........난이...언니....?... "
나를 보며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난이언니의 모습-
......그리고 당황한 듯한 곽혜미와
그의 일당들....
" ........훗- 너무 늦었나...? "
" 딱 맞춰서 온 거 같은데- 안 그러냐? 해천아- "
" ........쿨럭- 선배- "
해천이에게 손을 내미는 이규...선배님...
선배의 손을 잡고 일어서는 해천이....녀석....
" 곽혜미- 학교 떠났으면 됐지,
뒤에서 참 더러운 짓 많이 하고 다니는구나..? "
" ......난이....선배.. "
" 내가 아직 니 선배로는 보이나보지? 곽혜미...? "
녀석들을 일으키고 있는 선배들을 뒤로하고-
곽혜미에게 다가오는 난이언니의 발걸음-
내 손목을 잡고 있는.....
..곽혜미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 월향이한테 무슨 일 생겼으면-
넌 아마 내 손에 죽었겠지만-
..........내가 아닌, 얘는 니가 지금 그러고 있는 것만으로-
죽이려 들겠다...그렇지?... "
" ...무..무슨 소리예요? "
....또 다시 들리는 오토바이 소리-
서둘러 고개를 돌렸을 때-
눈앞에 보이는 두 사람.....
오토바이에서 내려- 헬멧을 벗는 사람...
" ........다은...선배님... "
" 선배님..... "
프랑스에 있을꺼 같던- 아니,
있어야 하는 하다은.....선배님....
헬멧을 바닥에 던지며- 내게 다가오는....
" .....장준혁- 오랜만이다..? "
" 하다은... "
" .....변한게 하나도 없구나,
더 더러워지는 거 같은 느낌이 드네..? "
" 닥쳐- "
" .........후- 그나저나, 동생은 좀 놔주지? "
" 우리는 조건대로 행동할 뿐이다.
얘가 먼저 한다고 한거니... "
" 그래. 그럼 그 조건 미루면 되겠네-
다시 시작하지, 뭐.. "
" 하다은- "
" ........월향이는 잠시 보류-.
만약- 우리가 지면- 내가 너한테 가지... "
" ....뭐? "
" 장준혁, 니가 원하는 거- 나 아니었어?
3년 동안- 나였잖아..어때? 해볼만하지 않나..? "
.......다은선배의 조건-
....한참 다은선배를 바라보다-
피식- 웃어버리며.....말을 하는.....
" ..........강은현- 오랜만이다. "
" 그래. 별로 보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야.... "
진심인듯한 말....
세 사람의 사이도 별로 좋지 못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말들...
" ......좋아, 시작하지. "
" .....월향이는- 곽혜미에게 맡기고- 너도 덤비시지? "
은현선배님의 말에-
비웃음을 보이며-
굳어지는 시선.
그리고 내게서 멀어지며-
은현선배님에게 다가가는 발걸음....
" .........시작... "
은현선배님에게 주먹을 날리며 흘린 말 하나에-
다시 뒤 섞여지는 사람들이었고-
난이언니의 손에 의해- 내 쪽으로 오게 된 은비...
" 월향아! "
" .......경원이는? 괜찮아? "
" 응..괜찮아.... "
" ......경원이 말이야, 왜 헤어졌어...? "
" .......어?..... "
" .......나 때문이니? 너도...나 때문이니...? "
" ....아니- 내가 힘들어서.. "
" ..........나 때문이네....
다..나 때문이네..... "
" 곽혜미. "
놀란듯한 곽혜미에게 다가오는 다은선배님-
내 손을 살그머니 놓고는 고개 숙여버리는 곽혜미였다.
" .........너나, 장준혁이나
같은 동급의 인간이야. 아니? "
" ....선..배.. "
" .......너희 둘 다- 사랑을 모르기 때문에,
사랑을 받지 못하는 거야.
사랑은-
자신의 행복보다 상대방의 행복을 빌어주는게 사랑이거든.....
자신을 버리고 상대방을 지키려는 월향이처럼- "
다은선배님의 말 하나하나에-
곽혜미의 손에 들어간 힘이 풀려나기 시작했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곽혜미의 눈물....
" ........그런거 몰라요....난... "
" ........모르지, 모르니까 배워....
배우지 않는 이상은-
.......너희 둘은 세상 그 어떤것에게도-
어떤 누구에게도 사랑을 받을자격이 없는거니까....... "
[ 89 Round ]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거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내 시선은- 녀석들에게 향하고 있었다....
난 사랑을 잘 몰랐었는데-
...........나도 사랑받을 자격이 없었는데-...
그런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준.....저 녀석들......
" ......훗- 웬만하면- 월향아-
우리 진혁이도 한번은 봐줘라.... "
" .......네? "
" 진혁이를 만나고 있었어-
그런데, 진혁이 후배가 갑자기 와서는- 상고 놈들이-
우리 학교 얘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는거야,
거기까지만해도- 관심없었는데-
그 후배놈이 뭐라고 했는지 아니? "
" .........아니요.... "
" .....진혁선배님이 가지고 있던
그 사진속 여자로 데리고 가던데요-
그러는거야- "
" ....... "
" 진혁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길래-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녀석이 그러더라.....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여자 사진은- 니 사진뿐이라고...
....그러잖아...
아닐꺼라고 말했는데-
저 녀석 고집이 얼마나 쎈지- 당장 달려왔지-
훗- 안 왔으면 큰일날 뻔 했네..그렇지?....^-^... "
.......두진혁.......선배.....
나는-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
그 많은 사랑들을 받으면서도 혼자 부족하다 생각해며-
또 다른 사랑을 원하는 바보같은 여자.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만 주는-
그런.....여자.....
" ..........하.... "
짧고도 긴 한숨과 함께-
스르륵- 자리에 앉아버렸다.
그런 나를 보고 놀란듯한 은비....
" 월향아.. "
" 괜찮아.........
........괜찮아.....
괜찬........ "
+
- 지은비 시점-
정신을 잃어버리는 월향이를 깨워보려 했지만-
몸에 오르는 높은 열.....
가파르게 쉬고 있는 월향이의 숨소리에-
겁부터 나버렸다...
" 월향아, 설월향! "
침착하게 월향이를 불러보는- 다은언니였지만,
대답조차 하지 못하는 월향이는 그저- 정신을 놓아갈 뿐이었다..
다 끝나버린 싸움-
.........지금 서 있는 건- 녀석들과 선배들이었다.
...무슨 말을 하는건지-
확실하지 않은 목소리 도중...
나를 바라보는 경원이였고-
" ..........월향아....! "
거칠게 흔드는 다은선배님의 손짓과- 목소리.
그리고- 달려오는 녀석들........
..........................
월향이가 입원해 있었던 병원...
반태원의 품에 있는 월향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힘에 겨워지는 것만 같았다.
중환자실로 들어가버리는 빠른 발걸음-
그리고 남은 우리는..
......그 앞을 맴돌뿐이었다...
" 후.. "
병원 복도의 벽을 내리치는 정태녀석의 손길-
다들 고개 숙인체-
한숨을 내 뱉던 순간-
.........중환자실에서 빠져나오는 반태원....
" ..무..뭐래? "
" .........몰라......아직.... "
해천이의 물음에-
뭔가에 한 대 얻어맞은듯한 표정으로
주저 앉아버리는 반태원이었다.
감은 두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보고 있는 우리까지-
슬프게 만들고 있었다............
+
- 본 시점 -
" .....으..... "
정신을 차렸는데도-
눈을 뜨지 못했다....
.......양옆에서 죄어오는 두통에 신음만이 흘러 나올뿐이었다.......
" .............하.... "
점점 가빠지는 숨소리....
..........숨을 쉬지 못할 정도의 이런 느낌...
" ....아하....아하.....아하...... "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굳어버린 모든 것이..
.....................
환하게 웃고 있는 녀석들의 얼굴이 보였다....
예쁘게 웃고 있는...
은비의 얼굴도 보이고....
언제나처럼 다정하게 바라봐주는
많은 선배님들의 얼굴도 보였다...
어릴적-
나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던-
반태원의 어릴적 모습과
환하게 웃고 있는 어릴적 내 모습까지-
그려지고 있었다...
.............너무나.......
잔인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 90 Round ]
- 반태원 시점 -
선배님들을 다 돌려보내고-
한시간 가량이 지났을 때-
중환자실에서 나오시는.......정태네 아버지...
" ......가족들에게 연락해라....... "
" ..........네? "
" 뭐라고..아버지..뭐라고 하셨어요? "
" 아저씨...뭐요? "
중환자실에서 나오는 정태아버지의 말씀...
월향이네 가족들을 불러야하겠다는
불안함 말들과- 어두운 표정...
" ....니들이 모르는게 있어. "
" 그게 뭐예요? 아저씨.... 뭔데요? "
떨리는 지은비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시는 정태네 아버지였고-
그런 우리에게 달려오는 우리.....어머니..
" 현태씨! "
" 왔어..? "
" .......월향이는...? "
" ....발작....에....열병이 올라서-
숨도 재대로 쉬지도 못하고 있어,
월향이 가족은.. "
" ....불렀어......올꺼야..... "
" ........이런 말...해선 안되는데-
30%야....눈을 뜬다는 보장은.. "
" 현태씨... "
" 눈을 떠도- 일반 사람들처럼 된다는 보장도..
...해줄수 없어..미안하다... "
" ...예영이...예영인...어쩌라고... "
" .......아버지......발작...이라니요?
무슨 발작이요?! "
" 으음- "
다시 중환자실로 들어가시려는
아저씨를 잡고 물어보는 정태녀석..
그런 녀석은 말리는 해천이가 있었고,
경원이는 아무 말 하지 못하고 서 있었다..
나는-
눈물을 닦으시는 어머니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
그냥 들어가버리시는 아버님이셨고..
" .....아주머니! 아주머니는 아시죠?!
무슨 발작인데요?! 예?! "
.......정태녀석.......
" 진정해! 은정태!! "
한참을 말려야했다....
.........한참이 지난 후에-
폭풍이 지나가고 남은 빈자리처럼-
우리들은 의자에 앉고,
벽에 기대고- 허탈함을 느끼며- 서 있었다.
그런 우리에게 말을 하는...
...어머니의 목소리...
" .....월향이가 어릴적....
미국에 갔었던거......기억하지..? "
" ........네.. "
" .....세살살 때 발견 됐었다,
월향이의 심장에.....알수 없는 문제가 생기는 걸.... "
.......생소한 이야기....
어머니를 바라보는 우리들을 안쓰럽게 바라봐주시고는-
이야기를 더 해나가는 어머니...
" ......심장에 생기는 문제는 원인도-
결과도- 치료법도 알수 없었다.....
미국으로 건너갔을때도- 물론 마찬가지였지만.......
원래- 월향이 위로 천향이라는.....
오빠가 있었는데.........같은 증세였지....
발작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살수 있다는 말에 너무 안심을 했었던거야...
예영인....
월향이가 겨우 세 살 되던 해.....
발작으로 인해- 천향이를 보내고.....
월향이마저 잃을수 없던 예영인 미국으로 건너갔지...
......딱히 방법은 없었지만.....
잦은 발작들이 사라지고-
뛸수도 있게 되던- 월향이였으니까- 안심했었다..... "
월향이 위에 오빠가 있었다.....?!...
" ......발작이 일어난 상태에-
열까지 올랐다면- 위험해..
천향이도 그 날-
비를 잔뜩 맞아서-
열이 올라있었던 상태였거든.......... "
" 엄마.. "
" .......내 아들..살리자고...
월향이를 죽음으로 몰아넣은거 같아....
예영이를...어떻게 보니..... "
애써 고개를 돌리시는 어머니였고-
가만히 이야기를 들으며 울고 있는
지은비의 옆에서 안아주는..
....경원이녀석...
그리고- 눈을 감아버리는 녀석들.....
그리고-
닫혀진 병실 문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했던- 나...........
+
밤이 지나도록-
정태네 아버지는 나오실 생각을 하지 않았고-
우리는 물 한모금도 마시지 못한체-
병실 앞을 지켜야 했다......
제발-
깨어나기를 바라면서...
" 지연아!! "
" ......예영아.. "
" 월향이는? 우리 월향이는! "
" .....아직 병실에.... "
눈물 흘리시는 아주머니 옆에- 아저씨는....
슬픈 표정으로 아주머니의 손을 꼭 잡으셨다......
월향이를 부르는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중환자실 안까지 들렸는지...
정태네 아버지가 밖으로 모습을 들여냈다...
" 현태씨! 우리..우리 월향이는?! "
어머니를 진정시키고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아저씨의 물음에도-
쉽게 대답을 하시지 못하던-
정태네 아버님은 정말 잔인한 한마디를 남기시고-
안으로 들어가셨다..
" 열이 40도가 넘어가고-
숨을 고르게 쉬지 못해.
위험한 상태네....
........최선을 다해보겠지만,
큰....기대는 말게... "
[ 91 Round ] (완결편)
+ 반태원 시점 +
아주머니와 아저씨...
월향이네 부모님이 중환자실 안으로 들어가셨다....
아직도 거짓말처럼 귓가에 생생하게
울리는 정태네 아버지의 말씀..
" 오늘이- 고비네... "
.........월향이가 누운지-
삼일만에 나온 아저씨의 말...
마르지도 않았는지-
아직도 흘리는 눈물을 닦아내는 지은비...
언제나처럼-
눈을 감고 있는 해천이와...
기도를 드리고 있는......
.은정태녀석.....
그리고- 거짓말이라고...
중얼거리고 있는 제일....
병신같은.....나..
....반태원....
" ............내.....잘못이야... "
내 잘못이었다....
........이 일에 끼어들게 만드는게 아니었는데......
" 태원아.. "
" ..........어.. "
" ....월향이 말이야.... "
" ...어..... "
" ......꼭...눈 뜰꺼야.. "
" ........... "
" 아직- 그렇게- 가버릴 성격 못되잖아.
저번에도 삼일동안 누웠었잖아..
꼭- 꼭...이번에도 다시 눈뜨고 웃어줄꺼야....꼭... "
" ...그래..... "
해천이의 목소리에 살며시 미소를 지을수 있었다,
..........한번만- 다시 한번만....
그녀를 살려주십시오...
..............다시 한번만-
제가 돌려보내주십시오....
+
" 태원아. "
" 예? 어머님.. "
내 어깨에 손을 얹으시는 그녀의 어머니....
살며시 미소를 지은체 나를 바라봐주시는
그녀의 어머니였다...
" ......월향이......보고 와야지......마지막..인데.... "
" .....어머님..... "
" 예영아! "
" 여보! "
.......어머님의 말에-
어느새 달려오신 다른 아주머니들도
그리고 우리 어머니도-
그녀의 아버지도 모두 어머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나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표정은-
이미, 모든걸 체념한 듯- 싶었다.
............모든 걸...포기한 듯-
" ......우리 월향이가,
니들을 보고싶어 할테니까....
다 들어가봐야지....
......얼굴 보여줘야....목소리 들어야....
편하게 갈테니까....... "
그런 말을 하는 어머님을 다그치시는 아버님이 계셨고-
그런 모습을 차마 바라보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
" ........보내야지!..
어떻게 더 잡아!
아니, 잡을수 있으면 잡고 싶어!
그렇게 못하잖아!
하지도 못하는거 미련 갖고있으면
가는 얘만 속상해할꺼야!!
우리 월향이만 애 타는 짓이라고!!!
보내래면......편하게...보내야....
영혼이라도...편하지.... "
눈물을 흘리시는 어머님의 말을.....듣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경원이와 해천이......
" 일어나, 얼굴 보러 들어가자.. "
지은비를 일으키는 경원이가 제일 먼저-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해천이를 바라보며.....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
정작- 안에 들어가서-.
산소마스크를 쓴체로-
거친 숨을 쉬는 월향이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어-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아무 말 없이......
" .....월향아, 나 은비야.......
너 때문이..아니야....
정말 너 때문이 아니였어....
이제 경원이랑 잘 지낼께..제발...
제발...월향아......... "
눈을 감고 있는-
그녀에 앞에 무릎을 꿇어버린..
....지은비....
.......그 모습을 차마-
바라보지 못해 고개를 돌리는 민경원.....
" .......야- 너...너무 오래잔다.
저번에도 그래놓고, 병원에 안오기로 약속했다며?.
..얼른 일어나.... "
애처로운- 정태의 한마디,
한마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손을 잡는- 해천이........
" .......미안하다..월향아...... "
.......해천이의 한마디였다...
마지막...
내 차례인 듯한.....분위기....
해천이가 잡았던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내가....병신이라....
....미안하다....
..내가 병신이라....
할말이라고는 이 말뿐이었다.....
" ...............사....랑해........ "
..........마지막.....
내 한마디....
" ......사랑해.....설월향.......... "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들리는...
....소리..
삐- - - - - - - - - - - - - - - - - - - - - - - - - -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
[인기소설]
소설:●○스퀸쉽 왕자 하숙생들과의 한판승부.○● [ 61~완결 Round ]
다음검색
너무 허무하네~ㅠ.ㅜ
너무 허무하네~ㅠ.ㅜ
주,죽고 끝? ;;
이거 까망망토★˚ 님이 지으신 거구요, 인소닷가서 새싹소설1-10대 거기서 까망망토★˚ 치면 바로 나와요,^-^
그냥 눈물이 뚝뚝뚝 떨어 지네요..-0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슬퍼요 ㅠㅠ
허무하다 ㅜㅜ
죽었어? ㅜㅜ 우웡 ㅠㅠ 태빈이 나두고 ㅜㅜ (이름 맞나?) 경원이 어떻게 ㅠㅠ 해피엔딩을 원하눈데;;;; 작가 나뻐 >,<담에눈,, 다시하면 월향이 경원이랑 이어주세요 ^ㅡ^* 경원이 죠아 ♡ 애교도 대빵많아 내가 월향이 돼고싶다 ㅋ 남자복도 많아요 ㅋㅋ 소설 짱 잼나 ㅋㅋ 또이씀 또 보러가야지 ㅋ
재밌게 읽었어요// 근데 마지막이 좀 슬프게 끝나네요ㅠ
슬프다 ㅜㅜ 소름이 짝 돋는다 ㅜㅜ 암튼 재미잇어요 ♡
마지막부분이 좀... 슬프네요;;;;
이거 책으로도 나왔던데;;; 정말 재밌어요...ㅠㅠㅋ
저 완전 울었어요 ..ㅠ 정말 슬프네요 ㅠㅠ
끝부분이 너무 허무해요ㅜㅜ; 그래도 재밌고 슬프다는 ㅜㅜ ... 이거 읽으면서 너무 많이 울었어여ㅜㅜ..
http://tab.search.daum.net/dsa/search?w=cafe&q=까망망토★˚ 여기들어가서 좀만 밑으로 내리면 번외있어요 ;^^
재밋네.......;-; 슬프긴하지만..ㅜ-ㅜ...끝이아니라니까 다행..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http://cafe.daum.net/sosulnation 여기에 번외 있어요 -_ㅠ 찾느라 정말 힘듬 ㅋㅋㅋ 암튼 기뻐여 ^ ^ ㅎㅎ
http://cafe.daum.net/sosulnation 여기에 번외 있어요 -_ㅠ 찾느라 정말 힘듬 ㅋㅋㅋ 암튼 기뻐여 ^ ^ ㅎㅎ
월향이가 너무 너무 부러웠었는데 엔딩이 해피엔딩이 아니라 너무너무 슬프긴 했지만 너무 너무 재밌어요ㅠㅠ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ㅠㅠㅠ
월향이가 정말 부러웠는데....이렇게 가네요...ㅠㅜ 정말 슬퍼요....ㅜㅠ
월향이 살았으면 더 재밌었을텐데,,슬프네여,,
월향이 살려주세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아 슬퍼 ㅜㅜㅜ
너무 슬퍼요,,,월향이 살려주세요ㅠㅜ
흑흑...ㅠ.ㅠ 월향이... 슬프지만 다시 살아나서 다행..^-^ .... "●○스퀸쉽 왕자 하숙생들과의 한판승부.○● [번외]"라고 다음카페 검색창에 치시면 여러개 나와요.. 저는 어떤분 블로그에서 봤음 ;ㅅ;.. 아무튼 슬프네요.. 이런건 해피엔딩이라야 좋은데_<
아...슬프다..눈물나네..
뭐야.....T^T월향이 왜 죽여요....우흑....슬프다.... 번외 올려주세요...힝~해피로 끝내주시지...
퍼갈게요~~~
진짜 슬퍼요 ㅠㅠㅠ
ㅠㅠ 내가 요새 소설 보고 너무 잘 우는 것 같에요 또 울었어요 ㅠㅠ 마직말 한글자 "삐"라는 글자 때문에 슬퍼 뒤질 껏 같네요...
죄송합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은 지금 20곳에 올리셔야 합니다. 저도 당했습니다.... 믿기어렵겠지만, 이글을 읽고 글을 안올리면 3시간 안에 모든 가족이 죽습니다.... 우습개 들릴지 몰라도 이건 진짜입니다. 몇일전에도 이 글을 어긴 사람의
이거 머에요!!! 다시 만드세요.. 에필로그 해 주세요.제발요 월향이가 불쌍하잖아요 ㅠ.ㅇ
아아아아아아아아악 월향아아아아아!!!!!!!!!!!!!!!!!!!!!!!!!!!!!!!!!!!!!!!!!!!!!!!!!!!!! 죽지마아!!!!!!!!!
허무하다..-_-;;
왜 월향이가 죽었을까 ,,, 결국 세드 엔딩![?](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